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10.0
  • 30대 10.0
  • 40대 10.0
  • 50대 10.0

포토/동영상 (5)

리뷰 총점 종이책
창공의 빛을 따라
"창공의 빛을 따라" 내용보기
예견할 수 없는 일은 가까이 붙잡히지 않아서 우리는 죽음에 대해 생각지 못한다.모든 것을 ‘경험’으로 이해하려 하는 우리는 배우고, 겪고, 비교해야 실감할 수 있지만 죽음만큼은 경험할 수 없기에 언제나 ‘상상’의 영역으로 남는다. 상상은 현실보다 덜 생생하여 결국 먼 자리에 죽음을 앉히고, 어떻게 언제 오는지 모를 이 사건은 통제할 수도 준비할 수도 없는 채로 존재한다.
"창공의 빛을 따라" 내용보기

예견할 수 없는 일은 가까이 붙잡히지 않아서 우리는 죽음에 대해 생각지 못한다.
모든 것을 ‘경험’으로 이해하려 하는 우리는 배우고, 겪고, 비교해야 실감할 수 있지만 죽음만큼은 경험할 수 없기에 언제나 ‘상상’의 영역으로 남는다. 상상은 현실보다 덜 생생하여 결국 먼 자리에 죽음을 앉히고, 어떻게 언제 오는지 모를 이 사건은 통제할 수도 준비할 수도 없는 채로 존재한다. 그래서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죽음을 내려놓고, 가까운 사람을 잃는 순간에야 죽음이 비로소 구체적인 실체로 다가오게 된다.

가까운 누군가의 죽음은 삶의 연속성을 끊고, 견고하다고 믿었던 세계의 바닥을 흔들며 그제서야 죽음이 생각 속의 개념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걸 배운다. 상실감은 호수와 같아 조용하고 깊고 거대해진다. 우리가 상실감을 느끼는 것은 소중히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그 소중함이 죽음 앞에서는 너무도 무력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마주한다. 그 어떤 아름다운 언어를 배우고 더 넓고 깊은 지혜를 가졌더라도, 죽음을 앞둔 이에게 건넬 한마디조차 떠올리기 어렵다는 사실은 우리가 죽음 앞에 얼마나 초라한지를 보여준다.

나탈리 레제는 사랑하는 남편을 떠나보낸 후 이 책을 썼다. 그녀는 죽음과 살아 있음에 대해 생각했고, 그 안에서 어떤 의미를 발견하기 전에 자신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사랑하는 이의 파편들에 매달린다. 그녀는 애도의 과정을 성장이나 극복의 서사로 만들지 않는다. 대신 사라져버린 존재의 흔적을 더듬으며 그 조각들이 손끝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붙잡는다.

그녀의 글은 누군가를 떠나보낸 사람이 말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다. 죽음의 고통을 견딜 힘이나 이를 통해 얻는 성장을 말하기보다 단지 그 고통을 살아내는 방식에 대해 말한다. 남겨진 자는 그저 계속되는 시간 속에서 때로는 상실을 잊고, 때로는 무언가의 순간에 다시 떠올리며 견딘다. 삶은 그런 식으로 지속된다. 상실은 사라지지 않고 형태를 바꾸어 오래 머문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죽음에서 어떤 희망의 빛을 굳이 찾아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그저 상실과 고통을 진실로 마주하고, 그것이 우리 삶에 남기는 흔적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았다. 죽음은 무엇을 가르쳐주는 사건이 아니라 다만 우리가 붙잡을 수 없는 것을 보여주고, 우리가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 드러낼 뿐이다.

그러나 그 무력함을 인정하는 데서 작은 정직함이 생긴다. 아파하고, 흔들리고, 잊고, 다시 기억하는 것, 그것이 남겨진 이가 살아가는 방식이며 나탈리 레제의 문장이 보여주는 죽음이다. 그녀의 글은 죽음 너머의 희망이 아닌 누군가의 부재와 그 부재를 안고 살아가는 삶의 무게를 담담히 비춘다.

