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37)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68%
  • 리뷰 총점8 21%
  • 리뷰 총점6 6%
  • 리뷰 총점4 4%
  • 리뷰 총점2 1%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9.0
  • 20대 9.0
  • 30대 8.0
  • 40대 9.0
  • 50대 9.0

포토/동영상 (59)

리뷰 총점 eBook 구매
책은 재밌는데 번역이 ㅡㅡ...
"책은 재밌는데 번역이 ㅡㅡ..." 내용보기
도대체 스마트폰을 왜 손전화기로 번역한건지 이해가 안간다. 여기가 북한인건지?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친구들 중에서도 그 누구도 스마트폰을 손전화기로 말하는 사람은 없다. 작중에 주석으로 왜 손전화기로 했는지 번역가의 설명도 납득이 안된다. 원작에서 결국 작가 본인이 스마트폰이라고 표기했는데 왜 번역자가 혼자만의 추측으로 손전화기로 번역한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
"책은 재밌는데 번역이 ㅡㅡ..." 내용보기
도대체 스마트폰을 왜 손전화기로 번역한건지 이해가 안간다. 여기가 북한인건지?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친구들 중에서도 그 누구도 스마트폰을 손전화기로 말하는 사람은 없다. 작중에 주석으로 왜 손전화기로 했는지 번역가의 설명도 납득이 안된다. 원작에서 결국 작가 본인이 스마트폰이라고 표기했는데 왜 번역자가 혼자만의 추측으로 손전화기로 번역한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 가독성을 위해서라는 설명도 이해가 안간다. 백번 양보해서 스마트폰이라는 표현이 안어울린단 생각이 들었으면 그냥 핸드폰이라 하면 되는 것을, 가독성을 의해 손전화기로 번역한다는 설명은 옹졸해 보이기까지 한다. 번역자가 종북 사상에 빠져있다는 의심 밖에 안든다. 책을 읽으면서 손전화기라는 표현이 나올때마가 몰입이 확 깨진다. 번역자 개인의 사상으로 수 많은 독자의 몰입을 방해할 권리가 번역자 본인에게 있는지 심히 의문이 든다. 70이 넘은 우리 회사 상무님도 스마폰이라고 한다ㅡㅡ
r********2 2026.01.03. 신고 공감 129 댓글 13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치열하게 살아낸 삶은 결국 모든 것을 말할 수 있게 되는 것.
"치열하게 살아낸 삶은 결국 모든 것을 말할 수 있게 되는 것." 내용보기
1.성경 창세기에는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는 과정이 나온다. 태초, 하늘과 땅, 천지를 창조하신 이가 하나님이라고 말한다. 그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할 때 사용한 방법이 바로 ‘말씀’이다. ‘말’이다. 빛이 있어라, 물과 물로 나뉘어라, 땅이 드러나라, 광명체들이 있어 땅을 비추라, 새가 날아라, 땅에 번성하라, 땅은 생물을 종류대로 내라, 사람을 만들고 내가 만든 모든 것을 다
"치열하게 살아낸 삶은 결국 모든 것을 말할 수 있게 되는 것." 내용보기

1.

성경 창세기에는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는 과정이 나온다. 태초, 하늘과 땅, 천지를 창조하신 이가 하나님이라고 말한다. 그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할 때 사용한 방법이 바로 ‘말씀’이다. ‘말’이다. 빛이 있어라, 물과 물로 나뉘어라, 땅이 드러나라, 광명체들이 있어 땅을 비추라, 새가 날아라, 땅에 번성하라, 땅은 생물을 종류대로 내라, 사람을 만들고 내가 만든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라, 등 창조의 모든 과정을 말로 지시한다. 그리고 그렇게 지시한 후에 그대로 만들어진 모습들을 보고 난 하나님의 반응이 나온다. “보시기에 좋았더라.”


2.

말은 의미를 지닌다. 그렇기에 힘이 있다. 김춘수 시인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라고 표현한다. 누군가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에야 비로소 상대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는 것이다. 주변에 있는 누구든 이름을 알고 있다면 한 번 불러보라. 상대방은 그 소리에 반응해 나를 쳐다보거나 대답할 것이다. 목소리가 아니어도 회사 생활에서는 어떤가? 메신저에 내 이름을 부르며 무언가를 지시하면 나는 그 업무를 받아 수행하게 된다.


3.

언젠가 한 후배가 어떤 사실에 대해 자신이 느낀 바를 열변을 토하며 성토한 적이 있다. 부당함과 무례함을 아주 날카롭게 비판하며 그런 사람인 줄 몰랐다고 비난했다. 나는 그 상대를 알고 있었기에 그렇지 않을 거라고, 뭔가 다른 이유도 숨겨져 있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나도 똑같은 사람이라는 후배의 비난이었다. 나는 마음이 많이 상했고 그 후에도 이 일을 오래도록 잊지 못했다. 많은 시간이 흘러 이 이야기를 그 후배에게 했을 때 그는 아, 그랬었나? 라고 기억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4.

