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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인간이란 좋겠네>, 눈을 크게 뜨고 가까이서 바라보면.
"[서평] <인간이란 좋겠네>, 눈을 크게 뜨고 가까이서 바라보면." 내용보기
다산책방으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다소 시리즈의 네번째 책이 도착했다. 차곡차곡 모으는 재미가 있는 작고 정갈한 책. PVC커버 덕분에 카페에서도 음료나 디저트가 묻을 걱정이 없다. 작가들의 일상을 훔쳐보는 부록은 사랑해 마지 않는 부분. 책의 제목은 <인간이란 좋겠네>, 붉은색 표지에는 그와 대비되는-하지만 퍽 잘 어울리는- 하얀 천사상이 놓여있다
"[서평] <인간이란 좋겠네>, 눈을 크게 뜨고 가까이서 바라보면." 내용보기
다산책방으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다소 시리즈의 네번째 책이 도착했다. 차곡차곡 모으는 재미가 있는 작고 정갈한 책. PVC커버 덕분에 카페에서도 음료나 디저트가 묻을 걱정이 없다. 작가들의 일상을 훔쳐보는 부록은 사랑해 마지 않는 부분.

 책의 제목은 <인간이란 좋겠네>, 붉은색 표지에는 그와 대비되는-하지만 퍽 잘 어울리는- 하얀 천사상이 놓여있다. 손으로 턱을 괸 아이 형상의 천사는 깨끗하고 순수해보인다. 책 제목만 보고 천사가 인간을 부러워하는 내용인가? 라고 생각했다면 너무 1차원적일까.

 한 시인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 그리고 사랑(이것은 연민과 왜곡된 자기애를 포함한다)은 왼쪽에서 보면 잔혹하고, 오른쪽에서 보면 안쓰러운 것처럼 보였다. 모두 읽기도 전에 빨리 앞장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억눌러야 했던, 꼭 두번 읽게 되는 책.

 마치코는 자신에게 해악을 끼치는 것이라면(그 사람의 의도가 선했든, 아니든) 가만 두고 보지 않는다. 그녀는 외로움에 천사를 찾았지만, 곧 천사와 있는 삶에 익숙해질 것이 두려워 천사의 날개를 꺾는다. 이후 자신에겐 돌아갈 곳이 있으며, 날개도 신선함도 잃은 천사에게 흥미가 떨어지자 나무에 매달아 죽여버리는데, 그 과정은 잔혹하기까지 하다.

 반면 마여진은 똑같은 상황에서 조금 더 회피하려는 성향이 짙었다. 괴로운 순간에도 거짓 웃음을 지어보여야 했던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유리인형 같은 그녀를 만들었지만, 진짜 모습은 어딘가에 꽁꽁 숨겨둔 채로.

 어쩌면 마여진이 마치코에게 그토록 연민을 느끼고, 두려워하면서도 끌렸던 건 여기서 기인하지 않았을까. 억눌린 무언가를 기묘한 언어를 사용하여, 혹은 예상치 못한 행위로 터뜨려주고 마는 그녀를. 마치코는 쉽게 감상에 빠지고, 쉽게 폭력적으로 변하지만 그런 성향이 마여진으로서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비열함 : 하는 짓이나 성품이 천하고 졸렬하다.

저열함 : 질이 낮고 변변하지 못하다.

 두 단어 모두 저급함을 뜻하는 유의어다.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은 충분히 얻지 못해 저열해지고, 넉넉하게 가진 사람들은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비열해진다. 그들은 양극단에 있는 만큼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품이 많이 든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할 때에나 간극이 좀 좁혀질까. 요즘 사람들은 뭐가 그렇게 바쁜지. 정신과 진료를 받는 사람의 수가 천정부지로 늘어나는 것을 보면 자신을 돌보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하물며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시간을 내는 건 더 어려워 한다.


 그리고 마치코에 대한 묘사는 나를 부끄럽게 했다. 세상의 불운이 다 내 것만 같았던 과거를 뒤돌아보면 얼마나 타인을 못살게 굴었는지. 예민한 사람은 쉽게 상처를 받고, 그것을 곱씹다 보면 곧 자기연민이 되고, 피해의식이 생기고, 관계가 불안해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옆에서 이 모든 걸 받아줄만한 사람에게 집착하게 된다. 자기연민이 얼마나 빠르게 사람을 잡아먹는지 지금은 안다. 억울하고 분해서 스스로가 불쌍하다고 생각하다가도(여기까지는 의식의 흐름인지라 내가 물리적으로 어쩔 수 없는 단계다), 금방 빠져 나오려고 정신줄을 단단하게 잡는다. 스스로에게 단단한 끈을 내려준다. 잡고 올라와, 하고.

