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은 일반적인 동물에게는 없는 지성으로 인해 두각을 나타내게 되었지만, 그와 함께 갖가지 정신병을 얻었다. 그 길고도 길었던 발달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두뇌가 완벽하고 섬세하게 100% 달성되기에는 모자란 시간이었던 모양이다. 이 고도로 발달되었으나 불완전한 두뇌 때문에 인간의 심리는 같은 인간끼리도 이해할 수 없는 복잡미묘한 성질을 지니게 되었다. 비뚤어진 심리를 가진 인격자들이 이웃을 가장해 사방을 돌아다니고 있고, 멀쩡한 사람의 정신이 잘 나가다가 갑자기 고장을 일으켜 어느 순간 병원을 들락거리기도 한다. 평범한 일반인들조차 실재하지 않는 환상을 실재하는 현실과 나란히 놓고도 구분할 수 없는 걸 보면 실제로는 모든 인간이 어딘가 잘못 마감된 두뇌를 가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이런 까닭에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귀신도 아니고 괴물도 아닌 인간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겠다. <테두리 없는 거울>이라는 제목은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이따금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기 위해 한쪽 벽 면을 거울로 채울 때가 있는데, 처음 보는 사람은 그것이 거울인 줄 모르고 하나의 넓이를 가진 공간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그럴 때의 그는 자기도 모르게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는 우리를 매혹시킨다. 명확히 보고 만질 수 있는 것보다 그럴 수 없는 미지의 것이 우리를 공포스럽게도 하지만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토록 무서워하면서도 사람들은 공포 영화를 보고 공포 소설을 읽고 공포 게임을 즐기려 한다. 영화와 게임은 시각적인 효과가 너무 커서 나 같은 사람은 못하지만;;; 이 책은 다섯 개의 단편들로 이뤄져 있는데, 나는 첫 번째 단편을 해가 뉘엿뉘엿 져가는 어스름의 부엌에서 읽었다. 내용이 전개됨에 따라 오싹함을 느끼고, 가끔은 내 뒤를 한번 돌아보기도 했다. 아마 첫 번째 단편 '계단의 하나코'의 시간 배경이 바로 그 무렵이었으며, 나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장소인 학교를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낯선 장소는 처음부터 두려움을 주지만 그에 맞춰 내 심리 역시 방어적이 되기 때문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 경우 생각보다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익숙한 장소에서 발생한 끔찍한 일은 전자보다 더욱 커다란 충격을 주게 된다. 어느 학교에나 있던 귀신 이야기가 첫 번째 단편의 소재로 차용된 데다 주인공 격인 아이카와의 심리가 잘 전달되어 오싹함을 불러 일으킨 것 같다. (첫 문단에서 얘기한 환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현상은 책을 읽을 때도 나타난다. 소설 속 인물이 처한 상황에 나를 대입하여 그가 느끼는 공포를 내 것으로 만들어 함께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내 일이 아닌데도 내 상황처럼 느끼는 이 '하이테크놀러지 시스템'을 보면 인간의 두뇌가 발달 과정 중에 헝클어지는 일이 발생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첫 번째 단편에서의 감상으로 뒤의 단편들도 많은 기대를 했지만 아쉽게도 더 이상 무서움은 느끼지 못했다. 모든 단편이 인간의 심리와 연계된 이야기였는데, 읽는 동안 오싹했던 첫 번째 이야기 '계단의 하나코' 외에 다섯 번째 이야기 '8월의 천재지변'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다른 단편들이 인간의 어두운 심리선에서 뻗어나온 이야기라면 '8월의 천재지변'은 그 반대였다.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이야기는 호러도 재미있지만 마음 따뜻한 이야기가 더욱 좋다. 현실이 팍팍해서 환상은 그 반대이길 바라는 걸지도 모르겠다. 츠지무라 미즈키라는 작가는 처음 들어봤는데, 그녀의 작품 리스트를 보니 아주 처음도 아니었다. 언젠가 <열쇠 없는 꿈을 꾸다>의 표지를 북카페 누군가가 올린 글에서 보고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달의 뒷면은 비밀에 부쳐>는 독특한 제목이 인상에 남아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 적이 있다. 역시 소설가는 이름이 아닌 소설로 말하는 것인가 보다. 그녀의 두 작품을 장바구니에 슬그머니 집어 넣어 본다. |
|
" 색은 반드시 빨간색이어야 하고. 빨간 양초가 전부 거울에 비치도록 나열한 다음 불을 붙여. 그 상태에서 거울을 등지고 서는 거야. "
저는 츠지무라 미즈키 작가의 책을 아직까지 한 번도 읽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지인분들을 통해 익히 알고는 있었는데 막상 읽으려고 책 정보를 알아보던 중에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만들어낸 이야기가 호러소설이었다는 작가 이력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덕분에 테두리 없는 거울은 읽기 전부터 엄청나게 기대하게 되는 책이었어요. 계단의 하나코
초등학교 선생님인 아이카와는 당직 중에 전화 한 통을 받는다. 후배이자 교생으로 왔었던 지사코. 그녀는 음악실에 볼일이 있다는 이유로 찾아와 아이카와와 함께 학교를 점검하며 학교 괴담인 계단의 하나코 이야기를 하며 얼마 전 죽은 사유리 이야기를 언급하는데.. 계단의 하나코에게는 일곱 가지 불가사의가 있습니다. 이를 어기면.. 무한 계단의 형벌이 기다리고 있죠. 그네를 타는 다리 미노리라는 초등학생 여아가 죽고 매스컴에까지 오를 정도로 떠들썩 한 사건이 발생한다. 엄청난 속도로 그네를 타다가 보호 바를 넘길 정도로 날아가 떨어져 죽은 것.. 단짝 친구부터 함께 놀던 아이들까지 여러 아이의 시선인 듯.. 인터뷰인 듯 여러 시선과 생각으로 이야기가 이루어집니다. 그렇기에 아리송함이 더 커지기는 하지만.. 저는 이런 식의 전개가 참 신선하고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아빠, 시체가 있어요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다리가 안 좋은 할아버지를 집에 모셔갈 수 없어 쓰쓰지의 부모는 매주 외갓집을 방문해 청소를 하기로 한다. 처음 청소를 하러 온 날 온 집안에 이상한 냄새와 시체들이 구석구석 구겨져서 넣어져 있는데 신고를 하지 않고 자신들이 직접 처리하기로 결정하고 어찌어찌 처리하고 돌아간 그다음 주 또다시 찾아간 외갓집에서는 어디서 나온 지 모를 시체들이 즐비해 있고 쓰쓰지가 시체를 계속 신경 쓰는 것에 비해 부모는 그저 징그러운 벌레를 본 듯한 반응과 시체 같은 게 언제 있었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데.. 이 시체들은 대체 어디서 어떻게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이며, 그 시체들은 정말 있었던 것일까요?