나는 왜 그토록 그 일을 오래 기억하고 있었을까? 나에게는 비난받는 상대방이 비난하는 후배와는 다른 밀도의 관계성이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말은 힘이 있어 비난의 무게와 날카로움이 마음을 후벼팠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한 번 뱉어진 말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래도록 시간과 공간을 부유하다가 결국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누군가의 마음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마치 오늘 읽었던 소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에 나오는 어느 구절처럼 말이다.


5.

홍차 티백의 꼬리표에 적힌 한 문장이 평생 괴테를 연구해 온 도이치의 삶을 뒤흔든다. 세상 그 누구보다 괴테를 잘 알고 오래도록 공부한 자신에게도 그 문장은 너무 낯설었기 때문이다. 괴테가 했을 법한 말이기도 하지만, 정확한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괴테가 한 말이라고 단정할 수 없었다.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라는 한 문장. 과연 그 문장은 어떻게 꼬리표에 인쇄되었던 것일까. 그 문장의 출처를 찾기 위해 도이치는 꿈을 꾸고 고민하고 물어가며 답을 찾아간다.


6.

괴테가 했든 하지 않았든 그 문장은 도이치의 마음을 흔든다.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아내와 딸과 친구와의 관계는 뒤섞인다. 말의 진위 여부가 모호하듯 툭툭 튀어나오는 여러 이야기들이 답답함을 자아내고 오랜만에 마주하는 철학과 문학의 수많은 저자와 이론들이 그간의 게을렀던 책읽기와 공부의 빈틈을 지적하는 것 같아 덩달아 부끄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그러나 툭툭 던져진 떡밥들을 하나씩 물다 보니 모호하고 답답했던 이야기들이 어느새 하나의 결론에 이르러 월척을 낚게 되었다.


7.

모처럼 이야기의 골격이 튼튼한 소설을 읽은 듯하다. 한동안 문학을 읽지 않았다. 요즘 소설은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로움이나 묵직한 통찰이 없다거나, 세태를 반영하는 가벼운 글쓰기, 어쩌면 배우의 연기가 진짜 같지 않고 ‘아, 연기하느라 애쓰느구나’라고 느껴지듯, ‘아, 글쓰는 티를 내는구나’라는 느낌이 더 크다고 하는 게 맞을까? 평소 좋아하는 신형철 평론가가 추천했기에 무심코 구매하게 된 책이 오랜만에 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냥 다 싸잡아 읽어보지도 않고, 요즘 소설은 깊이가 없어, 라고 퉁쳤던 내 오만함이 부끄럽다.


8.

평소 명언이나 잠언 구절 등을 읽으며 마음의 위로를 얻을 때가 있다. 마치 내가 소유한 명언이 나를 대변하듯 좋은 구절을 수집했다는 이유만으로 마음이 안정될 때가 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쩌면 그것은 거짓 평안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좋은 문장은 나를 뒤흔들고 사유하게 만들고 나만의 답을 찾아가게 하는 게 아닐까?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라는 문장처럼 도이치가 삶을 통해 깨달은 일상의 평온함과 우연이 필연이 되어가는 소설의 결론처럼 말이다.


9.

세상은 괴테처럼 사유하고 탐구하며 삶의 의미를 발견한 사람들에 의해 더 풍성해지는 것일까. 내가 고민하고 내가 부딪히고 내가 깨달은 삶의 진리야말로 그 어떤 세상의 명언보다 더 단단한 나만의 문장이 되는 것은 아닐런지. 삶의 진리를 깨달아 그 끝에 다다르면 누구나 다 모든 것을 말했다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여전히 말과 의미와 현실의 삶에서 벌어지는 간극에 지쳐 가는 요즘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지. 소설처럼 끝까지 집요하게 파헤치는 자만이 이 모든 우연을 필연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 테니까. 

10.
신이 창조한 것들을 보고 보기에 좋았다, 라고 말했던 것처럼, 어쩌면 나만의 문장으로 완성되는 삶의 끝에서 나 역시 인생은 모든 순간이 다 좋았다, 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오랜만에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 아주 지적인 소설이다.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꼭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d********t 2025.11.17. 신고 공감 38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책은 쉽지 않다.
"책은 쉽지 않다. " 내용보기
이 책은 쉽지 않다.  일단 괴테라는 철학자는 많이 들어본 이름이긴 하지만, 그의 사상은 익숙하지가 않다.  일단 글을 나름대로 요약해보자면, 도이치라는 교수가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라는 명제로 중심으로 우연히 홍차 티백에 적혀있는 명언의 기원을 찾아 떠나는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를 중심으로 그의 명언의 "정확한
"책은 쉽지 않다. " 내용보기

이 책은 쉽지 않다. 

일단 괴테라는 철학자는 많이 들어본 이름이긴 하지만, 그의 사상은 익숙하지가 않다. 

일단 글을 나름대로 요약해보자면, 도이치라는 교수가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라는 명제로 중심으로 우연히 홍차 티백에 적혀있는 명언의 기원을 찾아 떠나는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를 중심으로

그의 명언의 "정확한" 기원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배경을 바탕으로 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언어"로 재해석하여 탄생시킬 때 명언은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된다. 

