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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선택할 때 제목이 주는 영향도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제목이 주는 뉘앙스가 어떠냐에 따라 미리 스토리를 상상하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번 책은 이게 무슨 상관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달의 의지’ 달에게 의지가 있는 것일까? 달이 가진 의지는 어떤 것이기에 소설의 제목으로 나에게 다가 온 것일까? 이 얇은 책은 이별로 시작한다. 흔하디흔한 사랑에 대한 이별이라니. 나와 한두는 3년을 만났고 이별을 한다. ‘넌 30년 뒤에도 지금과 똑같을 것 같아.’라는 말로. 첫 만남에 사랑에 빠졌고, 같이 있는 동안 즐거웠고 행복했지만 두 사람 모두 어느 순간 사랑이 식었음을 깨닫는다. 그렇게 이별을 하고 ‘나’는 한두와는 정 반대의 남자를 만난다. ‘나’는 글을 읽고 쓰는 직업을 가졌지만 그 남자는 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이다. 백지 같은 남자는 그래서 그랬을까? 자신의 욕망이나 욕구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그런 남자 곁에 맴돌기만 할 뿐.. 결국 나는 튕겨버리고 만다. 이렇게 짧은 소설은 끝나지만 이게 뭔가 싶어 한동안 멍한 상태가 되었다. 달이 생겨나 지금까지 지구의 주위를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도는 것처럼 이별 역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왔다가 가는 거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사랑도 그러지만 이별 역시... 때론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행복하게 만들고 또 두렵게 만든다. 마음은 내 안에 있지만 감정이란 것은 늘.. 나와 상관없이 뛰고 놀라고 흥분하게 된다. 그래서 의지라는 말이 제목에 들어간 것일까 개인적으로 은행나무 노벨라 시리즈를 즐겨 읽었던 나였는데.. 이번엔 너무 난해한 느낌이 강하다. 이별을 받아들이면서 이런 감정들과 싸웠는지 나와 비교를 했다. 차라리 시원하게 울어버리면 이별의 찌꺼기를 받아들이기 편했을까? 이별은 참 웃기다. 시원하게 울어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쿨 한척 담담할 수도 없다. 남들 앞에선 가오를 잡고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혼자일 때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아픔을 드러낼 수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결국엔 이별을 받아 들여야 하는 시점이 온다. 그게 한 달일 수도 1년일 수도 있겠지만. 상처에 딱지가 생기고 그 딱지가 없어지면서 새살이 돋는 것처럼 이별 역시 그렇다. 마음의 상처에 딱딱한 딱지가 앉고 그 위로 새살이 돋을 때까지 기다리고 아파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사랑에 유연하게 대처할 테니까. 새로울 것도 대단할 것도 없는 주제 사랑과 이별. 하지만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도 사랑과 이별이 아닐까? 현명하게 사랑하고 현명하게 이별하면 좋겠다. 어느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니까. 그리고 사랑할 수 있을 때 후회 없이 사랑하면 좋겠다. 그런 시간들 모두 훗날 추억이 될 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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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는 내가 언제나 달을 반긴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그의 뒤를 걸으면서 문득 호수에도 달이 떴을까 살펴보았다. 호수는 꺼멨다. 밤이 훨씬 밝았다. 호수의 커다란 반경 안에 달이 들지 못했다. 나는 그것이 달의 의지 때문이라고 여겼다. 8p
호수의 맞은편을 건너다보았다. 거기에도 사람이 보였으나 너무 작았다. 나는 맞은편의 사람과 내가 마주칠 확률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그럴 일이 생기기란 쉽지 않았다. 둘 중 하나가 방향을 바꾸어 왔던 길을 되돌아가지 않는다면, 둘 중 하나가 한참 동안 멈춰 서 있지 않는다면, 둘 중 하나가 호수를 가로질러 오지 않는다면 호수의 궤도 안에서 서로를 대면할 가능성은 거의 전무했다. 아무도 호수를 침범할 수는 없는 것이다. 설령 그것이 무한한 의지를 가진 달일지라도. 그건 절대로 위로가 될 수 없고 완벽한 패배를 증명하는 것에 불과했다. 126p
호수 안에 달이 뜨는 것을 사랑이라고 한다면. 간격을 좁히지 못한 채 호수의 둘레를 도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침범해야 하는 것이다. 서로를 혼내기도 하고 각자의 인생에 멋대로 침입도 하면서 조금의 간격이라도 허용치 않은 채 무모하게 호수로 함께 빠져들려는 용기. 그것이야말로 사랑이라는 달을 수면 위가 꽉 차도록 띄울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나’와 한두의 산책이 답답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이별을 예감하고 있는 연인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한쪽이 일부러 걸음을 늦춰도 다른 쪽에서 그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간격을 없애면 신경 쓰이는 일이 많으니까. 손을 잡아야 하고 어깨에 팔이라도 둘러야 했다. 하다못해 옷자락이라도 잡아야 했다. 그건 참으로 새삼스러운 일이었(11p)기 때문에.