테두리 없는 거울 어느 날, 귀가하려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남자는 집 앞에 잠든 듯한 모습으로 인형 같은 소녀가 앉아있는 것을 발견한다. 재즈클럽에서 색소폰 연주를 하는 도야에게 반한 가나코는 클럽에서 알고 지내는 사키와 마이코라는 친구에게 미래를 보는 거울 점 이야기를 듣게 되고, 점점 더 커져가는 도야에 대한 마음으로 가나코는 거울 점을 쳐보는데 그 거울 속에서 가나코와 도야를 닮은 여자아이를 본다. 8월의 천재지변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쿄스케와 놀기 시작하면서 함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게 된 신지는 다시 아이들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 유짱이라는 가상인물을 만들어낸다. 축구도 잘하고 잘생기고 좋은 동네에 사는 유짱의 이야기를 하며 다시 아이들에게 관심을 받는 데에는 성공하지만 결국엔 유짱은 없다는 사실을 친구들이 알게 되고 더 심하게 괴롭힘을 당하게 되려는 찰나에 눈 앞에 유짱이 나타나는데..
호러라는 장르의 특성으로 소름 끼치게 무서운 것보다 오히려 인물들에 대한 안쓰러움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호러 장르이기에 무서움을 잔뜩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알 수 없는 안쓰러운 감정이 마구 들어 올라오니... 그래서 감성을 담은 호러였나 봅니다. 테두리 없는 거울에서 특히 그 안타까움이 크게 느껴졌는데..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스포에 가까워지기에 자세히 언급하기가 어렵지만 테두리 없는 거울 단편이 가장 맘에 드는 이야기였습니다. 반전을 이해하기도 쉬웠고요.
사실 이 책을 다 읽고나니 또 다른 이 책을 읽은 사람들과 모여앉아서 각 단편마다 읽은 느낌과 각자 해석한 결말에 대한 이야기(토론)를 나누고 싶은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제가 호러소설이나 공포소설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라 다른 책과 비교하기 힘들지만.. 가장 흔히 알고 있는 온다 리쿠의 몽환적 이미지는 블랙에 가깝다면 이 책의 몽환적 이미지는 옅은 분홍이나 옅은 노랑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마 표지와 비슷한 옅은 분홍이나 다홍계열에 더욱 가까운 느낌이긴 한데요.. 왜 인지 모르게 블랙이나 레드 같은 느낌보다는 흰색이 많이 섞인 부드럽고 옅은 색의 노랑이나 분홍이 떠오른달까요.. 그 때문인지 표지의 색감마저도 아주아주 적절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분신사바.. 혹은 하나코 같은 이야기는 아마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일 테지요.. 예를 들면 제가 어릴 적 학교에서 아이들과 하던 미스터리 한 이야기는 학교 동상이 자정이 넘으면 움직인다던가.. 화장실 귀신 이야기 같은... 돌고도는 구전으로 말이죠.. 테두리 없는 거울은 이러한 이야기들을 5개의 이야기로 만들어져 쓰인 듯 한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몽환적이면서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주최가 되는 인물들에게 안타까운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으스스 함을 같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현실과 환상, 공포와 감성, 냉소와 유머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츠지무라 미즈키만의 색다른 매력이 가득하다."라는 출판사 평이 이 책을 아주 딱 맞게 설명해주는 것 같았어요. 알듯 모를듯한 이야기들이 스며들어있는 이야기가 노골적인 공포보다 더 마음을 무겁게 하기도 하고 등골을 서늘하게도 만드는 것 같았습니다.
이 세계와 저 세계의 마음에서부터 나오는 시공을 가르는 이야기들과 결말들이 아마도 독자들에게 있어서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확실하고 정확한 결말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분명 아리송한 이야기들이 불만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몽환적 느낌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즐거운 책이 될 것 같습니다. |
|
가노 료이치에 이어 꽤 마음에 드는 작가를 찾았다. 그녀의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가 상, 중, 하로 나왔을 무렵에 사기만 해놓고 땡기지가 않아 묵혀두었는데...미리 이럴 것이라라는 생각은 제발 접어두어야 할 것 같다.
5편의 단편은 2006년부터 2008년도까지 각각 카도카와문고에서 발행하는 엔터테인먼트 소설잡지 [野性時代]에 연재된 작품들로서, 2009년도에 단행본으로 나왔다.
