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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진짜와 가짜의 경계에 대한 발칙한 상상, 황당하지만 웃픈 이야기.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 제목만 보면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뒤죽박죽이 되고 거꾸로 된 세상 이야기다. 상식이 비상식이 되고 정상이 비정상이 되고 기존 가설이 뒤집어지는 세상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오리가 고양이를 잡아먹을 수 있을까.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라니, 호랑이를 잡아먹은 타조처럼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소설이지 않은가. 황당하게 읽다가 발칙한 상상력에 웃다가 가족 관계에 슬프다가 작가의 유머 코드에 푸 하하 웃음이 터지는, 그럴 듯한 이야기다.
소설은 허름한 아파트에서 지저분하고 무기력하게 홀로 살고 있는 노인이 붙인 전단지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전단지의 내용은 일당 5만원에 성공 보수까지 준다는 밑도 끝도 없는 내용이었다. 노인은 자신의 고양이 호순이를 잡아먹은 오리를 찾아 달라며, 매일 불광천에 가서 폴라로이드 사진기로 오리 사진을 찍어오면 일당을 주겠다고 한다. 게다가 그 오리를 산 채로 가져오는 날엔 성공보수까지 준다고 한다. 오리 사진을 찍기 위해 찾아온 일꾼은 장르 작가인 남자와 주식으로 돈을 날린 실업자 여자, 노인의 손자라는 꼬마였다.
장르작가인 남자는 통잔 잔고와 지갑 잔고를 합쳐 4,264원이 고작이었기에 당장 밥벌이를 위해 오리 사진을 찍지만 힘없는 노인을 상대로 사기 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서 화가 난다. 남자보다 먼저 온 여자도 실업자 신세이기에 오리 사진을 찍고 있지만 노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노인의 손자인 꼬마도 엄마 아빠 몰래 학원을 빠져 가면서 하고 있지만 할아버지가 이런 미친 짓 대신에 행복한 일상을 찾기를 원한다.
돈이, 돈이 아니라 그냥 숫자인 것만 같고, 숫자라면 내 마음대로 큰 숫자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세상에 가장 큰 숫자는 없잖아요. 그렇게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어요. 돈도 실물이고 진짜인데 그걸 잊어버린 거였죠. 병에 걸린 거였어요. 현실과 망상,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지 못하는 끔찍한 병.(71쪽)
어쨌든 프리랜서 작가인 34세 남자의 재정능력은 생존불능에 이르렀기에 노인의 명령대로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들고 불광천의 오리들을 찍기 시작한다. 아무리 근접 촬영을 해도 노인은 그 놈의 오리가 아니라며 더 수고를 하라고 한다. 매번 찍어도 그 놈이 그놈 같은 오리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지 노인은 매 번 아니라고 한다. 급기야 따로 살고 있는 아들, 손자, 남자와 여자는 힘을 합쳐 가짜 호순이와 호순이를 잡아먹은 가짜 오리를 찾아 노인에게 데려가게 된다. 진짜가 아닌 가짜 호순이, 가짜 오리이지만 노인은 묵묵히 받아들이며 생활을 바꾸기 시작한다.
수많은 오리들 중에서 고양이를 잡아먹은 놈 하나를 콕 집어내는 일은 도전이고 투쟁일 수밖에 없다. 수많은 진짜 속에서 가짜를 찾아내는 일은 도전이고 투쟁일 수밖에 없다. 도전이고 투쟁일 수밖에 없는 것은 또한 모험일 수밖에 없다. (148쪽)
부모의 재산을 가지고 사업으로 탕진한 아들, 그런 아들과 따로 살며 호순이에게 의지했던 노인, 길고양이 호순이의 죽음, 증권회사 구조조정으로 실직한데다 주식으로 그동안 모은 돈까지 날린 여자, 장르소설을 쓰고 있지만 마음은 늘 본격문학을 지향한다는 빈털터리 작가, 명석한 두뇌회전으로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내는 얄밉도록 당돌한 꼬마 등이 벌이는 황당 시추에이션이다. 여자의 조언에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남자, 자신의 현실을 거부하고 싶어 모든 게 전부 진짜이거나 모든 게 가짜였으면 좋겠다는 여자, 미친 짓거리에 돈을 탕진한다는 아들, 자신의 재산을 탕진했다고 나무라는 노인, 재기발랄한 손자의 이야기가 슬프면서도 웃기고, 황당하면서도 발칙하다.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를 쫓는 노인, 그 노인에 고용된 젊은 남녀, 할아버지의 행복을 위해 가짜 오리와 가짜 호순이를 제안하는 손자와 아들, 가짜에 홀려 있는 노인을 가짜의 가짜로 다시 홀려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는 이들의 합동작전이 결국 일말의 희망을 던져준다. 가짜 호순이와 가짜 오리임을 알면서도 노인은 그런 작전을 받아들이고 삶에 생기를 찾아가기에 말이다.