 그리고 곧 마치코가 마여진의 또다른 인격임이 드러난다. 아-주 연약한 속을 완벽해 보이는 겉모양과 정확하게 분리해놓은 것이다. 어쩌면 본인을 지키기 위한 방어기제로.

 어떤 아픔과 결핍은 뜨거운 숯덩이와 같아서 품고 있으면 스스로를 상처낼 수밖에 없다. 자신을 상처입히지 않으려면, 혹은 이미 더 상처낼 곳이 남아있지 않다면. 이 뜨거운 것을 뱉어낼 곳을 찾게 된다.

 마여진의 방식은 조금 더 폭력적(그래서 어느정도 결핍을 불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는)인 자아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마치코를 타자화하고 그녀를 안타깝게 여기기도, 귀하게 여기기도 한다. 자기애와 결핍, 폭력성을 모두 보여준다.

 마치코를 잃은 여진은 곧 본래 자신의 모습이 된다. 우아한 마여진과 솔직한 마치코가 아닌, 복합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그녀는 더이상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은 채 제멋대로 행동한다.

 그것은 양미애가 고급 식당에 처음 갔을 때는 압도감을 느꼈으나 다시 보니 흠집난 테이블, 얼룩덜룩한 벽지가 눈에 들어왔던 것과 같았다. 인간을 멀리서 바라볼 때는 대략적인 윤곽만을 보고 나머지는 우리의 환상을 덧씌우곤 한다. 가까이서 바라본 인간의 모습은 어쩌면 가장 비루하고 가장 아름다운 것.


 인간이란 좋겠네, 라는 말을 들으면, 과연. 하며 곱씹게 된다.

 아직은 알 수 없다. 인간으로 태어나 할 줄 아는 거라고는 언어를 사용하여 대상을 어떤 것으로부터 분리해내기, 가지고 있거나 가지고 있지 않은 고뇌에 갇혀 힘이 죄 빠질 때까지 허우적거리기, 사랑을 시작하면 부유하다가도 가장 추잡한 생각에 사로잡히고 만다.

 그게 인간을 인간되게 하는 요인이라면 영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마여진이 사랑하는 방식도, 양미애가 사랑하는 방식도 결국 결핍에서 기인한다면 우리는 죽을 때까지 채울 수 없는 챔버에 헛되이 물을 쏟고 있는 게 아닐까. 영영 알 수 없을 것이다. 사랑은 계단이 아니다. 한 사랑이 끝났다고 이 다음에 더 나은 사랑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가는 게 아니다. 코어는 깊숙한 곳에 있다, 손 닿을 수 없는 유년에.


* 마치코가 곧 마여진인 것을 알고 되돌아가 읽으면 보이지 않았던 것이 다시 보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달의 사락 w*********e 2025.12.1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문은강 / 인간이란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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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강 / 인간이란 좋겠네한 사람의 하루를 담아내는 문학 컬렉션, 다소 시리즈. 네 번째 작품으로 한 편의 소설과 함께, 그 소설을 써 내려간 작가의 일상과 다짐이 담겨있다.사랑은 언제나 이해보다 먼저 찾아온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이유보다, 그 사랑을 어떻게 감당하며 살아가는지가 더 오래 남는다. 문은강의 소설 인간이란 좋겠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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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강 / 인간이란 좋겠네

한 사람의 하루를 담아내는 문학 컬렉션, 다소 시리즈. 네 번째 작품으로 한 편의 소설과 함께, 그 소설을 써 내려간 작가의 일상과 다짐이 담겨있다.

사랑은 언제나 이해보다 먼저 찾아온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이유보다, 그 사랑을 어떻게 감당하며 살아가는지가 더 오래 남는다. 문은강의 소설 인간이란 좋겠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이야기 한다. 

시인 장진영은 연인의 귀가 시간에 맞춰 베란다에 나갔다가 추락사한다. 사고인지, 선택인지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이 죽음은 남겨진 두 여자, 연인 양미애와 제자 마여진을 마주하게 만든다. 소설은 장진영의 부재 이후를 따라가며, 그를 사랑했다고 믿는 두 여자가 어떤 방식으로 그를 기억하고, 소유하고, 끝내는 놓지 못하는지를 교차해 보여준다.

양미애는 그의 죽음 이후에도 그와의 시간을 지우지 않은 채 살아간다. 그녀에게 사랑은 도망치지 않고 견디는 일이었다. 함께한 날들의 기억 그가 남긴 말과 부재는 양미애의 일상을 짓누르지만, 그녀는 그 무게를 끝내 자신의 삶 안에 들여놓는다.

