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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이름의 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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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어제는 막내를 자기 말을 안듣는다고 발로 차서 한시간을 손들고 벌을 서야 했다. 아직 가족이라는 개념보다는 제 친구들이 더 소중하고 부모님의 사랑을 뺏아가는 존재로 언제나 동생이 경쟁상대이자 제 구박상대이다. 아이에게 가족이라는 개념을 말해주기 위해 한시간을 설교를 해야 했는데 어린 것이 가족의 소중함을 알면 또 얼마나 알까 싶기도 하다.  이 책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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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어제는 막내를 자기 말을 안듣는다고 발로 차서 한시간을 손들고 벌을 서야 했다. 아직 가족이라는 개념보다는 제 친구들이 더 소중하고 부모님의 사랑을 뺏아가는 존재로 언제나 동생이 경쟁상대이자 제 구박상대이다. 아이에게 가족이라는 개념을 말해주기 위해 한시간을 설교를 해야 했는데 어린 것이 가족의 소중함을 알면 또 얼마나 알까 싶기도 하다.

 이 책은 가족이라는 테마로 동서양의 고전 명작들을 골라 8편의 단편으로 엮어진 것인데 언젠가 한번쯤 들어봄직한 작품이나 작가이다. 마지막 잎새의 오 헨리, 책은 도끼다라는 말로 유명한 카프카, 러시아혁명가인 고리끼, 목걸이라는 단편으로 잘 알려진 모파상이 들여다본 가족의 이야기이다.

 

오 헨리의 <인생유전>에서는 산골마을에 사는 두 부부가 이혼하러 온 이야기인데 둘은 이혼하기 위해 판사앞에서 부부사이의 문제점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혼하기위해 필요한 법정 이혼 자금은 그들의 전재산인 5달러, 그러나 이혼하러 왔다가 가축들의 먹이를 주는 것에 대한 합의를 하지 못하고 다시 되돌아가는 모습에서 웃음이 나온다. 살아가면서 불가피하게 여러 굴곡을 겪기 마련이며 때때로 우리의 삶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그래서 인생유전(人生流轉)이란 말이 생긴 것이다. 남남이 만나서 사는 것에 왜 불만이 없겠는가 만은 순박한 두 부부의 모습에서 가족이 살아가는 모습은 거창한 것이 아닌 아주 소소한 이유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지도 모르겠다.

 

숄로호프의 <배냇점>은 혁명으로 인한 가족의 해체와 개인의 비극을 그린 작품이다. 실종된 아버지와 일찍 죽은 어머니, 홀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살아온 18세의 니콜카는 복숭아뼈 근처에 큰 배냇점만이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것을 증명할 뿐 남들 다 공부할 나이에 군대에서 반혁명도당을 소탕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결국 반혁명의 우두머리로 유명한 아타만의 총에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죽은 니콜카의 배냇점을 보게 된 아타만은 결국 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자신 스스로 아들을 죽인 비극은 어쩌면 혁명이란, 또는 전쟁이란 이름하에 행해지는 시대의 아픔이 아닐까 한다.

 

카프카의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는 아들이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가 무척 애틋할 줄 알았는데 아버지와 아들의 성격차이에서 비롯된 갈등에 대한 토로이다. 강하고, 건강하고, 식성도 좋고, 목소리에 힘이 넘치고, 말주변이 좋고, 자신감이 넘치고,모든 면에서 탁월하고,끈기가 있고, 침착하고, 인간에 대해 잘 알고, 아량을 베풀 줄 아는 아버지와는 달리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소심하고 의기소침한 아들이 못마당한 아버지는 늘 욕하기와 비꼬기, 협박하기, 기분나쁘게 웃기-로 일관한다. 아들은 아버지를 능가할 수 없다는 것과 아버지가 싫으면서도 점점 자신의 모습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을 참을 수 없어한다. 이상하게 책을 읽으면서 이런 아들의 마음에 이해되는 것은 내 아버지가 이렇듯 가부장적이셨다. 아이들과 눈높이에서 대화하는 아버지란 우리 시대에는 극히 드물었기에 우리 때의 아버지의 모습은 이렇듯 강하고 자식들에게 무조건 복종을 원했다는 것이 새삼 기억이 난다. 그러나 나이가 드니 내가 아버지처럼 자식들에게 알게 모르게 복종을 강요한다는 사실이다. 

