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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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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본다소리내어 읽어본다밑줄을 그어본다해체해 본다노력해 본다시는 추상화같다추상화 작가와 시인은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해석은 네 몫이라 한다친절할 설명은 사절이다자존심의 문제다인상을 쓰며 다시 읽어본다결국 무너진다그래서 시집에 쓰인 시어들을 적어 보았다. 길 잃은 사람, 장미, 압정, 유리조각, 가족, 소문, 독, 미친, 레몬, 신 눈물, 붉은 내장, 피, 소비,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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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본다

소리내어 읽어본다

밑줄을 그어본다

해체해 본다

노력해 본다


시는 추상화같다

추상화 작가와 시인은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해석은 네 몫이라 한다


친절할 설명은 사절이다

자존심의 문제다

인상을 쓰며 다시 읽어본다

결국 무너진다


그래서 시집에 쓰인 시어들을 적어 보았다. 


길 잃은 사람, 장미, 압정, 유리조각, 가족, 소문, 독, 미친, 레몬, 신 눈물, 붉은 내장, 피, 소비, 낭비, 산산 조각, 날개가 부러진 새, 망각, 흑백영화, 죽음, 사랑, 재난, 발목, 노출, 취약, 붉은 장미, 뱀파이어, 빈혈, 낙서, 욕설, 빨강 맨드라미, 산불, 비극, 지옥, 희망고문, 눈사람, 핏물, 무기력, 해바라기의 처연한 뒷모습, 회색 땀,…


그리고 ‘비극의 재료’를 필사해본다. 시인의 감정을 느껴본다.


시집 첫 페이지 ‘시인의 말’에 원성은 작가는 말했다.

“시는 내게는 공공연해지지 안는 것”이라고. 


어쩌면 시는 해석하고 이해하는 장르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시詩를 읽는다는 것은 원래 시적詩的인 것이라고 위안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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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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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교유당 서포터즈로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이렇게 술도 없이 열에 들뜬 낙서 말고차갑고 차분하고 건조한 시를 쓸거야 그럴 거야 ─ 「기적 없이」─빨간색 표지만큼제목만큼차갑고 차분하고 건조한 시를 쓸 거라는 시 속의 선언만큼시집은 적적[赤赤]하고 적적[寂寂]다원성은 시인은 시집 『비극의 재료』에서피를 흘리며 죽거나, 죽어가거나, 소외된 것들,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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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교유당 서포터즈로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

이렇게 술도 없이 열에 들뜬 낙서 말고

차갑고 차분하고 건조한 시를 쓸거야 그럴 거야 


─ 「기적 없이」


빨간색 표지만큼

제목만큼

차갑고 차분하고 건조한 시를 쓸 거라는 시 속의 선언만큼

시집은 적적[赤赤]하고 적적[寂寂]다


원성은 시인은 시집 『비극의 재료』에서

피를 흘리며 죽거나, 죽어가거나, 소외된 것들, 지나간 것들에 초점을 맞춘다

차갑고 차분하고 건조한 시의 언어로 그려지므로 죽음과 고통은 일시적인 소모품,

살아남은 사람들이 시간을 죽이기 위해 잠깐 언급되는 것으로 전락한다

한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라던 정현종 시인의 오래된 시는

더 이상 의미를 가질 수 없는 걸까


/

공중에서 정지한 새 한 마리도

대화에서는 오브제다

소비되고 낭비되고 마침내 치워진다


─ 「오브제」


산산조각 난 접시, 도로에서 죽어가는 날개가 부러진 새, 그에 대해 이야기할 뿐인 사람들

무슨 일이라도 터지면 인스타그램에서 저마다 대서특필을 한다

단색 배경에 상업적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폰트로 정보만 간단히 쓴 누군가의 비극