연인 사이는 별 게 아니었다. 한쪽의 태도를 고스란히 따라하면 그뿐이었다(51p). 그런 소극적인 방식으로 유지한 연애는 당연한 수순인 것처럼 이별에 도달한다. 무심해지는 상대를 따라 무심해지는 동안 서로의 연애는 각자 정리한다. 이토록 무기력한 연인들이 못 견디게 답답해진 나는 차갑게 자문했다. 나의 사랑은, 나의 연애는 어땠나. 상대를 위한다고 저질렀던 배려들이 사실은 비겁함을 숨기려던 치졸한 변명이었던 것은 아니었나.
호수 안에 달이 뜨는 것을 삶이라고 한다면. 그 달을 띄우기 위해 우리는 끝내 삶을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어떤 불운의 생이라도. 불운을 넘어 불경할지라도 달이 뜨는 그 순간까지 그 생을 밀고 나가야 한다.
살기 위해 불행을 이야기로 팔지라도 내가 행복한 순간과 연인이 불행한 순간이 교차할지라도. 구걸을 하고 강제로 안기고 폭력과 학대의 흔적을 고스란히 몸에 기록해놓더라도. 누가 더 나쁜 부모인지를 재며 행복해지기 위한 삶의 가닥을 찾기 위한 학생도 치명적으로 자란 병마에 시달려 앓는 신음을 그리운 이름 대신 부르게 되는 병자도. 죽음이지 않는 한 어찌 되었든 호수의 둘레를 따라 도는 것이다. 밤보다 어둡고 달도 꺼려하는 깊고 어둔 호수(34p)안에 내 삶 하나는 띄워보기 위하여.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에서 가장 불행하게 살아온 ‘에그’란 인물의 이름이 오래 남는다. 단란주점 웨이터로 일하던 그는 사장이 부쳐낸 계란 프라이를 제일 많이 먹어치운 사람이었다. 가스레인지 앞에서 사장에게 얻어먹는 것도 모자라 손님에게 갖다주는 체하면서 접시에 입을 대기도 하고, 손님이 남기고 간 것을 손으로 집어먹(28p)기도 했다. 계란을 먹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고 그 당시 그에게 계란은 유일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필사적으로 계란을 집어먹는 에그의 행위는 가난하고 불운한 인간이 병들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처연한 몸부림이었고 이런 의지야 말로 삶을 포기하거나 방관하지 않기 위해 우리에게, 특히 나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정리하면 소설은 음울하고 답답하다. 두 가지의 감정 중에는 답답함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건 소설 전반에서 목격되는 지긋지긋한 ‘간격’ 때문이었다. 연인을 파고들지 못하고 타인의 불행 속으로도 침투하지 않는다. 자신의 삶을 향한 불꽃 튀는 열정도 없다. 무기력한 자들로서는 도무지 좁힐 수 없는 그 ‘거리’, 그 한계성. 그런 것들을 심취해 읽다보니 역설적으로도 뜨거운 의지가 치밀어 올랐다. 살자, 파고들자, 피하지 말자. 용기 내자, 침범하자, 그리하여 달을 띄우자.
