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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못 보던 그림인데" 나는 한 그림을 가리키며 말했다. 엄마께서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그린 이는 알 수 없다고 한다. 누가 그렸는지 모르지만 정말 훌륭한 그림이었다. 병풍 그림인데, 임금님의 수원 행차를 그린 '수원능행도팔곡병'이라는 병풍이다. 갑자기 그 병풍을 머리맡에 세워 놓고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덟 폭에다가 그렸다고 하는데, 첫 번째 그림은 훌륭한 공자를 모신 사당을 참배하는 그림이었다. 두번째 그림은 두근두근 과거시험의 합격자를 발표하는 그림이고 세 번째 그림은 어머니의 덩실덩실 회갑잔치를 여는 그림이다.
회갑잔치 그림에서는 온 마을 사람들이 북 치고 장구 치고 흥겹게 노는 모습이 세밀하게 나타나 있다. 마지막 것이 제일 신기하였다. 한강에서 사람들이 다리를 건너는 모습인데, 옛날에는 돌다리나 철교가 없어서 배를 이어 다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나도 그 다리를 건너보고 싶다. 이상한 베개를 보았다. 두 마리의 사자 모양을 한 청자베개라는 것인데 정말 희한하게 생겼다. 두 마리의 사자가 엉덩이를 맞대고 머리에 널찍한 판을 이고 있는 모습이다. 똑같은 사자인데도 한 마리는 뒷발을 내놓고 다른 한 마리는 뒷발을 숨기고 있다.
하지만 입을 쩍 벌리고 있는 것은 같았다. 큰 입과 날카로운 이빨이, 나를 한 입에 꿀꺽 삼킬 것 같았다. 또 검은 눈동자가 마치 악마가 째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무서운 베개의 진짜 이름은 바로 '청자 쌍사자형 두침'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은 베고 자고 싶을지 모르지만 나는 베고 자면 꿈속에서 사자 두 마리가 나타날 것만 같다. 하지만 나도 조금은 베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마지막으로 내 눈길을 끈 것은 가야 시대의 단순한 금관이다. 금관이라면 누구든지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다른 금관은 대부분 사슴뿔 모양인데 이 금관은 꽃과 나무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빛나는 금관에 곡옥을 달아서 그런지 더 멋있고 깔끔해 보인다.
내가 만약 왕이 된다면 우아하고 화려한 금관을 쓰고 머리맡에 '수원능행도팔곡병'이라는 병풍을 놓고 청자 사자형 베개를 베고 쿨쿨 잘 것이다. 꿈속에서라도 꼭 왕이 되어보고 싶다. 그리고 그 동안은 말로만 조상들이 슬기롭고 지혜롭다고 했는데, 이제 조상들의 생활 모습, 하는 일을 자세히 알게 되어서 참 기분이 좋다. 또 혼자서 이렇게 책을 보며 공부한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조상들의 슬기를 본받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친구들과 함께 실천해 보아야겠다. 이제서야 만화만 좋아했던 나의 마음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엄마와 함께 박물관 체험학습을 가보고 자세히 조사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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