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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람의 운명은 한순간에 변한다. 살아보니 그렇다. 우리는 마치 두께가 다른 얼음판 위에 서서 어디가 얇은지 또는 어디가 두꺼운지 도통 아무런 정보도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얼음판의 둘레를 마구 헤집고 다니는 꼴이다. 겁도 없이 말이다. 단 한 번도 나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는 얇은 얼음 위를 딛지 않는다는 건 기적에 가깝다. 물론 얇은 얼음을 디뎠지만 물에 휩쓸리기 직전에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아 기적적으로 살아나는 경우도 더러 있겠지만 말이다. 이렇듯 삶을 유지하는 건 두렵고 힘든 일이다. 그러나 두렵다고 해서 다들 한 귀퉁이에 모여 오들오들 떨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 두려움을 떨치고 과감히 일어나 자신이 밟을 곳이 살얼음판이라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기꺼이 한 발을 내딛는 이도 있고, 그것을 똑똑히 지켜본 이들 역시 자신의 두려움을 툭툭 털고 일어서 다른 이의 평안한 삶을 위해서, 그리고 현실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서 자신의 편안한 삶을 기꺼이 포기하기도 한다. 삶의 용기는 그렇게 하품처럼 전염되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삶이 두려울 때마다 그들의 지난 삶을 회상하기도 하고, 그들의 용기를 가슴에 깊이 새기기도 한다. "나는 처음부터 이오순의 외동딸 송영숙에 주목했다. 이오순이 서울로 장사하러 떠날 때 열 살이었던 송영숙은 엄마 없는 집에서 가사를 전담했다. 1965년 가족들이 서울로 이주할 때 함께 상경했으며 청계천 봉제공장에 취직해서 가족의 생계를 도왔다. 막냇동생 송광영이 분신하자 엄마와 함께 민주화운동에 동참했다. 내가 인터뷰를 하러 갔을 때 일흔여섯의 송영숙은 치매를 앓고 있었다. 대부분의 질문에 '다 좋았다'고 답했다. 왜 그렇게 열심히 했느냐고 묻자 '막둥이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제'라고 답했다." (p.6 '책머리에; 중에서) 나는 평전을 좋아한다. 개인의 일생에 대한 필자의 논평이 곁들여진 평전은 전기문에 비해 객관적이고 학술적이라는 게 다수의 견해다. 물론 미화와 왜곡으로 점철된 평전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임수정 작가가 쓴 <민주화 운동가 이오순 평전, 돗자리 장수에서 광장으로>를 읽게 된 것도 지금까지 내가 유지해 온 독서 편력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나는 전두환 독재정권이 발의했던 학원안정법에 반대하여 스스로 분신의 길을 택했던 이오순 여사의 아들 송광영 열사를 익히 알고 있었다는 사실 역시 책을 읽는 데 주저함이 없도록 했다. 사실 8,90년대의 민주화 과정을 겪어보지 않은 세대에게 있어 '송광영'은 낯선 이름이다. 더구나 그의 모친이었던 '이오순'은 더더욱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독재에 저항하고 그들의 탄압에도 결코 굴하지 않았던 용기와 헌신의 역사를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이오순은 숨죽인 채 오열했다. 머리에 삼베수건을 쓰고 대열의 맨 앞에 서 있던 유가협 어머니들 그 누구도 소리 내어 울지 못했다. 울음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눈물만 뚝뚝 떨궜다. 동백꽃이 툭, 질 때처럼. 심장이 벌떡이는데도 소리 내 울 수는 없었다. 울음소리를 내는 순간 광영의 죽음은 개인적인 일이 되어버릴 것 같았다. 이오순은 그때 알았다. 침묵만큼 처절하고 슬픈 오열은 없다는 것을. 광영의 죽음, 열사들의 자기희생은 민주주의를 위한 순수한 피흘림이라는 것을. 수천의 군중 앞에서 열사로 호명되는 순간 광영의 죽음은 그 의미가 분명해졌다는 것을. 막내아들 광영은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한 투사라는 것을 가슴에 또렷하게 새겼다." (p.213) 일제강점기였던 1927년에 태어난 이오순은 그녀의 나이 38세에 남편과 사별하고 다섯 명의 어린 자식을 책임지는 가장으로 살다가 1994년 6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재산이나 연고도 없이 자식들을 데리고 무작정 서울살이를 시작했던 1959년부터 그녀의 삶은 오롯이 해방 이후 우리나라가 겪었던 질곡의 역사를 그대로 재현한 셈이었다. 더구나 1985년에 막내아들을 잃고 1986년부터 시작된 '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유가협)' 창립회원으로서의 활동은 평범한 아낙이었던 이오순을 광장의 투사로 변모시켰다. 