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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 많이, 자주 든다. 아무 생각 없이 현실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그럴 여유가 없어 아쉽기만 하다. 그동안 동남아를 비롯해서 동유럽, 남아공 등 많은 나라를 여행했지만 아직 인도에는 가본 적이 없어 책이나 TV로 접할 때마다 너무나도 매력적이고 신기하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이나 색다른 문화들을 보는 재미에 요즘엔 여행 책을 종종 읽는다. 이번에 읽은 책은 <라다크, 일처럼 여행처럼>이란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히말라야 라다크를 산악자전거로 달린 KBS 아나운서 김재원의 여행기이다. 낮에는 30도, 밤에는 영하의 날씨에 숙식을 직접 해결하며, 산악자전거로 5328m의 타그랑 라를 오르는 여정과 중년 인생을 반추하는 내밀한 자기 고백서로 숨 가쁜 우리 삶에 쉼표를 제공한다. ‘라다크’는 인도의 북부 지역, 히말라야 사막 고원에 위치해 있다. 면적은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고작 15만 명 정도의 적은 인구만 푸른 초원 지역에 모여 살고 있다. 하늘에 더 가까워서인지 무척 뜨거운 여름과 영하 20도를 넘는 8개월 정도의 긴 겨울이 공존한다. 겨울에는 라다크로 들어오는 육로가 차단될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려 물자도 사람들도 쉽게 드나들지 못한다. 라다크의 중심 도시인 레에는 많은 여행사와 여행자들이 모인다. 저자는 다섯 번이나 라다크를 찾았다. 처음에는 비현실적인 풍경과 꿈결 같은 설산이 라다크를 찾는 이유였지만 지금 생각하기에 그것은 어떤 끌림이었다. 저자는 그 끌림의 이유가 ‘라다크가 가진 거칠지만 순수하고 차갑지만 열정적인 그 무언가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자전거로 라다크의 주도인 해발 3500m 고지 레에서 출발해 5328m 고봉인 타그랑 라에 오르고, 다시 내려와 카르나크, 초카 호수와 호모리리 호수까지 고된 여정을 달렸다. 낮에는 땡볕 아래서 허기를 달래고 밤에는 칼바람을 텐트로 막으며 잠을 청했다. 고산병 증상인 두통과 복통이 수시로 엄습했다. 유목민의 천막에서 사나흘 함께 생활하기도 했다. 3대(代) 일곱 식구가 허름한 천막에서 지내지만 유목민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이들을 보며 행복의 의미를 다시 생각했다고 한다. “그들의 삶을 방해하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했다”는 저자는 “도시 사람들의 삶과 그들의 삶 중 어느 것이 우월하다거나 힘들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 “오히려 유목민들이 도시 사람들을 더 안쓰럽게 바라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저자는 “나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모든 일, 곧 해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사람이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아무리 애써도 사람은 알 수 없다.”(p.308)고 말했다. 저자는 여행을 하면서 힘든 순간마다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회한을 떠올리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힘들 때마다 부모님이 내 모습을 걱정하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전화도 인터넷도 없는 여정 속에서 더 깊이 나 자신을 성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책을 읽다보면 책의 구절구절에 저자가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했던 생각들이 담겨 있다. 사진과 글을 따라가다 보면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언젠가는 나도 이렇게 자유롭고 여유로운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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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쳇바퀴 도는 일상에 지칠대로 지쳐 하루하루를 소비하며 보내고 있던 즈음에 <라다크, 일처럼 여행처럼>을 만났다. 독서로 대리만족을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여기고 살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마치 라다크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더운 열기나 숨이 막히는 착각마저 들었다. 한겨울에 느끼는 뜨거운 열기라니! 착착 감기는 글맛도, 사진도 모두 마음에 들었고 오랜만에 정말 잘 만든 책을 만난 것 같아 괜시리 뿌듯하기까지 했다. 이 책은 여유 없는 내 삶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표 같다고 할까?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와 침대에 기대어 책을 펼치면 그 후부터 나는 라다크를 여행하는 여행자가 된다. 