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동안 과열된 양상을 보였던 영어 공용어화 논쟁을 정리하고 그 논리의 허점을 정확히 짚어내는 책이다.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영어 공용어론의 허점은 바로 영어 공용어화가 전국민 영어 실력 향상을 시킬 수 있다는 허황된 상상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어 공용어론의 요체는 '영어의 위상이 날로 강화되고 있으므로 영어를 공용어화 해서 이제 필요성이 없어진 국어는 버리고 우리의 모국어로 삼아 모두의 영락을 찾아야 한다'라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영어 공용어화가 어떻게 해서 온국민의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고 온국민이 영어를 모국어로 삼을 수 있는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한 오류논리를 놓치고 그동안 영어 공용어화에 반대해온 사람들은 '민족주의'적 감정에 빠져 그들만의 논리로 영어공용어론자들과 반목하다 보니 논쟁이 끝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영어의 위상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영어 실력이 중요하다는 것은 아무리 민족주의적 감정에 호소한다 해도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영어의 위력 증가=국어의 소멸 이라는 논리는 지나치게 '오버'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작가는 영어 실력의 향상은 현재의 교육 시스템에선 역부족이라며 현재 일선 교사들의 영어 실력을 철저히 검증하고 재교육시켜 바른 교육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부재가 비단 교사만의 문제일까?? 난 우리나라 영어 교사를 그렇게까지 비하하고 싶진 않다. 그것보단 한 학급이 40명에 육박하는 우리나라의 열악한 교육 환경을 탓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한 풀 꺾였다면 꺾였다고 볼 수 있는 영어 공용어화 논쟁이지만 단순히 한물 간 논쟁이라고 치부하기엔 생각할 거리를 제공할 여지가 많은 소재이다. 이 책은 그런 영어 공용어화 논쟁에 대한 거의 완벽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것 같다. 다만 내용은 지나치게 되풀이해서 중간에 좀 짜증이 나는 단점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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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용어화 논쟁에 참여한 학자와 작가 등의 지식인들은 꽤나 많다. 복거일이 시작했지만 찬성논증보다는 반대논증이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반대논증을 펼치는 이들이 모두 같은 위치에서 복거일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자라고 하더라도 각자의 입장이 있고, 어떤 이는 복거일의 탈민족주의에 대해 언급하고 비판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영어공용어화로 빚어지는 신계급문제에 대해 들고 일어서기도 하며, 어떤 이는 민족어 순결주의의 입장에서, 어떤 이는 영어전문가의 입장에서, 교육학자의 입장에서 복거일을 비판한다. 각자 영어공용어화에 반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논거는 각기 조금씩 다르다. 2000년에 나온 한학성이라는 영어교육학과 교수의 <영어공용어화, 과연 가능한가> 또한 영어공용어화가 불가능함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반대의견이지만, 무조건 복거일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논쟁의 문제가 어디에서 촉발되었는가, 또 그 과정은 어떠한가, 반대의견들과 찬성의견들을 찬찬히 살펴보고 나름의 대안까지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선보인 책 중에 가장 낫다고 할 수 있다.
매우 적은 분량의 책세상문고이지만 이 책 안에서 한학성은 다양한 관점에서 영어공용어화의 허와 실에 대해 살피고 있다. 크게 논쟁을 복거일의 1차 논쟁, 문인들간의 2차 논쟁, 일본내의 영어공용어화 논쟁으로 인한 3차 논쟁으로 시기를 세 갈래로 보고, 각 시기마다 어떻게 논쟁이 벌어졌는가를 살피면서, 그간의 논쟁을 '세계주의 대 민족주의' '평등주의 대 계급주의' '외래어 수용주의 대 민족어 순결주의' '전 국민 영어론 대 영어 전문가론' 으로 대결구도를 분류하고 있다. 영어를 대세다. 세계어다. 국제어다, 등의 주장으로 일관된 세계주의는 영어 공용어화 논쟁의 주된 흐름 중 하나이다. 이에 대해 민족의 정체성, 주체성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 민족주의파다. 민족어는 한 나라와 민족의 역사와 문화와 정신을 담고 있는 것으로, 언어를 단순히 도구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이쪽의 의견인데, 극단으로 나아가서는 지 엄마를 갈아치우는 자식 놈이 어디에 있느냐는 비약으로까지 치고간다. 평등주의 대 계급주의는 영어를 모두 사용함으로써 모두가 평등해질 수 있다는 주장과 오히려 영어를 사용함으로써 잘하는 자와 못하는 자, 고급영어를 구사하는 자와 방언을 구사하는 자 간의 격차가 벌어지게 된다는 주장으로 나뉜다. 또 전 국민 영어론은 모든 국민이 영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 이는 영어는 특정한 분야의 필요로 하는 사람들만이 하면 된다는 주장이 대립한다.