산업화시기에 서울로 서울로 모여들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고단한 삶과 그들의 허기진 일상을 따뜻한 손으로 어루만지지 않았던 위정자와 기업인들로 인해 거리는 온통 최루탄과 화염병이 오갔고, 공장 노동자의 삶은 점점 더 피폐해져 갔었다. 나는 이오순 평전을 읽는 내내 송광영 열사의 짧았던 생애를 떠올렸고, 언젠가 읽었던 권여선 작가의 <푸르른 틈새>가 나도 모르게 오버랩되었다. "이오순은 자식뿐만 아니라, 이웃, 일가친척, 유가협 동지들을 돌보며 함께 살아갔다. 그녀는 언제나 남들 앞에 나서기보다 뒤에서 조용히 헌신하는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그녀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어떤 헌신을 했을까? 수많은 자료를 훑어보아도 '무엇을 좋아했다', '무엇을 즐겼다'는 기록은 없었다. 늘 돈을 벌러 다녔고 시위에 참여했고 유가협 회원들과 한울삶에서 지냈다." (p.289 '에필로그' 중에서) 숨이 컥컥 막혀 곧 죽을 것 같던 현실도 지나고 나면 별것 아닌 듯 무척이나 가볍게 느껴질 때가 있다. 기억 속의 시간은 언제나 중력을 잃고 부유한다. 그러나 가벼이 떠다니던 기억들이 누군가의 손에 의해 기록으로 남겨졌을 때, 그것을 읽는 사람들은 그때의 기억을, 그 시절의 삶을 가슴으로 살아내게 된다.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한 우리는 남편과 자식을 잃고 억척같이 살았던 한 여인의 삶을 다시 살게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어쩌면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이오순이라는 여인과 그 여인을 어머니로 두었던 송광영이라는 이의 뜨거운 피가 책을 통하여 수혈되었는지도 모른다. 영하로 떨어졌던 오늘 아침의 기온 속에서 조금의 추위도 느끼지 못한 채 산을 오를 수 있었던 건 아마도 그런 까닭이었을 테다. 삶의 열정은 역사의 물관을 타고 그렇게 끝없이 전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리뷰어클럽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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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100년 사이에 일제 강점기, 6.25 동족 상흔이 공존하고 있다. 그 다음 이승만 정권이 들어서고,적극적인 반공운동을 통해 좌익세력을 척결하는데 힘써왔다. 대한민국 광복 이후 80년이 지난 지금도 국가보안법이 현존하고 있는 이유다. 20세기를 오롯이 살아간다는 것은 죽음과 삶의 갈림길에 놓여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택과 결정의 갈림길,가난과 배고픔에서., 우리는 빵 한조각에 유혹되었고, 여자는 배우면 집을 나간다는 속설을 그대로 믿고 살았다. 여자들이 공부하면, 책을 아궁이에 넣고 태웠다. 민주화 운동가 이오순씨는 그렇게 살았다. 이오순씨의 어린 시절에 대해서는 그녀의 남동생 이용남의 구술에 의해 완성되었다. 행랑을 짊어지고, 돈벌이에 나섰던 그녀의 남편은 고문으로 이해 가장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오순의 막내 아들 송광영은 경기도 경원대 법학과에 입학하였지만, 1985년 9월 17일 전두환 독재에 대해 항거하는 과정에서,분신 자살하게 된다. 이오순씨는 아들의 뜻을 기려 , 유가협(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회) 참립에 동참하였고, 유가협을 유지하는데 자신의 생을 다하였다. 민주화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이오순씨는 유가협 활동 주에 수배되었고,도망 다녔다. 2024년 12월 갑작스러운 계엄 선포는 1980년대 우리의 기억 속에 아련한 계엄을 다시 소환했다.군부 독재주의에 의해, 군인이 휘두른 곤봉으로 광주시민을 무차별적으로 때렸으며, 대학생에게 폭행을 가하였다. 공돌이,공순이가 먹고 사는데 급급하였던 그 시절, 그녀의 아들, 송광영의 뜻을 살려,자기 스스로 민주화의 대열에 함께 하였고, 21세기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로 존재하는데 큰 힘을 써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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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임수정 작가의 《민주화 운동가 이오순 평전, 돗자리 장수에서 광장으로》는 한국 현대사의 가장 아픈 지점을 온몸으로 통과한 한 여성의 위대한 기록이다. 책은 평범한 '돗자리 장수'이자 생활인이었던 어머니 이오순이, 1985년 독재 정권에 항거하며 분신한 막내아들 송광영 열사의 죽음을 계기로 어떻게 '광장의 전사'로 다시 태어났는지를 생생하게 복원해낸다. 