생각해보니 나도 오래 걷기만 했다. 그게 내가 나를 답답하게 느꼈던 이유라는 걸 알 것 같다. 그러니까 이제는 좀 뛰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애써 찾지 않으면 잃어버린 게 되고 마니까 (79p)
-花
네가 달 뜬 밤을 좋아해서 밤에만 만났지. 네가 긴 여행을 할 시간이 없어서 짧은 여행을 수시로 다녔지. 네가 혼자 있는 걸 좋아해서 너를 겨우 내버려 두었지. 너는 항상 내게 시간을 충분히 내어주지 않았지. 나는 너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자고 조르지 않았지. 이제 나도 그런 너의 방식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어. 그리고. 15p
가장 나쁜 방식의 이별이었다. 우리는 너무 자신만만했다. 시간을 질질 끌면서 미련이나 후회 따위를 정리하고 있었다. 비교적 차분하고 담담하게 우리의 이별을 완수하기 위해서 각자 알아서 노력했다. 우리가 만났던 시간을 이기적으로 재해석하는 수순을 각자 밟아왔다는 이야기이다. 지나치게 의미가 부여된 날들을, 지나치게 무의미화하는, 지루하고 단순한 작업이었다. 그 와중에 아무도 우리를 혼내지 않았고, 우리 역시 서로를 혼내지 않았다. 뭔가 단단히 글러 먹은 상태였다. 16p
한두, 혼자서 그 이름을 불러보았다. 번번이 떼를 놓쳐 목 안으로 삼켜버린 이름, 한두. 오래전부터 명치께 걸려 있던 뼛조각이 저절로 튀어나오는 듯했다. 하지만 내가 부르는 그 이름은 여전히 어색하고 민망했다. 조용한 지하철 안에서 혼자 재채기를 연달아 해대는 기분이었다. 38p
물론 에그는 그것을 읽을 수 없지만, 그것이 기다랗고 복잡한 무늬처럼 읽혀도 나는 아무 상관없었다. 내가 해독하지 못하는 도형이나 기호만 아니라면 그저 다행이었다. 119p
누나, 팬티에 뭐가 많이 묻었어요. 나는 그제야 섹스라는 행위에는 그 어떤 굴욕보다 비참함이 숨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선한 의도도 섹스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것도. 치미는 욕지기를 참으며 에그의 집을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귀를 막고 지하철역으로 무작정 뛰었다. 등 뒤에서 누가 아무 죄책감도 없이 나를 시팔 년이라고 부르는 소리가 연거푸 들려왔다. 나는 뒤돌아 함께 외치고 싶었다. 왜, 이 시팔 새끼야. 솔직히 알기 싫었다. 실제로 나를 욕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지가 않았다. 121p
나는 다시 걸음을 뗐다. 우레탄 보도 위를 올라섰다. 바람이 불어왔다. 옷깃을 여미고 팔짱을 끼고 고개를 푹 숙이며 걸었다. 내가 어떤 사람을 사랑했던 시간을 길이라 치고, 그 길의 궤적이 어떤 도형을 그리고 있다고 하면 왠지 그것은 호수처럼 원의 모양일 것만 같았다. 그 안을 채우는 내용물이 출렁이는 검은 기억이라면, 나는 지금 앞서 걸어가고 있는 것이 된다. 그렇게 믿어도 아무 상관없는 길을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것이다. 누가 잘못했는지, 누가 더 나쁜 사람이었는지, 누가 나를 울렸는지, 내가 언제 너를 울렸는지 가늠자를 들이대지 않을 거라고 내게 내게 결심하도록 채근하면서 계속 걸었다. 진흙이 묻은 구두를 내려다보면서, 너무 추워서 뛰고 싶지만 어떻게든 같은 속도를 유지하면서 나는 가장자리부터 얼어가고 있는 호수의 둘레를 묵묵히 걸어갔다. 걷다가 알았다. 나는 아무것도 잃어버릴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무것도 두고 오질 않았다. 1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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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노벨라 시리즈 여섯 번째 이야기 <달의 의지>. 은행나무에서 <가마틀 스타일>을 시작으로 노벨라 시리즈를 발표한 이래 길지 않은 중편에 깊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항상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작품들이라 관심을 가지고 시리즈 작품들을 읽고 있다. 이번 작품도 나에게 여러 가지 화두를 던졌다.
