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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대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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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랄만한 책이다. 플로베르가 보바리 부인을 일물일어 원칙을 고수하며 써서 사실주의를 이끈 위대한 작가라는 것은 안다. 그러나 이렇게 방대한 분야에 대하여 조사하고 연구하며 소설로 써나갔다는 사실은 엄청난 사건이다. 모든 작가들 모든 인간이 이처럼 치열하게 작업해야 할 것이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유명, 명품은 아무렇게나 만들어지지 않는다. 내 안일한 독서와 글 쓰기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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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랄만한 책이다. 플로베르가 보바리 부인을 일물일어 원칙을 고수하며 써서 사실주의를 이끈 위대한 작가라는 것은 안다. 그러나 이렇게 방대한 분야에 대하여 조사하고 연구하며 소설로 써나갔다는 사실은 엄청난 사건이다. 모든 작가들 모든 인간이 이처럼 치열하게 작업해야 할 것이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유명, 명품은 아무렇게나 만들어지지 않는다. 내 안일한 독서와 글 쓰기에도 경종이 울려야 할 것이다. 플로베르의 진수를 읽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 읽기 시작하면서 이 것도 소설인가하는 의구심을 갖게한다. 앙티로망, 누보로망의 효시인가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도 그것일 것이다. 사건은 거의 없다. 방대한 지식을 다룬다. 해박한, 백과사전적 지식을 자랑하자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기도 한다. 1,500권의 책을 탐독하고, 8자 높이의 조사한 노트 서류더미, 50년 동안 집필한 작품이란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 부바르와 폐퀴셰가 수많은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어 대는 모습은 플로베르 자신의 모습일 것이다. 그의 모든 작품들이 부바르와 페퀴셰를 위한 준비작업에 불과하다는 말에 긍정한다. 52세의 부바르와 페퀴셰는 뜻하지 않은 유산으로 필경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시골 농장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간다. 그들이 알고 싶은 모든 것. 농업, 과학, 의학, 천문학, 지질학, 역사, 문학, 정치, 연애, 체조, 최면술, 철학, 종교, 교육…. 한도 끝도 없이 파고든다. 인간으로 불가능하지. 그러니까 소설일 것이다. 이 부바르와 페퀴셰는 플로베르 자신이다. 작가 자신이 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실패한다. 실패하는 것이 또한 마땅하다. 플로베르 자신이 과학 만능주의에 회의적이고 그 과학의 오류와 인간의 오만에 대하여 반대하고 있으니까. 즉 과학이 진리이고 권력이며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이라고 믿고 있던 당시의 시대정신에 대한 반발이며 어리석음과 지성은 상반되는 것이 아니고 선악과 마찬가지로 서로 구별하기 어려운 것이라 말한다. 나는 과학 신봉자다. 아내가 사약을 만들어 주는 것을 극구 사양한다. 백일하에 증명되고 확고 부동한 과학을 믿는다. 그리고 그 과학 바탕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약들을 두고 검증되지 않은 민간에서 누가 써 보니 좋았다, 좋더라 라는 말을 믿고 기를 쓰고 사약을 만들어 먹는 것이 미신과 무엇이 다를까. 요즘 유행하는 기(氣)나 선(禪)이나 동양철학의 신비주의도 나는 믿지 안는다. 이렇게 나는 서구 과학사상에 푹 빠졌다. 이 2003년에 사는 내가. 그러나 프로베르는 1875년대에 유행하는 과학 만능주의를 정면으로 반대한다. 그의 선견지명인가. 나의 과학 맹종인가. 어쩌면 내가, 나를 부끄럽게 생각해야 할 것은 아닌지. 작품해설이 일품이다. 적어도 한 권의 책을 번역한다면 이 정도 해설은 써 놓아야 할 것이다. 이 것이 독자에 대한 보답이며 국민 교양을 업그레이드하는 지식인의 책무를 다하는 것이리라. 만약 부바르와 페퀴셰를 알기 위하여, 또는 잘 읽기 위하여 이 독후감을 읽는 사람이 있다면 작품 해설을 읽으라고 권한다. 어느 독후감도 이 해설을 따를 수는 없다. 이 책을 읽고, '어떻게 쓸 것인가',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배웠다면, 즉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배웠다면 제대로 읽은 것이며, 읽은 보람이 있다고 단언할 만하다. 내가 읽은 책 중 가장 위대한 책이라 서슴없이 말한다.
x*****k 2003.04.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