작가는 단순히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아들의 뜻을 이어받아 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유가협)의 중심에서 시대의 모순과 치열하게 싸웠던 그녀의 투쟁기를 통해, 개인의 비극이 어떻게 거대한 사회적 연대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준다. "제발 죽지 말고 살아서 싸워라"라고 절규했던 이오순의 외침은, 먼저 간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자 남은 이들을 지키려는 처절한 모성애의 발현이었다. 이 평전은 한 개인의 생애를 넘어, 이름 없이 쓰러져간 수많은 열사와 그들의 가족들이 피눈물로 써 내려간 한국 민주주의의 이면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우리가 지금 공기처럼 누리는 자유가 누군가의 어머니, 누군가의 가족이 흘린 눈물과 헌신 위에 서 있음을 뼈저리게 자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역사의 격랑 속에서 자식의 유지를 받들어 '모두의 어머니'가 되어주었던 이오순. 그녀의 삶을 담은 이 책은 잊혀가는 정의의 가치를 되새기고 싶은 독자들에게 뜨거운 울림을 줄 것이다. 가슴 먹먹한 감동과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필독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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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민주화운동은 살아가면서 항상 잊고 지내기 쉬운 주제이지만 마주하게되면 빠져들어 그 당시의 삶을 살아간 사람들에게 타입캡슈처럼 오마주 하게된다. 이오순 운동가는 말그대로 찢어지게 가난한 환경에 살다 갓난쟁이를 업고 서울 상경에 이른다. 집에 놓고온 자식들을 그리워하고 안쓰러워 하며 온갖 짐을 이고지며 돈을 벌어 아이들에게 보낸다. 엄마이기에 가능한 일이지 싶지만, 막상 이해하기엔 모자람이 너무나도 많은 부분이다. 아이들이 어느정도 크고 돈도 모아서 아이들과 함께 서울에서 함께 살게되고 공부잘하는 큰아들을 비롯하여 자식들 모두 대학생 또는 취업을 나갈 수 있는 환경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상경할 때 업고온 막내아들이 대학교 입학 하고 얼마지난 후 분신기도를 하게된다. '호헌철폐' '독재타도'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구호를 외치며... 우리 아들이 왜 저런 구호를 외치며 분신자살을 시도했을지 도무지 알 수 없어 엄마인 이오순은 주변 사회를 살피고, 대학생들과 데모대열에 합류하게된다. 비로소 민주화 운동가의 삶속에 스며들게 된다. 유가족협회를 비롯하여 많은 반정부 시민단체에 가입하여 밥봉사도 하고, 기부도 하고, 막내아들 처럼 대학생들을 보살피기도 한다. 이후 부마항쟁, 광주5.18운동, 1987년 6월 항쟁까지 격동의 시절속에서 시민들과 함께, 학생들과 함께 독재정권 타파를 위해 헌신하다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68세 나이로 영면하게 되어 민주열사묘역에 안장 후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받게된다. 2014년에 막내 아들과 함게 열사로 이천 문주화운동기념공원 민주묘역으로 이장하여 현재까지 모셔있다. 24년 12월 3일, 우리는 또 한번 군부독재시절로 돌아갈 뻔 했다. 현재 그 무모한 계엄령에 대한 재판이 이루어지고 있고 곧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이 다시 한번 기억되는 요즘이다. 책을 읽으며 안구건조증인 나도 눈물이 나는 순간이 많았다. 가족을 읽은 슬픔, 도저히 이해가지 않는 정부, 독재정권에 하염없이 스러지는 학생과 시민들을 떠오르니 온전히 책을 읽을 수 없었다. 그 당시의 열사들과 함께 운동을 펼쳐간 민주운동가들에게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인사드린다. 고맙습니다!! 지금 이 시대를 만들어 주셔서... #리뷰어클럽리뷰 #부끄럽지않은삶 #어머니 #독재타도 #민주화운동 #5.18 #6월항쟁 #유가족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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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 한 리뷰입니다 . "우리가 광영이를 기억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 역사를 기억하지 않는 가족, 역사가 없는 사람은 슬픈 존재다." #yes24리뷰어클럽 #리뷰어클럽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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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927년부터 1994년까지 살았던 한 사람의 삶을 담다. “제발 죽지 말고 싸워라! 