사람들의 관계, 특히 남녀의 관계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달의 의지>라는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는 사람들의 관계를 지구와 달의 관계에 비유한다. 그렇다면 지구와 달은 어떤 관계인 걸까? 서로 영향을 주지만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는 관계. 그러면서 각자 자신들의 궤도를 돌아가는 관계, 그것이 지구와 달의 관계이다. 남녀 관계도 이런 관계일까?
소설에는 3명의 인물이 맺는 관계를 보여준다. 오래된 연인인 나와 한두의 관계, 한두와 헤어진 후 인터뷰를 위해 만난 나와 에그의 관계.
한두와 그녀의 관계는 어떤 것일까
나는 네가 원하는 방식대로 너를 사랑할 수 있어.(p.15)
한두의 고백은 둘의 관계가 어떤 것인지 독자에게 수많은 이야기를 던진다. 이 둘의 관계는 온전한 연인의 관계일까? 일방이 다른 일방이 원하는 방식대로 따라가는 관계, 한 사람의 존재가 완전히 소멸된 관계. 이런 관계가 올바른 사랑의 관계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지구와 달의 관계는 서로의 궤도를 그릴 수 있기에 아름다운 공조의 관계이다. 그렇지 않고 지구와 달의 궤도가 같아진다면 그 둘은 결국 부딪쳐 결국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랬기에 결국 한두와 그녀는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닐까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서로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여야 한다. 서로의 관계를 인정하며 함께 하는 지구와 달의 관계처럼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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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읽고 모으고 있는 은행나무 노벨라 시리지의 6번째 책이다. 이번에도 깔끔한 표지가 눈에 먼저 띄었고, 알쏭달쏭한 제목이 궁금했다. 내 손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펼쳐서 읽기 시작한 책 < 달의 의지 >.
오래된 연인인 그녀와 한두의 헤어짐으로 이야기는 시작되고, 그녀는 불행한 과거사때문에 유명해진 "에그"라는 남자를 인터뷰하게 된다. "에그"를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에그"의 과거사를 듣게 되는 그녀는 점점 "에그"의 과거에 몰입하게 된다. 그녀가 왜 그러는지 공감도 되지 않은 채, 글 속에서도 눈에 보이는 어떤 이유도 없이 그녀는 "에그"에게 휘둘리게 된다.
한두와의 이별이 영향이라고 하기엔 그녀의 행동이 너무 무책임해보였고, 연약해보였고, 공감이 안되었다. 일정 거리의 지구와 달처럼 어쩌면 그렇게 거리유지를 했던 자신과 한두의 예전 모습을 떠올렸던 것인지, "에그"라는 청년을 통해 한두와의 과거를 지우고 싶었던 것인지, 그녀도 자신의 불행했었을지 모를 과거를 인정하기 싫었던 것인지 잘 모르겠다.