내가 진실인 것으로 믿고 자신감을 갖고 말하면 진실이 되는 것이 아닐까.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라는 제목과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다른 것이 아닐까.  제목을 도대체 무슨 의도로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명언을 군데군데 배치하는 것은 참신한 느낌이 들었고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위 명언의 기원도 마지막에 유튜버의 할머니, 즉 괴테의 연인이었다는 사람의 편지까지 찾아가보지만, 그 말은 정확히 그 편지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 명언은, 결국 해석하기 나름이다. 

결론을 주는 책이 아니라 "그게 인생이야!"라는 느낌의 소설이었다.  홍차 티백의 꼬리표에 있는 메모에서 시작되는 글 명언의 기원을 찾는 중에 왠일인지 어색했던 딸과 다시 이어지고 딸의 남자친구(스즈키)와 이어지고 그 존재감이 옅었던 아내와 또 이어지게 된다. 내는 원예만 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내가 보던 유튜버를 찾아 독일을 가게 되는 대목이 나온다. 

모든 것은 "다 연결이 되어 있다." 사랑이란 것은 샐러드다. 각자의 조화를 이루는 것.  번역을 하는 과정에서 변화가 있을 수 있겠다.  표현하지 않으면 말이 되지 않는다.  명언을 전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다듬고 다듬었을까 이 작가가 왜 스무살에 이런 글을 썼을까 주인공도 나이가 꽤 들은 교수로 선정했고  중간에 나오는 학생들의 반박이 20대의 자신을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 기존의 문학에 대해서 반박하는 모습을 느끼기도 했고  자신의 충돌되는 모습(기존 문학에서는 이래야해, 하는 것에 대한 자신의 반발)을 많이 보여주지 않았을까 명언을 확인하기 위해서 독일도 가고,  하지만 누구하나 핀잔을 주거나 하는 사람도 없고 모범적이고 완벽한 가정의 모습.  이런 가정이 실제로 있을까 싶고 다 연결되어 있고 샐러드처럼 섞이고 서로 어울리지 않는 듯 하면서도 어울리고 있고.  중견 교수가 결혼기념일 식사 후 홍차 티백을 보았는데 괴테의 명언이라고 적혀있었다. 과연 이 글의 기원이 어디일까를 찾아가는 모험기라고 할 수 있다.  도이치는,  결국에는 이 명언의 출처가 불분명하다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오히려 자신의 말에 자신감을 갖고 방송에서 이야기하게 된다. 명언의 기원을 정확하게 파헤치고 그에 따르기보다는, 자신만의 해석이 중요함을 깨달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c****g 2026.03.27. 신고 공감 30 댓글 27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괴테가 그런 말을 했다고?" 출처 없는 명언을 쫓는 고전문학의 여정
""괴테가 그런 말을 했다고?" 출처 없는 명언을 쫓는 고전문학의 여정" 내용보기
?2001년생 천재 작가 스즈키 유이가 쓴 고전문학 소설이라고 해서 어려울 것 같아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책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술술 읽혔다. 주인공의 직업 때문에 문학과 각종 명언이 나오지만, 배경 지식이 없어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소설은 괴테 전공자인 히로바 도이치가 우연히 발견한 괴테 명언의 출처 찾기에 대한 여정을 그린다.
""괴테가 그런 말을 했다고?" 출처 없는 명언을 쫓는 고전문학의 여정" 내용보기

?2001년생 천재 작가 스즈키 유이가 쓴 고전문학 소설이라고 해서 어려울 것 같아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책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술술 읽혔다. 주인공의 직업 때문에 문학과 각종 명언이 나오지만, 배경 지식이 없어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소설은 괴테 전공자인 히로바 도이치가 우연히 발견한 괴테 명언의 출처 찾기에 대한 여정을 그린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줄거리 

독문학자인 히로바 도이치는 서른여덟살의 나이에 스승인 윤테이 마나부의 딸 아키코와 결혼한다. 그 이후 괴테 전문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도이치는 괴테의 세계관을 ‘잼적’세계와 ‘샐러드적 세계’로 해석했다. 잼적 세계는 모든 것이 하나로 녹아든 상태이며, 샐러드적 세계는 사물이 개별적 구체성을 유지한 채 하나의 유기체를 이루는 것으로 보았다. 도이치는  그가 인간이 그 한계로 인해 세계를 샐러드적으로 이해하고, 구성하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잼적 세계의 이해를 신에게  맡겼다고 주장하면서, 샐러드적인 다양성을 말했다.

예순세 살인 도이치와 아키코의 결혼 25주년 은혼식 날, 딸 노리카는 레스토랑에 초대했고, 후식으로 나온 홍차 티백 꼬리표에서 괴테의 문장을 발견한다.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 Goethe”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바꿔서 말하면 “모든 사물은 잼처럼 혼동시키지 않고 샐러드처럼 혼연일체로 만든다.”

