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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요가>를 읽고 작가의 글이 마음에 들어 다시 얻은 책인데, 개인적으로는 실패다. 주인공도 마음에 안 들고 두 배경 도시도 매력이 없고(베니스와 바리나시에 한번은 다녀온 게 다행이다,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은 이제 더 이상 안 들 듯.) 무엇보다 삶에 대한 주제 의식이 내 취향이 아니고. 몇몇 문장들은 인상적이기는 했으나 옮겨 적을 정도까지는 못되었다.
결과적으로 책을 보면서 내가 어떤 점에서 이 책의 내용들을 싫어하는 것인지, 내게 어떤 거북한 성향이 있는 것인지 그것에 대해 탐구하는 시간을 가진 셈이다. 나는 우선 열정적인 사랑에 대해 회의적이 되어 버린 사람이다. 그런 게 정말 있나, 내 혼을 빼앗길 만큼 매력적인 사람을 만난다는 게 가능한가, 이 세상에 그런 사람이 실재하는가 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대상이 아니라 사랑하는 '나'가 우선이었던 게 아닌가 싶었고. 그러니 소설의 이 부분에서 냉소적이 될 수밖에 없었고.
두 번째, 체념은 싫다. 나는 내 생의 마지막까지 내 의지를 지키고 싶다. 남들에게는 체념으로 보일지라도 나로서는 내 의지에 따른 선택에 의한 것이었다는 것. 내가 인도에 비우호적이고, 바라나시에서 불편함을 느꼈던 것도 그런 부분에 동감을 하지 못했던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읽은 인도의 정서 중 '체념'이 가장 컸다는 것-내가 잘못 보고 잘못 판단한 것일지라도 그조차 내 선택이었으므로-, 그건 아마도 내가 나를 체념할까 봐 스스로 두려워하는 마음을 숨기기 위한 방어 기제의 하나일지도 모른다. 내 안에 있는 것을 내가 더 싫어한다는 의미로.
소설의 큰 두 줄기 핵심이 나를 사로잡지 못했으니 무슨 읽는 재미가 있었겠는가. 이 책의 첫 리뷰인 모양인데 읽을 사람들한테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아직 사랑을 믿는 분들, 바라나시에서 삶에 대한 의욕을 도로 찾았다는 분들에게는 유익한 독서가 될 책이라는 생각도 한다.
알렝 드 보통과 무라카미 하루키가 사랑하는 작가라고 했다는 홍보 멘트에도 대책 없이 잡혔다는 씁쓸함이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