라다크라는 매력적인 장소에다, 티비로만 보던 김재원 아나운서의 진솔한 모습도 엿볼 수 있어 즐거웠다. 게다가 흥미로운 글까지 더해졌다. 멋진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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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김재원 아나운서가 쓴 라다크 여행기이다. 2014년 <리얼체험, 세상을 품다> 방송차 라디크를 방문한 경험을 책으로 엮은 기행문이다. 흥미로와서 책을 펴들기는 했지만 사실 조금 편하지 않은 마음이 있기는 했다. 첫째는 방송취재차 간 것을 기행문이랍시고 책으로 펴내는게 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왠지 날로 먹으려 드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말 잘하는 아나운서라고 글도 잘쓰나... 하는 생각. 둘째는 라다크가 그 명성이 높아져 가는 만큼 점점 식상해져 간다는 점이다. 아- 한동안 못보던 라다크 책이네... 하는 마음과 함께, 또 라다크 책이야... 하는 마음이 공존했던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을 읽어가면서 두가지 우려 모두가 기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말 잘하는 아나운서라고 글을 잘 쓰지 못하라는 법도 없지만, 이 얇지 않은 책을 읽으면서 자연히 드러나게 말련인 저자 김재원 아나운서의 인품이 그윽하게 느껴지게 때문이다. 그의 눈으로 바라보는 라다크는 그냥 저냥 재탕삼탕 우려내는 흔하고 흔할 뿐인 라다크의 모습이 아니었다. 이제 라다크 자체가 낫선 땅은 아니지만 그 땅을 신선한 호기심과 깊은 공감의 눈으로 바라보니 라다크는 여전히 그 명성에 걸맞는 깊이를 지닌 독특한 삶을 살아가는 독특한 공간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자칫 처음의 기우때문에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만남이라는 것은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끊어질듯 이어지는 것이다... 라다크의 독특한 풍광. 해발 4000미터를 기본으로 5500미터까지를 넘나드는 아찔한 고산지대. 광속으로 바뀌어가는 현란한 시대와 맞지 않게 그 유명한 '오래된 미래'의 모습을 간직하는 지역의 모습을 맞이하면서 김재원 아나운서의 가슴속을 오간 느낌들을 함께 하는 그 경험이 중요한 것이다. 지적 성취의 최첨단에서 있는 아나운서의 삶이 현란할 것처럼 보이지만 이 남자의 마음은 의외로 진지하다.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참 마음에 든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재미가 진한 것이고, 책을 그렇게 읽다보니 문득 이 저자가 궁금해지게 되는 것이다. 아프리카 오지에도 현대 문명의 이기가 찾아드는 오늘날 라다크가 우리에게 그 이름이 알려진지 20년 가까이 된 오늘날까지도 아직도 이렇게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은 인도와 중국 사이의 영토분쟁지대라는 이유가 클 것이다. 고지대이고 인구가 적기도 하지만 무선기기의 사용이 보안상의 이유로 금지 되는 까닭에 외지 문화의 영향력이 제한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현대문명의 논랄만한 전염력과 막강한 파괴적 힘의 경험으로부터 비교적 보호를 받은 탓에 그들은 옛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게 살아가는 그들의 삶이 잔인한게 아닐까... 그러나 책을 통해서 만나는 그들은 우리들에게 - 당신의 삶은 어떤가 - 라고 반문하는 것 같다. 김재원 아나운서는 이 체험을 통해서 무엇을 느꼈을까... 책을 읽으면서 독자와 김재원 아나운서와 라다크 그리고 현대문명사이의 끊임없는 대화가 독자의 마음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진정한 체험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기행문을 이루는 줄거리 - 5000미터 고지대에서의 2주간의 자건거 여행이라는 - 는 오히려 부수적인 것이 되어버린다. 어떤 사람에게는 고생담을 읽는 재미가 쏠쏠할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오히려 그런 체험없이 순수한 기행을 담은 내용이었으면 책의 깊이가 한층 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재원 아니운서의 글. "한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 사람의 인생이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글을 읽는 것도 실은 엄청난 일이다.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설령 그 책이 보름간의 여행 후에 쓴 기행문일지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떤 시인의 글을 인용한 이 문장이 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하는 글 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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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항상 나를 설레이게 하는 단어이다. 