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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사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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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짜면 이렇게 잘생겼으까이~!평생을 통해, 나고 자라신 어촌 마을에서 한 번도 벗어나 본 적 없으신 할머니가, 아들이 보내 온 당신의 손주 사진을 보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아마, 지금은 장성하여 사회의 한 축을 어엿이 떠받치고 있을 자랑스러운 아드님, 따님들을 낳고서도 같은 생각이 드셨겠지요. 잘 모시겠다고, 그냥 올라 오시라고 해도, 할머니는 그 번잡하고 위험한 도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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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짜면 이렇게 잘생겼으까이~!



평생을 통해, 나고 자라신 어촌 마을에서 한 번도 벗어나 본 적 없으신 할머니가, 아들이 보내 온 당신의 손주 사진을 보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아마, 지금은 장성하여 사회의 한 축을 어엿이 떠받치고 있을 자랑스러운 아드님, 따님들을 낳고서도 같은 생각이 드셨겠지요.



잘 모시겠다고, 그냥 올라 오시라고 해도, 할머니는 그 번잡하고 위험한 도시라면, 설사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라 쳐도 그닥 거주할 마음이 내키지 않습니다. 이유는 파도 소리가 없기 때문이라시네요. 어촌, 혹은 해변가 근처에서 성장하지 않은 이들도, 휴가철 해변가에서 2박 3일로 바캉스를 보낸 경험만 있어도, 귓전을 끊임 없이 울리는 파도 소리의 의미가 무엇일지는 아주 약하게마나 감이 올 듯도 합니다. 일생을 파도 소리와 함께 보내신 할머니는, "파도 소리가 없는 집은 정이 안 간다."고 말씀하십니다.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도회에서만 성장기를 보낸 육당이 용케도 알고 잘도 음사(音寫)한 대로, 한밤 아련히 울려 퍼지는 해양의 숨소리는, 그의 정기로 육신이 이뤄진 사람에게 심장의 고동소리처럼 친밀하고 정겨우며 생명의 경계를 짓는 동력 구실까지 행합니다. 정(情)을 잃는다면, 생(生)을 같이 잃는 것입니다.



어젯밤 꿈에 우리 진아가 보였는디....



할아버지를 이제 여의고 혼자 사는 할머니에겐, 많은 아이들이 집 앞마당에서 뛰놀던  적이 있었습니다. 할머니 본인의 표현에 따르면, "아이들 목소리가 파도 소리보다 더 요란했다"는 것입니다. "진아 녀석이 저기서 우럭 잡고 조개 줍고 천둥벌거숭이로 뛰놀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이런 아들을 다 보았으니..." 지난 시간을 회고하는 할머니의 표정엔 긍지와 애정이 가득합니다. 할머니의 칠십 평생을 그 맥박에 호응하며 함께 이어온 바다도, 힘찬 파도로 맞장구를 칩니다. "여부가 있으려구요!"



정성을 다해 키운 어머니의 노력이 무심하지 않게, 자녀들은 모두 훌륭히 자라 도회로 떠났습니다. 청년 세대 반이 실업 상태이며, 어렵사리 들어간 직장 한 자리도 버텨내지 못해 고전하고 허황되이 딴눈이나 팔려는 이도 있는 요즘, 할머니의 자녀분들은 바빠서 눈코뜰 새가 없다고 하네요. 얼마나 자랑스럽습니까. 이렇게 반듯하게 자란 분들이니, 자신들의 자녀 역시 훌륭하게 양육함은 불문가지입니다. 요즘 같이 인륜이 땅에 떨어진 세상에, 이 할머니의 자녀분들은 서로 어머니를 모시겠다며 다툽니다. 그래도 할머니는, 마치 죽은 할아버지의 다정한 토닥임처럼 먼 진원으로부터 울려 퍼지는 파도 소리가 마냥 좋기만 합니다. 파도에 귀 기울이는 그 표정만큼 안온한 모습이 세상에 또 없습니다.