자신의 주장해온 잼적 세계관과 샐러드적 세계관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증거를 찾게 된 것이다. 이후 도이치는 명언의 출처를 찾기 위해 Goethe의 관련 서적을 찾았으며, 주변의 연구자에게 수소문했으나 결국 출처를 찾지 못하게 된다. 그러던 중 출처가 불분명한 자료를 언급하는 것은 문학가로서 위기를 초래할 수 있음에도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괴테가 말한 것처럼 문구를 인용하게 되는데.....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명언

“독일 사람은 말이야.” 요한이 말했다. 명언을 인용할 때 그게 누구의 말인지 모르거나 실은 본인이 생각해 낸 말일 때도 일단 ‘괴테가 말하기를’이라고 덧붙여 둬. 왜냐하면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거든.”

p023.

도이치는 구글 북스처럼 변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상상했다. 하지만 그처럼 모든 것을 망라하고 공유하는(듯이 보이는) 공간이 완성된다 한들 사람들이 하는 일이란 결국 자기 나름의 전집을 펴내는 것에 불과하리라고, 도이치는 밤바람에 머리를 식히며 생각했다. 

p057.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후기

1. 출처가 명확해야 진실일까?

우리가 명언이라고 하는 것들은 이미 오래전 누군가가 했던 말이다.  성경 역시 구전된 것을 적은 것이다. 그럼에도 성경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믿는다. 

“모든 것은 이미 말해졌고, 우리는 기껏해야 그것을 다른 형식이나 표현으로 되풀이 할 뿐이야.”

p116.

괴테라는 한 인물이 모든 것을 말할 수 없지만,  인류의 오랜 역사속에서 무명의 누군가가 했던 말을 유명한 사람의 말로 탈바꿈하여 명언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저명 인사가 순수하게 창작한 명언도 있겠지만, 누군가가 했던 말을 따라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앞선 사람들이 말했기 때문에 더 이상 명언을 연구하거나 해석할 필요가 없는 것일까?

꿈에서 만난 괴테는 어디서 인용했는지, 출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인용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즉, 명언에 대한 진실을 담은 해석은 새로운 명언이 되기도 한다. 잼적 세계관과 샐러드적 세계관은 괴테의 말이 아니라 이를 제대로 해석한 도이치의 명언인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고전을 연구하고 해석하고자 하는 이유다. 

도이치는 자신의 말을 결코 끝까지 믿지 못하는 남자가 하는 말을 들으며, 그 말을 믿어줄 수 있었다. 그 말은 진짜였기 때문이다. 설령 좋은 말은 모두 연기라 해도 그 안에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여러 차례 연습하며 입에 붙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움을 획득하면 마침내 그 의미가 드러날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면, 말은 전부 미래로 던져진 기도서다. 

p239.

2. 사랑스러운 마나부 가문

일본의 저명한 독문학자 윤테이 마나부와 그의 사위 히로바 도이치,  그리고 손녀딸 노리카와 손주 사위 쓰즈키까지. 삼대에 걸친 독문학자 집안이다. 그들은 평소에는 따로 국밥처럼 자신만의 공간에서 지내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의기투합하고 서로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가족들끼리 고전문학에 대해서 대화를 나눌때에도 권위적이거나 독단적인 태도가 아니라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소 엉뚱한 부분도 있는 마나부 가문의 사람들은 사랑스럽다. 

3. 연구자의 길

도이치가 독일 문학자로서 고전과의 싸움이라면, 나는 과거의 것을 유추해내어 의미를 찾아야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도이치는 반평생 연구해왔음에도 자신을 뒤돌아보고 반성하며 겸손하다. 그리고 명언 한 줄의  출처를 찾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는 인상 깊은 모습에 스스로를 반성하게 한다. 정성은 사람을 배신하지 않음을 잊지 말아야 겠다.


괴테, 니체, 성경 구절, 보르헤스, 말라르메까지 방대한 인문학 지식이 소설 곳곳에 녹아 있지만, 이 사람들이 누군인지 몰라도, 사전 지식이 없어도 괜찮다. 

어렵지 않게 도이치의 명언 출처 찾기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고전문학의 감수성을 느낄 수 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s 2026.04.09. 신고 공감 25 댓글 19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교수님, 요즘은 ㅇㅇ위키에 다 나와요
"교수님, 요즘은 ㅇㅇ위키에 다 나와요" 내용보기
현실적으로 고전을 사랑하는 z세대로서 이런 소설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로망같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나 역시도 괴테를 좋아하는데 비슷힌 또레의 누군가가 이정도로 괴테사상과 현대를 함께 다루어 어느 평론가의 말대로 “고전과 현대 사이에 창문을 열어 공기를 통하게” 만든 것이 경이로웠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저자의 설명대로라면 독일인들이 뭐든 말할때 장
"교수님, 요즘은 ㅇㅇ위키에 다 나와요" 내용보기
현실적으로 고전을 사랑하는 z세대로서 이런 소설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로망같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나 역시도 괴테를 좋아하는데 비슷힌 또레의 누군가가 이정도로 괴테사상과 현대를 함께 다루어 어느 평론가의 말대로 “고전과 현대 사이에 창문을 열어 공기를 통하게” 만든 것이 경이로웠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저자의 설명대로라면 독일인들이 뭐든 말할때 장난스레 권위를 빌려 말할 때 쓰는 농담인데 제목이기도 한 이 농담이 작품 전체에 농담조를 입힌다. 
괴테뿐만 아니라 단테, 엘리엇, 블레이크, 말라르메 등 수많은 사상가와 예술가들도 무리하지 않게 잘 담아내고 있어서 마치 이 책 전체를 꿰뚫는 문장인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