 

<내 어린것들에게>는 결핵으로 엄마가 죽고 나서 세상에 남겨진 삼남매를 향한 아버지의 편지이다. 마치 유서같은 느낌이 드는 이 편지는 비장함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인생을 살아가는 이상 깊이 있는 삶을 살지 못한다면 그건 재앙이다.

 

가거라, 용기를 내서. 내 어린 것들아........라는 끝맺음은 왠지 아버지의 비극적인 결말이 짐작되기도 한다.

 

<꽃잎 진 벚나무 너머로 들려오는 이상한 휘파람>은 불치병에 걸린 동생을 위해 누군가가 불어준 휘파람은 아버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언니의 고백의 소설인데 죽기 전에 사랑도 해보지 못하고 죽는 것이 못내 억울하여 스스로에게 사랑의 고백편지를 쓴 동생의 편지에 "나는 그대를 사랑합니다.매일 그대의 뜰 담장 밖에서 휘파람을 불어 드리겠습니다." 구절이 있다. 동생은  죽기 사흘 전에 담장 아래에서 들린 휘파람 소리를 듣고 나서 세상을 떠나는데  35년전인 그 당시에는 그 휘파람소리는 신의 뜻이라는 절대적인 믿음을 주었으나 나이가 들어서야 그 휘파람의 주인공이 가엾은 동생을 위해서 아버지가 불러 준것이 아닌가를 떠올린다.

 

<할아버지 아르히프와 룐카>는 거지다. 러시아를 떠나 손자와 동냥하며 떠도는 할아버지는 손자가 삶의 전부인데 반해  손자의 눈에는 할아버지가 불결하고 더럽고 경멸의 대상으로 보여진다. 살날이 얼마남지 않은 할아버지는 끊임없이 룐카걱정을 하는데 죽기전에 돈이라도 남겨주고 싶었던 마음에 도둑질을 한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훔친 손수건을 잃어버린 소녀의 눈물을 보자 할아버지에게 처음으로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경멸과 모욕의 말을 한다. 믿었던 손자에게서 들은 경멸의 말은 부메랑이 되어 할아버지와 손자를 죽이고 만다.

 

<쥘르 삼촌>온 가족에게 희망의 상징이자 로또같은 존재인 쥘르삼촌, 돈을 많이 벌어올 거라는 약속을 남기고 간 쥘르 삼촌을 여행중에 배에서 굴 껍질을 까는 초라하고 더러운 노인으로 만나게 된 가족은  꿈과 희망의 상징이었던 쥘르삼촌이 한 순간에 폭락하여 비렁뱅이가 되어있자 이후 아무도 쥘르삼촌을 입에 담지 않는다. 대신 비렁뱅이를 보면 잔돈을 받지 않는 것으로 동정을 표할뿐이다.

 

책이란 참 묘한 것이 읽을 때는 별 생각 없던 것들도 글로 쓰고 나면 다 의미가 있어진다. 가족이란 의미에 대해서도 그저 내 곁에 언제나 든든하게 존재해주기에 별 생각없이 살았던 것 같은데 글로 쓰다보니 가족이란 이름이 참 여러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대에는 행복한 가정, 완벽한 가정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생계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고 나면 환상이란 여지없이 깨지는 것이다. 그렇게 이상이 깨지고 현실이라는 가족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 <인생유전>과 <쥘르삼촌>이다. 그런 반면에 가족은 때론 이해와 위로의 모습이기도 한 것을 <꽃잎 진 벚나무 너머로 들려오는 이상한 휘파람>에서 볼 수 있으며  때론 미움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닮아가게 되어있는 이름의 가족은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에서 아들의 가슴 절절한 편지로 느낄 수 있는 무척 색다른 느낌의 고전 테마<가족>이다. 나에게 가족이란 미움과 애증의 존재가 아닌 이해와 위로라는 이름의 가족이 되길 바란다. 미움과 애증은 < 할아버지 아르히프와 룐카>처럼  결국 죽음이란 결론을 낳기에 아파하는 누군가를 위해 휘파람을 불어줄 수 있는 화목한 가족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나는 리뷰어다, 이벤트에 참여한 리뷰입니다 ]-
YES마니아 : 플래티넘 k********2 2011.11.21. 신고 공감 9 댓글 10
리뷰 총점 종이책
테마명작관,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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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출판사에서 나온 테마명작관 3부작 중 2권'가족'이다. 1권은 '사랑', 3권은 '사회적 약자'이다. 이 시리즈는 각 주제별로 세계 문호들의 단편을 묶은 것이다. 가장 가까우면서 가장 멀게 느껴지는 '가족'. 내 의지와 상관없이 결정되어지지만, 가장 밀접하고 가깝게 관계를 맺고 있는 '가족'. '가족'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주제가 또 있을까?테마명작관 '가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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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출판사에서 나온 테마명작관 3부작 중 2권'가족'이다. 1권은 '사랑', 3권은 '사회적 약자'이다. 이 시리즈는 각 주제별로 세계 문호들의 단편을 묶은 것이다. 