나는 항상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한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이런 나의 희망을 가로막고 있다. 2015년을 시작하면서 내 나름의 계획을 몇가지 생각했었는데 그 중에는 여행이 포함되어있다. 사실 나에게 있어서 여행을 떠나려는 계획은 다른 이들의 금연, 다이어트와 같은 범주에 속한다. 매년 연초에 빠지지않고 언급되는 계획이지만 실제로 성공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 말이다. 2015년 첫번째 달을 지나보니 역시나 올해도 여행은 쉽지 않겠다 싶었다. 직접 떠나지 못한다면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여행을 보면서 대리만족이라도 느껴볼까 싶던차에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TV에서 본적이 있는 아나운서의 여행 이야기였고, 또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한 여행이라는 점에서 흥미가 느껴졌다. 또한 지금껏 많은 여행 관련 책을 읽어보았지만 '라다크'라는 지명은 들어본적이 없었던거 같기에 더욱더 궁금해졌고, 결국 책을 만나보게 되었다. '라다크(Ladakh)'는 인도에 위치한 지역으로 히말라야 끝자락이고 작은 티베트라고 불리는 지역이라고 했다. 그곳을 이 책의 저자 김재원 아나운서는 동료 아나운서와 산악 자전거 트래킹을 하게 된 것이었다. 물론 그냥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리얼체험, 세상을 품다>란 프로그램 촬영차 떠나는 것이었다. 평범한 여행지도 아니고 히말라야 고산지대를 자전거를 타고 여행한다는 것은 그냥 생각해도 쉽지않은 선택이다. 이런 여행을 자원해서 가고 싶어한걸 보면 저자에게 2014년의 여름은 힘겹게 다가왔던거 같다. 물론 지난해에 온 국민을 힘들게했던 큰 사건이 터졌었고, 한동안 많은 이들이 우울한 시기를 보내야만 했었다.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그 사건을 보면서 많이 분노했었고, 혹자는 대한민국을 떠나고 싶어했었다. 나 역시 용광로처럼 들끓어오른 대한민국을 떠나 어디 조용한 곳에서 마음의 평온을 얻고 싶어했는데 어쩌면 저자 역시 낯선 곳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고자 했는지도 모르겠다. 히말라야 고산지대 여행이라면 평범하지 않았을 것이고, 어떤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라는 생각을 할 수가 있다. 더욱이 방송 촬영차 떠난 여행이라면 더욱더 그랬으리라 생각되었다. 개인적인 여행이라면 상황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가 있겠지만 방송이 목적인 여행이라면 어떠한 상황에서든 촬영이 되어야할 것이고, 방송분을 만들어야 할테니 말이다. 역시나 책에서보면 방송분을 만들기위해 현지인과 인터뷰를 재차하고, 멋진 영상을 위해 도로를 오르락내리락하는 이야기를 들을수가 있다. 일을 위해 온 여행이기에 힘들지만 이런것들을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출연자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살짝 웃음이 나온다. 낯선 환경속에서 고산병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을 하면서 여행도 하는 그들의 모습에 부러운 마음도 느껴졌다. 책을 보고있으니 계속 방송 촬영분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낯선 유목민들의 생활 모습을 글로 읽는 것보다 훨씬 이해도 빠르고 실감나게 느껴질테니 말이다. 하지만 책을 다읽기전까지 조금 참기로 했다. 책을 다읽기도전에 방송 영상을 보게 된다면 왠지 그 이후에 책을 못읽을거 같았다. 그래서 책에서 언급되는 이야기들을 마음속으로 상상을 해보며 페이지를 계속 넘겨나갔다. 어떤 유목민 마을에서 마을 대표로 목동 4명이 3천마리의 양을 몰로 40킬로 떨어진 목초지로 떠나는 이야기가 나왔다. 단 4명이서 3천마리나 되는 양을 몰고 떠난다는게 잘이해가 되지않았다. 다른 야생동물의 공격이 있을수도 있고, 의외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텐데도 불구하고 매년 돌아가며 그런방식으로 양을 목축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역시나 유목민의 삶은 내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가 분명히 있는거 같았다. 책에 나와있는 사진을 통해 양의 모습을 보기는 했지만 영상에서는 어떻게 유목민들과 그들의 양이 나올지 궁금해졌다. 책을 통해 본 저자의 생각과 유목민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나의 삶을 다시한번 되돌아보게 된다. 힘든 시기에 떠난 히말라야 라다크에서 저자는 자신이 할 수 있는만큼의 몫을 했던거 같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속에서 자신의 몫을 충분히 다하며 살아가고 있는거 같았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나의 몫을 다하며 살고 있는걸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늘 불만가득한 얼굴로 투덜거리고만 있는거 같다. 