진짜가 가짜 같고 가짜가 더 진짜 같은 세상의 이야기다. 때로는 진짜와 가짜를 분명히 해야 하지만 때로는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불분명할수록 좋은 세상 이야기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에 대한 발칙한 상상, 황당하지만 웃기고 가슴 아프지만 희망적인 이야기다. 분명 의심스런 이야기이고, 당연히 엉터리 같은 이야기이지만 가짜를 통해서도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서로에게 해가 되지 않는 거짓을 통해 치료가 된다면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따지는 일은 무의미하지 않을까. 위약효과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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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가 고양이를 잡아먹었다고? 세상에~~~ 어떻게 그런 일이? ...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건 단순히 소설제목일 뿐이다. 오리가 고양이를 잡아먹었다는 설정이 기가 막히지 않은가? 정말 발칙하다. 하긴 우리가 사는 세상에 이렇게 기막힐 일이 어디 한둘일까? 아주 간단하게 세문장만으로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도 있는데... 책의 제목이 시선을 끌었다. 거기에 세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라 한다. 슬쩍 살펴보니 서울의 변두리를 배경으로 삼았단다. 그렇다면 우리의 이야기일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책속에서 만난다는 건 그다지 유쾌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또한 직시해야만 하는 게 현실이다. 그런 문제작이라면 열번이라도 읽어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펼친다.
아무리 헤야려봐도 가진 돈이라곤 4264원밖에 없는 삼류 작가와, 주식하다 가진 돈 다 날려버린 여자가 만난 것은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를 찾아주는 알바를 하면서였다. 불광천 근처를 어슬렁거리며 거기에서 서식하는 오리들을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찍어서 사진을 갖다줘야 하는 일이었는데, 장소가 장소인지라 어쩔 수 없이 그들은 마주치게 된다. 하루 일당이 오만원이나 되니 절절하게 돈이 필요했던 그들이 외면하기엔 어려웠을 오리 사진찍기는 살짝 그들의 양심을 흔들기도 하지만 느닷없이 나타난 꼬마가 합세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그들을 고용했던 노인도, 노인에게 고용된 세사람도 모두가 서로의 이름 석자 알지 못한 채 시작된 만남이었는데 그 설정이 왠지 씁쓸함을 자아냈다.
그리고 그들은 생각한다. 오리가 진짜로 고양이를 잡아먹었을까? 너무도 진지한 고용주 노인의 표정이 마치 영화의 한장면처럼 오버랩되어오는 환상이 느껴질만큼 이 책이 전해주는 느낌은 강하다. 이제 어떤게 진짜이고 어떤게 가짜인지 헷갈리는 지경까지 이를 모양인데 노인의 생활속에 얽혀드는 그들의 현실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 둘 수 없었던 그들의 절박함과 안타까움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알 듯 말 듯하게 다가오는 메세지가 순간 뭉클함과 분노를 한꺼번에 불러오기도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족이란 의미는 무엇일까? 숨가쁘게 달려가기만 하는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다가오는 사랑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꼬마의 입을 통해 다시한번 꼬집어보는 가족의 테두리는 아찔하다. 88만원 세대를 대표하는 두 젊은이의 입을 통해 들려주는 작금의 우리 사회는 지금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조차 가늠할 수가 없다. 그만큼 우리의 현실은 아프다. 비이커속의 개구리를 떠올리게 한다. 물은 뜨거워지는데 그 뜨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서늘함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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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대학 나와서, 대기업에 취직하여 돈 많이 벌어서 평생 잘 먹고 잘 사는 인생. 우리는 그런 인생을 '진짜' 인생이라고 말합니다. 개개인은 다 '진짜'인데 그 개개인이 사는 인생에 '진짜'가 있고, '가짜'가 있다니 이 얼마나 꼬인 생각인지요. 공부 좀 못한다고 해서, 돈을 좀 못 번다고 해서, 사업에 실패했다고 해서, '가짜'로 치부되어야 하다니 이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요?
『 p.122 세상 모든 게 통째로 진짜거나 통째로 가짜였으면 좋겠어. 화투판 뒤집듯이 뒤집으면 한꺼번에 진짜도 됐다, 가짜도 됐다...... 그러면 어떤 게 진짜고 어떤 게 가짠지 헷갈리지 않을 텐데..... 』
자신이 기르던 고양이가 오리에게 잡아 먹혔다고 주장하는 노인이 있습니다. 문학이라고 쳐 주지도 않는 장르소설을 쓰는 전재산 4264원을 자랑하는 남자도 있습니다. 주식으로 전재산 말아 먹은 여자도 있습니다. 가족 보다는 돈이 최고인 아이도 있습니다. 이 소설은 이런 '가짜'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소설이 시작하면서 끝나기까지 그들에겐 이름이 없습니다. 그저 남자, 여자, 노인, 아이라고 지칭되지요. 남녀노소. 이야기 진행상 아주 자연스러운 인물설정이면서 상당히 상징적인 인물구도이기도 합니다. 즉, 이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는 것이겠지요.
