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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음이 좀 복잡해서 가볍게 읽을 시집을 찾다가 제목이 너무 예뻐서 바로 집어 들었어요. 한여름에도 철 지난 패딩을 꺼내 입고 — 이 말 한 줄만으로도 이미 분위기가 완성된 느낌이더라고요. 읽어보니까 ‘감성 시집’이라기보다 솔직한 일기장 같은 시집에 더 가까웠어요. 억지 감성 없이 일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적어둔 문장들이 많아서, 괜히 제가 겪었던 순간들이 자꾸 떠올랐어요. 그래서인지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아 이거 내 얘기지…?”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특히 평범한 장면들을 시인이 자기만의 언어로 살짝 비틀어 놓는 부분이 좋았어요. 부담스럽게 어렵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고. 요즘 머릿속이 정신없을 때 딱 필요한 온도. 표지도 조용한데 깔끔해서 자꾸 손이 가더라고요. 책상 위에 두고 틈날 때 아무 페이지나 펴서 읽기 좋은 시집입니다. 감정이 조금 복잡한 시기라면 더 잘 맞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올해 산 시집 중에 제일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책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