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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랜드 아이들은 아프지 않고 죽지도 않는대.” 다정이가 엄마에게 말했다. 나는 처음에는 다정이가 『피터 팬』을 좋아해서 네버랜드에 가고 싶은 줄 알았다. 하지만 다정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고 나니 마음이 달라졌다. 다정이는 백혈병에 걸렸다. 검사 결과를 들은 엄마는 넋이 나갔다. 믿기지 않아 다른 병원에서도 검사를 받아 보았지만 결과는 같았다. 다정이는 힘든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래서 다정이에게 네버랜드는 그냥 재미있는 상상의 나라가 아니었다. 아프지 않아도 되는 곳이었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다정이가 정말 네버랜드에 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네버랜드는 동화 속에 있는 곳이다. 그런데 다정이의 이야기를 듣고 정말 움직이기 시작한 사람들이 있었다. 다정이는 메이크어위시의 도움을 받아 영국 런던으로 여행을 떠난다. 다정이가 휠체어를 타고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왔을 때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다정 어린이 환영합니다.’ 라고 쓴 플래카드까지 들고 있었다. 나는 이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 사람들은 다정이의 가족도 아니었다. 처음 만나는 다정이를 위해 기다리고 있었고, 다정이가 바라던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나는 처음에는 이런 사람들을 보면서 그냥 ‘정말 착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착하다는 말 하나로 끝내기에는 그 사람들이 한 일이 꽤 컸다.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도와주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길을 가다가 힘들어 보이는 사람을 보면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다가가서 도와주는 것은 또 다른 일이다. 다정이를 도운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다정이의 소원을 듣고 끝낸 것이 아니라 실제로 여행을 준비하고, 런던에서 다정이를 기다리고, 다정이가 보고 싶었던 곳에 갈 수 있게 했다. 다정이의 소원을 자기들의 할 일로 만든 것이다. 나는 그게 멋있었다. 런던에 도착한 다정이는 여러 곳을 여행한다. 『피터 팬』과 관련된 장소도 찾아가고, 새로운 사람과 장소를 만나면서 다정이에게는 또 다른 꿈도 생긴다.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조금 신기했다. 다정이가 처음 원했던 것은 네버랜드였다. 그런데 사람들이 다정이를 네버랜드에 데려다준 것은 아니다. 대신 런던에 데려다주었다. 그런데 그 여행에서 다정이는 새로운 꿈을 하나 가지고 돌아왔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다정이의 소원을 이루어 준 것일까, 이루어 주지 못한 것일까? 나는 이루어 주었다고 생각한다. 진짜 네버랜드를 찾아주지는 못했지만 다정이가 행복하게 여행하고, 새로운 것을 보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전부 대신 해결해 주는 일이 아닐 수도 있다. 다시 무엇인가를 기대할 수 있게 옆에서 도와주는 것도 도움일 수 있다. 나는 처음에 이 책의 주인공은 다정이라고만 생각했다. 물론 가장 중요한 주인공은 다정이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다정이 주변의 사람들도 자꾸 생각났다. 다정이의 소원을 들어 준 사람, 여행을 준비한 사람, 런던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기다린 사람, 다정이와 함께 여행한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 없었다면 다정이는 혼자 런던에 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런던에 가지 않았다면 그림책 작가라는 새로운 꿈도 만나지 못했을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네버랜드를 찾는 사람만큼 네버랜드를 함께 찾아주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누군가를 그렇게 도와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아주 큰 병을 치료해 줄 수도 없고, 다른 사람을 런던으로 여행 보내 줄 수도 없다. 하지만 도움이 꼭 그렇게 커야 하는 것은 아닐 것 같다. 친구가 혼자 하기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같이 해 주거나, 힘들다고 말할 때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부터 할 수 있다. 나는 처음에 메이크어위시 사람들을 보며 이렇게 생각했다. ‘힘든 사람을 도와준다니 정말 착하다.’ 지금은 그 말 뒤에 하나를 더 붙이고 싶다. 착하다고 생각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직접 움직였기 때문에 더 멋있다. 다정이는 네버랜드에 가고 싶었다. 사람들은 진짜 네버랜드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래도 다정이의 손을 잡고 함께 찾아 나섰다. 그리고 그 여행 끝에서 다정이는 작가라는 새로운 꿈을 발견했다. 그래서 나도 언젠가 누군가가 자기만의 네버랜드를 찾고 싶다고 말한다면, 그곳이 어디인지 몰라도 함께 찾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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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옛날 꿈은 피터팬이었다. 친구들이 장래 희망으로 경찰관이나 의사 같은 직업을 말할 때 나는 피터팬이 되고 싶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네버랜드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네버랜드에서는 하늘을 날 수도 있고 재미있는 모험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영원히 어린이로 살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그래서 『네버랜드를 찾아서』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읽어 보고 싶었다. 