『 p.121 난 그런 이야기를 읽고 싶어요. 고양이는 있지만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는 있으면 안 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고양이가 있으니까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도 있을 수 있는 이야기가 읽고 싶어요. 』
이 이야기는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를 쫓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소개하자니 마치 가상의 공간에서 상상의 동물들을 뒤쫓는 판타지 소설이라도 되는 것 같습니만 이 소설의 배경은 '불광천'입니다. 저는 시골 깡촌에서서 태어나서 현재는 경기 촌구석 마을에서 살고 있는지라 '불광천'이란 곳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다행스럽게도 저희 동네에는 소설 속에서 묘사되고 있는 '불광천'이란 곳과 매우 흡사한 하천이 흘러가고 있는지라 책 속 여러 묘사를 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 동네 하천에는 이름 모를 새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불광천'이란 곳에는 오리들이 떼지어 사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 속 주인공인 노인은 그 오리들 중 하나가 자신이 기르던 고양이 '호순이'(그러고보니 이 소설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가진 존재네요^^)를 잡아 먹었다고 주장하지요. 그리고 그 망할 오리를 잡기 위해 나(남자)와 여자를 고용하여 일당 오만원을 주고 불광천의 오리들의 사진을 찍게 합니다. 단순히 오리 사진을 찍는 일만으로 일당 오만원이라니, 게다가 고양이를 잡아 먹은 오리따위 진짜로 있을리 없으니 해고의 염려 또한 없으니, 이런 꿀 알바가 따로 없습니만, 남자와 여자는 일이 거듭될수록 자신들 안의 양심의 소리에 괴로워 합니다. 그리고 그러는 와중에 노인의 손자와 노인의 아들이 사건에 개입하게 되지요. 그들은 '진짜' '호순이를 잡아 먹은 오리'를 잡을 수 있을까요? '호순이'는 '진짜' 오리에게 잡아먹힌 걸까요?
『 p.122 누군가는 써야만 하니까요. 왜냐하면, 누군가는 꼭 그 일을 해야만 하니까요. 고양이는 있지만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는 있을 수 없고 있어서는 안 된다, 세상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누군가는 아니라고 해야 하니까요. 』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때때로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때때로 아파지기도 합니다. 채플린이 했다는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는 말을 늘 격하게 공감하며 사는지라 이런 인생의 단상들을 잘 보여주는 소설들을 만나면 그저 기쁘고 즐겁습니다. 때문에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좋지 않았던 장면이 없지만, 제가 특히나 좋았고 감동 받았던 장면은 '남자'가 '노인'에게 화를 내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리고 '여자'가 '노인'에게 화를 내는 장면이었습니다. 노인은 언제나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자세로 자신의 아파트 소파에 앉아 있습니다. 주변에 어떤 오물이 있건, 그 오물이 아무리 썩어나가건 치우지도 않습니다. 노인은 고용주이고, 남자와 여자는 피고용인이니 일당만 챙기면 그뿐 노인이 빨래를 하는지, 청소를 하는지, 끼니를 거르는지 등은 남자와 하등의 관련이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노인의 행태에 화가 났다는 것은 남자나 여자가 노인에게 '감정'이란 것을 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그리고 '감정'이란 것이 생겼다는 것은 '의미'가 생겼다는 것이고, 그렇게 남자와 여자와 노인은 '우리'가 되었다는 것이니까요. 그렇게 서로 정들어가며 같이 밥을 먹는 '식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어쩌면 이런 이야기에선 으레 등장하는 식상한 설정이겠지만 전 그 당연함이 언제나 좋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보듬고 다독이며 살아가야한다는 이야기는 식상하고 당연해도 언제나 따뜻한 울림으로 위로가 되어주니까요.
『 p.145 그 얼마 후에야 우리는 깨달았다. 우리가 우리라는 것을.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를 쫓는 사람과 그에게 고용된 사람들, 그러니까 너와 나가 결합하여 우리가 되었다는 것을. 누가 먼저 깨달았는지 굳이 따질 필요는 없었다. 우리는 눈빛만으로 서로의 깨달음을 깨달았다. 』
『 p.160 우리는 이미 우리였다. 우리가 너와 나로 분열하는 것은 쉽고 간단한 일이지만 너와 나가 우리로 결합하는 건 쉽지도 간단하지도 않았다. 쉽지도 간단하지도 않은 일이 이미 이루어졌는데 그걸 원래대로 되돌린다는 것은 설령 그게 쉽고 간단하다 하더라도 실행하기에는 저어되는 일이었다. 』
우리는 누구나 어떻게 태어나,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을지 알지 못한 채 인생을 살아갑니다. 미리 결정된 것도, 예상할 수 있는 것도 전혀 없지만 그 인생들 하나 하나는 모두 '진짜'입니다. 나와 당신과 우리 모두의 '진짜' 인생이여 힘내길!