계단의 하나코 (踊り場の花子) 도시괴담이자 학교괴담의 일종으로, 화장실에서 손이 나와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의 일본 주인공 하나코가 변형된 이야기이다. 대부분 화장실에서 나오는 하나코는, 와카쿠사미나미 초등학교에선 2층과 3층에 걸친 계단에 나타난다고 한다.
하나코를 만나고 싶으면 하나코가 사는 계단을 진심을 다해 닦으면 된다. 하나코가 주는 음식을 먹으면 죽는다. 하나코가 주는 상자를 받으면 안된다. 하나코에게 거짓말을 하면 죽는다. 하나코가 내리는 벌은 무한계단에 갇히는 것. 등등.
여름방학 아이카와 선생은 혼자 당직을 서고 있었다. 지난 학기 교생실습을 왔던, 그리고 학교 동아리 후배였던 지사코가 물건을 두고 왔다며 학교를 방문한다. 그리고, 이들은 얼마전 죽은 학생의 이야기를 하는데...
밤에 읽는데 작가의 글솜씨가 워낙에 탁월해 나도 모르게 책 안에 몰두하게 되었다. 아니 몰두하지 않으면 간혹 튀어나오는, 말이나 상황이 무슨 의미인지를 놓치게 되므로,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소름에 주목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그날은 이 이야기만 읽고 잤다. 그것도 바로 말고, 조금 지나서.. 2013년 봄 스페셜 기묘한 이야기 (일드 [기묘한 이야기 (世にも奇妙な物語)] (작성중))에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봤는데, 음, 공포는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보다 이야기로 듣고 상상의 여지를 남기는게 더 무섭다는 것을 감안하고도 작가의 글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알았다. 거기서 작가에게 경외감을!
글쎄, 귀신도 귀신나름이겠지만, 정말 착한 아이였기에 아이들에게 따돌림당하고, 학교에서도 보호받지 못하고 외로웠던 그 마음을 이해해주었겠지. 괴담은 그저 무섭게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다시의 사회적인 이슈와 그리고 간접적으로 전달하려는 교훈이 담겨져있는 것.
참, 계단수가 세는 사람마다 각각 다른건 우리나라 영화 [여고괴담3- 여우계단]에서도 나왔던 거지. 그것도 무섭고 재밌으면서도 소녀들이 안되었는데..
그네를 타는 다리 (ブランコをこぐ足) 같은 이야기라도 어떤 방식으로 꾸려나가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가 탄 그네의 속도와 높이 이야기를 한 뒤, 한 여자아이가 그네에서 나르듯 떨어져 죽는다. 그 아이들을 둘러싼 이야기. 분신사바와 달리 좋은 귀신을 불러낸다는 큐피트의 놀이라지만, 놀이에 참석한 아이들의 무의식적인 히스테리를 본다.
치매를 앓고있는 외할머니와 다리가 불편한 할아버지의 집을 방문한 나의 가족은, 개의 집에서 무언가를 발견한다. 단지 청소를 하지않고 물건을 모아두어서 나는 냄새라고만 생각했는데...
과연 한여름밤의 꿈과 같은 것이었는지, 잊고싶은 강박인지, 환타지였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오늘자 뉴스에도 심각한 인구절벽을 눈앞에 둔 일본의 고민처럼 노인복지가 걱정될뿐이다, 아이도 없고 나이들어가는 나로썬.
테두리가 없는거울 (ふちなしのかがみ) 꽤 멋졌다. 또 한번 작가의 글솜씨에 박수갈채를 보내고 싶었던 작품. 빨간 양초를 켜서 테두리없는 거울 을 등지고 있다 자정에 거울을 뒤돌아 보면 미래가 보인다는 이야기에 혹했던 한 소녀. 그 강렬한 마음이 투영된 것인지 모르고 혹해 그 욕망에 끌려가 버린다.
참, Keats의 시에도 나오지만, 처녀 (virgin)의 수호성인인 성 아그네스를 기리는 세인트 아그네스 데이 (St. Agnes' day)인 1월 21의 전날 (Eve)에 저녁을 먹지않고 나체로 침대에 들어 두 손을 베개 뒤에 넣고 잠을 청하면 꿈에 미래의 남편이 나온다고 한다. 내가 해봤는지는.....^^:;;
슈카와 미나토의 [사치코 서점 (마음이 따뜻해지는 노스탈직 호러)]의 작품이 생각나는, 읽고나니 매우 따뜻한 느낌이 들었던 작품.
'그네를 타는 다리'에서 학교에서 잘나가는지 못나가는지란 관점에서 보면 전자에서 후자가 되버린 소년, 천식으로 힘든 친구와 잘 다녔다는 이유인데 그게 너무 괴로웠던 소년은, 브라질에서 축구유학을 갔다 온 친구 유짱의 존재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다시 아이들에게 관심을 받지만 들킬까 두려워 하고 또 거의 들킬 지경에 되었을때 진짜 나타난 유짱.
그리고 7년을 땅속에서 유충으로 살았다가 땅 위로 올라와 7일을 산다는 매미 이야기 (이 이야기를 듣고 난 뒤에 여름날 매미소리에 조금 너그러워졌다) 친구를 위해 소원을 붙이고, 불타는 속을 뛰어드는 그 앞뒤 이해를 안가리는 순수함이 간혹 거칠게 보일지언정 너무 아름다웠다.