가장 가까우면서 가장 멀게 느껴지는 '가족'. 내 의지와 상관없이 결정되어지지만, 가장 밀접하고 가깝게 관계를 맺고 있는 '가족'. '가족'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주제가 또 있을까?

테마명작관 '가족'에서는 그러한 가족간의 관계를 통해 생기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또한 여러가지 사회적 상황과 어려움으로 인해 의도치않은 어려움을 겪을수밖에 가족들의 이야기도 있다. 

오 헨리의 '인생유전', 숄로호프의 '배냇점', 카프카의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 알시마 다케오의 '내 어린것들에게', 루쉰의 '형제', 다자이 오사무의 '꽃잎 진 벚나무 너머로 들려오는 이상한 휘파람', 고리키의 '할아버지 아르히프와 룐캬'와 모파사의 '쥘르 삼촌'

이렇듯 이 책에서는 여덟편의 소설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가족'을 생각하게하고, 고민하게한다. 상처와 어려움을 그대로 껴안고 가는 가족의 모습과 끊임없이 부딪히고 어려워하는 가족의 모습도 있고, 내 삶의 어려움 가운데 끝까지 지지와 응원을 보내줄뿐만 아니라, 마지막까지 기댈 수 있는 가족의 끊을수 없는 든든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회적인 어려움과 구조악 가운데서라도, 혹은 가족이 처한 힘겨운 현실 가운데서라도 끝까지 믿고 신뢰하며, 함께 보듬을수 있는 가족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미래의 어느시점에서 후회와 아쉬움이 아니라 지금 현재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 사랑을 해보는 것은 어떠한가?

YES마니아 : 플래티넘 m******1 2011.11.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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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리뷰어)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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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아내와 남편으로 맺어진 경우를 제외하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 곁에 있게 된, 그러면서도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가족. 언제나 의지가 되고 위로 받을 수 있고 서로 사랑하며 평생을 같이 하는 것 같지만 어떨때는 제일 처절하게 마음 깊은 곳에서 부터 불신하고 외면하고 상처주는 사람이기도 하는 것 같네요.   고전. 명작이다보니 조금은 지루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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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아내와 남편으로 맺어진 경우를 제외하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 곁에 있게 된, 그러면서도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가족.

언제나 의지가 되고 위로 받을 수 있고 서로 사랑하며 평생을 같이 하는 것 같지만 어떨때는 제일 처절하게 마음 깊은 곳에서 부터 불신하고 외면하고 상처주는 사람이기도 하는 것 같네요.

 

고전. 명작이다보니 조금은 지루하게 조금은 딱딱하게 이야기가 이어져 내리기도 합니다.  이 책에 담긴

가족들에 대한 여덟가지 시선이 바라보는 이야기는 짧지만 많은 공감과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아마도 가장 유명하고 잘 알려져 자주 접하는 이야기는 오 헨리의 (인생유전)- 한 부부의 갈등과 화해를

깔끔하게 다룬 단편 소설로 소달구지를 타고 치안판사의 사무실에 들려 이혼을 하려 한다는 산골 부부.

각자의 불만을 이야기 하면서 이혼을 하게되고 5달러가 전 재산인 그 부부에게 이혼 수수료와 아내의

위자료, 다시금 재혼 수수료가 되는 이야기의 구조속에 반전을 거듭하고 해학적으로 펼쳐지는데.. 아마도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부부들의 사는 모습과 크게 다른 게 없다고 느낄 정도로 깔끔하면서 많은

생각을 담고 있어 아~ 이래서 명작이구나 느끼게 하네요.

