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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람진의 <가련한 리자>가 절판되었다. 검색 끝에 이 책에 <가엾은 리자>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는 것을 알았다. 이 책에는 리자 외에 '사회적 약자'라는 주제 하에 농노 처녀, 가난한 사람 등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다룬 5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거의 <가난한 사람들>이 분량을 다 차지하고 있다. 실린 작품의 목차는 아래와 같다.
가엾은 리자(카람진)
<가엾은 리자>는 까람진이 1792년 발표한 단편이다. 모스크바 근교에 사는 농부의 딸 리자가 귀족 청년 에라스트와 사랑을 나누다가 버림받아 자살한다는 내용. 도회지 사교계의 삶에 찌든 에라스트는 꽃을 팔러 모스크바에 온 리자를 만나 그녀의 순수한 아름다움에 반한다. 그러나 육체적 사랑에 이른 후 전쟁을 핑계로 리자와 헤어진다. 도박 빚을 갚기위해 돈 많은 과부와 결혼한다. 리자가 집으로 찾아가자 에라스트는 백 루블을 주고 그녀를 내쫓는다. 절망한 리자는 강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 와중에도 돈은 홀어머니에게 보낸다.
'지금 내 마음을 송두리째 차지하고 있는 이가 평범한 농부나 목동으로 태어났다면 얼마나 좋을까!(본문 16쪽)'라는 리자의 독백에서도 알 수 있듯, 소설에서 가엾은 리자가 겪는 비극은 크게 보아 계급문제에 기인한다. 리자는 에라스트를 사랑하면서도 그와 자신과의 계급차를 알고 있다. 그와 정식 결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욕 한 마디 없이 저항 없이 리자는 걍 에라스트의 인생에서 미래에서 조용히 사라져 준다. 아놔, 이게 뭥미?
그런데, 바로 이 미련곰탱이같은 비련의 여주인공인 것이 또 18세기~ 19세기 초 러시아 독자들에게 먹혔다. 당시 러시아에서 소설의 독자층이었던 귀족들은 바로 이 점에 감동받았다. 오, 세상에, 농부의 딸도 이렇게 순수한 사랑을 할 수 있다니, 그들도 인간의 감정을 가진 자 였다니,,,,
러시아의 농노 해방은 이 소설로 부터 거의 90년후인 1861년에 이뤄졌다. 이 맥락에서 나는 <파멜라>와 <춘향전>과 함께 노예, 농노, 여성의 사랑할 권리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싶다. 사랑의 역사는 약자가 권리를 찾아가는 역사였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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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 책에는 총5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 <외투>와<역참지기>는 언제인가 곁두리로 다른 책에서 한번 읽은 적이 있던 글이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또 새롭다. 5편 모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러시아 작가들의 글이다. 사회적 강자가 있다면 당연히 사회적 약자도 있는 법. 하지만, 마음이 아프다. 사소한 일들 하나에도 마음이 약해지고, 그것으로 죽음까지 가게 되는 그들의 이야기가 마음 언저리를 쿡쿡 찌른다.
카람진 <가엾은 리자> 꽃파는 가난한 처녀 리자는 귀족청년 에라스트와 사랑에 빠진다. 순결을 바치고 버림받게 되는 리자. 강에 빠져 자살을 하게 되고, 이 소식을 들은 그녀의 어머니 또한 죽는다.
푸슈킨 <역참지기> 경기병 대위에게 납치된 딸을 찾아 나선 역참지기의 운명.. 술로 세월을 보내다 결국엔 죽게 된다. 딸은 잘 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고골 <외투> 한 하급관리가 너무도 허름한 외투를 두고 드디어 새로운 외투를 만들어 입게 되었다. 새로운 외투를 장만하기 위한 고군분투. 하지만 외투를 위한 축하파티에 참석후 그날밤 자정을 넘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외투를 도둑맞게 되고, 그 일로 죽음까지 이르게 된다. 상실감으로....
