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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밤의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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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잠을 자기까지. 나의 하루는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지만 그렇다고 어제와 같은 건 아니다. 매일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계획에 맞게 움직인다. 그렇게 계획대로, 예측 가능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나는 매일 감사하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하다 못해 재미없고 시간마저 낭비하는 것 같은 나의 삶이, 또 누군가에게는 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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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잠을 자기까지. 나의 하루는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지만 그렇다고 어제와 같은 건 아니다. 매일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계획에 맞게 움직인다. 그렇게 계획대로, 예측 가능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나는 매일 감사하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하다 못해 재미없고 시간마저 낭비하는 것 같은 나의 삶이, 또 누군가에게는 부러운 삶일 수 있다는 게 묘하다. 소설은 그래서 좋다. 내가 경험할 수 없는 누군가의 삶을 간접 경험하는. 이번에 읽은 책은 ‘그 밤의 우리는’. 단편이지만 잔잔하고 읽기 좋은 소설. 이런 소설을 만나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이후, 우리’ 코로나 19 변종 바이러스가 유행하게 된 근미래 이야기다. 감염자 승희는 일주일간 생활치료센터에 격리, 그곳에서 십대 아이 유정을 만난다. 또한, 유학생 하산과의 짧은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다. (https://blog.naver.com/heygirl0903/223666436980)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나와 정아는 대학생 때 서로가 쓴 글을 고치거나 삭제하며 문서 함을 공유했다. 이후 연락이 끊겼고 다시 정아를 만났을 때 두 사람은 ‘공유 정원’을 가꾸게 된다. 하지만 이 또한 예전 그때처럼 틈이 생기게 되는데. ‘아직은 고양이’ 사랑하는 연인 은재가 고양이고 변했다는 친구. 그 자신도 고양이로 변해 버린 이야기. ‘인디언 돌’ 고등학교에 입학한 나는 겉돈다. 이런 내가 아희를 만나 뜨거운 우정을 나누지만 그걸 이어가지 못한다. ‘해저로월’ 오랜 타국 생활 끝에 사망한 고모 미경. 고모의 유해를 수습하기 위해 포르투갈로 가는 나. 친척들의 평가와 그곳 사람들이 말하는 고모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는데. ‘속삭이는 깃발들’ 엄마를 잃은 형지. 형지는 소망을 지닌 채 광장으로 모여드는 사람들 안에서 예나를 만나게 되는데. ‘바다 가는 날’ 폐암 말기 섬망 증세를 보이는 할머니와 노화로 인해 요의를 조절하지 못하는 엄마 그리고 딸. 3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십일월이 지나면’ 암에 걸린 아버지를 요양원에 입소시켜야 하는 나는 그곳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는데.


신의 기적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참 가혹해요. 기적이 필요하다는 건 불행하다는 건데, 그렇다면 불행한 일을 겪어야 그 기적이 있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거잖아요. 고요와 평온이 계속되는 한은 일어나지 않는 일이에요. 기적이 일어나려면 그만큼 현재가 고통스러워야 한다는 게 전제조건인 거죠. (184 해저로월)

평생 헛수고하는 삶을 살게 될까봐 (191 해저로월)


나이가 들어선지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기억에 남는 소설 해저로월. 결혼하지 않고 외국에 나가 살았던 미경을 부모의 형제들은 한심하거나 이기적인 사람으로 표현한다. 왜 그렇게밖에 살지 않는 건지. 돈을 모은 것도 그렇다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것도 아닌 미경을 그들은 욕한다. 그래서 고모는 그런 사람인 줄 알았다. 고모의 유해를 받으러 간 ‘나’는 고모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며 고모의 인생을 다시 생각한다. 누군가가 그려놓은 삶. 그걸 따라가지 않은 사람을 비난하는 가족이라는 그들. 가족은 그런 것 같다. 너무 가까이해서도 너무 멀리해서도 안 되는 사람들. 나의 인생에 대해 간섭하게 해서도 안 되고 나 또한, 가족의 인생을 간섭해서도 안 되는 것 같다. 삶은. 누구를 위해서 사는 게 아니다. 내 삶을 나를 위해서 살아야 한다는 것도.


‘바다가는 날’이나 ‘십일월이 지나면’도 좋았다. 내가 어떻게 나이 먹어야 할지 생각하고 계획하는 것.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씁쓸하다. 나는 아니 우리는 어떻게 나이 먹고 어떻게 우리의 신체가 시들어갈지. 건강하게 살다 죽고 싶은데. 우리의 삶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과 현재를 잘 살아야 한다는 것. 매일 감사하고 즐겁게 살자. 어쩌면 그게 남는 장사겠지


출처 : https://blog.naver.com/heygirl0903/224334450927

YES마니아 : 로얄 k*****3 2026.07.02. 신고 공감 2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