를 그 자체로 실현했다. 이 책은 그것을 무겁지 않고 가볍게 달성해낸다. 농담과 욕망,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에서, 거기에서 더 나아가 21세기의 정신을 가지고 맛있게 요리한다. 이 책에 내려진 평으로는 “에코, 칼비노, 보르헤스 같다“는 평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어들고 마치 게임처럼 독자를 속이며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만든다. 스포가 될까봐 길게는 쓰지 못하지만 작가는 독자를 특정 인물의 시선으로 끌고가고 20세기적 혹은 아날로그적 문법을 따른다. 나중에는 반전을 주어 이 책이 속한 시대가 비록 겉보기에 고전적인 소재를 취하는득 하나 20세기가 아니라 21세기임을 명명백백하게 밝힌다. 인터넷과 관련해 책을 읽어가며 z세대 독자로서 아주 답답한 부분이 많았는데 그것들을 단박에 시원하게 뚫어줬다. 마치 고전과 현대 사이에 창을 내어 환기를 시킨다는 평론의 인상깊은 내용 그대로였다. 21세기는 사전이 아닌 인터넷의 시대이며, 엄밀함보다는 즉각성의 시대다. 진실보다는 효과가 더 중요한 시대다.

책에서 중요한 소재로 나오는 명언에 대해서도 안상깊게 읽었다. 책에서 늘 명언을 끄집어 노트에 따로 적어두고 마음에 드는 명언 찾기를 해본적이 있는 명언 러버로써 공감되는 것도 많았다. 명언은 많은데 그 출처를 찾기가 꽤나 어려운 것이다. 출처를 찾아나가는 과정도 물론 번거로운 가운데 재미있는 작업이다. 그러나 무조건 찾고싶다는 집착이 생긴다. 웃기게도 그 문장이 아무리 매력적인들 출처가 정확하지 않으면 문장 자체의 매력은 사라지고 지우게 된다. 다만 계속 뇌리에 박혀 마치 성배를 찾듯이 거기에 메달리는 것이다. 주인공처럼 명언때문에 머리를 싸메본 적이 있는 사람으로서 공감이 된 것이다.

쿤데라가 커튼이라는 에세이모음집에서 말했다. 우리의 통상적인 상식 즉, 예술이 예술 고유의 가치로서 인정받는다는 것과 대비되게도 클래식 음악의 단적인 예시를 들어 클래식 음악이 그 자체가 아니라 누군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찬양받는다고 문제 제기를 한 것이다. 예컨대 베토벤이 만약 실제로 더 살아있었으면 작곡했을 33번 소나타가 있는데 그것을 21세기의 누군가가 똑같이 연주한다고 가정해볼 수 있다. 이때 사람들은 그 음악이 베토벤것인줄 알고들으면 고평가를 하고 현대작곡가가 했다고하면 그저 혼성모방의 장인일 뿐이라는 것이다.
명언도 비숙한 원리법칙에 지배받는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문장의 아름다움은 무엇보다도 그 문장을 만든 사람의 무게가 실려야 아름다워지는 것일까? 명언에 대한 집착에서 그 속의 허영심을 조금 성찰할 수 있게되었던 책이다.
내 경우는 니체의 말이라고 알려졌으나 출처를 찾지 못하는, 그러나 너무도 니체적인 이 말이 있었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힘만으로 무엇인가에 온 노력 을 쏟아야 한다”
 
차라투스트라에 비슷한 말이 있지만 이렇게 자기계발적인 뉘앙스가 풍부한 문장은 없다. 그렇지만 스스로 초인을 동경하며 떠올리기에 좋은 말이고 비록 날조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말이지만 삶에서 나름의 의미를 지닌다. 적어도 내겐 자존감을 키울때 되뇌이는 말들 중 하나가 되었다.

또 키케로가 말했다고 잘못 알려진 출처를 신뢰하기 힘든 라틴어 격언, “

Dum vita est, spes est(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라는 말도 머리를 괴롭힌 말이었다.

이 책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실수와 우연 즉 명언이 진짜인가 명언을 누가했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자체로 담고 있는 진실이 진실되다면 상관 없다는 것인 것 같다. 오히려 그러한 집착을 버리고 그 명언이 삶과 밀접해질 때 진실로 의미가 있다는 식이다. 책의 주인공 도이치 교수는 괴테 전공자인데 괴테를 전공하게 된 것도 실수와
우연에 의해서였다. 디즈니 판타지아의 마법사의 제자가 괴테의 시라는 것을 알게된 어릴 적, 그 원본을 알기위해 마법사의 제자가 아니라 파우스트를 읽으며 시작된 것이다. 또 교수는 학자로서의 의무인 고증과 연구 기반의 엄격함을 일정부분 포기하고 괴테가 한 말보다 이 출처를 알 수 없는 괴테의 말을 과테의 말이라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괴테학자로서 말하게 된다. 그러나 그때 비로소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삶을 느낀다. 이런 우연적인것들, 탈진실적인 것들 역시도 비록 그럴지언정 삶의 큰 부분이고 이들마저도 수용하는 태도다.