『 p.266 그랬다. 어떻게든. 쓰다 보면 어떻게든 결말이 나겠지. 어떤 결말일지 그걸 꼭 미리 알아야 하나. 모든 걸 예상하고 예정해야 제대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아무려나, 여자의 말이 맞았다. 모호한 건 모호한 대로 괜찮은 데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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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 / 김근우 / 나무옆의자]
제목 :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 진짜와 가짜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
주인공 남자는 전 재산이 4,264원 밖에 없는 빈털터리 삼류 작가다. 공모전에서는 계속 떨어지고, 훗날을 기약하며 글을 쓰지만 의욕상실에 의기소침이다. 주인공 여자는 주식하다 망했다. 가까스로 서울에 살긴 하지만 화려하고 세련된 것과는 거리가 먼 서울 변두리 반지하방에서 산다. 둘은 불광천에서 같은 알바자리를 얻는다. 의뢰인은 노인. 노인은 두 사람에게 하루 일당 5만원에 줄테니 불광천에 있는 오리 사진을 매일매일 찍어 오라고 했다. 그 이유는 그 많은 오리 중 어느 하나가 노인이 키우는 고양이 호순이를 물어 죽였고, 노인은 그 오리를 잡고 싶었던 것이다. 사진을 찍어오면 노인이 사진 속에서 호순이를 죽인 오리를 찾아내고, 오리를 잡아오는 사람에겐 현상금을 주기로 했다.
오리가 고양이를 물어죽이다니. 고양이가 오리를 물어 죽인 것도 아니고, 개가 오리를 물어 죽인 것도 아니고, 오리가 고양이를 물어 죽인 것이다. 노인은 그 사건을 똑똑히 목격했다며 충격적인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생생하게 설명해준다.
“그놈이 나타났어. 그놈! 내가 정말 한 치 과장 없이 꿈에서도 잊지 못한 바로 그놈! 그놈이 그 길쭉한 부리를 쩍 벌려 우리 호순이를 물고 내 앞에 나타난 거야. 세상에! 개도 아닌 오리가 우리 호순이를 물다니. 상상도 못한 일이라 꼼짝할 수가 없었네. 호순이는 이미 다 죽어가는 것처럼 보였네. 몸뚱이는 축 늘어지고 여기저기에 털은 빠지고 피는 흐르고... 내가 악을 쓰며 호순아, 하고 부르니까 호순이가... 아, 우리 호순이가... 다 죽어가는 와중에도 맥없이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는 거야. 우리는 눈이 마주쳤지. 나는 호순이가 눈으로 하는 말을 똑똑히 들었어. 살려줘요, 살려줘요, 아빠. ~ 그때 나는 그 오리 놈의 눈을 보았네. 호순이의 눈빛을 읽었던 것처럼 그 놈의 눈빛도 읽을 수 있었지. 그놈은 이렇게 말했어. 잘 봐라.. 그랬어. 그놈은 날더러 잘 보라고 말했어. 그 말이 하고 싶어 몸을 틀어 나와 눈을 마주쳤던 거였어. 내가 그다음에 벌어질 일을 예감하고 부르르 떠는 순간 그놈이 이렇게, 이렇게... 고개를 뒤로 젖히더니 그 큰 아가리로 우리 호순이를.. 꿀꺽...” - 24p.
남자와 여자는 매일 불광천으로 나가서 오리 사진을 찍었다. 거기에 노인의 손자까지 합세한다. 그렇게 한 달 가까이 오리 사진을 찍으면서 남자와 여자는 서로의 사정 이야기도 하고, 손자의 이야기도 듣는다. 그리고 무뚝뚝하고 고집스러운 노인과도 어느 정도 가까워지려 한다.
멀쩡한 어른들이 하루 종일 오리 사진이나 찍고 있으니,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 달째 거의 매일 이러고 있으니 눈에 띄지 않으려야 띄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사람, 개, 비둘기, 오리 등 불광천을 북적이게 하는 그것들 속에 우리도 어느새 녹아들어 그 모든 것들과 함께 불광천의 일상적인 풍경이 된 것이었다. - 171p.
하지만 양심에 찔리는 부분도 있었다. 이런 일을 하면서 돈을 받아도 될까. ‘남들에게 돈 번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것은 일이 황당해서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양심의 문제도 있었다. 노인은 거의 금치산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나는 그런 노인에게서 돈을 받은 것이었다.(36p.)’ 그래서 그들은 현실적인 방안을 고안해낸다. 이 일을 빨리 끝낼 수 있는 방법 말이다. 바로 호순이와 비슷한 고양이를 찾아서 ‘사실은 호순이가 죽은 게 아니고 이렇게 살아있다. 그 호순이를 찾았다’며 노인에게 고양이를 넘기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고양이보다는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에만 집중했다.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그 비실재성 때문에 역설적으로 묵직한 존재감으로 다가왔고, 우리의 별 볼 일 없는 두뇌는 한번 사로잡힌 실재성에서 헤어나지를 못했다. 진짜보다 더 강력한 힘으로 우리를 사로잡은 가짜라니. 새삼스레 한숨이 나왔다. -173p.
