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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보면 귀엽고 가벼운 이야기일 것 같았어요. 그래서 가볍게 펼쳤는데, 아니었습니다. 또 속았습니다. 최아현 작가의 단편소설집 『밍키』는 겉보기엔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 같지만, 그 안에는 가족, 외로움, 여성의 자아, 관계의 균열 같은 묵직한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표제작 〈밍키〉는 오랫동안 언니를 미워하며 살아온 동생의 시선에서 시작됩니다. 잘난 언니, 집을 나간 언니, 그리고 죽어서 자신에게 부탁을 남긴 언니. 주인공은 언니의 집을 정리하며 오랜 감정의 찌꺼기와 마주합니다. 언니가 남긴 현금 오백만 원과 화분, 그리고 “그 화분을 부탁한다”는 짤막한 유언. 이 작품을 읽으며 여러 번 마음이 아릿했습니다. 가족 관계 속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미움과 사랑이 공존하잖아요. 작가는 그 복잡한 결을 굉장히 섬세하게 포착해냅니다. 다른 단편들 역시 인상 깊습니다.
“바꿀 수 없는 것은 적응하면 그만이다.” 『밍키』는 일상적인 문장 속에서 가장 인간적인 감정을 끌어올립니다. 화려한 사건도, 거대한 서사도 없지만, 읽고 나면 마음 한쪽이 묘하게 울립니다. 작가의 시선이 따뜻하면서도 단단해서, 작은 이야기들이 하나의 세계로 완성되는 느낌이에요. 좋겠다, 최아현은. 소설 잘 써서. 조용한 이야기 속에 숨겨진 감정의 깊이를 느끼고 싶은 분, #연말리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