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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가 범람하는 시대에, 내 취향과 꼭 맞는 책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모처럼 마음에 쏙 드는 에세이를 만나면 '크아, 캬' 소리가 절로 나온다. 타오르는 갈증을 한 방에 채워주는 시원한 맥주처럼. 그래서 내 취향의 에세이란 문장이 아름답거나, 특정 분야에 대한 깊고도 탁월한 통찰을 담고 있거나, 동시대를 정확히 포착하는 날카로운 시선이 있거나, 문화와 예술을 바라보는 풍부한 사유가 깃든 책이다. 또 은근한 유머와 지문같이 독특한 문체로 눈길을 사로잡는 책, 나는 그런 책을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특정 분야에 대해 깊이 탐색하고, 🍷🍸🍺🥃🍶 개성 있는 문체와 은근한 유머가 향기로운 와인처럼 흘러넘친다. 거기에 저자가 경험한 문화와 예술이 맛깔난 안주처럼 잘 차려져 있다. 우리는 그저 먹고 마시기만 하면 된다. -------- 매우 만족스러운 에세이를 만났어요! 요 책 읽고 한은형 작가님 소설도 데려왔잖아요🥰 제가 3개월 동안 술을 끊고 아주 금욕적인 생활을 했는데요. 다시 입이 터져버렸어요🤣 술에 취하고 문장에 취하고 아름다운 밤입니다 🍻 찐추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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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부드러워, 마셔』를 읽는 동안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건 “부드러움”이다. 단지 술을 마시며 느끼는 몽글한 분위기 때문이 아니라, 삶의 순간들이 잔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느낌 때문이다. 이 책은 술 자체를 과하게 찬미하는 것도, 흥청거리는 음주 문화를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그보다는 삶과 술이 매끄럽게 맞닿아 있는 지점들을 포착해내며, 저자만의 온도로 그것들을 조용히 들려준다. 저자는 그날의 기분, 머무른 장소의 공기, 불빛의 색, 그리고 스치듯 지나간 사건들을 술과 함께 묶어낸다. 단순히 어떤 술을 마셨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날의 분위기가 어떤 술을 불러왔는지, 혹은 한 권의 책이 어떤 맛의 술을 떠올리게 했는지가 더 중요한 구조다. 그래서 읽다 보면 에세이가 아니라 마치 감각의 기록을 훔쳐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예를 들어, 저자는 책과 술을 조합해 ‘경험’을 만들어낸다. 어떤 날엔 읽고 있던 문장의 잔향이 특정 술의 향과 어울리고, 어떤 날엔 마음 한구석의 미묘한 텅 빈 자리가 가볍고 투명한 술로 부드럽게 채워진다. 이 책이 주는 경험은 결국 ‘음주의 이야기’가 아니라, 음악·책·기억·감정과 술이 겹쳐지는 순간의 이야기다. 그래서 더 흥미롭고, 더 부드럽게 마음에 스며든다. 전체 에세이의 결은 무척 잔잔하다. 기쁨도 슬픔도 과장되지 않고, 그저 그날의 진심이 담긴 작은 풍경처럼 곁에 머문다. 저자는 술을 삶에서 ‘튀어나온 특별한 요소’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삶의 리듬, 감정의 결 속에 자연스레 포함된 것처럼 바라본다. 마치 “그날의 나를 가장 솔직하게 말해주는 한 모금” 같은 존재로서의 술이다. 그 때문에 책을 읽는 동안 내 경험도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한 사람과 마셨던 잔의 온도, 책을 읽은 후에 마셨던 한 잔의 술, 내가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감정들이 하나씩 떠오른다. 책이 나에게 던지는 질문은 결국 술이 아니라 “오늘 나는 어떤 분위기 속에 있었는가?”에 가깝다. 특히 마음에 남았던 점은, 저자가 술을 도피의 도구로 다루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로나 회피가 아니라, 나를 더 솔직하게 만들어주는 작은 여백으로서 술을 이야기한다. 그 여백 덕분에 독자도 자신만의 ‘밤의 온도’를 들여다볼 기회를 갖는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나면, 아이러니하게도 술이 마시고 싶어진다기보다는 ‘오늘 하루를 조금 더 부드럽게 마무리하고 싶다’ 는 느낌이 남는다. 술의 향기가 아니라, 밤이라는 시간대가 주는 온기와 여유가 더 오래 남는다. 결국 『밤은 부드러워, 마셔』는 술에 대한 책이 아니라 삶의 감각을 부드럽게 확장시키는 책이다. 하루의 끝을 더 다정하게 바라보고 싶은 사람, 조용한 감정의 여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꼭 만나볼 만한 책이다. 술이 우리의 삶에 어떻게 흔적을 남기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달달하고 알딸딸한 얘기를 전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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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부드러워, 마셔:어나더라운드 #한은형 #을유문화사 #도서협찬 ✏️일단 제목에 반했다. 