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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권 식민지의 어둠을 읽으면서 의외라는 생각을 했었다. 식민지 상황에서도 작품에서는 삶을 바라보는 진솔함이 고스란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때 엄청 힘들고 서럽지 않았을까. 작가들 핍박받고 월북하고 난리인데 글은 왜 이렇게 아름답지. 나도 모르게 2권에 기대감이 커졌다. 근대문학은 더 아름답겠지. 상황이 좋아졌으니까. 그런데 식민지 시대만 지나면, 전쟁만 끝나면, 그렇게 나라만 되찾으면 행복인줄 알았는데 왜 해방 후가 더 상황이 참담할까. 오랜 전쟁과 갑작스러운 독립, 혼란의 이데올로기만 남은 지금. 여기는 어디지
수록된 작품 중 나의 마음을 가장 참담하게 했던 작품을 소개한다.
〈별을 헨다〉, 계용묵 만주에 살던 모자(母子)는 독립한 조국으로 돌아온다. 아버지의 유골을 타향에 둘 수 없어 함께 모시고 온다. 하지만 돌아와 보니 삼팔선이 그어져 고향으로 갈 수 없었다. 조국이라는 기대와 달리 형편은 만주에서의 생활이 차라리 나았다. 날로 생활은 어렵고 초막은 너무 춥다. 그런데다 겨울까지 눈앞이다. 수속을 밟지 않은 사람을 쫓아내고 정식 수속을 밟아 들어가게 해준다는 친구의 말에 본인이 쫓아내면 그들도 자신과 같은 일을 겪게 될 것이라고 거절한다. 호의가 반드시 바른길도 아니고 여태 제 뜻을 버리지 않고 삼십을 넘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회유하려는 친구에게 뜻을 제대로 전하려고 만난 시장에서, 강압적으로 물건 값을 흥정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고 총소리 없는 전쟁판을 연상한다. 집을 거절한 그는 복덕방에서 방을 못 얻으면 이북으로 가겠다며 타인을 내몰 수 없는 본인의 신조를 버리지 않는다. 피난민 구제회의 알선으로 취직을 목전에 두고 집이 없다는 이유로 기별이 없던 일을 떠올리며 집이라는 것이 사람으로 인정받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새삼 놀란다. 하지만 복덕방에도 방은 없다. 싹도 찾을 수 없는 방, 날마다 종일을 품만 놓는 방이다. 이북 생각이 간절하다. 그나마 살던 초목에서도 집을 내줘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환갑이 넘는 어머니와 갈 곳 없는 아들은 마지막 희망을 품고 이북으로 넘어가려고 담요를 팔아 표를 산다. 간단한 짐과 아버지의 유골을 등에 지고 차편을 기다리는데 아래 윗동네 살다가 떨어졌던 고향사람을 우연히 만났다. 안부를 묻다가 확인한 서로의 상황이 너무나 유사하다. 살기 힘들어 희망을 품고 내려온 그들과 살기 힘들어 희망을 품고 올라가려는 이들의 모습이 데칼코마니같다.
한심해서 서성이는 동안 승객들은 다 빠져나가고 개찰구는 닫힌다. 물 썬 바다같이 갑자기 휑해진 대합실 안에 한기만이 쨍하게 휘이 떠돈다.
우리는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조국의 독립이 기뻐서 한걸음에 달려왔는데 여기는 국민을 위한 곳이 아니었다. 아무것도 없었고 남의 것을 빼앗지 않으면 당장 뿌리내릴 수도 없었다. 우리 집(조국)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집은 없었고, 집이 없으니 인정받을 수도 없었고 이제는 집을 찾기 위해 떠나야한다. 그런데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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