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들 그런 말을 한다. '다른 사람과 어떤 인연으로 만나게 될지 모르니 항상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아마존은 처음에는 등장인물을 개별적으로 등장시킨다. 머리 나쁜 사람은 자칫 따라가기 힘들 수도 있을 정도로 -_-; 하지만 읽다보면 그들이 하나의 점으로 관계를 이루며 만나가는 것을 보게 된다. 이렇게 저렇게 기이한 인연으로 연결되어 나가는 사람들. 아무 관계도 없어 보이던 사람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영향을 받고.. 한혜연님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 중 한명이다. '공포물을 꽤 괜찮게 이야기하는 작가'에서 시작된 관심이 이제는 심리물이나 '여자 이야기'에 정통한 작가 쪽으로 평가가 옮겨가는 중이다. 아마존은 금지된 사랑이나 과일 이야기 시리즈에서 말하던 '여자 이야기'를 좀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만화다. 가볍고 머리 식히려고 만화를 보는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소재 자체가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처녀보살 연화, 남편을 잃고 비원에 대한 집착으로 살아가는 영, 딸 많은 집에서 태어나 산부인과 레지던트로 일하며 삶에 지쳐가고 피로해하는 비원, 삼풍 백화점 사고에서 살아나 또 한번 죽을 위기에 직면하는 상제, 사고로 약혼자를 잃고 제자 시유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보경, '세컨드'였던 엄마 때문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매춘을 하게 되는 (이름이 생각 안난다;) 시유의 누나. 이들이 미묘하게 얽혀 나름대로의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는 흔히 말하는 '사는 냄새'가 날 정도로 고단하고 힘들어 보인다. 또 슬프기도 하고.. 여자로, '여자답게' 사는 것에 대하여 한혜연님은 어떤 말을 하고싶었던 것일까. 이 만화를 끝까지 읽으면 그 해답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다만 연재하던 잡지가 휴간(사실상 폐간)상태라서 비교적 성실하신 한혜연님이지만 이 만화의 앞날을 기약할 수 없게 되어버린 현실이 슬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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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하면 떠오르는 것은 야생의 이미지이다. 문명이 들어가 있지 않은 자연 상태..하지만 한편으로는 낙원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혜연 님의 아마존은 아름다운 마지막 존재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아마 이 만화에서의 아름다운 마지막 존재는 이 영일 것이다. 만화 속에서의 인물들은 서로 각각의 관계를 맺으며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각 개개인은 사회 생활 속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고 그저 그렇게 무의미하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 이후의 이야기들은 아마 의미있게 전개가 되어가지 않을까? 만화는 아직 서두 부분에 멈춰서있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풀어놓지 않은 듯 하다.
한혜연 님의 작품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참으로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만화속의 인물 개개인에 다른 시각들을 다루고 있는데, 그로 인해 만화에 몰입하기가 조금 힘이 들긴 하지만, 아, 그렇게도 볼 수 있구나, 혹은 개개인의 마음속으로 동화되기도 한다.
이 만화가 페미니즘적인 만화라고 얼핏 소개에서 본 듯하다. 페미니즘적인 만화는 여자가 나온 만화가 아니라고 본다. 아직까지는 만화속에서 페미니즘적인 요소를 발견하지 못했는데, 이후의 이야기속에서는 페미니즘적인 요소를 찾아볼 수 있을까? [인상깊은구절] 그러고 보니 벌써 5년이나 지났구나. 그 끔찍했던 여름...시체조차 찾지 못한 가족들이 한 가닥 희망을 안고 모여 있었던 어느 대학의 체육관. 공기 중엔 향냄새와 시체 썩는 냄새가 가득하고, 곳곳마다 슬프고 지친 사람들의 신음 같은 울음소리가 흘러나오던 곳. 난 그곳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아직 내게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그 곳은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사람들을 피해 찾아간 외진 계단 참에서... 그녀를 만났다. 난 여자가 담배 피우는 걸 그때 처음 보았다. 길거리에서도 어디에서도 한번도 그런 걸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여자는 원래 담배 피우지 않는 종족인 줄 알았다. 가끔 역 앞 같은 곳에서 쪼그리고 앉아 담배 피우는 할머니를 본 적은 있었지만 내게 있어 '할머니'는 '여자'가 아니었다. 그녀의 담배 연기는 왠지 향기로운 것 같았다. " 혼자 있고 싶으니까 다른 데로 가줘 꼬마야. 난 애들을 아주 싫어해." " 난 애들 아녜요. 내년이면 중학생이에요." "......" 그녀는 더 대꾸하기도 귀찮다는 듯 담배만 피웠고 나 역시 아무 말 않고 옆에 앉아 내 쪽으로 흘러오는 그녀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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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 대한 나의 기억은 그림체가 느끼한, 그리고 여성들의 동성애를 표현한 만화가 였다. 요사이 그녀의 작품을 읽고 있다. 그림체는 이제 그보다 더 느끼한 그림체를 봤기에 괜찮다. 경험으로써 감정이 무뎌지는 현상, 아님 이해의 폭이 넓어 짐 이겠지!