마지막 페이지를 다 읽고서도 한참을 곰곰히 생각해봐야했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것과 달의 의지는 과연 무엇인지? 중간 중간 간혹 공감되는 문장이 있다하더라도 전체적인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오지 않으니 충분한 공감을 할 수 없었다. 물론 작가의 스타일이 나랑 맞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고, 내가 파악을 잘 못해서 일 수도 있지만 무엇인지 애매모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결국 자신의 과거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말인 것인가? 살아왔던 하루하루가 더 나은 의지가 되어 내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것인가? 책은 잘 읽혔지만 충분한 공감과 이야기에 빠져들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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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에서 테이크아웃 소설 시리즈라 불리는 노벨라 시리즈가 나왔다. 간단하게 커피 한잔 마시면서 읽을 수 있는 분량의 책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이동시 읽기 좋은 책이다 싶었다. 요즘처럼 질질 끄는것을 싫어하고 긴 글을 싫어하고 sns에 올라오는 짧은 글들을 즐겨 보는 젊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그녀는 작가다. 이미 책 한 권을 쓴 작가이지만 생활을 위해 이런 저런 아르바이트를 하는 작가이다. 그녀에겐 한두라는 오래된 애인이 있다. 한두라는 애인과 헤어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오래 된 연인인 그녀와 한두는 사소한 일로 자주 싸우게 된다. 그리고 몇 번의 헤어짐을 겪었고 다시 아무렇지 않게 만났지만 지금의 이별은 뭔가 다르다. 그러다 그녀의 아르바이트 중 한가지인 취재를 통해 에그를 만나게 된다. 에그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불우한 가정사로 유명해진 사람이다. 연민때문인지 한두와의 이별 때문인지 에그에게 관심을 보인다.
짦은 분량의 책이고 빠른 전개 덕분에 단숨에 읽어내려갔지만 책을 덮을때쯤 제목인 달의 의지가 무엇을 뜻하는지 곰곰하게 생각해 볼 수 밖에 없었다. 한두와의 옛 추억에서 벗어나 이별을 받아들이고 내 갈 길을 꿋꿋하게 가야한다는 의미인가? 그렇다면 에그에게서 그녀는 무엇을 알게된 것일까? 내가 저자의 메세지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편이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을 담아내지 못한것인지 모르겠지만 아쉬움이 남는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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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출판사의 노벨라 시리즈 6권인 '달의 의지'가 출간되었다. 예쁘고 깔끔한 책표지를 자세히 보니 빨간드레스의 밑단 무늬가 달의 주기 순서로 깜짝 아이디어처럼 보였다. 주인공은 30대의 여성으로 한두라는 전남친과 헤어지고 불안정한 상황에서 또 다른 인연을 만난다. 애그라는 애칭의 그 남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 막 신인가수로 데뷔한 인물이다. 애그는 여주인공의 말처럼 불행하다 못해 불손한 과거를 지녔다. 보통사람이 경험하기 힘든 비현실적이면서 지독히 현실적인, 그런 녹록치 않는 이력의 소유자다. 