숄로호프의 (배냇점)은 시대의 비극이 개인에게 큰 비극으로 다가와 부자간의 살인의 비극으로 다가서게 하고 (내 어린것들에게)는 엄마를 잃은 삼 남매에게 아버지가 조곤 조곤 일러 주는 글로 인도주의적 이상주의를 드러내는 소설. 루쉰(형제) 한 쪽은 우애 넘치는 형제애를 한쪽은 재산 분쟁으로 다툼이 이는 형제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꽃잎 진 벚나무 너머로 들려오는 이상한 휘파람)은 자매의 심리를 다룬 소설

아픈 동생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병든 몸으로 버려졌다는 사실을 알고 언니가 대신 사랑의 편지를 써주면서 동생에게 희망을 주려하고 동생은 자신을 위해 언니가 자신을 위해 거짓 편지를 썼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사실 그 연인은 동생이 자신의 일찍 저버리는 생명을 위해 만들어낸 상상속의 연이이였기에

이야기가 흘러가면서 자매의 심리와 사건이 아련한 여운을 남긴 소설.

(할아버지 아르히프와 룐카)는 고향을 떠나 손자와 함꼐 동냥하며 떠도는 할아버지의 이야기

모파상의 (쥘르 삼촌) 집안의 희망 쥘르 삼촌을 기다리며 미래를 꿈꾸지만  부랑자나 다름없는 선원이

쥘르 삼촌이란 사실에 실망하고 그 자리를 피하는 가족의 이야기등 여러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

 

나에게 가장 많은 생각을 느끼게 한 소설은 카프카의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 집안에서 아버지와의 갈등을 아주 기나긴 편지에 적어내려 가듯 오랜 시간 성격 차이가 빚어낸 골 깊은 갈등이 담겨있다.

고백체로 세심하게 오래 가슴에 쌓았던 말을 글로 털어놓는 것을 읽어내려가다보니 나역시 어릴적

엄마와의 성격차로 수직관계를 형성하고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는 관계를 생각해보니 울컥하면서도

많은 공감을 하게 하는 내용. 혹 나역시 나의 아이들에게 이런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가족이기에 서로의 성격이나 생각을 더 존중해 주어야 하는데.. 내 맘같지 않다고 힘으로 내리누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 못하고 가슴에 담은 상처는 커서도 상처로 남아있다는걸 다시금 깨닫게 되는 순간 슬프면서도 아프다.

이해하려는 마음을 넓게 깊게 가지고 이어가지만 서로의 깊은 골은 가족이기에 서로가 노력하지 않으면

더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일.

아이에게 그런 골을 만들지 않도록 더 노력해야지.... 가장 가까우면서 때론 멀수밖에 없는 가족에 대한

많은 생각과 느낌을 전해준 책. 다시금 떠올려 생각하게 한다.

리뷰 총점 종이책
나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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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는 조용하고 담담하게 아버지에게 울분을 토로하고 있었다. 제목도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인데 숀펜, 브래드 피트 주연의 [트리 오브 라이프]의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줄글로 옮기면 나올만한 포맷. 아이들은 크는데, 자꾸 크는데, 심지어 결혼마저도 실수할까봐 통제하고 싶어하는 아버지와 아버지의 억압이 트라우마로 남아 아버지 외에는 딱히 인생의 롤모델을 찾을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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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는 조용하고 담담하게 아버지에게 울분을 토로하고 있었다. 제목도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인데 숀펜, 브래드 피트 주연의 [트리 오브 라이프]의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줄글로 옮기면 나올만한 포맷. 아이들은 크는데, 자꾸 크는데, 심지어 결혼마저도 실수할까봐 통제하고 싶어하는 아버지와 아버지의 억압이 트라우마로 남아 아버지 외에는 딱히 인생의 롤모델을 찾을 길 없는 아들의 토로가 주를 이룬다.  