슈카와 미나토의 작품처럼, 노스탈직 호러라고 분류된다. 인간계가 아닌, 설명하기 어려운 이야기, 죽음에 관련된, 가끔은 생명과 일상의 평안을 위협하는 이야기이기에 두려움을 느끼게 되지만, 그 안엔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에 호러이야기 중에서도 보다 애잔한 감동을 안겨준다. 글쎼, 예전에 내가 좀 나이가 어렸을땐 만약 죽게되면 뭐가 되고싶냐는 참으로 생뚱맞은, 학교 수업진도와 맞지않은 질문을 선생님이 던진 적이 있었다. 그때 내 속마음은, 귀신이 되고 싶다는 거였는데...귀신이 되서 내가 아끼는 사람들을 위해 수호신같은 일을 하고 싶다는거. 수많은 귀신의 위협, 특히 아무짓도 안했는데 덤벼드는 [주온]류를 제외하곤, 내 스스로가 착하게 살면 귀신도 냅두지않을까...하는 그런 마음이 있었기 때문. 그런 유치하고 순진한 마음이 그리 헛된 근거는 없다는 것을 안심시켜주는 이야기들이었다 ^^
p.s: 츠지무라 미츠키 (辻村深月)
|
|
참 이상하다. 나라는 다른데 비슷한 학교 괴담이 있거나, 비슷한 공포가 존재하는 걸 보면. 중학교 때 친구들 사이에게 유행한 것이 있었다. 밤 12시. 정각 12시에 화장실 거울 앞에 칼을 물고 있으면 미래 남편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 기이하면서도 무섭고, 무서우면서도 호기심이 일지만... 실천만은 하고 싶지 않았다. 무서움이 호기심을 이겼다는 게 맞겠지. 어른이 되면서 그런 괴담을 잊고 살았는데... 이번에 읽은 책은 어린 시절 우리 앞에 펼쳐진 괴담을 풀어 놓은 것 같아 재미있었다. 모두 5개의 단편으로 이뤄진 호기심 어린 괴괴함. 여름에 읽으면 더 재미 있으려나? ^^ 첫 번째 이야기는 학교 괴담에 관한 이야기다. ‘계단의 하나코’는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아이카와에게 교생 실습을 했던 대학 후배 지사코가 찾아오며 시작된다. 아이카와는 학교 당직을 서며 지사코와 학교 곳곳을 둘러보며 학교 계단에 살고 있다는 귀신 하나코에 대한 소문을 이야기 한다. 지사코는 아이카와가 담임을 맡았던 학생 사유리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고 점점 지사코에게서 오싹한 모습을 보게 되는데... 두 번째 ‘그네를 타는 다리’는 초등학교 5학년 미노리가 그네를 타다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단순사고로 결론이 난다. 하지만 미노리를 둘러싼 아이들의 고백에서 그들 사이에 유행했던 분신사바 저주와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세 번째 이야기 ‘아빠, 시체가 있어요.’는 여대생 쓰쓰지와 부모가 외갓집을 청소하다 시체를 발견하며 시작된다. 쓰쓰지와 부모는 조용히 시체를 처리하고 침묵을 지키지만 그 다음 청소에 또 다른 시체가 발견되며 경악한다. 하지만 모두가 시체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태연하기만 하다. 치매에 걸린 외할머니의 짓일까? 계속 나오는 시체들은 과연 어떻게 된 것일까? 네 번째 ‘테두리 없는 거울’은 재즈 라이브 클럽에 자주 가게 된 가나코의 이야기다. 가나코는 그곳에서 색소폰 연주를 하는 도야에게 빠지고 클럽에서 친해진 마이코에게 나이만큼 빨간 양초를 준비해 오전 0시 거울 앞에 서면 자신의 미래를 볼 수 있다는 말에 그렇게 하게 된다. 거울 속에 도야와 자신을 닮은 어린 소녀를 보게 되고 도야와 자신이 사랑에 빠질 거라 믿게 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이런 상태에서 가나코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다섯 번째 ‘8월의 천재지변’은 인기 있던 신지가 몸이 약해 왕따가 된 교스케를 돌보다 같이 왕따가 되어 버린다. 아이들의 관심을 되돌리기 위해 가공의 인물 ‘유짱’을 만들지만 어느 덧 그게 거짓말임을 알게 된다. 같은 반 아이들이 신지를 무시하게 될 때쯤 상상속의 친구 유짱이 신지와 교스케 앞에 나타나게 되는데... 이런 책을 읽다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결코 순진하거나 착하지 않다는 사실. 겉으로는 아름답고 착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실제 마음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 한없이 나약한 존재처럼 어리광을 피울 때도 있지만 누구보다 강하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걸 보면 결코 어리지는 않구나 싶다. 어느 학교에나 있을 법한 학교 괴담은 사실 소름끼치도록 무섭다. 겉모습은 지사코지만 그날 있었던 사건을 모두 보았던 아이. 실제로 그런 괴담이 있다면 너무 무서워서 학교에 혼자 남는 건 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복잡하고, 시끄럽고, 많은 웃음이 있지만, 학교라는 곳만큼 폐쇄적이고. 차갑고, 어두운 곳이 있을까? 은근 사각지대가 많은 학교라는 공간을 괴담과 함께 잘 그려낸 재미있는 이야기. 이것 말고 기억에 남는 건 테두리 없는 거울이다. 미래의 내 사랑을 볼 수 있다는 것. 내 미래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이 얼마나 호기심 충만한 소재일까? 하지만 금지된 미래를 엿본다는 건 그만큼의 대가가 필요하다. 때문에 그 호기심에 대한 대가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내가 믿고 나를 사랑하게 될 거라 생각했던 사람. 하지만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눈에선 다른 광기가 표출된다. 때론 모르는 게 약일 텐데 말이다. 조금은 무섭고 섬뜩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지만 따스한 이야기도 함께 있어 좋았다. 이젠 이런 괴담을 믿지 않게 된 어른이 되어서 일까? 이런 것도 믿을 수 있었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네. ^^ |