애그의 드라마틱한 과거가 시청자들의 동정심을 자극해서오디션 프로그램에 합격하는데 많은 힘을 실어준 것이다. 그녀는 직업상 인터뷰를 통해서 만난 애그와 갑잡스러운 만남을 이어가면서 옛남자친구 한두를 떠올리고 비교한다. 이제 막 데뷔한 신인이라 돈이 없다는 애그와의 데이트 비용도 그녀가 지불하고 에그에게 끌려다닌다. 어느 책에선가 영화에선가 이런 구절을 본 적이 있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의 과거까지 모두 사랑하는것이라고...그런 비슷한 문구였다. 범상치 않은 과거를 지닌 애그의 그 모든것을 그녀가 다 감싸 안을 수 있을지, 한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드는 일은 큰 사건이자 혁명이다. 이 소설은 여주인공 관점의 1인칭 시점과, 애그라는 인물을 3인칭으로 묘사하는 두 가지 시점이 교차한다. 사실, 애그가 처음 등장했을때 그의 비중이 이렇게 클지 예상하지 못했다. 애그의 과거는 분명 인상적이지만 그의 불행한 과거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진짜 주인공이 나인 여성인지 애그인지 애매모호하다. 중편소설이기에 많은 것을 담아내는데는 한계가 있겠지만 나와 애그, 각기 다른 두 사람의 이야겉도듯한 설익은 느낌도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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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후다닥~ 읽기는 했다. 짧기도 했고, 휙휙~ 잘 읽히기도 했다. 그렇게 잘 읽히던 책을 막상 다 읽고 덮는데, 답답했다. 이 사람 뭘 말하려는 거지? 내가 지금 뭘 읽은 거지? 분명 읽기는 읽었는데 무얼 읽었는지를 모르겠단 생각에 참으로 짧았던 독서시간에 비해 후유증은 길었다. 그 후유증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게 더 맞는 말이겠지..;;
한두는 헤어지자고 했고, 여자는 그 헤어짐을 애써 담담하게 받아들였고, 그 이별 중에 불행을 파는 에그가 있었다. 참으로 간결한 인물관계인데도, 나는 그닥 간단하게 읽히지가 않았다. 끝끝내 나오지 않은 여자의 이름이 몹시 궁금했고, 이 여자의 어설픈 충동에 스스로 가라앉게 되어버리면 어떡하나~ 괜한 노파심이 생기기도 했고, 어디선가 본 듯한 에그의 불행한 사연들이 혹시 나도 알고 있는 그 누군가에게서 가져온 이야기는 아니였을까~ 괜히 의심이 들기도 했다. 밝지는 않아도 그래도 아둡지도 않았던 책표지 안에 왜 이렇게 무겁고 어둡고 힘든 이야기를 담았을까.. 읽고 나서 혼자 궁시렁거렸다.
책을 덮은지 며칠이 지났다. 그리고 그 사이 2권의 다른 소설도 읽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뭐가 뭔지 모를 이 이야기가 순간 순간 훅훅~ 머리속에 치고 나와 자꾸 되새김질을 하게 한다. 마치 지나간 내 옛사랑들처럼..;;;
흠.. 아무래도 조만간,, 다시 읽어봐야겠다.
p.7 작은 달이 떴다. 유난히 멀리 있었다. 선명하게 빛났다. 10월이었다. 한두와 호숫가를 걷고 있었다. 호수는 커서 둘레를 모두 따라 걸으려면 두세 시간쯤 걸렸다. 일단 걷는 데까지 걸어보기로 했다. 멀찌감치 한두가 앞서 걸었다. 한참 전부터 한두는 나의 기척을 몰랐다. 기척이 멀어지는 동안 그는 걷는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잠시라도 멈춰 서서 함께 하늘을 올려다 볼만도 한데 그는 꾸준히 걷기만 했다. 한두는 내가 언제나 달을 반긴다는 것도 모르지 않았다. 그의 뒤를 걸으면서 문득 호수에도 달이 떴을까 살펴보았다. 호수는 꺼멨다. 밤이 훨씬 밝았다. 호수의 커다란 반경 안에 달이 들지 못했다. 나는 그것이 달의 의지 때문이라고 여겼다.
p.34 동네 가장자리에는 시경계선이 있었다. 그 자리에 마치 커다란 구멍 같은 호수가 있었다. 달도 꺼려 하는 깊고 어둔 호수였다.
