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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의 책은 모두 읽었다고 자부하건만, 역시 20년 전에 읽은 건 읽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전체 줄거리조차 그저 새로웠으니. 나 또한 반공세대로 '국민학교' 다닐 때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존재가 '간첩'인 줄 알았다. 세월이 이렇게 흘렀어도 우리는 여전히 분단 국가에 살고 있으니 이 책의 내용이 현재와 연결되지 않겠는가. 남한 사회에 잘 적응해 자신이 간첩인지조차 잊어버릴 즈음에 북으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받았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야말로 일생일대의 선택이 필요한 순간에 나였어도 북으로 돌아가기는 싫었을 것 같다. 각자의 신념과 삶의 가치는 달라도 결국 생존의 문제로 이어지는 것이니 주인공이 간첩이든 누구든 결국 살아가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는 수밖에. "역사와 개인의 문제를 균형있게 포착하여 우리 일상과 풍속에 탁월하게 결합시킨, 힘있는 서사로 풀어낸 수작" 이라는 평에 걸맞게 재미면에서도 탁월하다. 작가가 왜 이 작품을 30주년 대표작으로 선택했는지 알 것 같다. |
| 김영하가 까메오로 나온 영화를 본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년이란다. 그의 모든 책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유독 제목이 낯설어서 찾아보니 한 동안 한국 소설을 읽지 못했을 때 발표된 듯 하다. 그래서일까, 유독 옛스러운 묘사들이 반가웠던 것이. 간첩이 주인공인 이야기가 이제는 그리 파격적이지 않아서 오히려 작가다운 이야기의 흐름과 스타일을 오롯이 즐길 수 있지 않았나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