할머니는 굳이 그러실 필요 없으실 텐데도, 휴식 휴업이 무슨 죄업이나 되는 양 매일같이 바닷일을 나가십니다. 아무래도 연세가 연세다 보니 어떤 날 아침은 피곤하셔서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벽에 빼곡이 붙은 사진 중 손자 하나가 마치 이렇게 외치는 듯하네요. "우리 할머니 아픈 거야? 큰일이네..." 할머니는 마치 아들딸네 가족들이 먼 데서 찾아오기라도 한 양 몸을 번쩍 일으키십니다. "아냐 우리 손지! 할머니 하나도 안 피곤혀."



이 동화책의 제목이 알려 주듯, 할머니 혼자 사시는 이 작은 집의 벽엔, 아들들, 딸들, 그 자녀들의 사진이 빈틈없이 붙어 있습니다. 처음에 사진이 우편으로 한 장 두 장 도착했을 때에는 액자에 넣어 걸어 두었는데, 나중에 사진이 엄청 많아지고부터는 일일이 그럴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TV가 놓인 벽면만 빼곤 모두 사진, 사진입니다. 분명 물리적 인쇄 상태가 변할 수가 없을 텐데도, 어떤 날은 어느 손주 얼굴이 파리합니다. 나중에 소식을 물어 보면, 신기하게도 그날 아팠다고 하네요. 하지만 별스런 낌새가 느껴지는 날에도 일일이 시외 전화를 걸지는 않으십니다. 남달리 바쁜 자녀들의 업무에 혹시 방해가 될까 염려하셔서입니다.



유치원 여름 방학 때 아들 내외를 따라 온 큰손녀가 "나는 안 돌아가고 할머니랑 여기서 살 꺼야!"라며 졸랐을 때, 할머니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바다를 유난히 좋아한다는 이 여자어린이는, 아마도 할머니의 영혼을 가장 쏙 빼닮은 혈육인 것 같습니다. 이야기 전체를 보면 처음 얻은 손자는 사내아이이고(리뷰 맨 위에 적은 대로), 이 "큰손녀"는 같은 큰아들의 직계 혈족 중 장녀인 듯 보입니다.



어느 날은, 할머니가 키워 장성시킨 자녀들이 모두 손을 잡고, 자신들의 자녀들까지 모두 데려온 채, 이 고향 집을 찾았습니다. 자식 키운 부모로서 이보다 더 감개 무량한 순간이 또 있을까요. 모두 합해 서른 한 명입니다. 비록 다들 따로 세대를 이뤄 살고, 할머니의 고집 때문에 한 지붕 아래 모여 살지는 못하지만(솔직히 서울이라면 31명을 수용할 주거시설 단위가 없죠), 이 가족은 세상 누구 부럽지 않은, 영혼과 영혼이 손을 항시 맞잡고 사는 대가족입니다.



사진사는 일가족 31명을 모두 앞에 불러 모은 채, 큰 소리로 외칩니다. "활짝 웃으셔야 할머니 사진첩에 예쁘게들 남아 있습니다." 파도가 아름답게 빚어내고, 바람이 잡티를 골라가며 세상에 피워낸 아름다운 가족은, 천지신명이 곁에 항상 간직하는 명부의 사진 속에서도, 가장 환한 미소를 띠우며 진선미의 확증을 절대자에게 열심히 송신하고 있을 것입니다.

v*****7 2015.05.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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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1761 할머니 사진첩
"그림책시렁 1761 할머니 사진첩" 내용보기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3.20.그림책시렁 1761《할머니 사진첩》 김영미 글 전수정 그림 책먹는아이 2015.2.10.  지난날에는 누구나 배움터를 다닐 수 없었습니다. 돈없는 집이나 힘없는 집이나 이름없는 집은 아이를 배움터에 못 보냈습니다. 없는 살림에도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서 아이를 배움터에 보낸 집이 있고, 낮은자리(벼슬없는)여서 따돌림질이나 괴롭힘질을 받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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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3.20.

그림책시렁 1761


《할머니 사진첩》

 김영미 글

 전수정 그림

 책먹는아이

 2015.2.10.