살아서 싸워 이겨라!” <돗자리 장수에서 광장으로>라는 책 제목 위에 새긴 '민주화 운동가 이오순 평전'이라는 글씨를 보았다. 하얀 모시 저고리를 입고 쪽진머리를 한 여성을 보았다. 작가는 글을 쓰는 내내 고민했다고 했다. '어머니'라는 모성에서 비롯된 민주화운동을 어떤 정체성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이오순에게 물어도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작가는 알았다고 했다. "그 모든 역할이 다 이오순이었다."는 것을. 임수정 작가는 1962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1979년 고등학교 입학 때 광주로 이사했다. 1980년 광주 민주화 항쟁을 겪었고, 평생을 여성운동 현장에서 활동하며 여성 생애사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요즘은 1980년 5월을 겪어낸 여성들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글을 쓰고 있다. 이 책을 쓰기 위해서도 이오순의 딸 송영숙과 아들 송선영, 그리고 친적들과 유가협 회원들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이오순이 출생했던 1927년부터 막내아들 송광영이 분신했던 1985년까지가 전반부이고, 그 이후부터 1994년 이오순이 사망할 때까지를 후반부에 실었다. 인상적인 것은 이오순의 생애를 다루는 데 있어서 본격적인 민주화 운동가로 살았던 삶만큼, 그 이전의 삶을 같은 비중으로 다루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점이 좋았다. 1927년부터 1994년까지 그녀의 생애를 읽는 동안 한 개인을 관통한 역사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17살에 정신대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33살 남편과 결혼을 했다. 광복둥이 첫째를 낳고, 전쟁통에도 아이를 낳았다. 총 4남 1녀. 본가도 가난했으나 시댁은 찢어지게 가난했다. 무능했던 남편은 인민군 부역자로 붙잡혀 가서 고문을 당하고 죽다 살아났다. 어떻게든 살아야 했다. 1959년 결국 막내만 업고 서울로 향했다. 돗자리와 소쿠리 그리고 나중에는 스탠 그릇들을 이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방문판매를 했다. 그렇게 번 돈을 아이들에게 보냈다. 냉난방이 되지 않는 숙소에서 이불 한 장에 체온을 유지해야 했던 시절이었다. 한 댓 잠을 재우는 막내도, 고향에 두고 온 아이들도, 가출해 소식을 알지 못하는 큰아들도 모두 아픈 손가락들이었다. 남편 사망 후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서울에서 생활하기 시작한 건 1965년. 장사 수완이 좋고 알뜰하고 부지런했던 이오순은 돈을 모아 집을 마련했다. 높은 곳 작은 집이었지만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그리고 1985년 9월 17일 경원대 법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아들이 분신을 했다. 병원으로 옮겼지만 34일을 앓다가 결국 사망했다. 하루하루 일해서 자식을 키우는 데 급급했던 어미로서 자식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 독재 타도, 민주화 운동이 자기 삶을 내던질 일이라니. 송광영의 어미로서 이오순은 이 상황이 혼란스럽기만 했다. 밥 한 끼 제대로 먹기 쉽지 않은 세상이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 도대체 학원안정법이 무엇이고, 독재 타도가 뭐란 말인가. 밥 나오는 일인가? 돈 나오는 것인가? 광영은 왜 그런 소리를 지껄이다가 제 몸을 불사른단 말인가. (163-164) 그런 이오순에게 문익환 목사와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이 찾아왔다. 그들의 따뜻한 연대에 마음을 연 이오선은 아들의 뜻을 이어 민주화 운동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젊은이들이 공권력 아래 죽어가는 일들이 너무 많았다. 스스로 자신의 한 몸을 불사르는 젊은이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죽임을 당하는 젊은이들이 끊이지 않았다. 이오순은 광장의 시위 현장으로 나갔다. 그리고 당차게 마이크를 잡았다. “제발 죽지 말고 싸워라! 살아서 싸워 이겨라!”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절규였고, 젊은이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어른의 당부였다. 