|
책을 읽어보았는데 그전에 접해 보지 않은 소설이라 나름 신선했다...총 5개의 단편으로 되어 있어서 읽기에도 좋고 다른 내용이라 읽는데 지루한 틈이 없어서 계속 읽은 것 같다 첫번째 이야기는 계단의 하나코 주변에 있을 만한 학교 괴담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인데 읽다가 소름이 끼쳤다 처음부터는 아니였는데 중간쯤에서..그 순간 나도 모르게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그 장면을 생각하게 되고 모든 이야기가 그렇듯 사회에 대두 되고 있는 문제들은 괴담들로 해 무서움을 이끌어내면서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만든다 계단의 하나코 역시 무서운 학교 괴담을 베이스로 하여 아동학대 문제를 말을 하고 있는것 같다 다 읽어가는데 나중에 끝을 알 수 없는 작가의 의도가 뭔지 모르지만 읽는 사람을 하여금 끝을 상상에 맡기도록 하는건지 여운이 있다 두번째 이야기는 그네를 타는 다리..그 또한 다 읽고나서 안타까움과 슬픔이 느껴지면서 학교 계급 카이스트에서 대해서 분신사바를 이야기를 통해서 이야기를 하고... 분신사바하니깐 학창시절 유행했던 거라 그때 분신사바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섭기도 했고 실제로 해 보진 않았지만 시도해 보고 싶었다 정말 분신사바하면 귀신이 나와서 가르쳐 주는지 궁금했고... 세번째 이야기는 아빠 시체가 있어요..이건 고령화를 이야기를 하고 있는것 같은데 아무리 판타지만 말이 안 되는 부분이 있어서 읽는내내 정말 저래도 될까하는 생각에 화가 나기도 했었다 터무니가 없기도 하고 끝에는... 저마다 문제를 담고 있고 그걸 공포로 나타낸 것도 있고..암튼 나에게는 또 다른 신세계였다 이를 계기로 츠지무라 미즈키 팬이 된 것 같다 어떤 작가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형식의 소설...앞으로도 츠지무라 미즈키 작가의 다른 작품도 접해봐야겠다 |
|
2012년 9월달에 츠지무라 미즈키를 처음 만난듯 하다. 오더 메이드 살인 클럽을 읽으며 참 따뜻한 청소년 장르소설이다는 느낌을 받았던것 같다. 어제일도 기억못하는 저질 기억력이라 많은 느낌은 기억나지 않지만 조금은 안타깝고 조금은 따뜻했나 싶다. 그리고 열쇠없는 꿈을 꾸다를 읽고는 이 작가 참 괜찮다 했는데 읽은 흔적은 남겨져 있지 않다. 다시 정리해서 간단리뷰라도 써야 할까보다. 2015년 아르테에서 츠지무라 미즈키의 책이 나온다 해서 만이 설레였다. 좋아하는 작가가 좋아하는 출판사에서 나온다니 더 좋을 수 있겠나 싶으면서도 아르테에서 일본의 장르소설은 나온적이 있나? 아마 없지 싶은데 혹여 번역이 마음에 안들면 어쩌지 하면서 오지라퍼의 기본 걱정과 그래도 아르테니까 하는 믿는 마음이 반반 이었다. 그리고 출간. 유마님이 나난님에게 테두리 없는 거울을 선물한 것이다. 그것도 출간당일 바로 주문을 하셔서는 남보다 빨리 배송이 되었는데 그것도 배송지가 카페몽실, 카페몽실은 책블로거들의 택배보관소였고 일단 보관 물품을 나난님 허락하에 개봉 아르테 시에스타 모임이 임박한 난 먼저 읽어 버렸다.
첫단편인 계단의 하나코는 보통의 하나코들이 화장실에 살지만 이 책에서는 계단에 산다. 하나코는 상징적인 인물일지 모르지만 여기선 권선징악의 의미도 있는듯하다. 어떠한 범죄가 사법권의 눈은 피해 갔는지 모르지만 우리의 하나코는 절대 피해 갈 수 없는 것이다. 자신의 잔꾀에 자신이 넘어간 것일수도 있지만 계단을 열심히 닦은 이는 이 단편에선 둘이고 그 둘의 소원을 들어 줘야 하는 하나코는 자신의 소임을 다할 뿐인것이다.
두번째 단편인 그네를 타는 다리 왜 그네를 타는 소녀도 아니고 다리인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어린시절 동네 놀이터에서 보던 그네와 요즘의 그네를 보면 높이가 엄청나게 차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지금 비교하기는 힘들겠지만 옛 춘향이 타던 그네만 해도 높은 나무 가지에 매달았으니 엄청 줄이 길지 않았을까? 생각해 볼 수 있다. 내가 어린 시절에도 그네사고는 가끔 있었던 것 같다. 본인의 부주의와 시설의 불량탓이라 하지만 그네를 타다 떨어지는 모습을 멀리서 본다면 누군가 민것같다던가 손을 놓고 날아 오르려 했다고 볼수도 있지 않을까? 본인이 아니면 절대 알 수 없는 일이지 싶다. 어쩌면 본인도 본인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 하지 못할지도 모를 일이다.
세번째는 아빠, 시체가 있어요. 이건 정말 뭐지? 뭐지? 계속 고개만 갸우뚱 했던 단편이다. 이거 내가 책을 너무 적게 읽어서 이해력이 부족한 것인가? 아니면 내가 정신상태가 별루라서 책을 눈으로만 읽어서 그런가? 혼자 약간 맹하게 생각에 잠기게 하였다. 결론은 여러사람의 의견을 들어도 뭐지 ? 다.