하지만 엄지손가락으로 화면을 아래로 쓸기만 하면 금세 사라져 버리는

인터넷이 세상 모든 정보를 가져오고 SNS로 모두가 쉽게 연결될 수 있는 이 시대에서

그 한 생명의 죽음은 몇 초의 화젯거리밖에 되지 않는 우리들의 모습을 우회해서 그려낸 풍경을 보여준다


/

물에 빠진 사람과

물가를 걷는 사람에게

보이는 풍경은 다르겠지



제3의 풍경을 보는 사람은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물속에 풍덩 뛰어든다

불속으로 걸어들어가는 소방관처럼


─ 「신비는 물을 좋아한다」


말해지지 못한 것들이나 큰 소리로 다 같이 외쳐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도

그 고통을 온전히 헤아리지 못하고 그저

그렇구나 물에 빠졌구나 죽었구나 고통스럽구나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이 시를 읽어도 그렇구나 하지만 그 그렇구나가 목에 박힌 가시처럼 따갑고 아프다

내 자리가 소방관이나 풍덩 뛰어드는 사람이 아니란 걸 알아버렸으니까

나는 왜 소방관이 되지 못하는지

손을 잡지 않은 0과 1, 그 사이에 함께 걸으며 서슬 퍼런 칼날에 옆모습을 베이며 걷는 북처럼

함께 한다는 것은 고통임을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며

시 속에서 변명만 찾아낼 뿐


+

이런 걸 서평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다

사실 맨 뒤에 선우은실 문학평론가의 좋은 해설이 담겨있다

그런 관계로 내 감상만 주저리주저리...


책에 워낙 무언가 낙서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살면서 처음 교환 독서란 걸 해봤다

누가 쓰셨는지를 모르겠다

책에 낙서를 하는 걸 싫어했지만 이런 같은 책을 읽고 남긴 흔적은 좋다는 걸 처음 느꼈다


/

재난영화에서는 사랑이 끝나지 않는다

시작하기만 한다 타임머신은 등장하지 않는다

끝나지 않는 사랑은 재난이다

산불, 나 아닌 타인이 저지르고 도망간 것



죽지 않고 태어나기만 하는

감정들이 있다

오래 끝나지 않는 건 장르가 된다

이런 장르도 있다


─ 「재난영화」


/

나는 파티장 한가운데 서 있었다

붉은 와인이 가득찬 잔을 들고

그런데 내 그림자만이 화려했다

그림자가 화려해질 수 있는 방법은

구멍이 많아지는 것이었다

빛이 새는 구멍, 비밀을 함구하지 못하는 구멍,

침묵을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구멍


─ 「그림자, 아닙니다」


/

나는 내가 쓴 문장이 무한확장해서

네가 쓴 문장을 안는 모습을 지켜본다

거미줄 모양으로 안간힘으로 뻗어나가는 문장이

네가 한밤중에 적어놓은 문장을 포옹한다 흔들린다

투명한 물속에서 일어난 일이다



─ 「안긴 문장과 안은 문장」

YES마니아 : 로얄 t*******e 2025.11.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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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on darkness,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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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에 대한 각자 이미지소개안긴 문장과 안은 문장관찰하는 사람은 쓴다"나는 저 반짝이는 돌이 별이라고 믿는다"오늘을 다 살아버린 사람은 쓴다"사랑을 고백하고 난 다음 날 같다"포옹, 흔들리는 포옹투명해서 속이 보이는 바닷물안에서 돌을 깎고 있는 물살시간, 그래 시간나는 내가 쓴 문장이 무한확장해서네가 쓴 문장을 안는 모습을 지켜본다거미줄 모양으로 안간힘으로 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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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에 대한 각자 이미지





소개

안긴 문장과 안은 문장


관찰하는 사람은 쓴다
"나는 저 반짝이는 돌이 별이라고 믿는다"

오늘을 다 살아버린 사람은 쓴다
"사랑을 고백하고 난 다음 날 같다"

포옹, 흔들리는 포옹
투명해서 속이 보이는 바닷물
안에서 돌을 깎고 있는 물살
시간, 그래 시간

나는 내가 쓴 문장이 무한확장해서
네가 쓴 문장을 안는 모습을 지켜본다
거미줄 모양으로 안간힘으로 뻗어나가는 문장이
네가 한밤중에 적어놓은 문장을 포옹한다 흔들린다
투명한 물속에서 일어난 일이다