이 제목을 보고 안읽을수가 없었다. 표지그림 속 강아지가 든 블러디메리부터 너무 귀엽다. 술을 잘 하진 못하지만 좋아한다. 호기심이 많아 이것저것 맛보다보니 좋아하는 술(데낄라 패트론)도 생겼다. 독특하지만 마셔보면 묘하게 중독되는 블러드메리의 매력도 안다. 지금은 임신중이라 술을 마시지 못한다.대리만족하려고 읽게 되었는데, 단순히 대리만족하기에는 상상과는 다르게 너무 고급진 술 이야기들이 나와서 읽는내내 황송한 마음까지 들었다. 책을 통해 대리만족은 물론 술에 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고, 술이 등장하는 '읽어야할 책' 리스트도 늘어났다. 그리고, 이후 꼭 마셔보고 싶은 술들도...머리속에 차곡차곡 정리해본다. 📌p.227 사람은 두 번 죽는다고 생각했다. 눈을 감을 때 한 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질 때 또 한 번. 그는 아직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지공다스 와인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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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삶을 녹이기, 혹은 삶에 술을 녹이기, 어느 게 용매이고 어느 게 용질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들은 참으로 부드러웠다.' p16 마음이 힘들 때마다 지금 가장 읽고 싶은 책 한 권을 골라 근처 바에 혼자 가곤 한다. (병렬 독서 중인 수많은 도서들 사이에서 끌리는 책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가장 먼저 좋아하는 핸드릭스 진토닉을 주문하고, 이후엔 그날의 기분에 따라 추천을 받아 추가로 마시곤 하는데 이 책과 함께 하는 날엔 '오늘은 또 어떤 새로운 술을 만나게 될까' 설레었다. 작가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따라가며 글 속에서 등장한 낯선 술을 직접 도전해보는 경험이란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특별한 즐거움이다. 나는 술을 좋아하지만 편식이 심하고, 관련된 배경 지식까지 깊이 파고드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이 책은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내게는 작은 백과사전 쯤의 유익한 도서로 느껴졌다고 하면 과장처럼 들릴까?(하지만 사실인걸.) 왁자지껄 여럿이 마시는 술보다 조용히 혼자 마시는 술을 더 좋아하게 된 게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하나 있다. '책과 술을 좋아하기에 이렇게 책과 술이 포개질 때 술이 더 맛있다'. p245 이 책은 그런 순간을 만들 줄 아는, 맛있는 책이다. 책과 술을 함께 녹여 마시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길. 그리고 그 부드러운 밤을 함께 나눌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건 더없이 좋은 일이니 그 순간을 마음껏 만끽하길. #밤은부드러워마셔어나더라운드 #한은형 #을유문화사 #을유문화사_서평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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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대한 이야기가 이토록 다양할 줄이야. 술은 왁자지껄한 가게에서 즐거운 기분을 증폭 시켜주기도 하고, 어둑해진 바에서 홀로 술잔을 기울이며 고독을 즐기기는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인간은 언제부터 술을 즐기기 시작했을까? 술은 수많은 관계에서, 때로는 혼자 마시는 순간에 다양한 역할을 대신 했을 것이다. 이 책은 작가가 즐겼던 음식, 영화, 여행지, 글에 술이 곁들어진 에세이다. 단순히 감상이나 일상의 경험만 남겼다면 술의 다양한 모습을 담지 못했을텐데, 이 책에서는 술이 어떤 때는 주인공이 되었다가, 또 어떤 때는 조연이 되거나 배경의 한 부분이 되어 술이 지닌 색깔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본 적 없는 영화가, 읽은 적 없는 글이, 가 본 적 없는 여행이 이렇게 흥미롭고 유익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힘일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마치 바에서 옆자리에 우연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아늑한 방에서 자리에 아무렇게나 앉아 술을 홀짝이며 이야기를 듣는 듯한 상상을 했다. 가깝지만 어딘가 거리가 있는 이야기. 타인의 멋진 취향을 엿보는 것은 그 사람의 삶을 알아가는 것처럼 느껴져 묘하게 친밀하다. 