몸도 마음도 모두 불편한 내가, 비록 몸이 힘들지는 몰라도(어쩌면 본인들은 정말 편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마음만은 편하고 행복한 히말라야 라다크인들의 삶을 책이나 영상으로서가 아니라 직접 내 몸으로 느껴본다면 지금 나에게 주어진 모든 상황들에 행복해하고 감사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어쨌든 타인의 생각을 여행이란 즐거움과 함께 접하게 되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다만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사진이 좀 적었던거 같아 아쉽기도 했지만 방송을 통해 그 아쉬움은 해소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이제 '라다크'를 시각적으로 접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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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지는 확실치 않다. 이 책을 소개하는 글을 읽으면서 예전에 TV에서 3명의 남자가 히말라야를 자전거로 여행을 하는 프로그램이 방송된 적이 있었는데, 그 방송을 본 기억이 어렴풋이 떠 올랐다.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당시 프로그램 후반부부터 봐서 그런지 처음부터 보지 못한 아쉬움이 좀 있었는데, 이제 책으로나마 그때의 아쉬운 마음을 달랠 수 있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책을 들여다 봅니다. 라다크(Ladakh) TV에서 볼 때에는 그저 히말라야를 자전거를 타고 오르고 길에서 만난 인연들과의 에피소드에만 관심을 두고 봤었지 그 지역이 어떤 곳 인지에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책으로 나오게 되니 여행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적혀있네요. 이 책은 히말라야 산맥의 북서부와 라다크 산맥 사이에 위치한 지역을, 이 책의 저자인 김재원 아나운서가 동료 아나운서와 함께 <리얼체험, 세상을 품다>라는 프로그램의 제작을 위해 제작진과 출연자를 합쳐 5명의 일행의 펼치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평균연령 45세의 중년들이 해발고도 45m의 서울을 시작으로 해발고도 5,328m의 타그랑라에 오르고 다시 서울로 오기까지의 보름간의 이야기이다. 일처럼 여행처럼 방송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TV에서 방영되는 여타 여행프로그램의 포맷에서 크게 벋어나지는 않는다. 자신들의 여행 모습을 담아내고, 여행지에서 겪게 되는 이런저런 이야기들 그리고 현지인의 삶 속을 잠시 들여다 보고 그들과의 인연으로 느끼게 되는 삶의 행복에 대해 기뻐하는 여행자의 모습. 그러다가 자신의 속한 방송국의 비용으로 오게 된 업무적인 출장이란 의무감에 방송을 위한 연출도 하게 되는 직장인의 모습도 보여지곤 합니다. 해외출장이라. 같은 출장이지만 국내출장과는 뭔가 다른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비록 현지에 도착해서도 일 때문에 여행의 기분을 낼 수 없지만, 이동간에 보여지는 이국적인 풍경을 보면서, 몸은 국내에 있을 때보다 힘들더라도 그 기분 때문에 피로감은 훨씬 덜 느껴지더군요. 이 맛에 일처럼 여행처럼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라다크의 길에서 방송에서는 보여지지 않은 많은 이야기들과 저자 자신의 인생이야기도 엿들어 보는 책. 다시 한번 더 아쉬움이 남네요. 그때 방송을 처음부터 다 봤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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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 호지의 <오래된 미래>에서 만났던 라다크는 인도 대륙의 북동부, 히말라야 산맥을 타고 앉은 잠무카슈미르 주의 라다크(Ladakh)는 작은 터키라고도 불리우는 인도, 히말라야, 티베트 모두를 느낄 수 있는 곳이며, 티베트 방언을 쓰는 ‘라다키’들의 삶 속에서는 티베트의 문화와 풍속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1974년, 외부인에게 처음 개방된 이후 현대화를 맞이하는 라다크의 변화를 아쉬워했다. 그들의 삶은 우리가 희망하는 미래의 모습이다. 그들에게 있는 삶이 교육이 되는 그들의 공동체의 모습은 참으로 인상깊었다.
"우리 라다크 가요."
KBS 김재원 아나운서에 H 이 둘은 히말라야 라다크를 자전거로 리얼체험한 이야기가 이 책 속에 펼쳐진다. 여행은 걱정의 연속이라는 말은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수긍하기 힘들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행을 특히나 완전히 낯선 곳에 대한, 특히나 해외여행에 경험이 있는 여행자들이면 여행이 걱정의 연속이라는 말에 조금은 동의를 할지도 모른다. 여행지에서 여행을 완전히 마칠때까지 수많은 계획과 착오 그리고 새롭게 부딪히는 과정에서 혼자만의 여행이 아닌 동행자와의 의사충돌 그리고 여행계획에서 여행지에서의 모든 시간속에서의 의견충돌등과 보다 나은 여행을 위한 그 시간들속에서 고뇌하고 알찬여행으로 가꾸기 위해선 필수적인 고민이다. 하지만 걱정을 현실로 바꾸지 않고 풍선처럼 터뜨려 나가는 것이 여행기도 하다. 김재원 아나운서의 말처럼.