심지어 인터넷과 탈진실을 넘어 AI시대인 현재, AI에게 예컨대 “세상에 없는 괴테식 명언을 10개 창조해봐”라고 해서 그중 하나를 인생명언으로 삼는 것은 어떠할까? 그것도 누군가에겐 나름의 의미가 있을 수 있지 않늘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이런 책이 2025년에 아무렇지도 않게 일본에서 나온것이 놀라웠다. 괴테라는 200년전 독일 사상가를 2025년 일본에 불러내어 소설 소재로 삼아버리고 아쿠타카와 상까지 받다니. 한국에서 보기 힘든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인문학 토양이 역시나 강하구나 하고 감탄도 했다.
b*****2 2025.11.26. 신고 공감 2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우리가 믿는 명언은 어디서 왔을까
"우리가 믿는 명언은 어디서 왔을까" 내용보기
우리가 믿고 쓰는 유명한 말들, 정말 그 사람이 한 말일까요. "괴테가 말하길"로 시작하는 문장이 어딘가 익숙한 이유를 이 소설은 아주 현실적인 장면에서 꺼내옵니다. 홍차 티백에 적힌 한 문장을 보고, 평생 괴테를 연구해 온 학자 도이치가 멈칫하는 순간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거든요. 괴테의 말처럼 보이는데 정작 어디에도 출처가 없는 문장이라서요. 그 한 줄 때문에 도이치는 학자
"우리가 믿는 명언은 어디서 왔을까" 내용보기

우리가 믿고 쓰는 유명한 말들, 정말 그 사람이 한 말일까요. "괴테가 말하길"로 시작하는 문장이 어딘가 익숙한 이유를 이 소설은 아주 현실적인 장면에서 꺼내옵니다. 홍차 티백에 적힌 한 문장을 보고, 평생 괴테를 연구해 온 학자 도이치가 멈칫하는 순간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거든요. 괴테의 말처럼 보이는데 정작 어디에도 출처가 없는 문장이라서요. 그 한 줄 때문에 도이치는 학자로서의 자존심, 삶의 방식, 사람을 대하는 태도까지 다시 정리해야 하는 상황을 맞습니다. 

책은 크게 여섯 파트로 나뉘어, 도이치가 그 문장의 출처를 좇는 과정이 차근차근 이어집니다. 처음엔 자료를 뒤지고,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시간이 쌓일수록 한 문장이 여러 사람의 기억과 번역, 해석을 거치며 모양이 달라지는 모습을 살펴보게 됩니다. 중간중간 세계 문학의 문장들이 촘촘히 들어와서, 이야기의 뼈대를 세우는 방식도 독특해요. 후반으로 갈수록 지금까지 등장한 인물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한 문장이 어디서 왔는지라는 질문이 결국 사랑과 가족, 그리고 말의 책임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저는 일을 하면서 문장을 자주 인용하는 편인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습관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좋은 문장을 보면 바로 메모장에 옮겨 적고, 다음에 글을 쓸 때 슬쩍 붙여 넣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시간이 지나면 그 문장이 정확히 어디서 왔는지 흐릿해질 때가 많았습니다. 누가 했는지보다 문장이 좋아서 넘어가기도 했고요. 도이치가 출처 하나에 집착하는 모습이 처음엔 과하다고 느껴졌는데, 읽다 보니 과정이 왜 중요한지 알 수 있었어요. 출처를 확인하는 건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게 아니라, 내가 믿는 기준을 지키는 일이더라구요. 특히 번역된 문장은 단어 하나만 달라져도 뜻이 부드럽게 바뀌거나, 반대로 너무 단정적으로 들릴 때가 있는데, 그 차이가 관계에도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또 하나는 가족 이야기로 읽힌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학자 이야기라서 딱딱할 거라 생각했는데, 일상 장면이 계속 나오고, 주변 인물들이 도이치의 확신을 흔들어 놓습니다. 저도 집에서 대화하다 보면, 같은 말을 했는데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럴 때 저는 대충 넘어가거나, 내 뜻이 맞다고 밀어붙이기 쉬웠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고 나서는, 말의 뜻보다 말이 만들어진 사정을 한 번 더 보게 됐어요. 그 사람이 왜 그런 표현을 썼는지, 어디서 그런 말을 배웠는지, 어떤 마음으로 옮겨 왔는지를요. 그러다 보면 불필요한 오해가 줄기도 했고, 제가 먼저 정리해 말하는 횟수도 늘었습니다. 고전과 인용이 많아 중반에 속도가 느리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말과 사랑을 한꺼번에 다루는 방식이 흔치 않아서, 문장을 자주 쓰는 분이나 인용을 좋아하는 분께 더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d******i 2026.02.17. 신고 공감 15 댓글 1
리뷰 총점 eBook 구매
작가의
"작가의" 내용보기
소개란에 나오는 연간 1000권의 책을 읽는다는 경력한줄?이 (읽는 것도 나는 경력이라고 생각 -시간과 돈을 쓰는 것이니까) 이 책의 기대감과 만족도를 모두 아우르는 말이 아닐까싶다. 누구의 추천과 아쿠타가와상 23살 수상이라는 스포트라이트가 아니더라도, 이 책은 분명 내 손에 들어왔을 것이고, 내돈내산이 아깝지 않을 소설이다.
"작가의" 내용보기
소개란에 나오는 연간 1000권의 책을 읽는다는 경력한줄?이 (읽는 것도 나는 경력이라고 생각 -시간과 돈을 쓰는 것이니까) 이 책의 기대감과 만족도를 모두 아우르는 말이 아닐까싶다. 누구의 추천과 아쿠타가와상 23살 수상이라는 스포트라이트가 아니더라도, 이 책은 분명 내 손에 들어왔을 것이고, 내돈내산이 아깝지 않을 소설이다. 
j****k 2025.11.25. 신고 공감 9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내용보기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를 읽고>결혼기념일에 가족들과 함께 간 레스토랑에서의 홍차 티백 꼬리표의 명언에서 시작이 된 이 이야기의 여정속에서  독자인 나는 많은 철학자와 성인들을 만나는 계기가 되었다. 예전부터 늘 들어왔던 명언이나 성서구절을 다시 접하면서 말에도 힘이 있음을, 성서문구도 찾아서 읽어보고 잠시 묵상도 해보게 되는 책이 되었다. 한 번보고 접는 책이 아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내용보기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를 읽고>