가볍게 읽기 시작한 마음이 묵직해지고 울컥해졌다. 내가 살았던 시간들과 겹치며 내가 무사히 살아온 동안 무사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삶에 부대꼈다. 역사 속 인물들이 내 삶에 들러붙었다. 그 죽음은 나를 비켜갔지만, 나의 것 내 가족의 것이 될 수도 있는 것이었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에게 하는 권력의 행태는 봐도 봐도 화가 났다. 그들은 사람인가. 광영은 제 몸을 불살라 어미를 가르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평생 행상을 하고 남의 집 살림을 살아주었지만 가난한 이유를 공부하라고. 독재가 왜 나쁜지 알아야 한다고. 학생들이 공부를 팽개치고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 보라고. 엄마는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으냐고. 엄마가 살고 싶은 세상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먹고 사는 것이 사람살이의 전부는 아니라고, 인간은 존엄한 존재라고, 광영이가 외치는 것 같았다. (23 프롤로그) 이오순은 자신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갔다.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김대중이 연설하는 단상에도 올랐다. 자신의 위로가 필요한 곳이면 부리나케 찾아갔다.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 손을 내밀고, 그들과 연대하기 위해 '유가협'을 조직하고 활동했다. 그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이었을까. 아들을 민주화의 제단에 바친 어머니였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울분과, 배우지 못한 한과, 자식을 가르치지 못한 가난한 시절이 모두 응축되어 발현된 힘이리라 짐작했다. 오래된 과거라고, 이미 지난 일이라고 무시할 수 없었다. 역사를 기억하지 않는 이들이 벌인 내란의 충격이 너무 슬프기에. 그래서 더 귀한 책이다. <돗자리 장수에서 광장으로> “우리가 광영이를 기억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 역사를 기억하지 않는 가족, 역사가 없는 사람은 슬픈 존재다.”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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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또 다른 이름, 어머니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들이 세상을 떠난 그 순간, 어머니의 삶은 파괴되었습니다. 그러나 절망에 무릎 꿇지 않았습니다. 아들을 읽은 슬픔과 눈물이 세상을 향해 울부짖게 했던 그 순간, 시대의 아픔을 껴 안았습니다. 세상을 향한 단단한 목소리가 되었습니다. 침묵 대신 걸음을 택했습니다. 그 맨발 같은 용기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길이 되었습니다. 멈출 수 없는 발검음이 되었습니다. 결국엔 아들의 빈자리를 시대의 빛으로 바꾸었습니다. 이오순의 하루는 슬픔으로 시작하고, 과정은 늘 저항이었지만, 그 끝은 희망이었습니다. 그의 삶과 이름은 민주주의 또 다른 이름이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하루하루가 내일이 되어 대한민국 역사를 움직였습니다.
이 책 아니 이오순 어머니의 이야기는 단순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민주화운동이 갖는 의미와 함께 대한민국의 역사를 이야기 합니다. 개인의 비극을 넘어섭니다. 1980년대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현실 그 자체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 아닌 ‘살아남은 자의 책임’이라는 무거운 현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민주열사 가족의 현실을 보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에는 민주화를 희망하는 학생, 노동자, 시민이 변화를 이끈 중요한 사건들이 있습니다. 1960년 4·19 혁명, 1979년 부마민주항쟁,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월 민주항쟁 등 입니다. 국가 권력이 국민의 목소리를 억누르던 시간이었고, 많은 이들의 삶이 이유 없는 탄압 앞에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시대에, 가장 약한 자리에 서 있었던 ‘어머니’가 누구보다 강한 저항의 주체가 된 것입니다. 수많은 민주열사의 죽음이 깨달음이 된 것입니다. 아들의 죽음으로 인해 국가 폭력에 맞서 인권과 자유의 가치 확립을 위한 행동이 되었습니다. 그 행동은 세상을 흔들고 진실을 드러내게 하였습니다.