오브제


공중에서 정지한 새 한 마리도
대화에서는 오브제다
소비되고 낭비되고 마침내 치워진다

접시들이 허공을 날아다니다가
산산조각이 난다 그 파편들조차
대화에서는 소모되기 위해 존재한다

날개가 부러진 새를 갖고 무얼 하지
대화를 해야지 이런 식이었다
타이어 자국에 엉킨 진흙은?
대화를 하자 이것에 대해
새가 눕고 뒹굴고 죽어간 진흙에 대해
새의 죽음에 대해서? 아마도
그러나 부러진 날개 쪽이 조금 더 흥미롭겠지

사람들은 허공에서 저글링을 했다
오브제들은 대화의 통로일 뿐이었으므로
은밀한 암시, 암호, 비밀을 운반하는
그리고 새가 날지 못했다
그리고 새가 마침내 죽었다


#언어오브제
m******0 2026.02.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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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책시렁 530 비극의 재료
"노래책시렁 530 비극의 재료" 내용보기
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6.1.30.노래책시렁 530《비극의 재료》 원성은 교유서가 2025.11.6.  누구나 날마다 죽습니다. 언제나 날마다 태어납니다. 모든 숨붙이는 밤낮을 갈마들면서 죽살이를 잇습니다. 밤에 까무룩 죽기에 온몸에 새롭게 기운이 돌고, 새벽에 새롭게 밝는 하루이기에 차츰 힘을 차립니다. 아침이 환할 무렵에 즐겁게 기지개를 켜니, 낮에 나무와 나비라는
"노래책시렁 530 비극의 재료" 내용보기

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6.1.30.

노래책시렁 530


《비극의 재료》

 원성은

 교유서가

 2025.11.6.



  누구나 날마다 죽습니다. 언제나 날마다 태어납니다. 모든 숨붙이는 밤낮을 갈마들면서 죽살이를 잇습니다. 밤에 까무룩 죽기에 온몸에 새롭게 기운이 돌고, 새벽에 새롭게 밝는 하루이기에 차츰 힘을 차립니다. 아침이 환할 무렵에 즐겁게 기지개를 켜니, 낮에 나무와 나비라는 두 마음을 하나로 모두어 나로 서는 살림을 짓습니다. 이윽고 저물녘이면 차분히 모든 일놀이를 접으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고서 다시금 죽으러 갑니다. 《비극의 재료》를 돌아봅니다. 이 삶에는 눈물거리와 웃음거리가 나란합니다. 눈물만 흘리거나 웃음만 짓지 않아요. 가난하든 가멸차든 눈물웃음이 넘나들어요. 태어나거나 죽거나 두 손은 빕니다. 누구나 빈손에 빈몸으로 떠나고 돌아와요. 나고죽는 수수께끼를 날마다 스스럼없이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가 늘 나누는 모든 말이 바로 삶인 줄 알아챌 테고, 누구나 스스로 펴는 말씨 그대로 살림씨를 일구고 삶씨를 맞이하며 사랑씨를 피우는 줄 깨닫습니다. 돈이 많기에 느긋하지 않습니다. 돈이 없기에 바쁘지 않습니다. 밤에 기꺼이 죽으면서 꿈을 새로 그리기에 느긋합니다. 아침에 기쁘게 태어나면서 꿈씨를 새로 심기에 즐겁습니다. 먼발치에서 글감을 안 찾으면 됩니다. 우리 삶이 다 다르게 글감입니다.