결혼기념일에 가족들과 함께 간 레스토랑에서의 홍차 티백 꼬리표의 명언에서 시작이 된 이 이야기의 여정속에서  독자인 나는 많은 철학자와 성인들을 만나는 계기가 되었다. 예전부터 늘 들어왔던 명언이나 성서구절을 다시 접하면서 말에도 힘이 있음을, 성서문구도 찾아서 읽어보고 잠시 묵상도 해보게 되는 책이 되었다. 한 번보고 접는 책이 아닌 생각정리하고 싶을 때 여러 번 들춰볼 것 같다. 


YES마니아 : 로얄 m******0 2026.03.23. 신고 공감 5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명언이 뭐길래 -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를 읽고
"명언이 뭐길래 -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를 읽고" 내용보기
명언이 뭐길래<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를 읽고  요즘 장안의 화제, 정확히는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를 4월의 독서모임 책으로 선정했다. 괴테라는 유명인과 그가 남긴 유명한 말들, 곧 명언을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기쁘기도 하지만, 반면 거장에 대해 과장스럽지 않게 얘기 나누는 것에 대한 왠지 모를 부담과 걱정도 일었던 게 사실이다. 결론부
"명언이 뭐길래 -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를 읽고" 내용보기

명언이 뭐길래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를 읽고



  요즘 장안의 화제, 정확히는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를 4월의 독서모임 책으로 선정했다. 괴테라는 유명인과 그가 남긴 유명한 말들, 곧 명언을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기쁘기도 하지만, 반면 거장에 대해 과장스럽지 않게 얘기 나누는 것에 대한 왠지 모를 부담과 걱정도 일었던 게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명언의 출처를 찾아 떠나는 어느 괴테 전문가의 여정과 더불어 명언이란 무엇인가라는 금시초문(今始初問)도 스스로에게 던져볼 수 있어 퍽 흥미로웠다.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든다(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 주인공 도이치가 마시던 차 티백에 쓰여진 문구이자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이기도 하다. 괴테 전문가로서의 자부심과 지식인으로서의 자존심을 건드리기에 충분한, 말 한마디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독자는 출처가 분명하지 않던 명언(名言)에 관하여 도이치와 가족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이 제각각 명언(明言)하는 과정에서 새말처럼 거듭남을 알아차리게 된다.

  소설에서 독일인에게 괴테(와 작품 세계)는 호흡하는 일마냥 자연스러운 존재로 그려진다. 괴테의 작품이라곤 『파우스트』만 읽은 터라 단언하긴 어렵지만, “괴테가 말하길…”이라고 운을 뗄 정도면 괴테의 영향력이 가히 일상을 ‘지배’한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지배’적인 말을 조금 비틀어 보자. 괴테가 원하길, 모든 것을 알고 배우고자 했다는 점에서 당대 여러 분야에 걸친 그의 지배욕 혹은 소유욕을 엿볼 수 있다. 목숨 한개만 부여받은 인간의 한계 앞에서 그 욕구에 갈급했을 테고, 한평생을 바쳐도 모든 것을 말할 수 없음을 진작에 그는 깨닫지 않았을까.

  따라서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기보다는 말‘하려’ 했다고 해석한 (소설의 화자이며 도이치의 제자이자 사위인) 스즈키의 입장에 한 표를 던지려 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모든 것은 이미 말해졌다”는 명제를 알아차리는 일의 의미도 곱씹게 된다. 즉 명언의 효용은 그것을 자기 삶의 맥락에 적용시켜 실천할 때에야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앎은 결코 언어로 환원되지 않는다”는 게 불편한 진실을 우리는 마주해야 한다.