노인의 아들은 아버지의 이런 막무가내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돈을 엉뚱한 곳에 쓴다고 노인에게 화를 낸다. 아버지가 미쳤다고 흉을 본다. 아들은 오리 사진을 찍는 사람들과 흉계를 꾸민다. 실제 오리가 고양이를 잡아먹었더라도, 그 오리를 어떻게 알아보고 또 어떻게 잡을 것인가. 아들은 가짜 오리를 만들어서 현상금을 받아내자고 한다.
우리는 가짜 호순이를 만들기 전에 진짜 호순이를 최선을 다해서 찾을 생각이었다. 노인이 사랑하는 진짜 호순이를 되찾아주는 건 당연히 배신이 아니었지만, 노인이 증오하는 가짜, 그것도 진짜 가짜도 아닌 가짜의 가짜를 만들어주는 건 명백한 배신이었다. - 218p.
가짜 호순이와 호순이를 잡아먹었다는 가짜 오리.
수많은 오리들 중에서 고양이를 잡아먹은 놈 하나를 콕 집어내는 일을 모험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수많은 가짜 속에서 진짜를 찾아내는 일은 도전이고 투쟁일 수밖에 없다. 수많은 진짜 속에서 가짜를 찾아내는 일 또한 도전이고 투쟁일 수밖에 없다. 도전이고 투쟁일 수밖에 없는 것은 또한 모험일 수밖에 없다. - 148p.
경직된 사회에서 발칙한 상상을 하는 것, 그런 상상력이 필요한 시대다. 또 우리는 많은 진짜들 중에서 가짜를 찾아야 하는 수고를 하지만, 한편으론 수많은 가짜들 중에서 진짜를 찾아야 하기도 한다. 진짜와 가짜는 이 시대를 포괄적으로 양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것의 의미. 진짜와 가짜가 정말 중요한지를 한편으론 묻는 것 같다. ‘가짜 호순이라도 호순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기르면 진짜 호순이가 되는 셈(242p.)’이라는 것이다. 가짜인 허상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문장 자체도 쉽지만 독자를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다.
몇 몇 심사위원의 평을 덧붙인다.
소박하지만 진실하고 볼륨이 두껍지 않지만 내밀하다. 신인 작가가 빠지기 쉬운 과장과 감상과 발언의 오버가 없다. 가짜와 진짜의 경계가 모호하기 이를 데 없는 세상에서 가짜와 진짜의 문제를 이만큼 진실하게 다루기는 쉽지 않다. 작가는 한눈팔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시종여일 진실하게 따라가고 있다. 핍진한 삶의 페이소스가 여기에 더했으니, 감동이다.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진짜와 가짜, 돈과 가족과 꿈, 세대 간의 화해라는 주제 의식을 이끌어내는 입심 또한 만만찮다. 읽는 이의 마음을 흔드는 따뜻하고 뭉클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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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세계문학상대상 수상작인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는 아주 유쾌한 소설이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흔한 일은 아니지만 우리 주변에서 누군가의 만남과 소통을 통한 이야기로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사람들의 관계가 얽힌 사람사는 이야기다. 소설의 저자 이근우씨는 80년생으로 예전부터 판타지 소설을 썼던 글쓰기 유경험자이다. 그러나 내가 놀랬던 것은 그가 태어났을 때부터 하반신 신경계의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절망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참 고맙게 생각한다. 그리고 이렇게 대상까지 받아 드디어 빛을 보았으니 저자의 기쁨의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소설 속 캐릭터들은 각자가 뚜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있는 그대로 자신의 기질을 드러내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처음 등장하는 인물은 저자의 아바타인것으로 보이는 서른 셋의 아직 빛을 못 본 소설가 남성이다. 통장엔 4천원이 조금 넘는 잔고밖에 없는 정말 죽고 싶지만 이대로 죽을 수도 없는 현재 우리네 청춘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청년의 모습이다. 몇일전에 2030 젊은이들이 결혼, 취직, 물질, 미래를 포기하는 숫자가 많이 늘었다는 통계를 본적이 있다. 서른 셋의 이 남성도 이와 다를 바 없는 처지에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개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만약 우리나라가 덴마크였다면 이런 소설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내용은 같겠지만 조금은 다른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자신의 처지가 너무 분에 못이겨 불광천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었는데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젊은 여성을 보게 되지만 잠시 후 다른 장소에서 뜻하지 않게 재회하게 된다. 이 여성도 주식으로 망한 케이스이지만 이 여성 잘못이랴. 나라의 복지와 사람다움에 근거한 정책들이 그 나라의 정신에 있다면 결단코 이 젊은 여성은 무모한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남자청년은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게되고 인센티브 보수도 있다고 하여 면접을 보러가게 된다. 