한편 장진영의 제자였던 마여진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를 애도한다. 그녀에게 사랑은 붙잡는 행위로, 떠나려는 존재를 곁에 가두는 욕망에 가까웠다. 장진영을 향한 감정은 존경과 사랑, 소유욕이 뒤섞인 형태로 점점 폭주하고, 그의 죽음 이후에도 그녀는 그를 놓지 않기 위해 기억과 감정을 집요하게 붙든다. 

한 남자의 죽음에서 시작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를 붙잡으려 했던 두 여자의 이야기. 마여진의 가족사와 성장 과정, 양미애가 걸어온 시간의 결들이 서서히 밝혀지며, 그들이 왜 서로 다른 사랑의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천사도 악마도 아닌 인간의 성질, 사랑 앞에서 우습고 추잡스러울 수밖에 없는 존재. 이토록 불완전하고 모순적인 존재일지라도, 그래서 더욱 인간이란 좋겠다고. 

우리는 사랑 앞에서 과연 어떤 인간으로 남게 되는가.

#다산북스 #다산책방 @daso_series #도서제공
YES마니아 : 로얄 k*********0 2025.11.2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인간이란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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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의식 속에 숨어있는 고통과 상처까지안아주고 사랑해 줄 사람... 어디 없나요?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이런 문장이 딱 떠올랐다.달콤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책인 줄 알았는데알고 보니 고통을 이야기하는 소설 <인간이란 좋겠네>이야기는 두 여인과 모종의 관계를 맺고 있던한 시인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그의 연인인 양미애가집으로 돌아오는 바로 그 시점에 마치 잘 보라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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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의식 속에 숨어있는 고통과 상처까지

안아주고 사랑해 줄 사람... 어디 없나요?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이런 문장이 딱 떠올랐다.

달콤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책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고통을 이야기하는 소설 <인간이란 좋겠네>



이야기는 두 여인과 모종의 관계를 맺고 있던

한 시인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그의 연인인 양미애가

집으로 돌아오는 바로 그 시점에 마치 잘 보라는 듯이

건물 밖으로 뛰어내린 시인 장진영.



경찰 조사에 의해 발견된 사실은, 그가 투신 전

마지막 통화를 나눈 대상은 바로 마여진이라는 것.

그녀는 시인이 시를 가르쳤던 제자이자 바람의 상대라고

양미애가 의심했던 여자이다.



도대체 그들이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너무도

궁금했던 양미애는 마여진을 직접 만나보기로 하는데...



정신분석학을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사랑을 할때

우리는 무의식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서 학대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여자가

똑같이 자신을 학대할 가능성이 있는 남자를 만난다는 사실.



꼭 그렇지는 않더라도,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우리를

매우 취약한 상태로 만들고 억압되어 있던 내면의 괴물이

튀어나오게 한다. 그 어떤 나쁜 감정, 어떤 독, 어떤 쓰레기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일.



장애가 있던 외톨이 양미애는, 철들기 이전부터 

자신이 누군가의 진정한 사랑을 받을 가치가 없다고 느껴왔다. 

그래서 더욱 더 사랑에 집착하고 매달리는 그녀. 

 부모의 불화와 냉정한 엄마로 인해 고독했던 마여진은 

취약한 자신을 보호해 줄 제2의 인격 마치코를 만든다. 

단지 곁에 두고 싶어서 남에게 심한 상처를 주는 마치코.



장애로 인해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던 양미애와 가족에게서

받은 고통으로 인해 정신적 상처를 가지고 있던 마여진은,

따라서 제대로 된 사랑을 나눌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서로 주고 받는 사랑, 아껴주는 사랑....



그들은 매우 치명적이고 나쁜 사랑을 한 셈인데, 사실 애초에 그들은 바람같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시인 장진영이

오래 머물 수 없으리라는 것을 예감하고 있었을지도....



고통으로 가득한 사랑... 대단히 강렬하고 치명적으로

다가온 소설 <인간이란 좋겠네> 누군가의 미스터리한

죽음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사건의 중심에 두 여자를 데려다 놓는다. 

떠나간 남자는 말이 없고 남겨진 두 여자의 심리적 고통은 생생히 전달된다.



연애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말하자면 

결국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언제나 약자라는 것. 

거의 마지막 장면에서 강민우 형사에게 

양미애가 전한 말은, 마치 비명이나 절규처럼 들리는데....




“이젠 저도 더 나은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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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사락 m********g 2025.11.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