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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와인이나 칵테일 한잔 있으면 분위기 좋겠다. [Love Sceans]
"옆에 와인이나 칵테일 한잔 있으면 분위기 좋겠다. [Love Sceans]" 내용보기
가끔씩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 이상은 셀 수 없는 흰머리때문이 아니다. 그런 신체적 변화쯤은 웃어서 어깨너머로 넘겨버린다. 노안이 처음 찾아왔을 때 무척 불편하고 속상해했는데 이제는 잘 다스리고 있다. 돋보기로 촛점맞춰주면 큰 문제가 없다. 안경을 썼더니 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지성미도 조금 엿보이고, 뭐 나쁘지 않네 하면서 내 시력을 다스리는 중이라
"옆에 와인이나 칵테일 한잔 있으면 분위기 좋겠다. [Love Sceans]" 내용보기

가끔씩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 이상은 셀 수 없는 흰머리때문이 아니다. 그런 신체적 변화쯤은 웃어서 어깨너머로 넘겨버린다. 노안이 처음 찾아왔을 때 무척 불편하고 속상해했는데 이제는 잘 다스리고 있다. 돋보기로 촛점맞춰주면 큰 문제가 없다. 안경을 썼더니 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지성미도 조금 엿보이고, 뭐 나쁘지 않네 하면서 내 시력을 다스리는 중이라면 나는 잘하고 있는 거 아닌가.

그런데 이럴 때가 있다. 한 새벽에 깨어나 까닭모를 공포감에 심각한 고독감이 찾아오고, 요즘 나를 찾아오는 일들이 일상의 해프닝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다들 나름대로 성실하게 맘 상하지 않게 살아가면 좋으련만.... 아쉽다.

치유의 방편으로 선택한 음반이다.

다이애나 크럴, 금발의 훤칠한 미녀가 부르는 [The Look of Love]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녀를 그 앨범에서 처음 만났으니까, 하얀 발에 얽힌 듯 자리잡은 까만 스트레토힐과 바람에 나부끼는 황금빛 머리결에 재즈와 블루스가 주는 우울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그건 금방 사라질 외형일 뿐 크럴의 실체는 네 살때부터 다져진 클래식 피아노실력과 안개속을 헤매는 듯한 몽환적인 보컬에서 나온다.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고 다시 들어도 그렇게 좋은 그런 음색이다.

재즈에서 빠지지 않는 악기, 콘트라베이스가 있다. 파트릭 쥐스나크는 그의 모노드라마에서 오케스트라내 그 크기때문에 인사도 제대로 할 수 없고 주목받지 못하는 언저리의 악기로 묘사했지만 이 악기가 재즈무대에 나오면 영혼의 근저를 건드리는 무한한 영감의 선율을 내뿜는다. 언플러그드적 요소가 짙은 다이애너 크럴의 앨범 [Love Sceans]속에서 발견된 콘트라베이스, 조금 쉬어가라는 듯, 매순간 호흡하라는 신호처럼, 릴랙스..릴랙스...

 

무대에서 연주하는 뮤지션 크럴의 모습이 근사하다. 연주에 심취한 주변의 뮤지션들, 가녀린 음색을 되살려내는 디테일이 가창력만 뽐내고 과한 몸짓으로 무대를 휘어잡았다고 착각하는 무슨무슨 무대와는 사뭇 다르다.

가만히 놔 두어도 지나갈 일은 다 지나가고 오고 말 일은 반드시 오는데, 어제가 가고 오늘이 오듯이 오늘이 가면 내일이 오듯이, 그렇게 갈 확률이 훨씬 높은데 과민반응으로 내 정신을 축내는 일은 하지 않으련다. 매사 부드럽게, 천천히 가자. 가다가 질러대야 할 일이 생기면 마음껏 질러대더라도, 오늘 이 연주를 듣는 순간에도 요상한 투정거리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만 간다. 그녀의 그칠 듯 그치지 않는 피아노 연주처럼...

 

 

All or nothing at all

[Love Sceans]중에서

Live in Paris

 


 

b*******e 2012.11.19. 신고 공감 4 댓글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