사실 면접이기보다는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궁금한게 더 컸으리라. 바로 그곳에서 불광천에서 본 여성과 마주치게 된다. 아무튼 더 황당한 것은 아르바이트 고용자가 노인이었는데, 그 일은 거짓말 같은 것이어서 자칭 소설가인 남성은 이 일에서 빠지고 싶었다. 그 순간 노인은 천만원이라는 거금을 내 놓는다. 무슨 일이길래 이런 큰 돈을 내 놓은걸까? 그 일은 바로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를 잡아오는 것이다. 그럴려면 모든 오리들을 잡아 배를 갈라야 하지 않을까? 그러면서 노인은 일당 오만원에 카메라를 가지고 불광천에서 오리를 찍어오라고 시킨다. 단지 오리 사진만 찍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속에서 노인의 손자가 나타나고 그 손자와 함께 셋이서 오리를 찾으며 벌어지는 말도 안되지만 말이 되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손자가 가져온 음식들을 집어치우라며 성을 내는 노인을 보며 노인과 아들사이의 간격을 확인하게 되고 별볼일 없는 젊은 남자와 여자의 관계속에서 서로의 처지를 나누며 서로를 알아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손자는 사실 돈을 더 좋아한다. 이것은 이해한다. 요새 아이들이 그냥 아이들이겠는가. 이번 명절에 조카4명에게 돈이 없어 만원밖에 못줬는데 만원은 돈이 아니라며 그럴러면 안줘도 된다고 투덜거리는 것을 기억한다. 기분이 나빴지만 세상이 천민자본주의에 휘둘러 전부 물질의 노예로 전락하여 돈 없으면 살 수 없는 구조로 친일파들과 재벌들, 꼴통 독재정치인들이 그렇게 만들었으니 내가 조카를 어떻게 탓할 수 있겠는가 암튼 이 노인의 꼬마 손자는 귀엽기까지 하다. 그리고 머리 돌아가는 게 빠르다. 고양이 호순이를 잡아먹은 가짜 오리를 노인에게 보여줄때 물기가 젖어있어야 한다며 준비하는 모습만 봐도 그렇다. 나중에 노인에게 모두 틀키고 말지만 근데 왜 하필 오리가 고양이를 잡아먹었다고 생각할까? 노인과 아들의 불편한 관계는 회복되었을까? 그 답이 소설속에 나오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된다. 자신의 처지가 한심하다고 생각했던 남자는 이러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소설을 써 내려가지만 별로 소득이 없게 된다. 여자도 이 일을 모두 마친 후에 연거푸 취직이 안됐다는 암시를 줌으로 이 나라의 암울함을 조용히 까발리는 듯 하다. 어쨌든 젊은 남자와 여자가 사귀었다는 얘기는 이 소설속에서 나오지 않지만 소설이 끝난 후 둘이 연애를 시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재밌다. 교훈을 준다. 그리고 노인의 고독사에 대한 사회문제도 이 소설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소설을 보고 느낀 것은 나도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매니아들은 외국소설 뒤지며 헤맬 필요 없다. 국내에도 찾아보면 숨겨논 보석같은 작가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이근우 저자가 상기해 주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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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해마다 나오는 세계문학상 수상작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책중의 하나가 되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출간됐는데 제목이 무척 특이하다.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 정말 오리가 고양이를 잡아먹나? 언뜻 동화처럼 보이는 제목은 그 뜻이 너무 말도안돼서 그 자체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뭔가 깊은 뜻을 담은 상징인가 싶기도 했는데 이를 따지고 어쩌고 할 겨를도 없이 책속의 주인공은 이 어처구니 없는 문자를 그대로 쫓아 한여름에 고생 한바가지 한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이름도 소개하지 않은 버르장머리 없는 주인공은 서른셋의 신체건장한 남자이다. 한때 가벼운 마음으로 쓴 글이 인터넷상에서 인기를 얻어 출판으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인기가 오래가지 못했고 점점 인정받지 못하다가 이제는 출판사에서조차 연락하지 않는 지경이 됐다. 재능이 별로 없다는것도 알고 반짝 성공에 취해 자만했었다는것도 안다. 하지만 이제와서 취업을 하려고해도 변변한 경력도 없이 나이만 먹어버린 자신이 갈 곳도 없었다. 지금 가진 전재산은 오천원도 채 못돼고 월세는 밀리고 밀리다 이달마저 안내면 쫓아내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답답한 마음에 집을 나와 불광천을 걷다 일당 오만원이라는 구인광고를 본다.
일당 오만원의 일자리. 그게 정말 문제다. 광고문에 쓰인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 만난 고용주는 지팡이를 짚고다니는 노인이다. 성질도 괴팍하고 눈빛이 날카롭다. 그런 노인이 맡긴 일은 유일한 가족이나 마찬가지였던 고양이 호순이를 잡아먹은 오리를 찾기위해 오리사진을 찍어오는 것이다. 보름전 노인은 호순이와 함께 불광천으로 산책을 갔는데 풀숲으로 뛰어든 호순이가 어쩐일인지 불러도 오지 않았다고 한다. 걱정되어 가보니 비명소리가 들렸고 오리가 호순이를 물고있다가 할아버지를 보며 꿀꺽 잡아먹어버렸다고 한다. 눈앞에서 자식같은 호순이를 잡아먹은 그 오리를 잡기위해 하루종일 불광천을 유유히 헤엄치고 다니는 오리얼굴을 찍어올 사람을 구하는 할아버지를 미쳤다고 여기면서도 돈이 급한 '나'는 조용히 카메라를 집어든다.