작가의 글을 읽어보면 작품 제목인 아름다운 마지막 존재 '아.마.존.'은 적어도 자신에게 만은 누구나 소중한 존재인 자신을 의미한 단다. 정말 맞는 말인 것 같다. 이기적인 존재이면서 희망적인 인간 자신을 나타내는 적합한 단어이니까.
이 만화에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의 패해자들과 그 주변의 삶을 이야기 하고 있다. 여자라는 성(性)이기에 엄마에게 차별 받아 온 비원. 남편을 백화점 붕괴 사건으로 잃어, 자신에게는 돈 밖에 없다는 영. 미래를 볼 수 있어 점을 봐주는 선녀보살이 된 연화. 고교생 시절 연화에게 죽음 직전에 살게 된다는 예언(?)을 들었고, 백화점 붕괴 사고의 피해자가 되었으며, 다시 또 다른 위험에 대한 예언을 듣게 되는 성제. 백화점 붕괴 사고로 약혼자를 잃은 선생님 보경. 그리고 붕괴 사고 피해자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보경을 만나게 되고, 그녀가 있는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재수까지 하며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시유. 정부로써의 엄마. 풍족했던 어린시절. 그렇지만 붕괴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거리의 여성이 된 시유의 누나 시정 등이 등장하는 만화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 성이 다르기에 받게 되는 차별들. 가족에게서, 사회에서... 그런 이야기들도 나온다.
영이 가장 슬퍼 보였다. 표면상 아무 일도 없듯이 남에게 비춰지지만, 자조적이며, 붕괴로 인한 두려움으로 붕괴를 피할 수 있는 집을 사는 그녀. 백화점 붕괴 사고로 다른 삶을 살게 되고, 그로 인한 아픔을 꾹꾹 누르며 일상을 살아 가고 있는 그들. 누군가가 그 아픔을 건드리면 툭 터져 버릴 아물지 못한 상처. 아마도 뒷 권들은 그 아픔이 터져 딱지가 지던지, 아님 계속 상처를 안고 살아 가는 그런 이야기들이 전개 되리라. [인상깊은구절] 그나저나 선배는 늘 친구 없다 뭐 없다 하면서, 여기저기 다양하게 아는 친구도 많네. 깊이의 문제지. 그냥 적당히 친하고 적당히 만나고... 그런 사람은 많아도, 정작 '친구'라고 확실하게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내 문제야. 어디에서 어떤 사람들과 있건 나 혼자 물위에 뜬 기름 같은 기분이 드니까. 선배도 겉도는 사람이구나. 선배나 나나 용기 없는 사람들이야. 어딘가에 깊숙이 파고들 용기가 없어서 그래. 뻔뻔한 건지 아무 생각이 없는 건지 제멋대로 차에 올라탔던 그 여자라면, 왠지 사랑을 해도 겁없이 뛰어들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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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개인적으로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건이었는데도 큰 충격을 받았던 얼마 안되는 비극 중 하나가 삼풍 백화점 붕괴였다. 그날, 여섯시 삼십분쯤, 약국에 담배를 사러 나갔다가, 약국 아주머니가 넋을 잃고 보고 있던 TV 속 화면, 현장에서 사태를 보도하는 기자의 목소리, 담배를 사들고 집에 들어오기까지 짧은 시간 동안 점점 더 크게 느껴지던 충격(불신에 가까운), 뭐 이런 게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벌써 5년도 더 전의 일인데, 가끔 나는 생각해 보곤 했다. 그때 그 사고로 가족이나 친구를 잃었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미국에서만 해도 논픽션 노블, 뭐 이런 장르가 있대서,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의 희생자들, 그 유족들과 범인의 가족들의 이후의 삶, 이런 것들을 소설로도 쓰고 그런다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장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끔 하곤 했다.
취재에 기초한 작품같지는 않지만, <아마존>을 재미있게 읽었던 건 바로 그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백화점 붕괴사고로 가족이나 연인을 잃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마치 영화 <숏컷>에서처럼, 알거나 모르는 사람들이면서도 모르는 사이 인연을 맺게 되는 사람들이다. 픽션이긴 하지만, 어쨌든 삼풍 백화점 사고 피해 가족들의 삶이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어떻게든 살아 가야한다는 것'에서 말이다. [인상깊은구절] 이제 작가 한혜연은 또 한번의 도전을 시작한다. 그녀의 작품들에서 언뜻언뜻 보이던 페미니즘에 관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아름다운 마지막="" 존재="">를 선보인 것이다. 백화점 붕괴 사고로 인한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로 등장인물들을 연결시켜 놓았지만 여자이기 때문에 겪게 되는 상실감과 사회의 벽, 그리고 가족 안에서의 공공연한 차별에 더 크게 포커스를 맞추었다. 알게 모르게 강요되었던 '여자'라는 이름이 갖는 의미를 <아름다운 마지막="" 존재="">는 섬세하고 깔끔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고발하고 있다. (앞표지, 해설)아름다운>아름다운>숏컷>아마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