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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상 깊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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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안아줄게’를 읽는 내내 “이게 진짜였지…” 하는 말이 자꾸 나왔어요. 역사책에서 한 줄로 보던 사건이, 사람의 얼굴과 숨결로 다가오니까요. 공장이라는 공간은 그냥 일터가 아니라, 청춘이 갈리고, 우정이 시험받고, 존엄이 밟히는 무대였더라고요. 사실 저는 지금 시대에 태어나서, 점심시간이 있고 휴가가 있고 ‘권리’라는 말을 배운 뒤에 사회생활을 시작했잖아요. 그래서 더더욱 감이 안 왔어요. “그걸 왜 참아야 했지?” “왜 그걸 당연하게 여겼지?” 그런데 책은 그 질문을 아주 잔인하게 되돌려줍니다. ‘참은 게 아니라, 살아야 했고, 살아서 다시 싸워야 했던 거’라고요. 읽다가 가장 오래 붙잡힌 건 ‘침묵’이었어요. 폭력도 폭력이지만, 그 폭력에 대해 “모르는 척”하는 주변이 더 차갑더라고요. 누군가의 비명이, 어디에도 닿지 않는 느낌. 그때 누가 한 번이라도 “네가 겪은 일이 진짜야”라고 말해줬다면, 마음의 멍이 조금은 달랐을까요. 후반부로 갈수록 등장인물들이 시간이 지나 늙어가고, 그래도 그 시절을 떠올리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이상하게도 저는 그 대목에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고생만 했는데도 ‘그때가 나를 만들었다’고 말하는 마음이… 저는 아직 그 정도의 단단함이 없어서요. 그래서 더, 제목처럼… 지금이라도, 언제라도, 그때의 사람들에게 안겨주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언제라도 지금이라도 안아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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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노동 소설이나 역사 소설은 좀 무겁지 않을까 싶어서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첫 장을 펴자마자 그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어버렸네요. 1978년 동일방직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길래 마음 단단히 먹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몰입감이 좋고 문장이 아름다웠습니다. 특히 주인공들이 겪는 사건들이 너무 생생해서 충격적이었어요. 투표하러 가는 길에 깡패들이 똥물을 끼얹다니... 소설이 아니라 실화라는 게 믿기지 않아서 읽다가 몇 번이나 검색해 봤습니다. 그런데도 그 상황에서 서로 도망가지 않고 안아주는 장면은 진짜 눈물날뻔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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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하며 힘들다, 지친다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제가 부끄러워지는 밤입니다. 양진채 작가의 신작 <언제라도 안아줄게>를 읽으며, 저는 1978년의 20대들과 만났습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생리휴가, 눈치 안 보고 쓰는 월차, 깨끗한 식당 밥. 이 모든 것이 거저 주어진 게 아니었습니다. 탈의실이 없어 구석에서 옷을 갈아입고, 노조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똥물을 뒤집어써야 했던 '언니'들의 투쟁 덕분이었습니다. 소설 속 미은이 "우리가 왜 주눅이 들어야 하니, 뼈 빠지게 일하고 월급 받는 노동자일 뿐인데"라고 말할 때, 저도 모르게 울컥했습니다. 같은 노동자로서, 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명숙이 뱃속의 아이를 잃는 장면에서는 책장을 넘기기가 힘들 정도로 가슴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슬픔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서로의 오물을 닦아주고, 끝내 살아남아 "그 시절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라고 말하는 단단함을 보여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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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하지만 외면하고 싶었던 '똥물 사건'을 다룹니다. 예쁜 옷을 입고 미스 동일 선발대회에 나가고 싶었던 명숙, 공부하고 싶었던 미은, 씩씩했던 선자.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그녀들에게 세상은 가장 더러운 오물을 끼얹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말합니다. "네가 어떤 오물을 뒤집어썼든, 너는 더럽지 않아."라고요. 읽는 내내 마음이 아려왔던 건, 그 지독한 냄새 속에 갇혀버린 비명들 때문이었습니다. 태오가 손바닥이 터져라 쳤던 그 종소리가 마치 제 귓가에 들리는 듯했습니다. 세상이 들어줄 때까지 치겠다던 그 종소리가 지금의 우리에게 닿아,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점심시간과 휴가가 되었음을 깨닫습니다. |