이 책에는 가짜와 진짜타령이 꾸준히 나온다. 다들 어쩜 그렇게 줄기차게 진짜 가짜 구분을 지어대는지 새삼 놀랐다. 환타지나 무협지는 진짜 문학이 아니라는 사람들에게도 인정받을 진짜 글을 쓰고싶은 소설가 '나'와, 고층빌딩과 문화시설등이 밀집된 이미지의 서울에 걸맞지 않은 가짜 서울 은평구에서 벗어나는게 꿈인 직장(?)동료 '여자', 오리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있을 수 없는 가짜 이야기에 필사적으로 매달려있는 '노인'까지. 여기에 하는 말마다 영악하고 되바라진 노인의 손자 '꼬마'와 똑같이 한성질 하는 '아들'이 더해져 가짜 안에서 발버둥치는 일상이 그려진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일본의 어느 스님이 쓴 책을 읽었다. 거기서는 세상의 모든것이, 나조차도 끊임없이 변하기때문에 무언가를 진짜라고 받아들이고 집착하는 순간부터 괴로움이 시작된다고 했다. 내가 기억하는 어제의 나도 진짜 내가 아닌 것이다. 때문에 찬란했던 한때에 못미치는 자신을 부끄러워하거나 스스로 실망할 필요가 없고 그저 지금은 내 상태가 이렇구나 라고 여기면 된단다. 한권에 걸쳐 주구장창 이런 설명을 보다가 자기만의 진짜를 붙들고 가짜와 진짜를 열심히 따져가며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니 한층 사람들이 애틋하게 보였다. 비록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어도 불광천 물줄기가 계속 흘러가듯 가짜나 진짜도 흐르고 섞여버린다는 것을 잊지 않고 볼 수 있다면 좀 어리석어도 이렇게 이세상에서 살아가는게 나쁘지 않게 느껴진것이다. 이 책은 내게 적당히 달콤하고 적당히 씁쓰름한 다크초콜렛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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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다. 책을 끝까지 읽을 때까지 궁금했다. 정말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가 있는 걸까? 아니면 노인의 정신착란 증세인가... 답을 얻지 모하니 뭔가 꺼림직하다. 숙제를 다 끝내지 못하고 잠을 자는 느낌이다. 결국 얘기는 그렇게 끝났다.
읽다가 노인이 외로움에 가족을 돈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매일 똑같은 시각에 찾아와 인사를 하고 나가는 사람. 여유가 되면 저녁을 같이 먹을 수 있는 사람.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매일 보는 사람. 난 노인이 실제 존재하지 않는 오리를 들먹여 돈을 주며 가족을 구성했을 거라 추측했다. 나이가 들어 외롭다는 것, 누구도 내 집에 찾아오지 않는다는 게 어쩌면 견디기 힘들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어려움에 처할 때 윤리적으로 위배되는 일이 아니라면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건 바람직한 일이다. 우선 노동을 통해 밥벌이를 해야 삶의 자존감도 생긴다. 내 힘으로 번 내 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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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이야기를 진짜라 우기는 진지한 노인과 황당한 줄 알면서도 가담하는 짠한 젊은이들 맹랑하고 똘똘한 꼬마가 이뤄내는 뭉클하고 따뜻한 스토리가 관계를 통해 설득력있게 그려지면서 은근히 빠져들게 만든다. 진짜 오리가 고양이를 잡아먹었을까? 오리닮은 개를 찾았으면 어떨까. 진실은 저 너머로 사라지는 것이 조금 아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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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정말 많은 신기한 일들이 벌여진다고 하지만 말입니다..ㅋㅋㅋㅋㅋ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라...ㅋㅋㅋㅋ '고양이'가 들어갈수도 없고, 쉽게 들어가지도 않을텐데 말이지요...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는 1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입니다.. 제목만 보고 어떤 내용인지... 안 그래도 궁금했던 책인데, 읽으신분들 평이 좋아 읽게 되었지요... 전재산 4천원의 삼류작가인 '나'는 월세를 주지 않으면 쫓아보낸다는 주인의 말과 자신의 처지에 암담하여, 폭염 가운데 나왔다가...넘 더워서 '불광천'다리 밑으로 피신을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구인 전단지'를 발견하지요 일당 '5만원'..처음에는 사기가 아닐까? 걱정도 했지만, 워낙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느 '노인'과 통화하고, 그 '노인'의 아파트로 찾아가게 됩니다 '노인'의 집에는 '고양이'의 사진들이 늘여져 있고.. '노인'은 '나'에게 '오리'의 사진들을 찍어오라고 말을 합니다 '나'는 '불광천'에서 '오리'를 찍던 여인이 생각났고 '노인'에게 무엇을 찾느냐고 물어봅니다.. '노인'은 말을 하지요.,.'우리 호순이를 잡아먹은 넘' '노인'이 애지중지하며, 가족처럼 키운 고양이 '호순이'를 잡아먹은 '오리' 황당한 말에 '나'는 거절하려 하지만.. '노인'은 '나'의 앞에서 현금 천만원을 보여줍니다.... '노인'의 황당한 스토리를 들은 '나'는 '불광천'에서 '오리'들을 찍기 시작했고 낮에 만났던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요 '여자'는 '노인'이 정신은 나갔지만, '일당'은 제대로 챙겨준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두사람은 '오리'사진을 건네주고, 일당 '오만원'을 받아오는데요 '노인'을 등쳐먹고 있다는 죄책감, 그러나 자신의 처지.. '여자' 역시 마찬가지이지만...