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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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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릴 지브란의『예언자』는 사랑, 결혼, 기쁨과 슬픔, 이성과 열정처럼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주하는 삶의 질문들을 다룬 잠언집입니다. 이 책은 1923년 출간 이후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20세기 영문 도서로 기록될 만큼 오랜 시간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에 닿아왔습니다.지브란은 이 책 한 권을 위해 무려 20년을 썼다고 하는데요, 초고를 들고 다니며 틈날 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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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릴 지브란의『예언자』는 사랑, 결혼, 기쁨과 슬픔, 이성과 열정처럼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주하는 삶의 질문들을 다룬 잠언집입니다. 이 책은 1923년 출간 이후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20세기 영문 도서로 기록될 만큼 오랜 시간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에 닿아왔습니다.


지브란은 이 책 한 권을 위해 무려 20년을 썼다고 하는데요, 초고를 들고 다니며 틈날 때마다 고쳐 쓰고, 출판 직전까지도 다섯 번이나 다듬었다고 합니다. 내용은 길지 않지만 그 긴 시간의 무게가 짧은 문장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담겨있어 묵직합니다. 참고로 제가 읽은『예언자』는 초미니판으로 나온 '미니미니북'으로 휴대하기가 매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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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먼저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사랑에 대하여' 챕터의 구절이었다. 예언자 알무스타파가 오팔리즈를 떠나기 전,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꺼내 든 진리가 바로 '사랑'이었다(책 속에서 이 순서는 알무스타파의 의도라기보다는 오팔리즈 사람들이 질문한 순서이기도 하다).


 지브란은 알무스타파의 입을 통해 사랑을 달콤하고 아름다운 것으로만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험난하고 가파른 길일 수 있고, 날개깃 속에 칼이 숨겨져 있을 수도 있고, 꿈을 산산조각낼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따르고, 몸을 내맡기고, 믿으라고도 말한다. 사랑을 선택이 아니라 응답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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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 대하여' 챕터에서는 아이를 품은 여인이 알무스타파에게 질문을 던진다. "아이들에 대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여기에 대한 그의 대답은 단호하면서도 깊다. 아이들은 부모를 거쳐 세상에 왔으나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고. 사랑을 주되 생각까지 강요하지 말라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 번쯤 멈추고 읽어야 할 대목이다.


특히 이 챕터에서 인상적이었던 표현은 따로 있었는데, 부모는 활이며 아이들은 그 활에서 힘차게 날아가는 화살이라는 비유였다. 이 문장은 아이를 붙잡는 것이 아니라 멀리 날려 보내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의미이다. 간결하지만 육아의 본질을 꿰뚫는 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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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것에 대하여' 챕터에서는 어느 부유한 자가 예언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주는 것에 대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이에 알무스타파는 말한다. 많이 가졌어도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조금만 나누는 자는 그 숨은 욕심 때문에 선물마저 불결하게 만든다고. 반면 가진 것은 적어도 전부를 내어주는 자의 샘은 절대 마르지 않을 것이라고도 예언한다.


나는 평소에 아이들에게 줄 때는 확실하게 주라고 말해왔는데, 아까워하면서 주는 것은 안 주는 것만 못하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칼릴 지브란도 같은 말을 하고 있다니, 평소에 품고 있던 생각을 이 책에서 다시 만난 것 같아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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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할 챕터는 '가르치는 것에 대하여'이다. 어느 교사가 질문을 던진다. "가르치는 것이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나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이 교사의 물음에 어느새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읽게 되었다.


알무스타파는 이 질문에 맨 처음 이렇게 답한다. '그 누구도 그대들에게 속 시원히 알려 줄 수 없습니다'라고. 아이들을 가르쳐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아무리 믿음과 사랑으로 가르침을 준다 해도, 본인이 하려는 의지가 없으면 지혜를 나눠줄 수가 없다(의지가 있다 해도 세상 모든 지혜를 배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예언자의 말처럼 교사가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이 스스로 마음속의 문지방을 넘도록 이끄는 것이다. 지혜란 누군가가 주입시켜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YES마니아 : 골드 h******s 2026.06.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