창공의 빛을 따라는 상실이라는 깊은 호수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태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 옆에서 살아가는 것을 보여주는 작지만 견고한 책이다. 나탈리 레제의 문장은 상실을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깊은 방식으로 시간을 통과하는지를 보여준다.
애도에 관한 가장 솔직하고 선명한 책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암실문고 #문학 #에세이 #서평 #을유문화사
#창공의빛을따라 #나탈리레제 #도서추천 #북스타그램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s****7 2025.11.29.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좋은 책
"좋은 책" 내용보기
나탈리 레제의 다른 책도 궁금해집니다조금 더 다양한 책아 국내에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우리는 떨면서 나아간다. 그리고 기억한다. 기억하는 것이 가능할 때, 이미지가 형태를 갖추길 기다릴 수 있을 만큼 차분해질 때, 우리는 친밀함 속에서 고요히 표류하던 순간들을, 침묵과 끓어오름이 공존하던 시간을 기억해 낸다. p13시작하기 위해서는 혀를 둔하게 만드는 데 유용한 말, 먹먹
"좋은 책" 내용보기
나탈리 레제의 다른 책도 궁금해집니다
조금 더 다양한 책아 국내에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떨면서 나아간다. 그리고 기억한다. 기억하는 것이 가능할 때, 이미지가 형태를 갖추길 기다릴 수 있을 만큼 차분해질 때, 우리는 친밀함 속에서 고요히 표류하던 순간들을, 침묵과 끓어오름이 공존하던 시간을 기억해 낸다. p13


시작하기 위해서는 혀를 둔하게 만드는 데 유용한 말, 먹먹한 메아리를 불러오는 "우리"라는 말을 통해 언어를 조금이나마 무디고 흐리게 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겐 이런 방편이 필요하다. 때때로 "나"는 너무 날카롭고, 너무 많은 꾀를 품고 있으니까. 아니, 아니다. 우리가 걱정하는 건 "나"가 감정에 지나치게 물들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건 그 감정이다. 우리는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 그러면 구태여 떠올리지 않아도 "나"는 저절로 올 것이다. 어쨌든 머지않아 그렇게 될 것이니, 우리는 흘러가는 대로 가만 놓아둘 것이다. 그러나 처음 시작하기 위해서는 모호한 상태로 놓아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글쓰기 안에 삶과 접하는 통로 하나를 파낼 필요가 있다. 이제부터 너를 되찾기 위해, 삶이 오로지 말들에만 매달려야 할 테니. p14


u******2 2025.12.2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애도의 시간을 갖는 것에 대하여
"애도의 시간을 갖는 것에 대하여" 내용보기
가까운 이의 죽음을 대면한 지 몇 해가 지났다.아직도 그가 살아있어서 당장 만날 수 있을 것 같고, 전화기 너머로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아직까지 나는 그분의 부재를 받아들이기가 버겁고 떠올릴 때마다 이내 깊은 슬픔의 심연에 빠진다. 사랑하는 남편을 떠나보내고 나탈리 레제가 쓴 이 책을 읽으면서 그가 떠올랐다. 어릴 때 함께 자란 친오빠 같던 외삼촌. 내
"애도의 시간을 갖는 것에 대하여" 내용보기
 
가까운 이의 죽음을 대면한 지 몇 해가 지났다.
아직도 그가 살아있어서 당장 만날 수 있을 것 같고, 전화기 너머로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아직까지 나는 그분의 부재를 받아들이기가 버겁고 떠올릴 때마다 이내 깊은 슬픔의 심연에 빠진다. 

사랑하는 남편을 떠나보내고 나탈리 레제가 쓴 이 책을 읽으면서 그가 떠올랐다. 어릴 때 함께 자란 친오빠 같던 외삼촌. 내 결혼을 축하해주러 왔던 깡말랐던 마지막 그 모습.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에 걸려 왔던 전화들. 힘들다며 넋두리하는 그의 말들을 귀찮아 했던 나. 스스로 목숨을 단절하는 그 순간까지 얼마나 외로웠을지 가늠조차 안 되는 그의 마지막.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 떠나보내야만 하는 일은 삶을 살아가며 끝낼 수 있는 일인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진정한 애도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작가 나탈리 레제의 슬픔이 진하게 묻어있는 한 글자 한 글자에 그의 남편을 회상하고, 추모하고, 배웅하는 모든 과정들이 담겨있다. 책은 죽은 이를 애도하고 스스로의 감정을 정리해 낸 상징과도 같다. 나도 그녀를 따라 글쓰기를 통한 애도의 시간을 천천히 가져보려 한다.
 