ㅍㄹㄴ


길 잃은 사람을 제외한 마을 사람들은 / 그가 길을 잃었다는 것을 / 안다 알고 지켜보고 걱정하고 관여하고 / 참견하고 간섭하고 괴롭힌다 가만히 두지 않아야 한다 (블랙박스 해체하기/12쪽)


죽었다는 말에 대해서 생각한다 / 한 번도 죽어본 적이 없어서 / 살아 숨쉬면서 그 말을 정의하려고 노력해본다 (미싱링크/107쪽)


+


《비극의 재료》(원성은, 교유서가, 2025)


함께 좋아하고 싶은 것이 있는 것처럼 혼자서만 좋아하고 싶은 것도 있다

→ 함께 좋아하고 싶은 일이 있듯 혼자서만 좋아하고 싶은 일도 있다

→ 함께 좋아하고 싶기도 하듯 혼자서만 좋아하고 싶기도 하다

5쪽


태양을 맨눈으로 쳐다보면 앞이 캄캄해지니까

→ 해를 맨눈으로 쳐다보면 앞이 캄캄하니까

12쪽


장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 꽃찔레라는 이름과는 달리 아름답게 안 보인다

→ 꽃찔레라는 이름과는 달리 안 아름다워 보인다

14쪽


고유명사일까 일반명사일까

→ 홀이름일까 고루이름일까

→ 홑이름일까 두루이름일까

14쪽


결론은 아무튼 N분의 1일로 나눠 먹자는 뜻이야

→ 아무튼 나눠먹자는 뜻이야

→ 아무튼 나눠서 내자

→ 아무튼 도리기를 하자

18쪽


그걸 읽는 독자의 찡그림처럼

→ 읽는 사람이 찡그리듯

→ 읽으며 찡그리듯

→ 읽다가 찡그리는 사람처럼

22쪽


유통기한이 짧은 자의식을 가졌다 방치되어 잊히기에는 다급한 열망을 가졌다

→ 나를 잘 안 본다 팽개쳐서 잊힐까 서두른다

→ 나를 보는 틈이 짧다 내팽개쳐서 잊을까 조바심을 낸다

25쪽


새 한 마리가 아스팔트 위에 누워서 붉은 내장을 드러내놓고 죽은 장면을 목격했다

→ 새 한 마리가 길바닥에 누워서 붉은 속을 드러내놓고 죽은 모습을 보았다

→ 새 한 마리가 까만길에 누워서 붉은 배알을 드러내놓고서 죽었다

33쪽


폭우가 그렇게 좋았는지 온몸으로 기뻐하고 있었다

→ 벼락비가 그렇게 반가운지 온몸으로 기뻐한다

→ 소나기가 그렇게 기쁜지 온몸으로 반긴다

49쪽


내 그림자를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다가왔다

→ 그림자를 들여다보려고 다가온다

→ 그림자를 잘 보려고 다가온다

58쪽


누군가는 그것에 해체적이라고 누군가는 그것이 모던하다고 말한다

→ 누구는 풀어헤친다고 누구는 새롭다고 말한다

→ 누구는 찢는다고 누구는 산뜻하다고 말한다

→ 누구는 뜯는다고 누구는 반짝인다고 말한다

62쪽


비극의 구두점을 지뢰처럼 밟아 완성시키는 나의 눈사람

→ 몸서리를 쉬려고 펑 밟아 마무르는 이 눈사람

→ 눈물쉼꽃을 꽝 밟아서 맺는 이 눈사람

→ 동티를 마치려고 쾅 밟아 끝내는 눈사람

73쪽


그것이 검은 백조였다는 것을 안다

→ 그 새는 검은고니인 줄 안다

90쪽


양치류를 채집하는 소녀는

→ 민꽃풀을 모으는 아이는

→ 홀씨풀꽃을 담는 아이는

100쪽


우성과 열성은 일란성쌍둥이

→ 첫씨와 뒷씨는 나란둥이

→ 윗씨와 밑씨는 한둥이

→ 큰씨와 작은씨는 함둥이

→ 으뜸씨와 버금씨는 나란꽃

110쪽


난분분하게 흩어지는 모래알들

→ 흩어지는 모래알

→ 나풀거리는 모래알

→ 흐늘거리는 모래알

11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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