  지난날에는 누구나 배움터를 다닐 수 없었습니다. 돈없는 집이나 힘없는 집이나 이름없는 집은 아이를 배움터에 못 보냈습니다. 없는 살림에도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서 아이를 배움터에 보낸 집이 있고, 낮은자리(벼슬없는)여서 따돌림질이나 괴롭힘질을 받더라도 꿋꿋하게 배움터에 보낸 집이 있어요. 그런데 배움길에 나선 사람은 그만 텃집을 떠납니다. 돈과 힘과 이름이 없이 살아온 나날이 굴레일 수밖에 없다고 여기기에, 시골집이나 작은고장이 아닌 서울이나 큰고장으로 나가서 뜻을 펴서 돈·이름·힘을 얻어야 한다고 여기지요. 이리하여 텃집인 시골에는 할매할배만 늙어가고 아이들이 가뭇없이 사라집니다. 《할머니 사진첩》은 이제 서울이며 큰고장으로 떠나서 얼굴조차 보기 힘든 “다 큰 아이들”과 “다 큰 아이들이 낳은 새 아이”를 그리는 할머니가 집안에 “아이 빛그림”을 잔뜩 붙인 나날을 “다 큰 아이들이 낳은 새 아이”가 새삼스레 손길을 보태어 따뜻하게 오늘 하루를 마주하는 마음을 들려줍니다. 논밭을 가꾸는 흙일로 아이들을 가르쳤지만, 이 나라 거의 모든 아이들은 손으로 흙을 안 만집니다. 앞으로도 이와 비슷할 수 있어요. 서울에서 곱게 차려입고 반듯하며 부릉부릉 몰 테지만, 할매할배 곁에서 나란히 들숲메를 품으며 푸르게 살림을 짓는 길은 다들 잊습니다. 쓸쓸할 삶길에 빛그림 하나를 쓰다듬는 할매를 눈여겨보는 아이가 있다면, 앞으로는 살짝 새길을 열겠지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h*******e 2026.03.2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할머니가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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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어루만지는 인자한 모습의 할머니. 왠지 따뜻한 느낌이 드는건 어디서 본 듯한 모습이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저 어릴적 할머니집에 가보면 벽 여기저기 삼촌들 졸업사진,  결혼식 사진,  손주들 돌 사진 등등... 사진이 많이 붙어 있었지요. 하지만 요즘엔 사진을 출력해서 걸어놓기보다는 핸드폰이나 패드 등을 통해 사진앨범을 대신하기 때문에 벽 앨범을 보기가 힘들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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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어루만지는 인자한 모습의 할머니. 왠지 따뜻한 느낌이 드는건 어디서 본 듯한 모습이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저 어릴적 할머니집에 가보면 벽 여기저기 삼촌들 졸업사진,  결혼식 사진,  손주들 돌 사진 등등... 사진이 많이 붙어 있었지요. 하지만 요즘엔 사진을 출력해서 걸어놓기보다는 핸드폰이나 패드 등을 통해 사진앨범을 대신하기 때문에 벽 앨범을 보기가 힘들어졌어요.

평생을 바닷가 근처 집에서 떠나지 않은 할머니. 정든 고향을 등진다는건 꽤나 힘든 일이지요.  그래도 자식과 함께 있고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할머니는 큰 아들의 결혼식 사진을 벽에 붙여놓고 사진과 대화를 나눕니다.

자식들이 하나 둘 결혼하고 손주들이 태어나면서 벽에 사진은 점점 늘어만 갑니다.

방학 때 놀러왔다 할머니 곁에 더 머울게 된 손녀는 할머니에게 선물로 벽에 붙은 사진마다 색종이로 예쁜 액자를 만들어 드립니다.

 

할머니의 칠순날...  온 가족이 파도소리보다 시끌벅적 소리를 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할머니를 위한 앨범에 붙일 사진촬영을 합니다.

아이는 제가 느끼는 감정을 다 이해하진 못하더라구요.  아무래도 자라온 환경이 달라서겠지만 그래도 자식사랑,  손주사랑 애틋한 할머니의 모습에는 공감하네요. 혼자계신 할머니는 외로우시겠다며 걱정하는 딸 아이에게 기특한 마음이 드네요.
할머니가 그리워지는 책입니다. 

k*****a 2015.03.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