 
🏷️ 그리고 네가 내가 했던 말들은 내가 있는 모든 곳에서 증발해서는 가벼운 눈송이가 된다. 나는 그것을 향해 손을 내민다. | p30
 
🏷️ 고독 속에서 버티는 네 현전을 둘러싼 혼돈으로. 너는, 혼자 외로운 너는, 아아, 고통 속의 현재 속에서 혼자인 너는, 죽임이 너를 데려가는 그 시간 속에서 희망 없이 혼자인 너는, 그 사라짐 속에서 혼자인 너는, 아아, 홀로 외로운 너는. | p45
  
 
 ☺︎을유문화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소중한 책 감사합니다.

YES마니아 : 로얄 s*****2 2025.12.0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창공의 빛을 따라
"창공의 빛을 따라" 내용보기
_시작에 대해 말하고는 있지만, 우리는 끝과 시작 사이에서 벌써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시작을 말한 것은 숨을 고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 건 시작하기도, 끝내기도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건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것, 아직 그게 무엇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그 사건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많은걸 바라지 않는다. 그저 자신보다 아주 조금
"창공의 빛을 따라" 내용보기

_시작에 대해 말하고는 있지만, 우리는 끝과 시작 사이에서 벌써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시작을 말한 것은 숨을 고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 건 시작하기도, 끝내기도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건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것, 아직 그게 무엇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그 사건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많은걸 바라지 않는다. 그저 자신보다 아주 조금만 더 높이 올라가고 싶을 뿐이다._p15



‘글을 쓰는 사람은 어떻게 한 사람의 부재를 표현해낼까?’, 이 질문의 답 같았던 #창공의빛을따라 ... #프랑스문학 을 대표하는 에세이스트, #나탈리레제 의 책이다.


평생의 동반자, 남편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온전히 들어있는 책이였다.


뭉뚱그려진 슬픔이 하나하나 실처럼 뽑아내어져서 세심하게 수놓아진 듯한 느낌의 문장들이였다. 그 섬세함에 읽고 있는 나조차도 저자인 ‘나’에게 이입되어 고통이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지치지 않고 다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절망 중에서도 죽음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담담함 또한 담겨있었기 때문이였다.


나의 바로 옆에 항상 있었던 한 세상이 끝나버린 것은 어떤 것일까? 나는 상상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우연히 발견한 남편의 외투 주머니 속의 쪽지, 마지막으로 함께 했었던 것들에 대한 기억들.... 이 모든 것들과 남겨진 ‘나’는 괴롭지만 한편 의연하게 글쓰기를 계속한다....


그래서 ‘남겨진 자를 살아가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여운이 길게 남는다. 책 속 모든 문장이 아름답다...



_그런데 자기 죽음에 대해 말하는 게 가능하긴 한 걸까? 우리는 언제나 삶에 대해서만 말해야 하는 게 아닐까? 우리는 그 지점에 머물러 있다. 우리는 진부한 말들을 만지작거린다._p24





이달의 사락 y******k 2025.12.0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상실은 공허가 아니라 충만함
"상실은 공허가 아니라 충만함" 내용보기
✍️상실은 공허가 아니라 또다른 충만함롤랑 바르트와 사뮈엘 베케트의 전시를 기획하고 여성 예술가들의 삶을 조명해온 프랑스 작가 나탈리 레제의 산문집이다. 『사뮈엘 베케트의 말 없는 삶』, 『전시』에 이은 작품으로, 누군가와 이별하고 그 부재를 인정하기까지의 여정을 글쓰기로 극복하고자 한 기록이다.한편의 독백 연극을 본 기분이었다. 온몸으로 저자가 느끼는 슬픔의 고통
"상실은 공허가 아니라 충만함" 내용보기
✍️상실은 공허가 아니라 또다른 충만함
롤랑 바르트와 사뮈엘 베케트의 전시를 기획하고 여성 예술가들의 삶을 조명해온 프랑스 작가 나탈리 레제의 산문집이다. 『사뮈엘 베케트의 말 없는 삶』, 『전시』에 이은 작품으로, 누군가와 이별하고 그 부재를 인정하기까지의 여정을 글쓰기로 극복하고자 한 기록이다.