이 책이 기록하는 내용 중에 가장 중요한 장면 중 하나는, 이오순과 여러 유족들이 이소선(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을 설득해 새로운 단체를 만들도록 앞장세운 순간입니다. 그들은 아들의 죽음을 ‘유명무실한 추도’로 남겨두지 않기 위해, 죽음이 멈춘 자리를 활동으로 이어붙이기 위해, 그리고 희생된 이들의 뜻을 시대에 남기기 위해 유가협을 세운 것입니다. 창립선언문에는 그들의 절박함, 분노, 그리고 책임이 담겨 있습니다. 그 선언은 유족들의 울음이 처음으로 ‘공적인 저항’으로 변한 순간이었습니다.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잇고 명예를 회복하고, 진상 규명과 추모 사업을 벌리는 등 연대 투쟁 사업을 전개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 것입니다.
책은 이오순이라는 한 어머니의 삶을 단지 ‘슬픈 이야기’로 그리지 않습니다. 책은 그 시대의 가난했던 대한민국 한 여성이 시대를 견인하는 ‘주체’로 어떻게 변해갔는지를 보여줍니다.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곁들여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고통을 피하지 않았고, 그 고통을 정치적 현실과 맞닿게 된 사건을 이야기 하면서 어느 순간 한국 민주주의의 중요한 서사 한가운데 서게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자 임수정은 가족과 동지, 지인에 대한 인터뷰와 민주화 운동 관련 자료를 근거로, 그녀가 어떻게 점차 운동의 한가운데 섰는지를 면밀히 복원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민주주의를 당연하게 누리는 듯하지만, 그 당연함은 결코 처음부터 주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숨 쉬듯 사용하는 자유, 마음껏 말하고 모일 수 있는 권리는 모두 누군가의 삶과 죽음, 피와 눈물 위에서 어렵게 되찾은 것이다라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열사들이 남긴 마지막 외침이 역사의 방향을 틀었고, 그들의 희생이 하나둘씩 모여 지금의 민주주의를 밀어 올린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이오순이라는 이름은 ‘평범한 어머니가 어떻게 비범한 역사를 만들어냈는가’를 가장 강렬하게 보여주는 사례 같습니다. 그녀는 아들의 죽음을 세상을 향한 질문으로 바꾸었고, 자신의 슬픔을 공동체의 의무로 확장시켰습니다. “아들의 빈자리를 정의로 채우겠다”는 그녀의 결심은 단지 개인의 고통을 넘어 대한민국이 다시 민주주의로 나아가도록 만든 하나의 힘이었던 것입니다. 이 책을 덮는 순간, 우리는 단지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땅의 민주주의가 어떤 눈물 위에서 자라났는지를 다시 보게 됩니다. 정확하게 파악하려고 하지 않고, 그럴 것이다라고 추정만 했던 것이 명확해 지는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눈물의 주인공이었던 한 어머니의 이름—이오순—뿐 아니라, 그와 함께 시대를 밀어 올렸던 모든 열사들의 삶을 오래도록 잊지 못하게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그들의 유산이며, 우리가 지켜야 할 다음 세대의 약속인 것이기에… #리뷰어클럽리뷰 #이오순 #임수정 #평전 #민주화운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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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을 보고 아직도 내가 알지 못하는 민주화 운동을 하셨던 분들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분은 또 어떤 방법으로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애를 쓰셨는지 궁금하였다. 아들의 분신으로 인해 가족 모두가 민주화 운동을 하게 되는 일이 흔한 일은 아니었기에 더 놀랍기도 하고 더 가슴이 아프기도 하였다. 늘 그렇듯이 이런 분들의 가정은 그리 넉넉하지 않기에 힘든 삶에서 살아내는 일이 참 대단했다. 