네번째 단편 테두리 없는 거울은 메인 테마다. 테두리란 경계를 나타날때 많이 사용하는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선 거울속의 상황과 현실세계의 경계를 테두리로 표현 한듯한데 테두리가 없으면 현실과 거울속이 구분이 가지 않는다. 그러면 사람이 살면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거울속에 비춰지는 가상도 구분하지 못하는 과대망상적인 상황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현실속에 약간은 그렇게 사는 사람이 있다. 나만해도 픽션과 논 픽션의 구별을 잘 못하는 편이라 책을 읽으며 흥분을 잘한다. 하지만, 이 테두리 없는 거울은 내일 다시 읽어 봐야겠다. 이런 반전이 있다는 건 그 전에 어떤 복선들이 있었을 것인데 난 왜 제대로 이해 못한건지 이래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필요한것같다.
다섯번재는 8월의 천재지변은 가장 짜릿하면서 가슴아프고 좀더 생각을 하게 하는 이야기다. 왕따가 나쁜 것일 수도 있지만 과연 누가 누구때문에 왕따가 되었는지 한사람 입장에서만 이야기가 전개 되니 진실은 알수 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 봤다. 학창시절 거짓말 한번 안하고 지나온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작고 사소하지만 이런 저런 거짓말들은 하지만 그것이 밝혀 졌을때의 파장은 감당하기 힘든 경우가 많겠지만 이번경우는 완전 뜻밖의 반전이 나타나고 거짓은 사실이 되고 사실과 다른 진실은 존재하는 그래서 친구도 우정도 지키는 하지만, 과연 또다른 진실은 뭔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이렇게 흔한 재료로 어찌 이리도 맛깔나고 양념을 하고 영양까지 갖춰서 조리를 했는지 츠지무라 미지키가 존경스럽다. 나에게 잔잔한 재미를 안겨준 책이다. 아르테에서 도서를 제공 받을 예정이고 친구책을 뚱쳐보고 진솔된 정말 내맘대로 쓴 리뷰임 |
|
1. 어릴때 자주 가위에 눌리곤 했습니다.. 온몸이 뻣뻣하니 움직이지도 못한 체 서서히 다가오는 검은 형체의 무엇인가를 공포스럽게 느끼는 기분은 당해보신 분들은 아시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그래서 미신이긴하지만 베개밑에 식칼을 두고 자면 가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을 아이들이 하길래 무서워서 식칼은 안되겠고 작으만한 과도를 수건으로 돌돌 말아서 베개밑에 두고 잔 적이 있습니다.. 뭐 그 뒤로 가위가 더 눌렸는지 아닌지는 기억이 잘 나진 않습니다만 그때만큼은 상당한 위로가 되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어린시절 할머니댁은 화장실이 밖에 있었습니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화장실까지 철벅철벅 걸어가야되었죠... 물론 화장실에 구비한 화장지 역시 신문지였습니다.. 우리가 두루마기를 제대로 사용한 시절이 그렇게 오래 되진 않았습니다.. 제가 어릴때만 해도 많은 집에서 신문지와 철 지난 일력이 나온 달력을 화장실에 구비해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그럴때는 휴지를 일보는 내내 부시럭부시럭거리며 부드럽게 만들 필요가 있었죠.. 아님 누군가에게서 휴지를 받든지, 물론 그 시절 유행했던 화장실 유령 시리즈의 휴지의 색깔론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일겝니다.. 보통은 빨간 휴지보다는 파란휴지를 원했더랬죠... 그런데 이 휴지의 이야기가 일본에서도 있나봅니다..
2. 일본분들은 약간은 애매모호하면서도 뭔가 섬뜩하면서도 애잔한 공포를 전해주는 그런 작품들을 상당히 좋아라하나 봅니다.. 물론 미신의 나라답게 수많은 공포적 대상들이 존재하기도 하니 공포와 유령에 있어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아닐까 싶긴 한데, 뭐 그건 그렇다치고 이번에 읽는 작품은 이런 생활 밀접형 감성적 호러소설에 많은 독자를 보유하고 계신 츠지무라 미즈키라는 작가의 "테두리 없는 거울"이라는 작품입니다.. 총 다섯 편의 단편으로 묶어놓은 일본식의 괴담에 대한 이야기입죠.. 우리나라에서도 대부분 통용되는 이야기들이니 왜색이 짙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대부분 공감가는 생활 밀착형 감성호러라고 보셔도 무방하지 싶습니다..
3. 각각의 단편의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죠, "계단의 하나코"는 전형적인 학교괴담을 중심으로 하는 추리적 형태의 호러가 보여집니다.. 상당한 섬뜩함을 보여주죠.. 가장 호러소설다운 단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학교내에서 펼쳐지는 왕따와 일반적인 무리적 행태의 관행적 폭력등을 잘 표현해내고 있죠.. 상당히 멋진 추리적 기법으로 조금씩 이야기를 진행해나가는 방식이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4. "그네를 타는 다리"라는 단편 역시 학교내에서 벌어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일종의 분신사바와 비슷한 이야기속에서 착한 유령을 불러내는 귀신 소환술에 영적 능력이 있는 여학생이 주변의 인기를 받게 되면서 발생하는 학생들간의 관심과 시기등을 담고 있죠.. 첫작품에 비해서 호러적 감각은 다소 약하지만 그럭저럭 재미는 있었더랬습니다..