한학성은 이렇게 논쟁의 구도를 살피고, 바로 영어공용어 논쟁의 헛점을 분석하기 시작한다. 복거일이 내세우는 이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하나하나 차근차근 반박하고 들어간다. 후손들의 모국어 선택권론, 지구 제국 중심부로로의 진입론, 보편어 문학론, 실시간 정보 획득론, 전 국민 영어론, 언어도구론, 언어진화론, 외국어습득론 등등 복거일이 내세우는 근거들에 이름을 붙여 이에 대한 일대일의 반박을 통해 복거일을 넉다운 시킨다.
"복거일의 이러한 주장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그의 주장을 한번 뒤집어보기로 하자. 그의 주장은 결국 '영어 공용어화로 우리 나라 영어 교육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것이 된다. 그러나 단지 영어를 공용어로 지정한다고 해서 갑자기 우리나라 사람들의 영어 구사력이 현저히 향상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중략... 결국 영어의 공용어화는 그 자체로 영어 교육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묘책이 아니라 영어 교육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비로소 달성이 가능한 목표라는 점에서 영어 공용어화로 영어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발상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복거일이 갈망하는 것처럼 전 국민이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할 수 있게 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영어를 잘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시스템을 마련하지도 않고 무조건 영어를 공용어로 지정한닫는 것은 이제부터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할 테니 국민들은 알아서 영어를 배우라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일 뿐이다."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즉시 어떤 중요한 사안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지적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기 위해서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그 교육은 언어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는 어떤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때는 이미 모국어를 습득한 후가 됨을 의미한다. ...중략... 사람들에게 모국어 선택권은 없다. 모국어는 단지 그가 태어나서 말을 배우는 환경 속에서 주어지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후손들의 모국어 선택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복거일의 주장은 궤변에 불과하다. "
그러나 한학성의 반론에도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언어도구론에 대한 반박으로서 촘스키의 이론을 들고나오며 언어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며, 인간을 규정하는 핵심요소이고, 교육, 문화, 종교, 예술 등의 것들이 부여되어 있다고 하지만, 이러한 간편한 반박으로는 무력화시키기엔 부족하다. 그저 학자들간의 이론적 견해차일 뿐이라고 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문고판 책인지라 분량이 작고 많은 이야기를 구구절절 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좀더 확실하고 구체적인 반박을 했어야 했다. 한학성이 이에 대한 다른 근거를 들지 못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다만 그는 말을 줄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복거일에 대한 반박이후에 한학성은 영어공용어화 논쟁이 빚어지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처방을 내린다. 영어에 대한 투자에 비해 우리가 영어를 못하기 때문이며,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영어 교육에서부터 그 문제가 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영어교육학자 답게 이에 대해 자세한 처방을 내린다. 덴마크나 네덜란드 같은 어원은 영어와 동일하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이 우리와 비슷한, 하지만 투자에 비해 영어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그들의 교육방법을 이용해야 한다고 한다. 동시에 또 우리나라 영어교사자격이 주어지는 문제에 대해서도 논한다. 너무나 쉽게 자격이 주어지고 있으므로 좀더 엄격하게 소수에게만 자격을 주도록 하고 이들을 해외연수를 시켜 능숙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하거나 안식년같은 것을 주어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오도록 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한학성은 복거일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영어공용화에 찬성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지금의 현실이 이에 부적합하고 이러한 논쟁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일 뿐. 그는 복거일과 다른 방식으로 한국인이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다음의 맺음말은 이를 시사하고 있다.
