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이며, 책 제공과 상관 없이 솔직한 감상을 작성했습니다.

김민주 작가의 『여자 leftovers』는 제목부터 호기심을 가져다 준 책이었다. 처음 ‘여자’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나는 당연히 성별 ‘여성’을 떠올렸다. 하지만 목차 <여생> 아래에 다시 등장하는 ‘여자’라는 소제목을 보고, 제목의 ‘여자’가 여성이 아니라 '餘字', 즉 ‘남은 글자’를 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제목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 영어 부제인 ‘leftovers(잔여)’가 붙은 이유 또한 그제야 정확히 이해되었다.
제목 여자(餘字)의 의미를 생각하며 글을 읽어가자 작가의 철학이 좀 더 명료하게 다가왔다. 작가는 '글쓰기, 길, 사랑과 인생, 그리고 여성(女子)으로서의 존재'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신의 철학을 글자로 남겼다. 이 글자들은 변하지 않는 논리나 진리로 제시되기보다 종이 위에 남겨진 몇 자의 여자(餘字)로서, 그리고 생각이 부서져 흩어진 조각조각의 잔여(leftovers)로서 독자의 마음에 조용히 스며들었다. 그래서 독자 스스로 작가의 철학에 자신의 생각을 더해 자신만의 철학과 논리를 만들어 가도록 하였다.
이별에는 이유가 없고 있어도 중요하지 않아. 그러니까 사랑하지 않게 된 이유를 찾는다거나 자기를 끼워 맞추어 사랑을 지속하려 한다거나 하는 건 좋지 않아. (p.110/ <냄새> 에서)
남을 위해 자리를 비워 두는 것과 네가 아닌 걸로 속을 채워 두는 게 다르다는 걸 이해해야 돼, 하고 여자가 덧붙였다. (p.110/ <냄새>에서)
작가는 사랑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통해 '이별과 사랑하지 못하는 것에는 이유를 찾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내가 아닌 걸로 내 속을 채워 두는 것'이 불필요함을 말하며, 내가 아닌 내가 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여자(餘字)여.
어디에 있는가.
여자(女子)여.
모든 글은 여자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p.174/ <잔여>에서)
그리고 작가는 완벽하게 채워진 '본문'이 아닌, 오히려 그 '남은 자'와 '잔여' 속에서 글이 시작됨을 상기시킨다. 완전하게 끝맺은 문장이 아니라 오히려 남겨진 것들, 부서진 생각들, 채 다 말하지 못한 말들의 잔여를 통해 나의 삶을 들여다보고 나의 글을 만들어 가게 한다. 책을 읽고 난 뒤에도 오래 여운이 남는 이유는 바로 책 속 몇 여자의 글자들이 내 마음 속에서 다시 이어지며 다시 쓰여져가기 때문이라고 느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