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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사회에 바치는 장미꽃다발, 화려하지만 향기는 부족?
"지식사회에 바치는 장미꽃다발, 화려하지만 향기는 부족?" 내용보기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책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다각적인 측면을 다루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 점은 틀림없어 보인다. 300페이지 남짓한 책에서 사회학, 경제학, 경영학, 정치학, 행정학, 철학, 교육학의 연구영역이 될 내용이 한껏 다루어져 있다. 싫든 좋든 21세기에 이미 발을 들여놓은 이 시점에서 정보화, 지식화라는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담론을 전반
"지식사회에 바치는 장미꽃다발, 화려하지만 향기는 부족?" 내용보기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책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다각적인 측면을 다루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 점은 틀림없어 보인다. 300페이지 남짓한 책에서 사회학, 경제학, 경영학, 정치학, 행정학, 철학, 교육학의 연구영역이 될 내용이 한껏 다루어져 있다. 싫든 좋든 21세기에 이미 발을 들여놓은 이 시점에서 정보화, 지식화라는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담론을 전반적 시각으로 검토해 보고, 그것을 토대로 한국의 바람직한 미래를 구상해 보는 것은 분명 가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던가, 이 책의 기본 주장이 기왕에 쏟아져 나와 있는 정보화 . 지식화에 대한 책들과 비교해 크게 색다른 것이 없는 반면, 개념의 남용, 모호하고 모순된 사용에서부터 구체적이지 못한 대안 제시 등 책의 구성이 그다지 설득력 있게 보이지 않는다. 먼저 이 책에서는 가장 먼저 명확히 제시되어야 할 정보화와 지식화의 개념 차이가 모호하며, 여기에 간혹 또다른 개념인 감성화(感性化)까지 게재시키고 있다. 또 지식화의 개념이 지나치게 남용된다. 가령 관광안내원이 자신이 안내하는 관광자원의 내력에 대해 연구하고 잘 숙지하는 것은 분업이 등장한 이래 통상적인 전문성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것까지 지식화의 예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먼 미래도 아니고 2020년 경에는 한 사회의 구성원 70∼80%가 지식근로자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개인과 정부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 70∼80%의 인구가 모두 실업자가 될 것이라고 한다. 한편으로는 '무한경쟁사회, 일류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사회'를 이야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산업사회에서 홀대받던 저학력자, 노약자, 인문계열 전공자 등이 모두 대접을 받으며, 가장 인간적인 가치가 존중되고 일반 대중의 여가선용 욕구가 최대한 만족되는 사회'를 이야기하고 있어서, 단순히 생각하더라도 조리에 맞지 않다. 또한 '기(氣)에 대한 연구는 이미 기를 진리로 받아들이는 것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인간 정서를 기초로 통화가 유통되고, 정서가 맞지 않는 사람끼리는 금전거래를 하지 않게 된다' '영화 <타이타닉>은 지식사회로 넘어가는 사람들의 정서에 가장 부합한 영화이다' 등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수긍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별도의 설명이 필요한데 전혀 없으며, '글로벌 중심의 사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지식근로자는 기업가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정작 '글로벌 중심 사고 능력'이나 '기업가 정신'의 개념을 풀이해주지 않고 있다. 또한 앞서 지식사회에서 관리직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해놓고 몇 페이지 뒤에는 '지식사회에도 관리직은 존재한다. 관리직의 리더십이 없으면 지식사회가 원만히 운영되지 않는다'고 하는 등 모순된 주장마저 하고 있다. 이 책의 결함을 떠나서, '지식사회'라고 하는 밑그림에 일정한 의문을 품는 것이 당연하며, 무슨 신흥 종교처럼 온통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믿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된다. 첫째, 지식과 정보의 선택과 가공 과정에서의 절차와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문제가 있다. 모든 것을 정보와 지식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모든 것을 개인과 세계의 지평에서 생각해야 한다면 과연 어떤 기준을 가지고 정보를 선별하고 지식을 구성하며, 그 지식에 우선순위를 부여해 적용해 나갈 것인가? 그것은 자칫 일부 세력이나 국가 중심으로 모든 것이 이끌리는 사태를 낳지 않을까? 둘째, 관료적 위계질서에 기초하지 않고 지식화에 따른 기능 배분의 질서에 따라 조직이 운영될 때, 권력은 누구에게 주어질 것인가? 모든 것이 기계화되지 않고 판단과 결정이 필요한 이상 권력의 소재도 있기 마련이다. 그 권력을 누구에게 언제 어떻게 주어야 하는가? 셋째, 이 책에서 누누이 강조된 대로 지식을 소유하는 자가 부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면, 윤리의 문제가 나타나지 않을까? 다시 말해, 사적인 용도로 자신의 지식을 사용하여 전체의 불행을 초래하는 경우를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 정보화 . 지식화를 다루는 책은 많다. 하지만 위에서 든 문제에 심도 있게 접근하고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한 책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입장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차분히 논의를 전개한 책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상당히 기대가 되는 책이었으나, 이와 같이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정보화를 위한 엔지니어링 위주 접근이 아직도 주된 우리 사회에서 지식화에 입각한 인문사회과학의 중요성을 제기한 것이나, 글로벌화의 와중에 우리 고유의 가치와 자산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 점 등은 평가할 만 하다. 그리고 한 사람의 직장인의 입장에서 볼 때, 조직이 조직 목표를 위해 위계적으로 움직이는 집행조직을 넘어서 항상 변혁(transformation)을 위해 고민하고 유연성을 잃지 않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점,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는 데 그치는 리더십이 아니라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원 개개인이 되도록 도와주고 격려해 주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 등은 값진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인상깊은구절]
지식사회는 정보화사회를 기반으로 구축된 학습사회에서 탄생된다. 학습사회를 구축하지 않고는 결코 지식사회의 실현이 불가능하다. 모든 지식은 정보를 어떤 과정의 틀 속에 집어넣고 인간의 창의력과 학습이라는 수단을 사용해서 만드는 것이다. 한국 사회가 지식사회로 들어가면서 지체 현상을 보이는 주된 요인도 학습 때문이다. 정보화사회에서 막대한 정보 구입비와 사용료를 지출하면서도 학습을 하지 않아 새로운 지식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정보화사회에서는 정보인프라를 바탕으로 학습하고, 학습한 결과가 모여 데이터베이스화 되고, 이 데이터베이스는 지식저장고를 만들어 지식사회를 발전시킨다. 우리는 지금 학습이 부족하여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늦고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늦어 결국 지식저장고를 만들지 못하는 것이다. 학습이 부족할 때에는 미완성되거나 불완전한 지식이 산출되기 때문에 오히려 지식사회의 장애 요인이 된다.
b******b 2001.02.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