 

두 번이나 결혼하려는 결심을 했지만 결국 그조차 포기하게 만든 아버지의 인생철학. 버릴 수도 취할 수도 없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딱함과 서글픔으로 자신의 인생을 가득 채워버린 아들의 절규. 시종일관 담담한 아들의 독백이 오히려 절규스러워 가만히 내 아버지를 떠올렸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버지, 나는 당신의 인생에서 성공입니까, 실패입니까. 기쁨입니까, 슬픔입니까. 자랑입니까, 안타까움입니까. 무서워서 묻지 못하는 질문.  

 

아버지의 인생은 제 인생보다 훨씬 풍부하고 신중하고 팍팍했습니다. 그렇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에게 그 정도의 큰일은 일어나지 않은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한 사람이 낮은 계단을 다섯 칸 올라가야 하고, 다른 사람이 다섯 칸 높이의 계단 한 칸을 한 번에 올라가야 하는 것과 같아요. 앞의 사람은 다섯 계단을 수월하게 정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다음 수백 개, 수천 개의 계단을 정복하게 되고, 그 사람은 대단하면서도 긴장에 찬 인생을 살게 되겠지요. 하지만 이 사람이 오른 계단 중 어떤 것도 뒤의 사람이 온 힘을 다해 올라가야 하는 하나의 높은 계단, 결국 오르지 못하고 당연히 극복하지도 못할 계단만큼의 의미를 지닐 수는 없습니다. (p.97) 

 

아버지, 당신과 나는 같지 않습니다. 나는 아버지의 부품 또는 똥덩어리가 아닙니다, 를 온몸으로 표현하는 비유. 어릴 때나 커서나 부모의 영향 아래 있는 자식의 고달픔이 당신들의 것만 하겠습니까만, 우리는 동등, 그러니까 하나의 인격체로서 비로소 동등해져야만 합니다, 라고 그는 부르짖고 있었다. 어딘가 공감 또는 불편함. 소설 아니라 자전적 에세이인가 싶을 정도. 그치만 카프카 일대기 공부하기 싫어서 패스.

 

결혼 시도로 아버지와 저와의 관계는 지금까지보다도 한층 더 강하게 충돌했어요. 결혼은 가장 강력한 자기 해방과 독립의 보증서입니다. 제 생각에 가족이란 인간이 이룰 수 있는 것 중 가장 고귀한 것이고, 따라서 우리 가족도 아버지가 이룬 것 중 가장 고귀한 것이지요. 우리 둘 다 각자의 가족이 생긴다면 그때야 비로소 저는 아버지와 동등해지는 겁니다. 예전부터 계속되어 온 끝없는 수치심과 폭정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겠지요. 그러나 이것은 동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너무도 과분한 일이기에 도달할 수 없는 일임에 틀림없고요. (p.106)

 

그러나 각자의 영역. 가족은 '따로 또 같이'가 내 해답이다. 특히 부모와 자식 간에는. 거기는 헌법도 통하지 않는 핏줄의 울컥함이 내재되어 있고, 핏줄은 이슬람 율법보다 더욱 강력하다. 때로 부모의 우주를 자식이 무너뜨리게 만들지 말고, 어쩌다 자식의 우주를 부모가 산통 깨지게 만들지 말고. 예방하면 길이 있을 지도 모른다. 이런 딸이라서 웬지 죄송. 계속 죄송.( '') 더 예쁘고 다정하고 용기있고 돈 잘 벌고 자랑스러운 딸일 수도 있었잖아.. 

 

 

그리고 다자이 오사무.  

 

쓸쓸한 아버지가 힘들게 키운 두 딸. 큰 딸의 목소리. 제목은 <꽃잎 진 벚나무 너머로 들려오는 이상한 휘파람>. 외로운 아버지는 열여덟, 열여섯 두 딸을 데리고 중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후 셋집을 얻어 생활한다. 언니가 스무살 즈음 예쁘고 사랑스러운(정말로!) 동생이 신장결핵으로 시한부를 선고받는다.  

 

어느 날 엄한 아버지에게 들킬까 장롱 깊숙한 곳에 숨겨놓은 M.T 라는 남자가 동생에게 보낸 편지를 언니가 몰래 읽는다. 동생이 몸과 마음을 그 남자에게 주었고, 동생의 병을 알게 된 남자가 작별을 고하는 마지막 편지까지. 예쁜 동생에 대한 마지막 사랑을 담아 스스로 M.T가 된 언니는 작별을 고한 것이 진심이 아니었음을 고백하는 편지를 동생에게 배달한다.

