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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얘기라면 강하게 끌린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욕심이 누구보다 강하기 때문에. 근데 <지구에 하나뿐인 병원>이라니...??? 무슨 병원이길래?!
책날개 한 부분을 그대로 인용해 본다. "시메쉬 세가예는 19살에 결혼해 임신한 21살의 에티오피아여자다. 그녀는 얼마 전 죽은 아기를 출산했다. 죽은 아기가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그녀의 방광과 요도 사이에 커다란 구멍을 만들었다. 구멍은 이른바 누라는 상처였는데, 이 때문에 그녀의 대소변이 끊임없이 다리를 타고 흘러 내렸다.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찌르듯이 퍼져나갔다. 남편은 그녀를 버리고 떠나버렸다." - 이 책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누' 환자들의 공통으로 겪는 상황 설명이다.
이 책은 그런 누 환자를 치료하면서 오스테레일리아리아 출신 산부인과 의사 캐서린 햄린 박사가 남편과 함께 에티오피아에서 50여년을 산 기록이다.
에티오피아에 누 환자가 많은 이유로, 조혼풍습을 든다. 12살만 넘으면 더럽혀지기전에 시집을 가야 한다며 집안 남자들의 결정에 의해 송아지가 팔려 가듯 시집을 가는 것이다. 그리고 몸이 여물지 않은 상태로 임신이 되고 오랜 진통이 이어지는 데도 처치 방법을 몰라 난산 끝에 사산아를 낳고 또는 나오다 걸려서는 죽은 체로 있다가 나무 밑에 버려져 몇일간 부패가 진행. 냄새를 맡고 어슬렁 거리는 하이에나가 죽은 아이는 먹고, 산모 정강이까지 뜯어 먹힌 끔찍한 상태로 병원에 실려 오기도 한다.
여자라면 겪는 임신과 출산은 내 경우 기대 2 걱정 8이었다. 세 번 다 제왕절개를 해서 출산 했으니까. 자연분만이 좋겠지만 병원에서 수술을 권하니까 그러잖아도 진통이 겁나는데 빨리 끝내고 싶은 욕심에 그러자고 해서 진통이란 건 모르고 셋을 낳았다. 그런데 아직도 의료사고는 여러가지 이유로 일어나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곤 한다. 더구나 신의 영역인 아이를 낳는 일임에랴. 출산 방법중 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연분만 경우에는 탯줄이 감겨 아이 목을 졸라 사산아를 낳는 경우도 있고, 겸자 분만이라고 쇠붙이 집게로 아이를 집어내서 머리에 자국이 생기거나 뇌이상을 일으키는 사고도 있고, 제왕절개 시에는 개복을 하고는 태반과 태아가 분리되는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렀다가 산모가 사망하는 사고를 내기도 하고. 요즘도 분만하다 태아나 산모가 죽는 의료사고가 종종 일어난다. 그래서 자기가 겪을 지도 모를 상황에 대한 포괄적 이해 차원으로 읽어 두면 좋을 것 같다.
햄린 박사가 에티오피아에 1959년 처음 발을 디딜때는 의료봉사를 위해 갔었는데, 1974년 아디스아바바에 누 전문 병원을 지어 지금까지 병원을 운영해 오고 있다. 병원은 기부금으로 지어져 전액 무료진료한다.
그녀는 살아 있는 마더 테레사로 불린다. 그녀가 에티오피아에 발을 디딘 것도 그녀 스스로가 하느님의 예정된 부르심이었다고 믿으며 평생을 어려운 이웃 돌보기에 헌신했으니... 선대부터 오래 이어진 신앙은 그렇게 강한 믿음으로 연약한 사람을 붙들어 매어 흔들림 없이 지켜 주시는가 보다. 50년의 의사 생활도 놀랍지만 남편 레그가 84세를 일기로 영면할 때까지 같은 병원에서 병원 운영에 동참하며 긴 세월 변함없는 신뢰로 쌓아 가는 결혼 생활과 의사 공부를 하던 아들 리쳐드가 의학 공부를 포기 하고 싶다고 했을 때 대처하는 현명한 부모로서의 자세도 공감이 가는 눈여겨 볼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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