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식이 삶의 울타리임을 부인할 수 없다. 보고들은 것을 비롯하여 말소문으로 듣게된 무수한 사실들이 그네들의 삶에 닦치는 여러 선택의 순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식을 벼경삼아 선택하고, 지식의 이름으로 권력과 폭력을 정당화한다. 문명사회는 지식에게 돈을 이어주고, 돈있는 자에게 권력과 폭력을 부여하는 생존조건을 만들어 왔음이리라. 지식은 어찌보면 우리의 삶을 채우는 모든 사건과 물건이 그 대상일지라도 특별하고 희소한 것에 대해서 특별한 대우를 하게된다. 새롭게 발견한 과학적 지식이라던지, 이미 존재하고 있었으나 누군가에 의해서 우선적으로 선점되어 전파되어지는 사실들은 일상중에 타인과 공유하고 있던 평범한 것들과 다르게 취급되어질 수 밖에 없다. 발견, 발명 등으로 명명되어진 이러한 지식류들의 전파는 범인들에게야 호기심을 채우는 새로운 사실쯤으로 치부해 버릴 수 있겠으나 지식을 독점한 이들에겐 오랜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부여했던 조건이 되었음이 역사가 증명하는 엄연한 사실이다. 인쇄술이 널리 전파되기 이전에 책 그러니까 텍스트가 권력과 뗄수 없는 관계를 맺게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귀동량이나 말소문과는 달리 텍스트가 앞의 것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객관성과 진리성을 인정받게 되는게 그 역시 책이가진 희소성에 있었다. 인쇄술은 귀족과 권력가들에 의해서 독점되었을 뿐더러 책을 저술하고 책을 소비할 수 있는 계층마져도 일부 계층에 국한되었을 시절, 책으로 명시된 지식은 결국 그들만의 지식이었음에 다름없다. 소비계층과 생산계층이 협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텍스트화된 지식의 절대성은 가히 권력과 한쌍을 이루어 절대적인 것이었다. 발견과 발명은 텍스트화된 책을 통해 보편적인 것으로 사회화되었고 텍스트화 되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절대적이고 불변하는 지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보면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 사실들이 그네들의 삶에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졌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신대륙의 발견으로 변화하는 지적 위기의 과정에 관심을 갖게게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신대륙은 전통적으로 존경받던 지식에 수없이 많은 도전을 야기했다. 신대륙으로부터 전해지는 수없이 많은 발견들은 귀족주의적이고 자기문명 우월주위에 빠진 전통적 지식에 심대한 수정을 요구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위기에 대처하는 지적 대응은 대체로 두가지로 나타났는데, 변화와 위기를 온전히 인식하고 변화에 조응하는 새로운 지적고민을 하는 것으로 저자에 의하면 그 대표적인 선구적 학자는 베이컨이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흐름은 후자쪽으로 흘러 새로운 것을 전통적 지식과 편견으로 재단하고 아닌것들에대한 회유와 폭력을 행사하게 되는데 바로 권력화된 지식의 붕괴와 존립이라는 갈등의 조명이 본 저서가 제시하는 엄척난 교훈임에 틀림없다. 지식은 존재하는 것들에대한 개념화임에 불과할테지만 권력과 손잡은 지식은 인간의 삶을 옥죄이는 사슬에 다름아니다. 우스꽝스러운 지식과 권력의 힘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지식을 재단하는 현재가 수세기 후에는 우리가 수세기전의 우스꽝스러운 과거를 회상하게될지도 모를 일이다. 열정과 노력으로 밝혀지고 일구어진 지성의 가치는 소중하다. 하지만 권력에부합한 우스꽝스러운 지성이 소멸해가는 역사를 분명히 목도할 수 있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