체호프 <관리의 죽음> 오페라를 관람하다 한 하급관리가 재채기를 했고 앞자리에 앉은 높은 장관에게 피해가 갔다. 장관은 개의치 않았지만, 이 하급관리는 수차례 사과를 한것도 모자라, 그를 방문해 그날 일을 사과했지만, 장관에게 면박당하고 귀가한 그는 그날 죽음을 맞이한다.
도스토옙스키 <가난한 사람들>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주고받는 편지로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된다. 가난한 하급관리. 그리고 먼 친척뻘되는 가난한 처녀. 남자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그녀를 보살피고. 또 때로는 그녀가 그를 보살피기도 하지만, 처녀는 결국 돈 많은 사업가와 결혼하게 되고 그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전집을 사놓고서 아직 한 권도 펼쳐보지 않은 나는 처음 접하는 그. 대문호의 소설을 이 책에서 먼저 만났다. <가난한 사람들>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들 때문에 그의 책은 접근하기 어려울 꺼라며, 뒤로 뒤로 미루고 있는 나에게 <가난한 사람들>의 이 단편소설은 '아!!' 라고 소리치게 만들었다. 더 의미있었던 것은 이 <가난한 사람들>속의 이야기에 <역참지기>와 <외투>의 이야기가 나온다는 점이 이 책을 또 엮어놓게 만들었던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더 의미있는 5편의 이야기들. 사회적으로 약자인 사람들의 이야기에 한번 푹 빠져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읽고 또 읽어보아도 지루함을 주지 않을 것 같은 깊이가 있는 책들. 추천해본다. 테마명작관 시리즈로 나온 책인데, 나머지 시리즈 다 소장하고 싶어졌다.. 헉...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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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테마라고 하면 한 작가의 작품을 읽는 경우가 많은데, 조금은 특별하게 테마로 읽는 명작이라니 왠지 특별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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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에서 펴낸 <테마명작관> 시리즈는 세계의 고전 문학을 주제별로 분류해 엮고 있다. 이 책은 그 중 3권이다. '사랑', '가족'에 이어 이번 책에서는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중요 테마인 '사회적 약자'를 조명한다. 총 다섯 편의 중,단편을 싣고 있는 이번 작품집의 주인공들은 신분이 낮고 궁핍한, 이른바 '쥐새끼(<가난한 사람들>에서)' 같은 미약한 존재들이다. 사회적으로 그들은 작용을 하기보다는 작용을 받는 입장이다. 고골의 <외투>와 체호프의 <관리의 죽음>에서는 두 하급관리의 허망한 죽음을 통해 무심코 던진 돌에 죽어나갈 수도 있는 무력한 이들을 극단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외투> 속 주인공 바슈마치킨은 전 재산과도 같은 새 외투를 강탈당하고 이를 되찾기 위해 관청에 청원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냉대와 조롱 뿐이다. <관리의 죽음> 에서는 오페라를 관람하다 다른 부서의 수장에게 침을 튀게 한 사소한 실수를 사죄하러 다니는 체르뱌코프와 그의 존재 자체에 무관심한 고위층 관리의 모습이 대비된다. 두 하급관리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절망이다.