한편의 독백 연극을 본 기분이었다. 온몸으로 저자가 느끼는 슬픔의 고통이 글로 전해졌다. 간절함과 기도, 인정과 헤어짐의 공허를 글쓰기를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소설가이자 철학자인 레제의 이 책은 감정이 온전히 나의 것인지를 돌아보고, 타인 속에 있는 나를 인지하고 구별하는 시작이며, 정체성을 다시 정의하는 작업이다.

인생은 속도가 아닌 방향을 위한 것이다. 이런 시간들이 정신없이 흘러가는 우리들의 세상 속에 깊이 필요하다 느껴진다. 많은 고충속에 살고 있지만, 좀 더 확실하게, 깊고 단단하게 있을 나를 위해 짧은 글 속 한 줄 한 줄 쉬이 넘어갈 수 없는 책이었다.
t******1 2025.12.0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창공의 빛을 따라 - 나탈리 레제
"창공의 빛을 따라 - 나탈리 레제" 내용보기
80쪽짜리 작은 책이다. 두어 시간이면 금방 읽겠지, 하며 펼쳤다가 여러 번 중단했다 다시 읽기를 반복하며 여러 날이 흘렀다. 아끼는 암실 문고의 신간이라서 하루라도 빨리 읽고 싶은 마음으로 서평단에 신청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서두른 것을 조금 후회한다. 이 글은 실패한 서평이 될 것이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 병실을 지키며 암담하기만 한 앞날에 '거꾸로 뒤집힌 수태고
"창공의 빛을 따라 - 나탈리 레제" 내용보기

 80쪽짜리 작은 책이다. 두어 시간이면 금방 읽겠지, 하며 펼쳤다가 여러 번 중단했다 다시 읽기를 반복하며 여러 날이 흘렀다. 아끼는 암실 문고의 신간이라서 하루라도 빨리 읽고 싶은 마음으로 서평단에 신청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서두른 것을 조금 후회한다. 이 글은 실패한 서평이 될 것이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 병실을 지키며 암담하기만 한 앞날에 '거꾸로 뒤집힌 수태고지'라도 내려달라는 간절한 마음. 남편이 숨을 거두는 순간부터 그를 묻고 그가 없는 집으로 돌아와 그가 없는 일상을 다시 시작하는 과정을 글로 담았다.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상실과 완전히 뒤바뀐 일상. 



그것은 거꾸로 뒤집힌 수태고지 (...)

그것은 모든 것을 파괴하는 고지이지만, 

그럴 때도 우리는 말 안에 곧게 서 있어야만 하니, 그러니 말해 주소서,

15-16쪽



  작가란 사람들은 참 징그러운 족속들이라는 생각도 한다. 다양한 책과 사상가를 인용해가며 극렬한 고통의 순간을 끝내 언어로 빚어 세상에 내놓다니. 그러나 이해는 된다. 레제에게 '말'은 중요했다. 죽음에 대한 선고를 고지 받아야 했고 남편과 죽음에 대해 말하며 작별해야 했고 남편이 남긴 말을 기억하고 모아두어야 했다. 그것이 레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애도의 방법이었으리라. 



나는 내려가고, 또 내려가서, 보다 구체적인 곳으로, 보다 투명한 곳으로 나아간다. 

날이 밝아온다. 

나는 거꾸로 뒤집힌 하늘의 신선함 속으로 나아가고, 

계속해서 나아가고, 

창공의 빛을 따라 몸을 던진다.

76쪽


  마지막 쪽을 읽고나면 오른쪽 면이 하얗게 비어있다. 책장을 넘기면 표지 사진과 나머지 절반이 양면에 펼쳐져있다. 또 넘긴 면은 온통 새카맣고, 면지 역시 새카맣다.  '거꾸로 뒤집힌 하늘의 신선함 속으로 나아가, 창공의 빛을 따라 몸을 던진다'는 의미를 한참 생각하며 사진을 들여다 본다. 