5. "아빠, 시체가 있어요"라는 작품은 시골의 외떨어진 산골에서 지내시는 고령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댁에 청소를 해주기위해 방문한 외손녀의 관점에서 바라본 이야기입니다.. 거의 가구가 사라지고 5가구 정도만 지내는 외진 곳에 할머니의 집에 청소를 하러 간 딸과 손녀 가족은 시체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치우죠, 그 다음주에도 방문하지만 더욱더 시체는 늘어만 납니다.. 근데 희안하게도 이들은 시체에 대한 감응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전 주에 치운 시체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먹고 있죠.. 왜 이들은 시체에 대한 감응이 전혀 없는 것일까요, 가장 난해하고 뭔가 비유적 표현이 다소 짙은 단편으로 마지막의 결말부에서는 더욱 독자들의 이해도를 낮추는 열린 형식인지라 개인적으로는 뭔 말을 하려는지 제대로 파악을 못한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그 많은 시체의 대해 아는 바가 없다는거죠... 읽고 나서 아시는 분 좀 알려주셈
6. "테두리 없는 거울"은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과 자신의 정체가 흔들리는 삶의 상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상당히 무섭습니다.. 일단 읽는 동안에는 큰 공포감이 들진 않지만 마지막 마무리 단계에서 드러나는 진실을 보면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무섭더군요.. 한 인간이 주변의 상황과 현실과 환상의 경계선에서 무너져내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무척이나 당혹스럽더라구요, 게다가 그 대상이 자신의 환상속의 아이에게 주입되는 모습이 요즘 흔히 보이는 부모의 역할을 못하는 사람이 자식들까지 죽음으로 내모는 뉴스를 보면서 분노를 해던 기억때문에 더 그럴지도 모를일입니다.. 단편집의 표제로 하기에 나쁘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7. "8월의 천재지변"은 시골 아이들의 학교생활의 참모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이가 자신을 내세우기 위한 방편으로 뭔가 거짓말을 한 후 그 거짓말이 진실이 되게끔 비는 모습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나 한번씩은 겪어본 이야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본적인 호러의 방식은 아닙니다.. 상당히 감성적인 추억적 이야기로 어떻게보면 따사로운 추억담으로 봐야하겠네요.. 전체적인 테두리속에 놓인 호러의 양상은 띄지 않지만 어떻게 보면 이 단편집의 마지막에 둔 이유가 가장 인간적인 느낌이 강한 작품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목만큼의 가공할만한 천재지변이 일어나는 건 아니니 미리 대단한 공포적 묘미를 보여주는 작품이라 생각치는 마시길,
8. 전반적으로는 감성호러라는 의도에 잘 들어맞는 작품인 듯 싶습니다.. 모든 단편들이 웬만한 가독성은 주기 때문에 읽는 동안 즐거움은 상당합니다.. 또한 단편집의 특성상 똑같은 분량의 장편과 비교해서 읽는 시간이 줄어들죠..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각 편마다 마무리를 하면 그 기분이 제법 좋은 편입니다.. 게다가 단편 모두에 기대를 걸지 않기 때문에 나쁘지 않으면 좋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많죠.. 그런 의미에서 단편집 "테두리 없는 거울"은 나름 즐기기에 무난한 작품으로 사료되므로 츠지무라 미즈키라는 작가의 문체와 감성에 예전에도 좋게 생각하신 분들께서는 스스럼없이 선택하셔도 될 듯 싶습니다.. 저도 예전에 "츠나구"라는 작품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 이 작품을 읽고 생각해보니 츠지무라 미즈키라는 작가 상당히 매력이 있어 보입니다.. 뭔가 따사로운 감성적 호러의 방식에 잘 맞는 작가의 문체, 마음에 듭니다.. 땡끝
|
|
기묘한 에피소드 다섯 편이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일상에서 약간 뒤틀린 듯한 과하지 않은 매력이 무척 큰 장점이다. 판타지 측면이 너무 강하게 되면 뭔가 현실세계와 동떨어진 기분이 들어서 픽션이라는 느낌이 강한데, 테두리 없는 거울은 마치 우리의 가까운 이웃에게서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는 그런 느낌의 이야기들이라 더욱 강하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미스터리라는 큰 주제에 상상의 허를 찌르는 치밀한 구성과 반전으로 읽는 동안 궁금증과 긴장감이 더해져 한시도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때로는 무섭게 때로는 슬프게 읽는 이의 가슴을 움켜쥐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한 동안 그 여운에 많은 상상을 하게 된다. 특히나 등장하는 캐릭터의 개성이 모두 뚜렷해서 실제로 내 주변에 그런 사람들은 없었나 하고 책 읽는 중간 중간 생각하는 통에 독서에 더욱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계단의 하나코는 어렴풋이 들어 본 이야기라서 줄거리는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자세하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믿었던 사람의 배신, 홀로 남은 이의 외로움, 사무치는 원한 등이 이야기 전반에 걸쳐 아주 잘 표현 되었다. 무엇보다 아무도 없는 학교라는 공간이 어찌나 무서운 분위기로 다가오던지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다. 그리고 옆에 있는 누군가가 초자연적인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공포감이란. 인과응보, 권선징악의 철칙이 아주 잘 드러난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그네를 타는 다리는 누구나 학창시절에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도시전설에 관한 이야기라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어떤 소문이 퍼지고 그것에 휘둘러지는 사람들 그리고 소문은 또 다른 소문을 만들어 내고, 그것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왜일까, 나는 이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슬픔이 복받쳐 오름을 느꼈다. 아빠, 시체가 있어요는 현실의 어려움과 미래의 불안이 만들어낸 환상이 아닐까 생각했다. 