자전거은 은색이다. 정확히 말하면 회색, 더 정확히 말하면 쇠 색깔 그대로다. 딱히 모양 날 것도 없고, 옷 색깔 맞춰서 맵시도 낼 수 없는 그냥 자전거다. 그런 개성이라곤 찾아볼래야 찾을 수가 없는 그런 자전거를 타고 라다크를 달린다. '레'에서의 젊은 라다크여인 시링은 델리에서 시집온 도시 처녀였다. 시링의 노래 속 가사 "팔리시 팔리시 자나라이, 무체 초르키 무체 초르키." "팔리시 팔리시 자라나이, 무체 초르키 무체 초르키." 곡조는 단조웠고, 가사는 귀에 쏙 들어왔던 이 노래의 가사는 "이방인이여, 이방인이여, 떠나지 말아요. 오래 머물러요. 오래 머물러요." 가 울컥하게 만든다.
혼자 하는 여행은 성찰을 위한 것이라지만, 함께 하는 여행은 성찰을 갈등에 양보해야 한다. 발걸음의 주인은 여행자가 아니다. 여행자가 밟고 있는 땅과 그 땅을 덮고 있는 하늘이다. 그 땅과 하늘에 나를 맡기는 것이 참 여행이겠지. 김재원 아나운서의 깊이있는, 그 울림의 언어들을 만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책 속 또 다른 울림이 여기 또 있으니, 상황에 순응하는 삶은 기다리는 삶이요, 그 상황을 바꾸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시간의 항아리가 채워져 그 일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순리를 따르는 것이란다. 라다크에서의 촬영은 순탄치 않았으나 감사한 것은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고, 짜증 내는 사람도 없었으며, 화내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술 한잔 찾는 사람도 없었으니 이는 라다크의 순수함이 우리의 마음 밭을 갈아 엎어놓은 모양이라고 했다. 여행중에는 특히나 여러 명이 같이 하는 여행길에는 크고 작은 충돌이 당연히 있기 마련이다. 그들은 라다크 여행길에서 어쩌면 사람과 사람과의 여행길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일반 책들보다도 더 깨알같이 빼곡하게 나열되어 있는 책 속 내용들에서 여행이라는 새로움, 그리고 <오래된 미래>에서 만났던 라다크를 더 정교하게 더 디테일하게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컸던 책이다. 라다크의 민낯을 보는 그 디테일함이 돋보이는 부분이 되기도 하였지만, 김재원 아나운서의 그 깊은 생각들이 나에게로 오는 순간 순간들은 어설픈 여행기를 접했던 그 시간들을 보상받기에 충분했다.
김재원 아나운서의 글 중에서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구절 하나 옮긴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한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 사람의 일생이 오기때문이란다. 한 사람의 글을 읽는 것도 실은 엄청난 일이다.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설령 그 책이 보름간의 여행 후에 쓴 기행문일지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맞다. 나는 이 책에서 김재원 아나운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그의 일생을 만났다. 라다크라는 이름을 통해서.. 책을 만남에 있어 이 생각은 이제 하나의 기준점이 될듯하다.
2015.2.28. 소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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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다크, 일처럼 여행처럼>의 책표지를 보는 순간 '산티아고 순례기'인 작가 '서영은'의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 서영은 ㅣ 문학동네 ㅣ 2010>이 생각났다. 물론 여행을 가서 사진을 찍다 보면 나도 가끔 이런 사진을 찍게 된다. 여행지에 우뚝 선 나의 그림자 사진을.
![]() 이런 낯익음을 뒤로 하고 아나운서 '김재원'의 책을 살펴 보았다. 이 책에도 나오는 책이지만 2007년경에 읽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오래된 미래-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ㅣ 중앙북스 ㅣ2007>을 읽고 라다크를 알게 되었다. 그 이전까지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곳인데, 이 책을 통해서 저자가 자연 속의 순수한 지역이었던 라다크 세상에 알려지면서 현대화를 맞는 것을 아쉬워 하는 내용을 읽게 되었고, 이후에 이 지역의 여행 관련 책을 여러 권 읽었다. 대부분의 책들에는 라다크의 변화를 아쉬워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곤했다. 그런데 김재원이 이곳을 여행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하니 그는 어떤 여행을 했을까 궁금해진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깔끔하고 단정한 아나운서의 이미지는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아나운서가 아닌 예능 MC의 모습으로 변화하기도 하여 간혹 아나운서 출신인 MC들의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인하여 재미를 위한 그들의 행동과 언어에 곱지 않은 시선이 가기도 한다. 그러나, KBS의 김재원 아나운서는 그의 에세이인 <마음 말하기 연습/ 김재원 ㅣ 푸르메 ㅣ 2013>에서 썼듯이 " 꾸미지 않고, 덧붙이지 않고, 마음에서 숙성된 담백한 언어로 말하기" ( 마음 말하기 연습 중에서)를 하는 반듯한 아나운서이다. 그는 <마음 말하기 연습>에서 그동안 방송을 통해서, 강의를 통해서, 자신의 인생 속에서, 생활 속에서 느꼈던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이 책을 유익하게 읽었다. 두 번째 에세이인 <라다크, 일처럼 여행처럼>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읽어 내려갔다.