  독자 각각의 경험에 따라 이 책은 다양한 결로 읽힐 것이라 생각한다. 격렬한 고통을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해낸 책이다. 누군가는 그 아름다움 자체에 반할 것이고 누군가에겐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를 쑤셔대는 자극이 될지 모르며 또 누군가에겐 위안과 공감을 얻는 치유의 책으로 읽힐 것이다. 내게는 지금까지 읽어본 암실문고의 책 가운데 감정적으로 가장 어렵고 힘든 책이었다. 그럼에도 읽어보라고 선뜻 내밀고 싶은 책이다. 암실문고는 늘 그랬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y*****m 2025.12.0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창공의 빛을 따라
"창공의 빛을 따라" 내용보기
<창공의 빛을 따라>는 나탈리 레제가 남편을 잃고 느꼈던 깊은 상실감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녀의 슬픔을 읽기 전 손으로 가만가만 어루만져본다. 허공을 더듬거나 감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하는 것이 아니었다. <창공의 빛을 따라> 표지 앞면에 타이틀과 저자 그리고 역자가 각인되어 있어 손끝으로 감각해본다. 짧지 않은 시간 도슨트를 하면서 해설 준비를 마친 뒤 전시장으
"창공의 빛을 따라" 내용보기



<창공의 빛을 따라> 나탈리 레제가 남편을 잃고 느꼈던 깊은 상실감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녀의 슬픔을 읽기 전 손으로 가만가만 어루만져본다. 허공을 더듬거나 감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하는 것이 아니었다. <창공의 빛을 따라> 표지 앞면에 타이틀과 저자 그리고 역자가 각인되어 있어 손끝으로 감각해본다. 짧지 않은 시간 도슨트를 하면서 해설 준비를 마친 뒤 전시장으로 처음 들어서서 마주하는 것은 ‘전시서문’일 것이다. 이 책의 첫 페이지는 지금은 그녀 곁에 없는 그래서 모든 곳에 있을 수 있는 남편 장-루 리비에르가 기획한 전시 책자의 제목으로 문을 연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내가 없는 지도가 필요하다. 11쪽


남편과의 마지막을 앞둔 장면들이 이어진다. 그 장면을 마주하는 내 마음은 당연하게도 끊임없이 가라앉는다. ‘시작에 대해 말하고는 있지만 우리는 끝과 시작 사이에서 벌써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14쪽)와 마찬가지다. 이제 페이지를 펼쳤으나 그녀의 아픔은 내게 기다림을 주지 않는다. 어쩌면 그래서 더 죽음답다. 죽음은 우리에게 초대장을 보내주며 친절하게 참석할지 여부를 묻지 않는다. 예고할 순 있어도 정확한 날짜와 장소는 알 수 없다.


영화는 오로지 너를 존재하게 하기 위해서 발면된 게 아닐까? 영원한 삶에 대한 믿음이 힘을 잃고 천국이 쓸모를 다하게 되자 필름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고, 이제 필름에 깃든 유령들은 마치 휴양지에 다다른 듯 언제까지나 거기 머물게 되었다. 32쪽


백남준의 비디오 푸티지 작품들을 해설 할 때 종종 그런 말을 한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것을 작가는 비디오 작업을 통해 가능케 한다고. 머스 커닝햄과 악수를 나누던 뒤샹은 죽고 없지만 그 장면을 담은 작품속에서 여전히 뒤샹은 뒤로 걷거나 서로 대화를 주고 받는다. 나탈리 레제와 남편도 마찬가지다. 남편이 나오는 영상을 보며 그녀는 그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받음과 동시에 위로를 얻는다. 동시에 그럴 수 없었던 딸을 잃은 빅토를 위고를 불러와 ‘다시 보다는 것(같은 페이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너무 처절한 상실은 기억의 부재를 낳는다. 하지만 무엇이 처절한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것인가. 책의 초반에 저자는 말한다. 아무리 슬퍼도 겉으로는 멀쩡할 수 있다고. 그러니 누군가 상실의 아픔을 견뎌내는 방법이 자신의 기대와 다르다 하여 그 슬픔마저 기대와 다르다고 착각해서는 안된다고 느낀다.