주인공이 부딪히는 지금의 벽 앞에 행복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복잡하게 얽혀 현실과 동떨어진 상상이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복잡하고 힘든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또 다른 형태로 나타난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테두리 없는 거울은 정신학적인 측면에서 들여다 볼 수 있는 매우 재미있는 이야기다. 누군가에 대한 큰 집착이 비정상적인 형태로 나아가면서 결국 끔찍한 비극을 만들어내고 만다. 사람의 정신이 무너지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을 저지르게도 되는데, 그 결말이 너무나 우울하고 슬프다. 자신의 불행이 다른 사람까지 불행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우리의 주변에서도 가끔 볼 수 있는 일들이라 더욱 현실적이었다. 8월의 천재지변은 다 읽고 난 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무척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우정과 희생 그리고 용기와 배려가 무척 잘 드러난 수작이 아닐까 생각한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게 되고, 나중에는 너무나 커져버려서 감당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게 된다. 관심을 끌려고 했던 거짓말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을 때 일어난 기적 같은 이야기가 너무나 재미있었다. 학교 왕따, 정신적 고통을 겪는 사회인 등 지금 현시대가 겪고 있는 아픔과 문제점들이 무척 잘 투영된 이 책은 재미와 함께 많은 생각을 하는 계기도 마련해 주어서 독서의 시간이 더욱 값지고 뜻 깊게 생각되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접해보고 싶다. |
|
'무서운 이야기' 좋아하세요? 전 굳이 따지자면 무서운 걸 잘 못 보는 쪽이에요. But, 무서워하면서도 손으로 눈 가리고 손가락 틈으로 보는 그런 스타일 ㅋㅋㅋㅋ 어른보다는 아이들이, 특히 10대 청소년 시기에 유난히 무서운 이야기나 무서운 영화, 책 등의 매체에 혹하는 것 같아요. 그 대표적인 예가 학교마다 있는 괴담, 귀신 부르는 놀이, 무서운 징크스 같은 것들. 우리도 학교다닐때 저런 것들 중 한두개는 다들 접해보지 않았나요? 그땐 그런 것들이 왜 그렇게 무서우면서도 재미있었는지요. 초등학교 3학년때 처음 썼던 소설이 호러 소설이었다고 하는 작가 츠지무라 미즈키. 범죄 소설 <열쇠 없는 꿈을 꾸다>로 제 147회 나오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네요. 범죄, 호러, 미스터리 등 장르를 넘나들며 인기작들을 내 놓는 작가입니다. 작가 츠지무라 미즈키가 이야기하는 '이상적인 독서법'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다고 느끼면서도 중간에 그만두지 못하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읽는 것. 말하자면, "아, 이제 그만 읽고 자야되는데" 하면서도 책을 다 읽을때까지 날밤 꼴딱 새 가며 읽는 그런 것을 이야기하는 거죠. 너무 재미있어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어, 초롱초롱한 눈으로 밤을 새가며 책을 읽는 그런 것. 저도 그런 경험이 종종 있는데, 밤을 지새고 피곤하긴 하지만 재미있는 글을 다 읽었다는 만족감에 뿌듯했던 것 같아요. 이 책, <테두리 없는 거울>이 저에겐 그런 책이었습니다. 무서운 거 못 보는 제가 "아, 무서운데" 하면서도 다음 장이 궁금해서 책을 덮을 수가 없었어요. 결국 새벽까지 책을 읽다가 다 읽고 나서야 잠들 수 있었답니다. ...... 무서워서 이불 뒤집어 쓰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단의 하나코. 그네를 타는 다리. 아빠, 시체가 있어요. 테두리 없는 거울. 8월의 천재지변. <테두리 없는 거울>에는 각기 다른 다섯가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호러 소설이라고 해서 <테두리 없는 거울>이 "왁!"하며 놀라게 하는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느냐? 하면 그건 아니에요. 잔잔하고 조용하지만, 은근히 오싹한. 읽고 나서 되새김질해서 생각해보면 서글프고 마음 아프기도 한. 그런 이야기입니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10대 청소년의 불안정한 심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쩐지 호러 소설이라기보다는 질풍노도의 시기, 늘 불안하고, 예민한 아이들의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기도 할 정도로요. 아이들이기에 느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 오싹한 공포라는 소재와 연결되어서 그런지, 소소해보이지만 공감이 쉬운 것 같아요. 모두 다 재미있지만, 가장 재미있었던 건 책의 제목과 같은 <테두리 없는 거울>이었어요. 거울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보는 점'을 소재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가나코는 짝사랑하게 된 도야와의 미래가 궁금해서 거울점을 보게 되고 거울 속에서 도야와 자신을 닮은 아이를 보게 되죠. 미래에 둘이 결혼하여 행복한 생활을 할 것을 상상하던 가나코는 꿈 속에서 불행한 결혼생활을 보고 혼란스러워하며 괴로워합니다. 거울 속과 현실의 경계가 점점 애매해진 자신의 모습에 거울에 비친 미래를 삭제하기로 하는 가나코. 가나코는 거울 속 자신의 미래에서 벗어났을까요? 반전이라면 반전이랄까, 소설집 <테두리 없는 거울>의 모든 이야기들은 크고 작은 반전을 품고 있지만. 이야기 '테두리 없는 거울'은 저에게 가장 충격적인 반전이었어요. 읽다가 정말 "헐..."이라고 할 만큼. 반전을 미리 알면 재미 없으니 책에서 확인하시는 걸로...^^ 어릴때 쿵쾅거리는 가슴으로 괴담 얘기를 하던 느낌으로, 반신반의하는 기분으로 하던 귀신 부르는 놀이의 기분으로, 그렇게 읽게 되는 <테두리 없는 거울>. 조금만 툭 쳐도 길에서 벗어나 낭떠러지로 데굴데굴 굴러가 버릴 것 같은 위태위태한 10대들의 모습과 빛이 반사되어 눈이 부시지만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유리같은 아이들의 감수성이 읽는 사람을 추억 속으로 밀어넣고, 그들과 공감하여 안타까움을 느끼게도 합니다. 단순한 '호러소설'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직면한 여러가지 상황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더라고요. 뭐, 그렇게 무섭지는 않습니다 :) 공포물 못 보는 제가 다 읽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