![]() 저자는 여행을 좋아하기에 여행 자유화 이후에 세계 50여 나라를 돌아다녔다. 그는 저자 소개글에서, " 생각을 표현하는 두 가지 방법, 말하기를 밥벌이 수단으로, 글쓰기를 성찰의 수단으로 삼고, 여행을 마음의 고향으로 여기며 산다. " 고 한다. 그가 라다크로 떠난 이유는, TV프로그램 촬영을 위해서이다. '리얼체험, 세상을 품다'(라다크 편)에서 자전거로 히말라야의 산자락을 누비기 위해서이다.
![]() "여행지의 첫 느낌은 그 여행을 좌우한다" (p. 28)고 하는데, 그의 첫 여정은 라다크 왕국의 수도였던 레이다. 티베트 불교 사원인 곰파는 마을마다 가장 높은 곳에 있다. 그리고 곰파를 비롯한 그들의 삶의 터전에는 기원을 담은 깃발들이 여기 저기에서 나부낀다.
" 만나는 여행자들의 만남과 이별은 지친 여행의 활력소다. " (p. 45) " 기도깃발은 곰파가 있는 흙산의 오색 꽃이 되어 바람에 꽃잎을 날려 보내고 있었다." (p.45) " 혼자 하는 여행은 성찰을 위한 것이지만, 함께 하는 여행은 성찰을 갈등에 양보한다. 발걸음의 주인은 여행자가 아니다. 여행자가 밟고 있는 땅과 그 땅을 덮고 있는 하늘이다. 나는 그 땅과 하늘에 나를 맡겼다. " (p. 76) ![]()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마음 말하기 연습>을 통해서도 그는 중학교 때에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의 마음을 담았었다. 감기가 걸렸기에 임종을 앞두었던 어머니의 병상을 자주 찾지 못했던 아픈 마음을, 그리고 캐나다 유학 중에 갑자기 쓰러지셨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역시 그에게는 그 아픈 마음이 이 책에서도 '상담자'와의 대화를 빌려 언급된다. 상담자의 말처럼 그는 자신을 아픈 부모님을 둔 아들로만 기억하고 있는데, 이제는 그 자리에서 벗어나 아버지의 자리로 갈 수 있기를 바란다. 라다크의 여행을 통해서....
라다크의 여정은 레에서 해발고도 5,328m의 타그랑 라에 이르고, 카르낙으로 그리고 초모리리에서 다시 서울에 이른다. 때론 생각 보다 힘든 자전거 트래킹에 힘겨워하고, 고산증세에 시달리기도 하고, 유목민들의 천막에서 지내면서 그들의 생활을 체험하기도 한다. 야크 똥 치우기, 야크 젖짜기, 치즈 만들기, 술담그기를 하면서....