나는 내려가고, 또 내려가서, 보다 구체적인 곳으로, 보다 투명한 곳으로 나아간다. 날이 밝아 온다. 나는 거꾸로 뒤집힌 하늘의 신선함 속으로 나아가고, 계속해서 나아가고, 창공의 빛을 따라 몸을 던진다. 76쪽


시작부터 나를 끌어내린 그녀의 슬픔은 나를 죽이지 못한다. 나를 죽이지 못한 그녀는 자신 역시 ‘계속해서 나아’간다. 창공의 빛을 따라 몸을 던진 그녀를 통해 그렇게 나는 또 한 번 누군가의 죽음으로 비롯된 슬픔에 던져져 무언가를 찾아 떠오를 수 있었다. 그것은 애도, 살아있는 자를 위한 애도였다.



#애도 #상실 #죽음 #나탈리레제 #암실문고 #을유문화사



YES마니아 : 로얄 i********g 2025.12.0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부재의 크기 사랑의 깊이
"부재의 크기 사랑의 깊이" 내용보기
나탈리 레제의 『창공의 빛을 따라』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남편, 극작가 장-루 리비에르를 기리는 애도의 기록이다. 프랑스 문학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은유와 비유는 종종 난해하게 느껴지곤 한다. 나 역시 그러했다. 감정을 빙글빙글 둘러 표현하는 문장보다 단정하고 명료한 언어를 더 선호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은유가 왜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말로 다 닿지 않는 슬픔 앞
"부재의 크기 사랑의 깊이" 내용보기

나탈리 레제의 『창공의 빛을 따라』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남편, 극작가 장-루 리비에르를 기리는 애도의 기록이다. 프랑스 문학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은유와 비유는 종종 난해하게 느껴지곤 한다. 나 역시 그러했다. 감정을 빙글빙글 둘러 표현하는 문장보다 단정하고 명료한 언어를 더 선호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은유가 왜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말로 다 닿지 않는 슬픔 앞에서, 죽음이라는 현실 앞에서, 직선으로는 도저히 닿을 수 없는 마음을 결국 비유에 기대어 표현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 책의 문장은 그래서 슬프다. 슬픔을 예쁘게 쓴 것이 아니라,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감정을 간신히 붙잡기 위해 발명된 언어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문장을 읽고 나면 멈춰서 다시 돌아가게 된다. 애도의 순간을 이렇게까지 세밀하게, 이토록 숨결이 느껴지게 적어낼 수 있다니. 


초반에 인용한 리비에르의 글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자신이 없는 지도가 필요하다’는 역설적인 문장을 담고 있다. 이 말은 나탈리의 글 전체를 관통한다. 남편이라는 좌표를 잃어버린 뒤, 남겨진 세계를 새로 그려내려는 마음, 즉 상실 이후의 세계를 다시 탐색하는 과정에 관한 문장이다. 


남편이 죽어가는 순간, 나탈리는 자신이 그를 구할 만한 단 한마디의 말도 만들어내지 못한 존재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한다. 그를 구할 능력과 기회가 없는 인간으로서, 기도와 외침밖에 할 수 없는 그녀는 스스로를 부끄러워한다. 흔한 위로의 말이 아니라, 진짜 그를 붙잡을 수 있는 언어가 그녀에게는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언어는 애초에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 말을 발명하지 못했다’고 자책하는 태도 자체가 사랑의 형태처럼 느껴졌다. 죽음을 붙잡기 위해 언어에 매달리는 마음, 그러나 끝내 아무 말도 닿지 않는 순간의 무력감이 책 전반에 흐른다. 


부재의 감각은 더욱 압도적이다. 나탈리는 ‘사람이 없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세계가 터무니없는 규모로 밀려온다’는 식으로 표현하며, 남편이 남긴 마지막 말들을 마음속에서 반복하며 자신을 간신히 붙들어낸다. 부재는 형태가 없지만, 존재보다 더 크고 무거운 방식으로 남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은 결국 그런 경험이었다. 