  끝으로 엉뚱한 질문 두 가지가 떠오른다. 하나는 계속 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반대로 입을 다물고 조용히 있는, ‘침묵(沈默)’을 만나고 싶어 사전을 펼쳐본다. ‘작가가 작품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도 한다. 타자에게 발화하지 않고 비공개로 자신의 머릿속에 생각이나 어딘가에 글로 저장해두는 것이라면, 고요 속의 외침 같은 게 아닐까. 다른 하나는 명언의 타율(이라고 쓰고 명언이 될 확률이라 고쳐 읽는다)에 관해서다. 어떤 말이든 많이 해서 안타를 많이 생산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심사숙고해서 ‘홈런 한방’을 노리는 게 나을까. 쉽지 않은 그 답을 찾기 위하여 오늘도 말 위에 올라 말을 주고받는 일을 이어가는 수밖에 없으리라.

이달의 사락 k*****o 2026.04.29. 신고 공감 4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저자로 탄생한 독자
"저자로 탄생한 독자" 내용보기
따옴표와 각주라면 진저리가 쳐지는 인문학 대학원생으로서, 아쿠타가와상 수상 이후 들려오는 이 소설에 대한 풍문을 접하며, 이 소설의 저자는 반드시 인문학 대학원생일거라고 예상했었다. 역시나 스즈키 유이는 영문학을 전공하는 독서광 대학원생이었다. 한 단어, 한 문장마다 철저하게 출처를 찾아 각주를 작성하다보면 ‘과연 이걸 누가 확인한다고 이렇게 고생을 하고있나’ 싶
"저자로 탄생한 독자" 내용보기

 따옴표와 각주라면 진저리가 쳐지는 인문학 대학원생으로서, 아쿠타가와상 수상 이후 들려오는 이 소설에 대한 풍문을 접하며, 이 소설의 저자는 반드시 인문학 대학원생일거라고 예상했었다. 역시나 스즈키 유이는 영문학을 전공하는 독서광 대학원생이었다. 한 단어, 한 문장마다 철저하게 출처를 찾아 각주를 작성하다보면 ‘과연 이걸 누가 확인한다고 이렇게 고생을 하고있나’ 싶다가도, 학자라기엔 아직 한참이나 모자란 연구자의 눈꼽만한 양심이 자기검열을 ‘처’하고 있다. 

  미하일 바흐친의 언어가 본질적으로 타자의 발화와 관계한다는 주장을 발전시켜 줄리아 크리스테바가 제시한 개념인 ‘상호텍스트성’을 간단하게 풀어보자면 모든 텍스트는 저자가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무수한 선행 텍스트들의 재구성이며 재조합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모든 텍스트들은 다른 텍스트들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롤랑 바르트는 크리스테바의 ‘상호텍스트성’에 영향을 받아 『저자의 죽음』을 발표했다. 텍스트Text의 어원이 직물Textus임을 상기할 때, 뒤엉킨 짜임 속에서 어떤 실을 뽑아낼 것인가를 정하는 것은 독자의 적극적인 재해석이며, 바로 이 지점에서 ‘독자의 탄생’과 ‘저자의 죽음’이라는 바르트의 이론이 전개된다. 


  “말의 탁류에 휩쓸리며 도이치는 몸을 일으켜 그 정지된 점을 아리아드네의 실처럼 움켜쥐고, 뽑아냈다.”(39쪽)


  마나부: “히브리어 중 ‘바라’라는 동사-‘창조하다’라고 번역되는 말-는 무수한 색이 뒤섞인 양동이 속에서 색깔을 하나씩 뽑아내는 이미지라는 구약학자의 말을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은데 어디서 들었는지, 혹은 읽었는지 기억이 안 나서 내가 써버린 거야.”(139)


  마나부: “대신할 도구를 도통 찾을 수가 없어서 계속 쓰고 있을 뿐이야. 난 심지어 이렇게 생각한 적도 있어. 가령 섹스는 어떨까.”(153)


  이러한 문장들에서 저자인 스즈키 유이가 가진 언어철학적 깊이가 드러난다. 실을 뽑아낸다는 이미지,  바르트의 육체가 욕망하는 글쓰기 쪽으로 나아가는 『텍스트의 즐거움』을 연상시키는 마나부의 말들. 


  도이치 교수가 자신의 딸이 제대로 공부만 하면 학자가 될 수 있다고 하자, “안 되어도 괜찮아. 그 애한테 학자의 언어는 거북할 게야.”(153) 라는 마나부의 대답이 논문을 쓰며 답답한 나에게 위로가 된다. 그리고 나쓰메 소세키와 오에 겐자부로에 대한 스즈키 유이의 사랑도 느껴지는 이 소설은 인문학 배경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지만, 그깟 배경이 없어도 “모든 게 좋다!”(162)

s*****0 2026.03.22. 신고 공감 4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