"넘어진 자리에 머물지만 않아도 인생은 앞으로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쓰러진 자리에서 그대로 남아 있거나 아프다고 되돌아간다면 여행의 종착역은 멀어진다. 여행자의 허기는 다음 마을이 채운다. 우리는 여행자의 허기를 채우면서 넘어진 자리에 머물지 않았다. 지금 우리는 라다크 자전거 대장정을 마치고 파란 초모리리를 마음에 담은 체 레로 돌아가는 중이다. " (p. 300) 이 책을 통해서 라다크의 이곳 저곳을 따라가 본다. 그리고 촬영을 위한 작은 에피소드들을 솔직하게 써 내려가는 그의 이야기를 읽는다. 책 속에는 몇 권의 책에 관한 짧은 글들도 있는데 모두 읽은 책들이기에 그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느낄 수 있다.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나는 정유정 작가의 소설을 어느 누구 보다 높이 평가한다)에 못지 않은 수려한 문장력은 그동안 그가 읽은 많은 책들을 통해서 다져진 글쓰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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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다크, 일처럼 여행처럼』을 읽고 이 책을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우선 직업 관련성이다. 역시 좋은 직업은 다르다는 사실이다. 역시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직업은 다양한 고급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그 기회를 정말 멋지게 활용해낼 수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 다음은 방송인의 모습만 볼 수 있기 때문에 내면의 세계를 인식하기가 결코 쉽지가 않다. 그런데 이런 기회를 통해서 내면의 모습까지도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어쨌든 현재에도 KBS에서 아나운서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저자만의 독특한 기록을 보면서 많은 공부를 하는 시간이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러면서 저자가 그 당시의 활동했던 모습들이 눈에 선하게 떠오르면서 내 자신에게도 선망의 기회를 갖게 만들기도 하였다. 어쨌든 책을 읽는 동안만이라도 내 자신도 그 일원으로서 함께 참여하는 기쁨으로 대할 수 있어 행복했던 느낌을 전한다. 2014년 여름 KBS <리얼체험, 세상을 품다 라다크 편>의 프로그램 촬영차 2주간 히말라야 라다크를 체험하고 온 진실한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평소에 방송을 보면서 아나운서로서 말솜씨만 최고인줄 알았는데 글 솜씨도 그 이상이었고, 낯선 곳에 대한 여행도 좋아하는 밝은 모습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보게 만들도록 하고 있다. 이래서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하는 기회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기도 하였다. 우리나라하고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의 심한 일교차(낮-30도, 밤-영하)에 직접 숙식 해결하며 산악자전거를 이용하여 세계에서 두 번 째 높은 도로인 5,328미터의 타그랑 라를 오르는 숨 가쁜 여정과 함께 여행을 준비하고 실행하면서 나름대로 자신만의 중년 인생을 반추하는 내밀한 자기 고백의 모습들이 쏘옥 들어온다. 결코 쉽지 않은, 그리고 그 누구나 함부로 할 수 없는 자전거를 활용한 라타크의 리얼 체험의 이야기들이 처음부터 책 끝까지 이어진다. 직접 책을 통해서 준비에서부터 마무리까지의 모든 과정을 함께 따라가면서 느끼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 생각하면서 강력하게 일독을 추천한다.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시간이라고 확신을 한다. 아울러 내 자신도 갑자기 생긴 자전거를 통해서 많이 활용할 생각이다. 29년 전 학교직장을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였다. 당시에는 완전 시골길이었고, 한 시간여를 다니다가 고장이 나서 시골 마을 학생 집에 두게 되었는데 학생이 졸업하면서 잊어버렸는데 얼마 전 생생한 비교적 값이 나가는 자전거를 선물로 사왔다. 며칠 전 학교에서 그 자전거를 타고서 영산강변 자전거 도로를 통해서 집으로 오는 한 시간여의 체험을 통해서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역시 경험해본 사람만이 그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일과 여행의 미묘한 결합은 물론이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강력한 도전모습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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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계단을 오르던 어느 할머님께서 숨 가빠 하시며 "아이고 죽겠네"를 연발하셨다. 그 곁에서 손을 잡아 주시던 친구분 같아 보이는 할머님께서 "죽긴 왜 죽어. 숨만 잘 쉬면 살아." 그러신다. 그 말을 들으며 생각했다. 숨을 쉰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것이구나. 신께서 우릴 창조하셨을때도 지으신 후에 (생기)숨을 불어 넣으셨고, 데려 가실 때도 숨을 거두어 가시는거지 참... 라다크. 내겐 참 생소한 지역이름이었다. 대체 어딘데 내가 좋아하는 김재원 아나운서가 다녀와서 책을 냈을까. 하지만 라다크에 대한 궁금증은 사실 별로 없었다. 오직 김재원 아나운서가 글을 썼다는 사실 만으로 집어 들고 읽어나갔다. 읽는 내내 읽고, 덮고, 생각하고, 다시 펼쳐들고 읽고, 다시 덮고, 그리고 다시 생각에 잠기곤 했다. 