가장 슬픈 장면은 남편의 죽음을 그의 작품인 『땅의 지도와 삽화들』의 비행선 조종사의 이야기로 빗대어 설명하는 대목이었다. 나탈리는 남편이 아프고 고통스러운 몸을 두고 떠난 일이 추락이나 소멸이 아니라, 그가 사랑했던 세계 속으로의 도약이었기를 바란다. 죽음의 공포 속에서 남편이 세계의 아름다움을 마지막으로 보았기를, 그리고 그 과정이 차갑지 않고 고요한 상승이었기를 믿고 싶어 한다.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남편의 마지막 순간을 조금이라도 덜 잔인하게 만들기 위한, 남은 자의 간절한 소망이기도 하다. 죽음을 도약으로 바라보려는 마음은 현실을 포장하려는 미화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이 끝내 아름다웠기를 바라는 가장 다정한 바람이다. 


그래서 앞선 기억의 장면들이 한층 더 깊게 읽힌다. 기억은 너무 또렷해지면 갑자기 도망치려 하고, 너무 희미해지면 금방 사라질 것 같은 공포를 남긴다. 나탈리는 그 틈 사이에서 서성이는 자신을, 식물원에 갇힌 채 지붕의 아주 작은 틈으로 들어오는 하늘만 바라보는 원숭이에 빗댄다. 움직이지 못하는 채로 높은 지붕의 작은 틈을 ‘온전한 세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존재. 그렇게 바라보는 하늘의 빛은 단순한 빛이 아니라, 남편이 존재하는 세계를 대신하는 빛이다. 원숭이가 하염없이 작은 틈의 하늘을 올려다보듯, 나탈리는 남편이 없는 세계에서 그를 확인하기 위해 빛을 바라본다. 그 빛을 따라가면 남편이 있는 곳에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은 마음. 그 감정이 바로 책의 제목과 맞닿아 있고, 『창공의 빛을 따라』라는 제목은 이 대목에서 완전히 이해된다. 


이 책은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한 사람의 죽음을 둘러싼 극히 사적인 기록이다. 그런데도 읽는 이를 붙잡는 이유는, 사적인 슬픔이 얼마나 보편적일 수 있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애도는 누구에게나 찾아오고, 누구나 제대로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비유에 의지한다. 식물원의 원숭이, 창공의 빛, 비행선의 도약. 나탈리는 그 비유들로 남편을 기록하고, 살아 있는 자신을 붙들고, 남편의 고통이 어둠이 아닌 빛이길 바라며 글을 쓴다. 이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애도가 문장으로 어떻게 가능해지는지 보았다. 죽음 앞에서 인간의 무력함, 슬픔, 허무, 그리고 남겨진 자의 공허까지. 그 감정들을 이토록 세밀한 언어로 담아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위로였다. 애도는 끝나지 않지만, 나탈리는 끝나지 않는 슬픔으로도 세계를 다시 바라보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그 빛을 따라, 너무 멀리 날아간 한 사람에게 닿으려 한다.