p.92 에그는 엉겁결에 언니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언니의 마른 등뼈에 뭉툭한 코를 묻고 죽고 싶어요 소리를 질렀다. 죽고 싶었다. 아니 죽는 줄 알았다고 에그는 고백했다. 노래가 끝나고 새로운 노래의 반주가 시작되자 언니는 에그에게서 몸을 떼고 한쪽으로 치우친 팬티를 가지런히 매만졌다. 다시 간주가 흘러나오자 모로 쓰러진 에그의 뺨을 톡톡 두드리며 속삭이듯 말했다. 옷 입어. 에그는 언니가 하라는 대로 바지를 추켜올리고 지퍼를 채웠다. 그러고도 다리에 힘이 들어가질 않아 가만히 누워 있었다. 잘했어. 언니가 에그의 뺨을 어루만졌다. 에그는 언니의 손바닥에서 우유보다 더 비릿한 냄새를 맡았다. 그 냄새가 코끝을 스쳐가는 순간, 에그의 입에서 왈칵 울음이 터져나왔다. 에그는 목을 놓아 울었다. 엄마, 엄마 부르면서 온몸에 열이 올라 벌게질 때까지 울었다. 그때 에그는 부모가 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죽고 싶을 때, 부르는 이름이 바로 부모라고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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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고나서 많은 생각을 했다. 이야기는 꽤나 명확했지만 관계는 애매했고, 지나간 사실들은 선명히 남겨졌지만 여자의 심정은 아직도 애매하게 느껴진다. 읽을 때는 깔끔했지만 읽고나니 찝찝했다. 관계를 중력과 정상궤도에 비유했을 때, 나는 그것들에 대해 단서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확신이 들지 않는 몇몇개의 증거로 이거다! 라고 자신있게 외칠 수 없었다. 결국 소심한 나는 이 책에 대한 내 헛소리를 늘어놓는 식으로 서평을 쓰겠다 생각했다. 단순한 내 ‘생각’이라는 것이다.
한동안 빠져있던 남자에게 이별통보를 받는 느낌이란 갑자기 내가 붕 뜨게 되는 느낌일 것이다. 서로 끊임없이 몸을 탐하고 한때는 열정적이었던 것들이 갑자기 사라진다는 것은 그러리라. 옆에 있던 사람이 사라진 다는 것은 그렇다. 한두와 주인공은 오랜 시간동안 함께 지냈다. 그는 나를 끌어당기고 나는 그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긴밀하게 연결된 관계는 어느 순간 떨어지게 되었다. 서로가 멀어지게 되면, 그 거리는 점점 벌어지다 결국 이별이라는 형국을 맞게 된다. 이별은 한두라는 중심에서 떨어지게 된 그녀가 그와의 삶을 반추해보는 시간을 가져다 준다. 그와의 만남 그와 있었던 시간 그리고 그녀의 소설. 그렇게 그녀는 한두와 헤어졌음에도 지구를 도는 달처럼 일정한 거리에서 한두 주변을 뱅뱅 맴도는 것이리라.
다 읽은 소설을 보며 에그는 어떤 존재일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 한두를 대신할 그녀의 새로운 궤도의 중심일지도 모른다. 마지막을 보면 그녀는 그 궤도를 뛰쳐나가는 것 같이 보이는데,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녀가 그 궤도에 머물렀다는 사실이다.
가벼운 소설임에도 내가 생각이 많아 복잡하게 이 책을 이해하려고 했는지, 복잡한 소설인데 내가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꽤나 몰입도가 높았고, 여운이 남는 책이었음은 확실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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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의지...
![]() ![]() ![]() 은행나무의 노벨라 시리즈를 좋아할 수 밖게 만든다.