쉽게 썼는데 글은 깊고 따뜻했다. 그가 쓴 말처럼 한 사람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 틀림없다. 그의 말처럼 글에는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담겨 있기 때문이고 덕분에 저자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나누는 경험을 하게 되었으니... 라다크는 인도 히말라야에 있는 고지대라고 한다. 라다크라는 뜻도 '높은 고개들의 땅'을 뜻한다고 한다. 해발 3500미터에서 출발하여 해발고도 5000미터 이상되는 지역에서 산악 자전거 트랙킹을 하고 돌아왔다. 2014년, <리얼체험, 세상을 품다> 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20년지기 김홍성 아나운서와 함께 다녀온 것이란다. 일처럼, 여행처럼.... 하늘 가까이 있는 라다크에. 대학 때 제주도에 갔다가 한라산을 오른 적 있다. 무척 완만한 코스여서 힘들 것은 전혀 없었는데 다만 몹시 긴 코스였다. '별 것 아니네, 뒷산 오르는 것보다 쉽잖아' 하며 한라산을 정복(?)하겠다는 일념으로 씩씩하게 걸었는데 조금씩 지치기 시작했다. "얼마나 더 가야 하나요? 얼마나 남았나요?" 오르는 동안 마주친 하산길에 있는 등산객들에게 계속해서 물었다. 그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다들 한결같은 대답을 해 주었다. "조금만 더 가시면 되요. 30분 남았어요. 힘내요!" 순진하게도 정말 30분이면 갈 거라고 여기고 산을 올랐다. 하지만 오르고 또 올라도, 30분씩 세번, 네번씩 보내도 여전히 정상이 아니었다. 나중엔 온 만큼의 시간과 공이 아까워 뒤돌아서지 못하고 올랐다. 내가 왜 산을 오르고 있는거지? 산을 끝까지 올라야만 한라산에 올랐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이제 그만 내려갈까? 과정이 중요하지 결과가 중요하랴... 여러가지 생각들을 했던 것 같다. 함께 독려하며 올랐던 친구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하지만 이내 말은 사라져갔고 나중엔 내가 왜 걷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어졌다. 그렇게 산을 끝까지 올랐고 다시 길고 긴 하산길을 전속력으로 달려 내려오는 동안 많은 생각들을 했고, 이야기를 나누었고, 나중엔 그냥 "나" 자신만 남았다. 걷는 일에만 오롯이 집중하고 무아지경에 빠진 그냥 현재의 나 자체에만. 여행이 주는 느낌과 경험과 깨달음 배움 같은 건 그런 것들 같다. 다르게 나를 보며 성찰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낯선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배우기도 하고, 짧은 동안이나마 그들과 삶을 나누기도 하고, 나 자신에게만, 현재의 나에게만 집중하게 되기도 하고, 되돌아 왔을 때는 여행 이전과는 조금 달라진 나로 살아가게 되고. 그게 "일"로써 가는 여행이더라도. 히말라야 라다크 산악지대를 자전거 트랙킹을 한다는 건 얼마나 힘이 드는 일일까. 2000미터도 안되는 한라산을 걸어서 오르고 내리는 일과는 비교도 안되는 일일텐데. 그들이 다녀온 곳은 가만가만 다녀도 숨 가쁜 고산지대인데 그런 곳을 자전거 트랙킹이라니... 국경분쟁지역이라 가져간 위성전화도 안되고 무전기도 못 쓰는 그런 형편에 불편함만 가득했으련만 그들은 그곳에서 '몸이 불편한 마음의 행복'을 느낀다.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만큼 자신만을 돌아보는 성찰보다는 있을지도 모를 갈등에 양보할 마음을 기꺼이 갖는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생각하고 배우며 또한 바쁜 일상 속에서 혹은 마음으로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해서 담아 두었던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인다. 저자는 여행속 이야기들을 참으로 소상히 기록해 놓았고 그래서 그 방송을 본 적 없고 그곳에 함께 가지도 않은 나조차 마치 함께 여행을 다녀온 듯이 느끼게 해 주었다. 그리고 자신만의 아픈 기억들도 드러내 보여준다. 내 놓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은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뜻일거다. 어떤 아픈 기억은 전혀 이해도 납득도 되지 않지만 받아들이게 되는 때가 온다. 여전히 이해는 안되고 사실이 아니길 원하지만 '그런 일이 있었지.' 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때가.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일에도 사람들은 얼마나 외롭고 아픈 시간들을 홀로 견디곤 하는지... 저자도 똑같이 느꼈나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의 영역 밖에 있는 태풍과 비바람은 그저 맞고 흘려보낼 수 밖에 없다. 내 인생에 태양이 비추지 않아도 삶은 살아져야 한다." 1부터 100까지.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0. 이 책은 그렇게 나뉘어 글이 쓰여 있다. 매겨진 숫자마다 다른 장면, 다른 이야기들이 이어지듯 하는가 하면 새로운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재미있고 뭉클하고 맑다. 자전거도 못타고 불편한 행복 같은 것에 관대하지도 않고 라다크가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몰랐던 나는 대체 이미 방송까지 된 보름간의 라다크 다녀온 이야기가 무에 특별할 것이 있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한 사람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담겨 있었고 그 경험을 나누어 진 나는 또한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숨 쉬는 순간순간 현재의 나에 최선을 다하며 일처럼 여행처럼 매일을 살아가면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