워낙 둘다 바닥까지 간 상태라.. '빈털털이 삼류작가'인 '나'처럼.. '여자'는 한때는 잘 나가던 '펀드 매니저'였지만, 회사가 합병된후 스스로 '주식'에 나섰다가 바닥까지 떨어지게 되었지요 '노인'은 두사람의 일이 진전이 없자, 사람을 한명 더 구하게 되고...12살정도 먹은 꼬마아이가 합류하게 됩니다... 그는 '노인'의 '손자'인데요...어쩌다가 팀에 합류하게 되고'오리 원정대'는 세사람으로 늘게 되는데요... 사실 이 작품은 '모험'소설도 '판타지'소설도 아닙니다.. 그리고 '오리'의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노인'에게 '일당'을 받는게 목적이지....노인의 말을 믿지 않지요 또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이지요.. 유일하게 나온 이름은 '고양이' 이름뿐 ㅋㅋㅋㅋ 그래서인지 작품중에는 '가짜'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허상' '노인'의 이야기처럼 우리가 쫓는 것들이 얼마나 '허상'이며, 많은 부분들이 '진실'인 것처럼 꾸며지기도 하지요 읽는내내로...결말은 어떻게 마무리 될지 궁금했는데 말이지요...ㅋㅋㅋ 결말은 어떻게 보면 힘 빠질 내용이고, 어떻게 보면 현실적인 내용인데 말이지요..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ㅋㅋㅋㅋ 역시 문학대상 받을만한 작품인거 같아요... 알고보니 이분이 원래 하이텔시절 판타지소설로 유명하셨던 분이시더라구요..앞으로도 꾸준히 작품활동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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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소설, 특히 이제 막 입문하거나 첫 장편소설을 내놓는 신인 작가들의 소설을 읽는 경우 극히 드물다. 경력만큼 짧은 필력이 새로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읽는 동안 아주 커다란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편의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읽는 경우가 있는데 발간 후 시간이 흘러 입소문이 난 경우이거나, 문학상 수상작인 경우이다.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의 경우는 후자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즐겨 읽게 되는 문학상이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다. 대체적으로 너무 어렵지도 않고 너무 무겁지도 않으며 너무 자극적이지도 않다. 문학상이라고 하면 좀체 어렵다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세계문학상의 경우에는 작품성과 흥행성의 접점을 찾은 영화라고나 할까. 그런 비유가 어울리는 작품들이 선정되어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그런 연유로 이번에 내 손에 들어온 작품이 바로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이다. 1980년생인 작가의 년식(?)만큼이나 톡톡 튀는 문장은 가볍게 읽힌다. 그러나 장편 연재를 했던 필력인지라 작품의 몰입도는 좋다. 개인적으로 작품의 제목을 보고 작품을 앞부분을 읽으면서 이렇게 단순한 이야기를 어떻게 마지막까지 끌고 갈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영감이 잃어버렸다는, 아니 영감의 눈앞에서 피를 뚝뚝 흘리며 자신의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를 찾아내라는 아르바이트. 사건 장소에서 매일 오리의 사진을 찍으면 일당 오만 원. 그 오리를 잡아오면 현상금 천만 원. 사건은 극히 단순하다. 제정신이 아닌 돈 많은 영감, 돈이 궁한 젊은 남녀, 싸가지 없는 영감의 손자. 이 네 사람이 고용주와 고용인이 되어 오리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무뇌아가 아니라면 상식적으로 오리가 고양이를 잡아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젊은 작가는 여기에 영감의 가족, 자신의 이른 판타지소설 데뷔시절의 자만심을 가졌던 자신의 모습을 담아 가짜 속의 진짜, 진짜 속의 가짜 같은 세상사를 풀어놓았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로서 단순한 이야기 구조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작가 김근우의 소설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는 내 스타일이다. 영감의 가족 이야기를, 88만원 세대인 젊은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무거운 듯 무겁지 않게, 가벼운 듯 가볍지 않게 다룬다. 마지막 가짜 오리를 데려다 놓고 이야기의 결론을 어찌 다룰까 걱정하는 독자에게 한 방 날리는 영감의 재치 역시, 김근우 작가의 남다른 상상력과 기발함을 엿볼 수 있으면서 부디 그의 또 다른 장편이 세상에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짧은 코멘트를 한다면^^ 세계문학상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아주 멋진 작가를 만나게 되었다. 가볍게 읽히지만 작품을 읽고 난 후 느끼는 그 여운은 결코 가볍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