나처럼 네버랜드에 가고 싶어 하는 아이가 이 책에도 나온다. 주인공 다정이는 백혈병을 앓고 있다. 다정이의 별명은 ‘백설공주’였다. 백혈병 치료 때문에 얼굴이 하얗게 보여 붙은 별명이었다. 힘든 치료를 받던 다정이는 말한다. “나 네버랜드에 가고 싶어.” 처음에는 나와 같은 이유로 네버랜드에 가고 싶은 줄 알았다. 하지만 다정이에게 네버랜드는 내가 생각한 네버랜드와 조금 달랐다. 나는 재미있는 모험을 하고 싶어서 네버랜드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다정이는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을 원했다. 같은 네버랜드인데도 가고 싶은 이유가 달랐다. 다정이의 소원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이루어 주는 메이크어위시의 도움으로 영국 런던에 가게 된다. 다정이에게는 생애 첫 비행기 여행이었다. 런던에서 다정이는 버킹엄 궁전도 보고, 찰스 디킨스와 관련된 장소에도 가고, 『피터 팬』이 탄생한 흔적도 찾아다닌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부러웠다. 나도 피터팬을 좋아했기 때문에 실제 피터팬 동상을 보게 된다면 사진부터 여러 장 찍을 것 같다. 그런데 다정이에게 이 여행은 관광만 하는 여행이 아니었다. 다정이는 런던을 여행하면서 작가들의 이야기를 접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도 생긴다. 나는 이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처음에는 이상했다. 여행을 갔다 왔다고 갑자기 병이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꿈이 생겼을까? 그러다 다정이는 그전까지 자신이 어른이 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미래의 꿈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말을 읽고 나는 조금 놀랐다. 나는 지금까지 장래 희망을 묻는 질문을 많이 받아 봤다. 어릴 때는 피터팬도 되고 싶었고, 앞으로 또 다른 꿈이 생길 수도 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꾸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정이에게는 ‘나중에 무엇이 될까?’라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다정이가 작가라는 꿈을 갖게 된 것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꿈을 이룬 것도 아닌데 꿈이 생긴 것만으로 기뻐하는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았다. 런던 여행의 마지막에는 간호사 미나가 다정이에게 네버랜드에 관한 이야기를 해 준다. 네버랜드는 멀리 떨어진 어느 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다운 상상과 즐거움을 잃지 않는다면 자기 안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그 말을 읽고 내가 생각했던 네버랜드도 다시 생각해 보았다. 예전에는 진짜 네버랜드가 어디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피터팬이 되면 그곳에 갈 수 있을 거라고 상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피터팬이 되고 싶었던 이유도 단순히 하늘을 날고 싶어서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계속 재미있는 일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정이에게도 네버랜드가 꼭 런던에 있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런던에 가기 전의 다정이는 아픈 자신만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하면서 보고 싶은 것도 생기고, 알고 싶은 것도 생기고, 되고 싶은 것도 생겼다. 나는 그것이 다정이가 찾은 네버랜드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도 많았다. 찰스 디킨스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작가가 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런던에 피터팬 동상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가장 오래 남은 것은 런던에 관한 지식이 아니었다. 사람에게는 미래를 상상하는 것도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꿈을 ‘나중에 내가 되고 싶은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정이를 보면서 꿈은 꼭 직업 이름 하나만을 뜻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가 보고 싶은 곳이 있는 것도 꿈이고, 해 보고 싶은 일이 생기는 것도 꿈이다. 내일을 기다리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 그것도 작은 꿈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다. “아프더라도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라고 말해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아픈 사람에게 무조건 힘을 내라고 말하는 것은 오히려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대신 다정이처럼 지금 당장은 이루기 어려워 보여도 가 보고 싶은 곳이나 해 보고 싶은 일을 하나쯤 생각해 봐도 된다고말해 주고 싶다. 책을 다 읽고 다시 내 옛날 꿈을 생각했다. 피터팬. 지금 누군가 내게 장래 희망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피터팬이라고 대답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그 꿈이 부끄럽지는 않다. 그때의 나는 피터팬이 되어 네버랜드에 가고 싶었다. 그리고 다정이는 아픈 몸으로 네버랜드를 찾아 런던까지 갔다가 작가라는 새로운 꿈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렇다면 네버랜드는 한 번 찾아서 도착하는 곳이 아닐 수도 있다. 새롭게 가 보고 싶은 곳이 생기고, 해 보고 싶은 일이 생길 때마다 다시 찾게 되는 곳.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피터팬이 아니어도 괜찮다. 언젠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된다면 그곳이 나의 네버랜드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