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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또는 미래에 관심이 있는 일반 대중이라면 읽어볼만하다. 과학적 설명은 문과 졸업생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평이하게 서술되었다. 플라스틱에대한 반전을 담은 책이었다.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소재라고만 생각했던 플라스틱이 처음엔 환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도, 플라스틱의 특징 중에는 친환경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도, 특히 7장은 많이 놀라웠다..! 플라스틱에 대해서 다각도로 생각할 수 있게 안내해주는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니, 의대 쏠림 현상이 더더욱 안타깝다. 전 지구적 관점에서 보자면 저자들과 같은 환경공학 또는 신소재 분야 과학자들이 늘어나야 마땅하다. 시야를 한반도에 집중해보더라도, 늘어나는 플라스틱 사용량이나 기후변화로 인한 삶의 질 저하나 에너지 부담 등을 고려해볼 때 이 분야의 투자가 시급하다. 그래도 저자들과 같이 꾸준히 연구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감사하다. 😊 나는 플라스틱을 덜 쓰고, 아껴 쓰고, 오래 쓰고.. 분리배출도 더욱 신경쓰고(특히 투명 페트!), 그 외에 탄소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것들을 실천하자. 과학자 및 관련 기업들은 여태 애써주신 것처럼 앞으로도 연구에 매진해주시길. 각국 정부 및 국제기구는 더더욱 기후 위기 대응 및 신소재 개발, 상용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말아주시길! 🙏 책의 가치에 상응할만큼의 후기를 훌륭히 작성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울 따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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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썩지 않는 희망
이 시대 플라스틱은 환경의 적이고, 인류에게 해를 끼치는 천덕꾸러기의 대명사다. 그런데, 제목이 ‘썩지 않는 희망’이다. 플라스틱에 대한 가장 큰 거부감인 ‘썩지 않는’과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인 ‘희망’을 결부했다. 플라스틱이 어떻게 희망이 될까? 환경을 헤치는 악당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플라스틱에 대한 무지는 공포를 불러왔고, 공포는 혐오를 가져왔다. 언제부턴가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면 환경을 생각하는 지적인 실천가고, 1회 용기를 사용하면 환경 파괴자 같은 프레임이 은연중에 씌워졌다. 이 책은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알지 못했던 플라스틱에 대해 위트있게 안내한다.
우선 1장의 제목부터 흥미롭다. 지구를 살리려다 욕먹은 재료-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탄생한 플라스틱 플라스틱은 코끼리를 보호하기 위해 태어난 태생적으로 선한 물질이었다. 인류를 지키기 위해 태어났으나, 끝내 인류를 공격한 핵무기처럼 선한 의도로 시작해 인류 증가에도 기여하고, 에너지도 아껴주며 세계 예술의 부흥을 이끈 플라스틱은 현재 지구 쓰레기라는 낙인이 찍혔다. 좋은 의도가 나쁜 결과를 낳았을 때 나쁜 결과에만 집중해 비난하는 우리의 평범한 편협함이 플라스틱에게도 여지없이 적용된 결과가 지금 플라스틱이 처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놀라움의 시작이었다. 책은 플라스틱의 역사를 시작으로 플라스틱의 성질, 플라스틱이 지구 쓰레기가 된 현재 상황에 대한 분석에 이어 플라스틱이 지구의 희망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려준다. 자연에서 분해될 뿐 아니라 에너지까지 만들 수 있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재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비트리머와 자가치유 플라스틱, 탄소 저장소로서의 바이오 플라스틱. 플라스틱이 지구를 구할 거라고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책을 읽어가는 내내 플라스틱에게 미안하고, 기대하게 되었다. 더 이상 이상기후는 이상하지 않은 현시점에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생각하면 답답하고 겁이 났었는데, 플라스틱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안심이 된다. 또한 지금도 이렇게 지구를 구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고맙다.
플라스틱, 썩지 않는 희망은 참 많은 장점을 가진 책이다. 이 책이 가진 첫 번째 미덕은 플라스틱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플라스틱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 잘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이 전환된다. 좋은 책의 기준은 여러 가지겠지만, 그중 하나는 책을 읽고, 삶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인생의 가치관을 바꾸고, 삶의 큰 영역을 바꾸게 하는 거창한 책들도 있지만, 내 삶의 소소한 생활 태도를 바꾸게 하는 책도 있다. 이 책이 내게는 그런 책이다. 생분해 비닐봉투를 찾아 주문하고, 플라스틱을 좀 더 꼼꼼히 씻어 배출하게 된다. 플라스틱을 제대로 분리하기 위해 7가지 재활용 마크를 플라스틱마다 소비자가 알아볼 수 있는 곳에 부착하고, 이를 홍보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게 한다. 책은 기꺼이 플라스틱을 영리하게 소비하는 생활 실천가를 양성했다. 이 책의 두 번째이자 가장 큰 미덕은 쉽다는 것이다. 제목을 보고 구매했다가 책 날개에 실린 저자 약력을 보고 좌절했다. 화학 교수님들이 쓴 책이라니 도대체 얼마나 재미없고, 어려울까 웬걸, 나는 본투비 문과인데도 술술 읽혔다. 책 내용 중에 저자들에게 어린 자녀가 있다고 했는데, 어쩌면 그 자녀들도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었던 걸까? 쉽고 재미있게 예를 들어 설명해 준 덕분에 과학자가 쓴 전문 도서라는 느낌이 아니라 전문가가 동생한테 이야기해주는 책처럼 친근하게 와 닿았다. 이 책이 가진 마지막 미덕은 우리의 자부심이 되어 준다는 것이다. 책날개에 실린 저자 사진을 보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공대 오빠 안경을 쓰고 줄무늬 가디건을 입은(체크무늬가 아닌 게 어딘가) 훈남 박사 두 명이 환하게 웃고 있다. 단어 뜻 그대로 정말 환하게 웃고 있다. 저자들의 약력을 보면 과기부 장관상, 산업부 장관상, 교육부 장관상, 100여편의 SCI 논문, 60여 건의 특허 보유 등 놀라운 경력의 소유자들인데 비해 너무 해맑게 웃고 있다. 그리고, 책 내용 중간중간에 저자들의 과학적 성취가 나오는데, 예를 들어 생분해되는 비닐, 완전히 분해되는 종이 빨대(다수의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 코팅으로 실제 자연 분해되지 않는 그린 워싱이라고 함), 생분해되는 종이팩, 기름이나 소스 찌꺼기가 남김없이 떨어져 나가 재활용까지 쉬워지는 친환경 버전의 SLIPS 개발 등이 있다. 대한민국의 인재는 99%가 의대로 향하고, 공대 박사과정은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웃픈 농담 같은 현실 속에 이렇게 젊은 박사들이 환경을 사랑하고,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워진다. 허준이 교수에게 열광하고, 최재천 교수를 존경하는 이유는 그들이 걸어간 길이 돈보다 더 가치로운 길이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기초과학은 죽었다는 이 시대에 저렇게 해맑은 미소로 과학의 길을 걷고 있는 박사들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이미 나의 자부심이 된 그들이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되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