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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거 없는 이야기 속, 별 게 다 담긴 소설집
"별 거 없는 이야기 속, 별 게 다 담긴 소설집" 내용보기
표지만 보면 귀엽고 가벼운 이야기일 것 같았어요. 그래서 가볍게 펼쳤는데, 아니었습니다. 또 속았습니다. 최아현 작가의 단편소설집 『밍키』는 겉보기엔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 같지만, 그 안에는 가족, 외로움, 여성의 자아, 관계의 균열 같은 묵직한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표제작 〈밍키〉는 오랫동안 언니를 미워하며 살아온 동생의 시선에서 시작됩니다. 잘난 언니, 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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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보면 귀엽고 가벼운 이야기일 것 같았어요. 그래서 가볍게 펼쳤는데, 아니었습니다. 또 속았습니다.


 최아현 작가의 단편소설집 『밍키』는 겉보기엔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 같지만, 그 안에는 가족, 외로움, 여성의 자아, 관계의 균열 같은 묵직한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표제작 〈밍키〉는 오랫동안 언니를 미워하며 살아온 동생의 시선에서 시작됩니다. 잘난 언니, 집을 나간 언니, 그리고 죽어서 자신에게 부탁을 남긴 언니.  주인공은 언니의 집을 정리하며 오랜 감정의 찌꺼기와 마주합니다. 언니가 남긴 현금 오백만 원과 화분, 그리고 “그 화분을 부탁한다”는 짤막한 유언.
주인공은 그 돈가방에 ‘밍키’라는 이름을 붙이며, 비로소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갑니다. 단 한 번도 자신만의 공간을 갖지 못했던 여성이 욕실 천장 속에 숨긴 ‘밍키’라는 세계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독립과 해방을 상징하고 있었죠.


이 작품을 읽으며 여러 번 마음이 아릿했습니다.
어쩌면 평생 언니가 미웠던 건, 그만큼 그립고 보고 싶었기 때문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가족 관계 속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미움과 사랑이 공존하잖아요. 작가는 그 복잡한 결을 굉장히 섬세하게 포착해냅니다.


다른 단편들 역시 인상 깊습니다.


꿈을 사고파는 이야기, 중년 여성이 풋살을 하며 느끼는 해방감, 엉덩이에 난 ‘뿔’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까지. 전혀 특별할 것 없는 소재들이지만, 읽다 보면 그 안에서 인간의 본성과 삶의 아이러니를 마주하게 됩니다.


“바꿀 수 없는 것은 적응하면 그만이다.”
이 문장이 특히 오래 남았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은 어쩌면 이런 단순한 진실로 지탱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밍키』는 일상적인 문장 속에서 가장 인간적인 감정을 끌어올립니다. 화려한 사건도, 거대한 서사도 없지만, 읽고 나면 마음 한쪽이 묘하게 울립니다. 작가의 시선이 따뜻하면서도 단단해서, 작은 이야기들이 하나의 세계로 완성되는 느낌이에요.


좋겠다, 최아현은. 소설 잘 써서.
책 띠지의 이 표현은 책을 다 읽고 나니 정말 공감하게 됩니다.


조용한 이야기 속에 숨겨진 감정의 깊이를 느끼고 싶은 분,
가족과 자신, 그리고 ‘나만의 세계’를 돌아보고 싶은 분께
이 소설집을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연말리뷰
이달의 사락 h*****w 2025.12.30.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