작품에서 그려지는 사회적 약자들의 사랑과 욕망은 모두 좌절된다. 내가 볼 때 그것은 어느 정도 예정된 것이다. 그들의 좌절은 반드시 외부의 압력이나 작용 때문만은 아니다. 귀족 연인에게서 버림 받고 죽음을 선택하는 시골처녀 리자(카람진, <가엾은 리자>)나 경기병 대위를 따라간 딸에 대한 걱정으로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는 삼손(푸슈킨의 <역참지기>)은 자기 스스로 약자의 틀에 갇혀있다는 데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가엾은 리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자기에 대한 체념의 습관 때문이다. 배운 것 없고 가난한 리자는 자신의 무력함을 받아들이고 거기 갇힌다. 무엇을 기다리지만 스스로 찾아나서지는 않는다. 고상하고 친절한 귀족 에라스트와의 사랑 역시 선택한 것이 아니라 선택받은 것이다. 자기를 선택해 준 대상이 떠난 자리에 이미 자기는 없다. 그것이 선택당한 자들의 비극이다. <가엾은 리자>의 비극이 맹목과 체념의 태도에서 초래했다면 <역참지기>의 주인공 삼손의 불행 원인은 불신과 적대감에서 찾을 수 있다. 스스로 약자의 틀에 갇혀 있다는 것에는 리자와 다름없지만 수동적인 리자와 달리 삼손은 적대적이다. 사회권력에 대한 불신과 피해의식이 그 적대감의 뿌리로서 작용한다. 삼손과 같은 인물의 사고는 '다 그렇고 그렇다'로 귀결된다. 자신의 딸을 데려간 경기병 대위가 언젠가는 딸을 버릴 것이라는 확신이 절망이 되어 삼손의 삶은 파국을 맞게 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가난한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종합판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그 스스로가 사회적 약자이기도 했던 도스토예프스키는 평생 작품을 통해 그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쏟아냈다. <가난한 사람들> 역시 그들, 약자에 대한 따뜻한 비판의식이 깔려 있는 작품이다. 가난한 하급관리 마카르 제부쉬킨과 그의 먼 친척 바르바라가 주고받는 편지글에는 문학과 삶에 대한 통렬한 풍자가 가득하다. 고골의 <외투>와 푸슈킨의 <역참지기>에 대한 언급도 흥미롭게 읽힌다. 앞선 작품들에서 보이는 수동적이고 체념적인 주인공들에 비해 마카르와 바르바라는 자의식이 강하다. 자기와 자기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투철한 통찰력도 엿보인다. 그러나 마카르나 바르바라 역시 사회적 약자를 자처하고 마는 한계를 보인다.
부끄럽습니다, 내 사랑. 바르바라 알렉세예브나, 정말 부끄럽습니다. 한편으로는 그게 뭐 어떻다는 겁니까, 내 사랑! 왜 저는 그런 즐거움을 가지면 안 된다는 말입니까? 술을 마시면 제 구두 밑창에 대한 생각을 잊을 수 있잖아요. 왜냐하면구두 밑창을 영원히 평범하고 더러운 밑창으로 남아 있을 테니까요. 구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스의 현인들은 신발 없이 맨발로 다녔잖아요. 그러니 우리 같은 하찮은 사람들이 이런 하찮은 물건에 대해서 투정을 부려서야 되겠습니까?
ㅡ 도스토옙스키, <가난한 사람들> 중에서
모든 작품들에서 보여지는 사회적 약자들은 대개 감상적이고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다.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의 삶에 무관심한 강자에 반해 그들은 사회중심적이다. 철저하게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는 말이다. 사회적으로도 내면적으로도 무력한 그들은 언제나 선택받는 자들의 위치에 있다. 그런 수동적인 삶은 그들 자신의 성격이 되고 운명이 된다. 그리고 "영원히 평범하고 더러운 밑창으로 남아 있"게 된다.
책에 실린 작품들을 이미 읽었던 독자도 꽤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카람진의 작품을 제외한 모든 작품들을 오래 전 읽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읽었다. 이전에는 미처 느끼지 못한 감동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색다른 감동은 개인적 세월의 영향도 있겠으나, 현 시대에 어울리는 번역과 편집도 큰 몫을 했다. 이전에 읽었던 독자들이나 그렇지 않은 독자들에게도 이 작품집은 분명 뜻깊은 것을 남겨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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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분위기가 느낌들이 주인공들이 다 소심하고 작은 일에 상처를 받아 죽거나 파멸하는 이야기라서 안타깝네요.. 현실적인 상황들이 불안과 공포,기우같은 걸 만드는 것 같네요..어려운 일들이 생기더라도 좀 더 느긋한 마음과 낙천적인 생각을 가져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