 

동생은 언니의 마음을 안다. 숨을 놓기 사흘 전, 낮고 희미한 휘파람 소리 덕분에 편안하고 조용히 숨을 거둔 동생. 정말로 엄하고 무뚝뚝하던 아버지의 마지막 선물이었을까.  

 

"언니, 그 녹색 리본으로 묶어 둔 편지를 본 거지? 그건 거짓 편지야. 너무 쓸쓸해서 재작년 가을부터 내 손으로 그런 편지를 써서 다시 내가 받도록 우편함에 넣었어. 비웃지 말아 줘, 언니. 청춘이란 참으로 소중한 거야. 나는 병에 걸리고 나서 그걸 또렷하게 깨닫게 되었어. 혼자서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나 쓰고 있다니, 한심하지. 어리석은 짓이야. 난 정말 남자와 대담하게 어울려 보고 싶었어. 남자가 나를 꼭 껴안아 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지. 하지만 나는 여태 애인은커녕 외간 남자와 이야기도 제대로 나누어 본 적이 한 번도 없어. 언니도 마찬가지지? 언니, 우리가 잘못된 거야. 우린 너무 온순했어. 아아, 싫어. 이렇게 죽어야 한다니. 내 손이, 손가락이, 머리카락이, 모두 불쌍해. 죽어야 한다니, 싫어, 싫어. 이대로 죽어야 한다니." (pp.164-165) 

 

내일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고, 오늘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무 살 소녀에게는 죽어가면서 가장 아쉽고 억울하고 불쌍한 것이 남자에게 안기지 못한 자신의 몸과, 남자에게 잡히지 못한 자신의 손이었다. 몸은 사랑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아끼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보기만 해도 아깝다는 것은 좋은 말일까. 아무 것도 하지 말고 문화재처럼 있으라는 말일까.  

 

아버지의 휘파람 소리였든 언니의 거짓 편지였든 그것들이 사랑이다. 눈앞에서 "사랑해" 라고 말할 수 없는 것도 사랑이고, 나는 싫은데 나에게 이것저것 헛소리 해대는 것도 사랑이다. 감당은 내가 할테니, 당신은 비로소 사랑을 체념하거나 아끼거나 숨기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 그리고 나에게 보내는 편지는 참 애처롭구나. 진심을 다해 나에게로 보내본 편지는 여지껏 없다. 그게 애처로움이 아니라 청승맞음 이라고 쭉 생각해왔다. 그러니, 편지는 당신이 내게 보내줘. 나는 그런 당신에게 편지를 보낼테니. 그럼 서로가 읽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외롭고 쓸쓸해서 고독해지거나 죽어버리고 싶지는 않겠지.  

 

어쨌거나, 가족은 참 재미가 없어..( '') 가족은 우리 가족이 짱이야. 가족을 필두로 엄청난 폭풍집필을 할 수 있지만 하지 않겠어. 가족은 소중하니까. 내 사생활은 소중하니까.  

 

이것말고도 '어머니, 왜 나를 낳으셨나요' 이런 얘기가 나올까봐 은근 걱정이었지만 역시, 남의 가족 얘기는 재미가 없었다. 그리고 진부하고 식상해서 졸릴 것 같은 의학 드라마 [브레인]의 신하균도 능력은 뛰어나지만 내놓기 싫은 가족을 가졌다. 그는 때때로 능력도 빼어난데다, 심지어 그게 자기보다는 덜하지만, 내놓고 싶은 가족만 있는 조동혁에게 심하게 발릴 것이다. 남이 바르는 게 아니라 자기가 자기를 바를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래서 더 슬펐다. 어떤 경우에도 나는 내 부모님이 부끄럽지 않다. 이런 진심이란 없는 것일까. 없을 지도..( '') 가족은 소중하지만 누구에게나 꼭 있어서 좋은 건 아닐 수도 있다. 살아보니까. 상처의 팔할이 가족으로부터 오고, 이할이 타인으로부터 오더라. 살다보니 타인에게서는 웬만해서는 상처를 안받는다. 나랑 상관 없는 사람이잖아, 하며 단단해진다. 그치만 가족은 슬퍼도 고마워도 사랑해도 눈물나도 다 상처가 되더라. 

s*****d 2011.11.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