나라는 이 일이 사회에 들어나지않게 하기위해 힘쓰지만, 가족의 힘과 옆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의 손길로 그걸 이겨내고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않게 하며 지켜내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 드러나지 않은 많은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이런 분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더 나왔으면 좋겠다. #리뷰어클럽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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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삶을 살던 한 여성이, 아들의 죽음 이후 광장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다. 처음엔 평범한 돗자리 장수였지만, 시대의 격동 속에서 그녀의 선택과 용기가 어떻게 민주화와 연대로 이어졌는지 읽는 내내 마음이 뜨거워졌다. 이 작품은 '기억되지 않았던 사람'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되살린다. 고통 속에서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존엄과 연대를 선택하는 그녀의 결단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 과거의 무게가 현재로 이어지는 순간, 나는 나 자신과 우리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다시 묻게 된다. 개인의 이야기가 곧 시대의 거울이 되는 책, 읽고 나면 묵직한 울림이 남는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리뷰어클럽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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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임수정 지음/ 밥북 (펴냄) 열사의 어머니로 독재 정권에 맞서다 희생당한 아들을 가슴에 품고 세상 앞에 나선 이오순 선생님. 이 분이 본격적으로 민주화 운동가로 나선 직접적 계기는, 1985년 막내아들 송광영 의 분신과 죽음이었다. 당시 송광영은 군부 독재 정권에 항거하며 “광주 학살 책임지고, 독재 정권 물러가라”, “학원 악법 철폐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분신 투쟁을 결행했다. 이런 비극 앞에서, 이오순은 참으로 단호하고 위대한 결정을 한다. 그녀의 행동은 아들의 죽음이 던지는 의미를 세상과 마주하게 해주었다. 아들의 뜻을 이어받아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싸울 것을 결심했다. 개인사적인 비극 앞에서 그것을 감당하기만도 힘들 텐데 공적의 책임을 묻는 일에 나서주셨던 점 참으로 존경스럽다. 잃은 자의 어머니라는 위치, 비슷한 처지의 분들이 많다. 유가족 운동과 연대는 함께라는 확신을 인식시켰다. 단순히 아들과 자신만의 한을 간직하지 않았다. 그녀는 다른 열사 유가족, 탄압 피해자 유가족들과 함께 연대하며, 부당한 국가 권력과 독재 체제에 맞서는 공공의 싸움에 나섰던 점!! 민주주주의는 국민들의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이오순의 어린 시절은 일제강점기 조선의 풍경을 보여주고 이후 민주화 운동의 여정은 또한 당대 우리 사회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보여준다. 개인의 삶은 참으로 역사적이다. 인터뷰와 사료조사, 해당 사진등의 풍부한 볼거리. 개인의 삶 뿐 아니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습 등 당대를 보여주는 귀한 자료이기도 하다. 역사를 공부하는 일은 이런 개인의 평전을 통해 더욱 또렷해진다. 그녀의 행보는 단순히 아들의 뒤를 잇는 감정적 선택이 아니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책은 다양한 인터뷰와 시대 자료를 바탕으로 이오순이 독재의 구조적 폭력과 마주하는 장면을 상세히 그려낸다. 이와 같은 일대기를 나도 작품으로 써보고 싶다. 이오순의 투쟁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의 우리에게 건네는 숙제의 기도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식민지 조선의 딸로 태어나 가난해도, 배운 것이 적어도, 사람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슬픔을 세상을 바꾸는 힘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 누구든 역사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점이다. 정의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민주화운동가이오순평전 #돗자리장수에서광장으로 #임수정 #밥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