"영어 공용어론은 현재로는 실현 가능성이 전무한 주장이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 나라 영어 교육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새롭게 하고 말로만의 개혁이 아니라 실질적 개혁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증폭시킨다면, 그리고 그 결과 우리의 영어 교육이 한 단계 올라가는 계기가 마련된다면 그것은 나름대로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셈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그 주장은 훗날 좀더 현실성 있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되돌아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는 우리 나라에서의 영어 공용어 논쟁은 무의미한 논쟁에 지나지 않는다."
개인적인 의견을 몇자 첨언하자면, 나는 영어 공용어화에 반대이다. 실현가능성이 좀더 높아진 다음에도 나는 반대이다. 한학성이 인용한 촘스키의 말마따나 언어라는 것은 단지 도구로서 활용되는 것이 아니며, 하나의 언어로 이루어지는 온갖 것들, 문학, 역사, 유머 등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고로 언어가 사라지면 이러한 하나의 민족의 문화가 함께 소멸되는 것이며, 민족 문화의 소멸은 곧 민족의 소멸로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영어로 된 문학과 영어로 된 유머 등 모든 것이 영어로 이루어지고 영어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면 겉모습은 동양인일지라도 우리의 내면의 모습은 원래의 우리가 아닐 것이다. 그것은 미국인도 아니고 한국인도 아닌 정체성을 상실한 그 누군가가 되어있을 뿐이 아닐까 생각한다. 언어는 자연스럽게 다른 언어와 맞부딪히면서 서로 영향을 받고 새로운 단어를 생성하기도 하며, 또 변화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원래의 언어가 다른 언어로 귀속되거나, 다른 언어로 변질되지 않을 때에만 유효하다. 이미 귀속되고 변질되었다면 그건 이미 '다른 언어'이기 때문이다. 외래어는 수용가능하지만, 그것이 '외래어'이고 '수요'가능할 때에만 그렇다. 외래어가 외래어로 불리고, 그것이 수용되는 것일 때에만.
이 책은 매우 짧으면서도 영어공용어화 논쟁에 대한 모든 것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다고 봐도 되겠다. 동시에 모든 걸 압축하면서도 한학성이라는 학자 자신의 목소리까지도 들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뒤에 ' 더 읽어야 할 자료들'에는 이 논쟁과 관련하여 관심있는 이들이 더 읽어야 할 문헌들이 간단한 소개글과 함께 실려있어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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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공용어화.. 왜 하자는 것인가? 우리나라가 세계의 흐름을 읽기 위해서는 영어라는 국제공통어를 공용어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있다. 영어가 국제공통어인 것은 좋다. 그리고 꼭 필요하다는 것도 두말 할 것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왜 공용어로 채택해야 하는가? 이런 점에서 공용어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설득력은 부족하다. 상당히 비약된 것이다. 필자는 여기에 대해서 확실히 짚고 넘어가고 있다. 영어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꼭 공용어를 할 필요는 없단 말이다. 그러면 한국에서 영어를 공용어화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에 필자는 해답을 제시하고 있고 그 답은 상당히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영어 공용어에 대해서도 매우 타당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 논거는 다른 어떤 책보다 타당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
| 이 책은 복거일의 <국제어시대의 민족어="">(문학과지성사,1998)에서부터 시작되어 한때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었던 '영어 공용어화'에 대해서 저자 나름대로의 입장을 정리한 책입니다. 영어 공용어화에 대한 배경과 허점을 집어보고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한 것은 '아직 우리는 영어교육 조차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는데 어떻게 영어 공용어화를 얘기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즉, 영어 공용어화 이전에 영어교육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며 후반부에선 바람직한 영어교육에 대해서 고찰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영어선생님들께서 꼭 읽어보시고 정말 학교 현장에서부터 제대로 된, 아니 좀더 발전된 영어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길 기대합니다.국제어시대의> |
| 이 책은 우리시대의 화두가 되는것들을 찝어내준 책세상문고의 문고판이다.제목에서 알수 있다시피 영어공용어화의 가능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과연 저자가 얘기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한참을 고민해야겠다.지은이가 얘기하고 싶은것은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맹점이였는데 지은이는 너무 길게 설명하고 있었다.그리고 쓸데없는 이야기까지 끌어와서 이야기를 혼란시키고 있었다.처음에는 세계화를 통해 영어의 위상이 높아짐으로써 우리가 영어를 공부해야한다는 의무를 부각시키다가 갑자기 영어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의도는 좋았으나 이야기가 흩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