* 협찬도서입니다.<저자소개><목차 및 등장인물 소개>이 소설의 줄거리는 주인공들이 인분 테러를 당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동일방직은 인천에 있는 섬유 제조 공장인데, 이곳에는 전국 각지에서 상경해 일하는 젊은 여성들이 가득하다. 그녀들은 근로조건 향상을 위해 노동조합을 조직했고, 사건의 배경이 된 인분테러는 대의원 선거 당일 벌어졌다. 미은, 선자, 명숙은 동일방직에서 일하는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여성이다. 이들은 태오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하숙집에서 생활한다. 태오는 지역 명문 고교생인데, 독실한 카톨릭 신자다. 태오는 신부님의 부탁을 받아 새벽 6시와 저녁 6시에 성당 종탑에서 종 치는 일을 하고 있다. 미은, 선자, 명숙은 왜 인분 테러를 당한 것일까? 그리고 태오는 그들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될까? 태오가 종을 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이하에서 이 소설의 특징과 매력을 살펴본다. <책의 특징>1.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꺠닫는 성장 소설 "스스로 잘 자라왔다고 생각했다. 공부도 잘했고,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칭찬도 받았다. 성당 종을 치는 일도 신부님이 아무에게나 시키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p84) 이 책의 내용상 특징을 꼽자면, 주인공이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깨달으며 성장하는 성장 소설이라는 것이다. 태오는 넉넉하지는 않지만 부족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라고 있다. 그래서 같은 집에 사는 미은 등의 삶이 어떤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 3교대를 하며 공장에 다니는 또래들의 삶에 대해 어렴풋한 인식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학교 도서관에서 경준을 만난다. 평소 올곶은 자세로 늘 책을 읽던 경준이 궁금했는데, 우연히 경준이 태오에게 말을 걸며 친해진다. 경준은 새벽에 신문배달을 하며, 태오가 성당에 종 치러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에 태오는 그럼 자신도 경준의 집을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집에 가보자고 한다. 경준은 판잣집에 살았다. 이 과정에서 태오는 자각한다. 자신이 도처에 널린 가난과 사회적 모순을 너무 모르고 살았다는 사실을. 청소년기는 학교에서 만나는 다양한 인적 관계를 통해 사회에 대한 인식을 확장하는 시기다. 이 소설은 경준과 미은을 통해 성장하는 태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책은 독자가 주인공 태오의 시선을 따라가며 간과하고 있는 사회적 모순을 알아차리도록, 그래서 독자 또한 시야의 확장을 경험하도록 유도한다는 특징이 있다. 2. 산업화 시대 카톨릭 여성 노동운동을 조명하는 책 "가톨릭노동청년회를 지오세(JOC)라고 불렀다. (...) 근로기준법에 대해서 알게 됐다. (...) 미은은 모임에서 전태일을 알았다." (p126-127) 이 책의 사상사적 특징을 꼽자면, 한국 산업화 과정에서의 가톨릭 여성 노동운동을 독자들에게 환기한다는 것이다. 미은은 가톨릭노동청년회에 소속되어 인권 교육을 받는다. 같이 방을 쓰는 선자의 손에 이끌려 청년회 활동을 시작한다. 너무나도 간절하게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돈 때문에 학교에 갈 수 없었던 미은은 이곳에서 정신적 양분을 스펀지처럼 흡수한다. 이 책은 미은의 시선을 통해 1980년대 우리나라 산업화에 일조했던 가톨릭 교계의 영향력을 재확인시켜준다. 공공연히 소외, 차별, 배제되었던 여성들을 보듬은 가톨릭 교회의 역할을 새롭게 알 수 있어서 유익했다. 3. 사랑과 연대가 사라진 세상에 경종을 울리는 소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을 꼽자면, 태오가 성당의 규칙을 어기고 사람들에게 '인분 투척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종을 치는 장면이다. 태오는 경준을 계기로 미은의 삶에 관심을 갖고, 그녀와 친해진다. 그런데 어느날 미은이 친구 명숙과 함께 새벽같이 성당으로 찾아온다. 그들의 몸은 인분과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회사가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운동을 방해하기 위해 테러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미은은 태오에게 요청한다. 종을 울려서 사람들에게 이 사건을 알려줄 수 있느냐고,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간청할 수는 없느냐고. 태오는 분노에 차서 종을 울린다. 이 장면이 지금의 독자에게도 경종을 울리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사랑이 사라지는 '멸종 위기 사랑'의 현실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언제라도 안아줄게'라고 말하며 팔을 내미는 포용과 연대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추천 대상>그래서 이 책을 (1) 1980년대 인천을 배경으로 한 재밌는 소설을 읽고 싶은 분들, (2) 산업화, 민주화 과정을 묘사한 소설을 찾는 분들, (3) 연대와 포용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따뜻한 소설을 찾는 독자들에게 추천 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