황현진 작가라는 분을 알게 되어 기쁘기도 하다. 관찰력이나 심리적인 면이나 참 좋았다. 여자의 마음을 정말 잘 묘사해 주고 있어 같은 여자로 주인공 나가 느끼는 마음을 좀더 잘 느끼게 해준다. 이렇게 은행나무의 노벨라 시리즈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것 같다! 혹시나 너무 우울해지거나 지루해지지 않게 적당히 그만큼만 관념적이라 좋았다. 그것이 노벨라 시리즈가 주는 매력인 것 같다. 아직은 신인이신 작가분들의 글은 참으로 새롭고 참신해서 읽는동안 즐거움을 만날수 있어 참 좋다... 황현진이란 작가의 글은 지금 이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싱글여성들의 마음과도 다르지 않고 연인과의 거리에서 사랑과 이별,홀로서기 다 있으니 말이다... 오랜 연인 한두와 일로 인해 만난 특이한 인물 에그...그들의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서 '나'란 인물이 성장을 볼 수 있어 기뻤다. 나도 정말 궁금 했다...에그라는 인물이 그가 말한 그의 삶은 정말인지가 말이다...무슨 느와르영화쯤에서나 나올법한 캐릭터이다보니...그럼에도 그의 방에서 나오는 '나'가 느끼는 마지막 느낌은 왠지 오히려 사실같았다... '한두'는 참 우리 주변의 어느 남자랑 어찌나 닮아있는지.. '나'가 마지막의 한 말들은 예전의 내가 생각했던 것과도 많이 비슷했다.누구의 시시비비를 가리고 잘잘못을 가리는 것은 오히려 미련이 아닐까? 더 많이 상처받았더라도 나역시 주었을 테고 그녀의 선택이 힘들어도 용기있어 좋다. 남녀관계란 것이 참 그런것 같다.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는지 보다는 어떤 마음이고 감정인지가 중요하고 그것이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 나갈까하는 둘의 의지가 아닐까? 그 의지가 어느 쪽에서 발휘되어야 하는지... 내가 아는 한여인이 있다. 그녀는 아름답고 능력도 있었다.그런 그녀가 한 남자를 만났다.그는 자기일을 했지만 재능도 있지만 그 벌이가 매우 불규칙적인 예술인지라 매우 가난했다.그러다보니 둘사이는 좋아지지 않았다. 여자는 마음이 떠나지고 남자는 난폭해졌다.처음 서로에게 반했던 그 모습은 없어졌다.그런데 둘은 헤어지지도 않는다.서로에게 벗어나고 싶어하면서도 말이다. 그래서 내가 물었다. 아직도 사랑하느냐고? 대답은 사랑하지 않는다였다.그럼 서로를 위해 헤어지는게 낫지않느냐고 했더니 그것도 안다고 했다.내가 왜 그럼 헤어지지 않느냐고 했더니...이런 대답을 들었다."두렵다. 혼자가 된다는 게" 그러고보니 그랬던것 같다. 혼자가 되는게 두려웠던 거... 그래서 이 소설의 맨처음으로 돌아가서 '나'가 했던 달의 의지의 대한 부분과 마지막에 선택한 그녀의 의지가 어떤의미인지!!! 그래 그런 의지를 가지고 살아가고 싶다! 나를 위해^^ 소설 <달의 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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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의지. (황현진)
장편이라기엔 좀 아쉬운. 단편이라기엔 디테일한 구성.
뭔지는 모르지만,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이어갈듯한 모양이다.
간단하게 읽을 수 있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 않은 이야기.
책 제목과 표지.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달의 변화하는 모습이 마치 주인공의 심경 변화를 느끼게 해 주었다.
역시. 책의 내용은 한두와의 사랑이 초승달이라면. 헤어질 즈음엔 그믐달로 변화되어 헤어지게 된다.
'너라는 중력에서 벗어나 나의 정상궤도에 오르다'라는 문구가 뒤표지에 눈에 띄었다.
난 여주인공의 사랑의 상처를 극복하고 나를 찾는 성장소설로 보고 있다.
한두와의 이별. 그리고 에그라는 불편한 삶을 살아온 그와 함께 하면서 한두의 모습을 겹쳐 보인다.
우리는 관계를 통해서 나를 알아가며 나의 존재를 확인한다.
한두와의 관계는 분명 운명이라 믿었었다. 그러나 그 운명은 그저 우연일 뿐이라는 사실을 느낄 때
주인공은 진정 나의 정상궤도에 오르지 않았을까?
한두의 시련의 시간에 찾아온 주인공의 첫 소설집.
아마 여기서부터 서로는 알았을 것이다. 이제 그만이라는 것을...
그리고 만나는 에그.
에그를 통해 한두를 다시 그려보는 주인공.
이 책은 마지막에 가서야 비로소 주제를 잘 표현한다.
호수의 커다란 길. 호수의 잔잔한 물이 찰랑거릴 때 비로소 과거의 흔적을 생각하며 한두를 이젠 놓아 주는 것이다.
그와 함께 가지고 있던 죄책감 마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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