나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껏 그 점이 아쉽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조금 아쉬웠다. 책에서 소개하는 술의 향과 맛을 쉽게 상상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전까지 '술이란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이라는 단편적인 생각이 있었다면, 이제 그것은 바뀌었다. 적어도 저자에게는 술이 취향과 저자의 세계를 더 넓혀 주었다. 전작 <밤은 부드러워, 마셔> 도 물론 좋았지만, 이번 책은 음식과 영화, 글, 계절과 함께 술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술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이라면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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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협찬 🍸<밤은 부드러워, 마셔, 어나더 라운드>는 술이 삶의 순간순간에 어떻게 녹아들고 취향의 레이어를 쌓아 올리는지를 섬세하게 포착해 낸 보틀(Bottle) 같은 글이에요.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제목과 영화 제목에서 영감을 얻은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은 '한 잔 더(Another Round)'의 여운을 선사하며 인생이라는 긴 밤을 부드럽게 감싸줍니다. 🍸저는 사실 술을 잘 마시지 못해 술 자체에 큰 관심은 없어요. 다만, 술자리가 주는 분위기나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 속의 온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술이 싫지는 않은, 그 경계에 서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저에게 술은 마시는 것이라기보다 경험하는 것에 가까웠다고 할까요. 🍸하지만 작가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술이 그저 취기를 위한 수단이 아님을 깨닫게 되더라고요. 🍸작가님은 세상의 모든 술을 호기롭게 섭렵하겠다는 대신, 자신이 다가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술을 신중하게 선택하고, 그 술을 좋은 것들과 함께 마십니다. 좋은 음식, 좋은 영화, 좋은 글, 심지어 절기와 기분, 술집의 분위기까지 술에 포개어 놓으며 그 순간을 가장 풍요롭게 만들어냈어요. 망고 카레와 루쉰의 단편에 나온 콩 요리처럼, 술과 음식, 그리고 이야기를 연결 짓는 미식 탐험은 읽는 내내 맛있는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특히 "책 속에서 본 술과 요리는 먹어 봐야 하는 병"이라는 작가님의 고백은 저 같은 독자의 마음까지 동하게 만들었어요. 🍸책을 읽고 나니, 이제 저도 그저 분위기만 좋아하는 단계를 넘어, 작가님처럼 다양한 술들을 접하고 음식과 최적의 페어링을 시도해 보는 즐거움을 느껴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기도 했어요. 술 한 모금, 음식 한 입에 담긴 작가님의 사유와 취향의 깊이가 저에게도 새로운 미각의 세계를 열어준 걸까요? #밤은부드러워마셔 #어나더라운드 #한은형 #을유문화사 *을유문화사 @eulyoo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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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야기를 이렇게 문화적으로 할수 있을까? 술이야기를 이렇게 철학적으로 할수 있을까? 슬이야기를 이렇게 고혹적으로 할 수 있을까? 술이야기를 이렇게 세련되게 할 수 있을까? 박학다식한 술이야기와 거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맛난 배경이야기가 그 분위를 상상하게 만들고 그안에 같이 있는 득하게 만드는 이야기꾼의 재주에 푹 빠져버린다. 술을 꺼내게 만드는 책. 부어라 마셔라가 아니라 고오급진 밤을 연출하는 술이야기에 풍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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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를 테마로 한 가벼운 에세이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술에 관한 다방면의 지식(?)을 담고 있어서 새로운 정보습득의 기회가 되어준 책. 저자는 마냥 마셔라 부어라 식의 음주를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 술을 미식의 한 카테고리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즐기는 사람이다. 저자만큼은 아니지만 나 역시 새로운 술을 경험하는 걸 즐겨하던 때가 있었던 사람으로서 많은 부분 공감이 되었는데, 그런데 이렇게까지 안다고? 