#암실문고 #문학 #에세이 #을유문화사

f*****y 2025.12.0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할 수 없는 말들
"할 수 없는 말들" 내용보기
어렸을 때 읽은 동화부터 자라서 본 영화와 소설까지 많은 이야기 속에서 사람들은 가지각색의 이유로 죽었습니다. 때로 뻔한 스토리라인을 차용하는 컨텐츠에서는 누가 죽게 될 지 빤히 보이기도 하고, 특정 유형의 행동은 '사망 플래그'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하고요. 아 쟤는 죽겠네, 역시 죽었네, 하고 심드렁하게 인물들의 죽음을 넘겨 버리고 곧 잊은 적도 수십 번입니다. 그런데,
"할 수 없는 말들" 내용보기
 어렸을 때 읽은 동화부터 자라서 본 영화와 소설까지 많은 이야기 속에서 사람들은 가지각색의 이유로 죽었습니다. 때로 뻔한 스토리라인을 차용하는 컨텐츠에서는 누가 죽게 될 지 빤히 보이기도 하고, 특정 유형의 행동은 '사망 플래그'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하고요. 아 쟤는 죽겠네, 역시 죽었네, 하고 심드렁하게 인물들의 죽음을 넘겨 버리고 곧 잊은 적도 수십 번입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이야기 밖에서 죽음을 보았을 때, 특히 그 죽음을 맞은 이가 저와 가까운 이였을 때, 그 죽음이 불러일으킨 감정은 그 어떤 이야기 속 주인공의 죽음보다도 강렬했습니다. 그리워, 보고 싶어, 괴로워, 같은 닳고닳은 가느다란 말들로는 감쌀 수 없는 거대한 감정에 오래간 짓눌려 있었어요. 죽음이 슬펐고, 그 슬픔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말을 갖지 못해 또 슬펐습니다. 남편을 잃은 나탈리 레제도 이렇게 씁니다:
 "...누군가 이미 했던 몸짓을 하고 있는 내가, 무대 위 비탄의 장면을 모방하고 있는 내가 부끄러웠고, 통곡의 계보 속에서 닳고 닳은 몸짓을 한 번 더 반복할 뿐인 내가 부끄러웠고, 감정도 말도 새롭게 발명해 내지 못하는 내가, 너를 구할 단 한마디 말도 발명하지 못하는 내가 부끄러웠다."
 죽은 사람들에게, 그들이 직접 헤쳐나갈 수 있는 미래란 없습니다. 그들의 시간은 멈추고, 떠나간 사람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요. 하지만 저는 왜인지 죽은 이와 저 사이에 시간적 단절은 없다고, 그냥 제가 볼 수 없는 어떤 먼 곳에 머무를 뿐이라는 이상한 믿음을 키워오게 되었고, 이런 생각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저뿐만이 아님을 종종 알게 됩니다. 죽은 이들의 시간이 영영 끝났음을 견딜 수 없다는 마음에서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도 생겨난 것이겠지요? 레제도 그녀를 떠나간 남편이 단지 다른 공간에(그렇지만 불가능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단지 다른' 이상이기도 한) 있을 뿐이라고 이렇게 씁니다:
 "네가 머무는 공간은 닿을 수 없는 곳이 되었고, 이제 너는 없다." ... "나와 떨어져 멀리 낯선 곳에라도 '있는' 편이 낫다고. 살아만 있다면, 아아, 살아 있기만 하다면."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알아요, 내 마음 속에 지어둔, 그들이 머무르는 어떤 공간은 그저 나만의 바람일 뿐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절절히 알고 있습니다. 애도는 끊임없이 실패하는 소망과 반복되는 부정의 과정인 것 같아요. 레제 역시 다른 '공간'으로 떠나간 남편을 말할 때 그와 남편 사이에 칼같이 시간의 선을 긋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나는 너를 말할 때 세심하게도 과거형을 쓴다. 모든 걸 헝클어트려선 안 되니까. 나는 너를 배신한다. 모든 걸 헝클어트려선 안 되니까. 내게는 네가 여전히 현전하지만, 나는 끊임없이 네가 부재한다는 신호를 보내야만 한다."
 사실 이 책을 읽는 건 살을 에는 겨울바람에 맨몸을 드러내고 서 있는 것처럼 고통스러웠어요. 그러면서도,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끌려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기게 되더라구요. 상실의 고통에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고통과 위로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진짜 치유는 고통을 수반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합니다) '창공의 빛을 따라'를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d******q 2025.11.2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하늘(빛), 눈물(수치), 회상(과거), 공허
"하늘(빛), 눈물(수치), 회상(과거), 공허" 내용보기
얇은 분량이지만 감정이 꾹꾹 담겨 있어 페이지를 쉽게 넘기지 못했습니다.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겪은 저자의 시간이 멈춰 있는 듯했고, 마음을 언어로 옮기려는 필사적인 노력이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결국 글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마음 아팠습니다.누군가를 전심으로 사랑해본 적도, 그 사랑의 죽음을 경험해본 적도 없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그 기분을 어렴풋이
"하늘(빛), 눈물(수치), 회상(과거), 공허" 내용보기
얇은 분량이지만 감정이 꾹꾹 담겨 있어 페이지를 쉽게 넘기지 못했습니다.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겪은 저자의 시간이 멈춰 있는 듯했고, 마음을 언어로 옮기려는 필사적인 노력이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결국 글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마음 아팠습니다.
누군가를 전심으로 사랑해본 적도, 그 사랑의 죽음을 경험해본 적도 없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그 기분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정에도 예방주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슬픔이 쉽게 이겨내지지 않는 분들, 감정에 무너질까 두려운 분들은 이 책을 한 번쯤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도서제공, 서평단 활동
#암실문고 #문학 #에세이
j*******e 2025.11.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