혹시 F&B쪽 사업을 생각하고 계신가? 싶을 정도로 넓고 깊게 알고 계신 것 같아 조금 놀랐다. 특히 와인은 워낙 종류가 방대해서 웬만큼 마시지 않으면 맛에 대한 자세한 이야길 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향의 특성을 분석해 음식 페어링을 한다던가 하는 부분에서 꾼(?)의 기운을 감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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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술에 관한 에세이는 참 흥미롭고 재미있다. 지식이 풍부하고 좋아하는 술이 많은 애주가를 만나 한참을 수다떠는 느낌이랄까. 이 책의 전편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이제 찾아읽고싶은 마음이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과 일상, 사유를 풍부하게 술과 대입해 담아냈다. 맥주, 위스키, 전통주, 와인, 칵테일등등.. 처음 듣는 술과 여러가지 정보, 그리고 애정이 듬뿍 담긴 에세이다. 개인의 감정과 술문화 혹은 취향은 술을 마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주제라 생각한다.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세계 곳곳의 술과 그 분위기를 상상하게 되며 감상적이고 문장으로 깊이 파고드는 정서또한 정감있고 이야기의 멋을 더한다. 술을 마시다보면 술을 마시기 이전의 나와 술을 마시고 있는 나는 조금 다른 사람이 된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옆에 앉아 함께 술을 마시며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경험이었다. 책으로 접할 수 있었던 마셔보지 못한 술에 대한 궁금증과 대리만족, 위시리스트에 올려진 칵테일, 처음 알게된 정보와 이야기들. 애주가를 만나 반가웠다. 다음 라운드도 기대합니다. #밤은부드러워마셔어나더라운드 #한은형 #을유문화사 #을유문화사_서평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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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밤은부드러워마셔 #한은형 #을유문화사 #을유문화사_서평단 <밤은 부드러워, 마셔>에서 술에 대한 깊은 애정과 박학함을 보여주었던 한은형 작가가 2년 만에 두번째 술 에세이 <밤은 부드러워, 마셔: 어나더 라운드>를 들고 왔다. 책에서 읽은 술을 나름의 레시피로 구현해내는 실천력 있는 애주가, 술을 주제로 글을 쓰는 정도의 경지인데도 스승으로 모시는 술 전문가 지인이 여럿인 저자가 첫 번째 책보다 더 심오하고 깊이 있는 술쟁이로 돌아왔다. 한은형 작가는 기억력이 비상하고 집요한 탐구심을 가진 진정한 취향인으로서 ‘하나의 칵테일에 하나 이상의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하고 하나의 술에 둘 이상의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술을 마시지 않고는 못 배기는 순간, 지식과 음주가 일치하는 경험, 술의 탄생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 등 책에서 다루는 술의 종류(각종 와인과 양주, 전통주, 칵테일, 백주와 사케, 남미의 술 등등)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가 질릴 새 없이 이어진다. 지금까지 서로 다른 종류의 술이나 음식을 조금씩 맛볼 수 있도록 구성된 메뉴를 ‘샘플러‘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플라이트flight(비슷한 것들의 무리라는 뜻)’라는 용어를 알게 되었다. 작가는 마데이라 플라이트를 마시며 술 한 잔으로 브라질, 마데이라로 이동하는 기분을 느끼고 ‘비슷한 것들을 마시며 한 계단씩 상승하는 비행‘이라고 표현한다. 이 책은 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발이 살짝 뜬 것 같은(오스카 와일드에 따르면 술집 바닥에서 자라난 튤립이 정강이를 간질이는 듯한) 기분 좋은 고양감을 주는 훌륭한 플라이트가 될 것이다. 책 자체의 소장 가치도 높은데, 윤예지 작가의 적절하고도 귀여운 일러스트가 아름답고, 온갖 술과 안주, 책과 여행지의 버킷 리스트로 참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나름 애서가, 애주가이지만 즐겨 많이 읽고 많이 마시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취향이라는 것이 없다. 머릿속에서 폭죽이 터지고 입안에서 꿀물이 흘러도(?) 할 줄 아는 표현이라고는 ‘너무 좋다’밖에 없고 좋았던 술은 흐릿한 기억 속에 ‘아, 그 라벨에 문어 그려져 있던 내추럴 와인이 뭐였더라‘ 정도로 남아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취향의 지평을 넓혀주고 술과 문장을 음미하는 즐거움을 탐내게 해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