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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갖춘마디가 주는 매력이 있다. 불완전하게 시작해 처음엔 어딘가 불안하지만, 마지막 마디에서 비어 있던 부분이 채워지며 완성되는 곡의 묘미. 음악에 한창 빠져 있던 중학교 합창부 시절, 악보를 보는 즐거움 속에서 특히 매력적으로 느꼈던 것이 바로 이 못갖춘마디였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손이 갔다. 이야기는 우연한 사고로 시작되고, 그 안에는 세 번의 죽음이 등장한다. 모두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은 사람들이고, 이야기는 그들이 아닌 남겨진 사람들의 몫으로 이어진다. 누군가를 위해 위험을 감수했던 용기와, 그 선택 뒤에 남겨진 가족들의 깊은 상처가 함께 담겨 있다. 아빠를 잃은 소이는 남을 구하느라 가족을 떠난 아버지가 원망스럽고, 우제는 자신이 살아남은 이유를 끊임없이 되묻는다. ‘내가 더 살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라는 질문 속에서 그는 자책에 갇힌 채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그렇게 마음의 벽을 쌓아가던 아이들은 조금씩 주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며, 스스로 그 벽을 허물 준비를 해 나간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슬픔의 균형’이었다. 슬픔은 없애야 할 것이 아니라, 안고 가야 하는 것에 가깝다.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밝은 쪽으로 나아간다고 해서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 무게를 견디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메시지가 오래 남았다. 또 하나 마음에 남는 건 ‘남겨진 사람의 삶’에 대한 시선이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내가 살아남았다고 해서, 그 몫까지 짊어지며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나의 방식대로, 나의 속도로 삶을 이어가면 된다. 누구의 삶이 더 낫거나 덜한 것은 없으니까. 결국 이 책은 ‘시작’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춘 뒤에야 출발할 수 있다고 믿지만, 사실 그런 순간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 못갖춘마디처럼, 부족한 채로 시작해도 괜찮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완성에 가까워질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우리 아이 같은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시작을 두려워하고, 머릿속에서 모든 것이 정리되어야만 한 걸음 내딛는 아이들에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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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들의 남겨진 가족들의 삶은 어떨까? 물에 빠진 유주를 구하기 위해 거침없이 물속으로 뛰어든 두 아빠. 그날 유주는 아빠를 잃었고, 소이는 아빠를 잃을뻔했다. 소이는 아빠가 한참이나 물속에 가라앉아 떠오르지 않았던 순간이 쉽게 잊히지 않는다. 그리고 ‘아빠는 언제든 뒤에 나를 남겨두고 남을 위해 위험을 무릅쓸 수 있는 사람이구나.’하고 생각한다. 소이의 아빠는 다시 한번 화재 현장에서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걸어 들어갔고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아빠를 잃은 다음 날. 놀랍도록 평화로운 일상에 소이의 마음은 휘몰아친다. 아빠가 죽었는데 세상이 어떻게 이래. 소이는 아빠가 구해서 화재 현장에서 살아남은 아이 우제를 찾아간다. 과연 이 아이는 살아남을 가치가 있었는지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하지만 우제는 생각보다 더 무기력한 아이다. 화도 나지만 이 아이의 삶이 더 가치 있기를 바라며 소이는 우제 곁을 맴돈다. 하지만 우제는 둘을 이어주는 음악이라는 끈조차 놓아버리려고 하는데.
소설 속 등장하는 사건과 인물들은 소이라는 씨실에서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고 보둠어준다. 특히 같은 화재 사고로 소방관 남편을 잃은 시 선생님은 소이에게 “삶이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자꾸 기우니까 이렇게 평형을 이루기 위해 시를 쓰는 것 같아.”라고 말한다. 이별을 슬퍼하며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일상을 살아야하는 남은 이들의 이야기가 애틋하다. 초반부에 소이는 유주를 밀어내고 아빠의 사진을 보지 않으며 아픔에서 도망쳤지만, 시를 쓰고, 선생님을 만나고, 랩 가사를 쓰고 용기 내 다시 무대에 서며 아픔을 딛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이의 엄마는 주저하는 소이에게 “완벽하게 준비되는 때는 안 오는 것 같아.”라며 불완전마디 이야기를 꺼낸다. 못갖춘마디는 불완전하게 시작해도 음악이 이어지고 결국 하나의 곡이 되는 것처럼 소이도, 우제도, 유주도, 시선생님도 엄마도, 효령이도 모두 서로의 불완전함을 꼭 끌어안으며 살아간다.
이 책을 학생들과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는 과정과 인물들같의 얽힌 인연이 아이들이 몰입하기 좋을 것 같다. 재난과 음악을 이렇게 엮어다니. 전혀 접점이 없는 소재의 조합이지만 작가의 필력으로 어색하지 않게 잘 풀어냈다는 생각이 든다. #못갖춘마디 #청소년소설 #사계절문학상 #사뿐사뿐 #성장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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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갖춘마디: 박자표에 제시된 박자에 부족한 마디. ‘안’ 갖춘 게 아니라 왜 ‘못’ 갖춘일까? 주인공 소이는 아이돌 가수를 준비하다가 끊임없이 평가받고 비교당하는 힘겨움이 싫어서 그만두게 된다. 그러면서도 랩이라는 음악을 통해 자신 안의 그 무언가를 꺼내고 싶어 한다. 처음에 우제라는 아이가 글에 등장했을 때, 소외되고 답답한 이 아이를 소이가 왜 챙겨주는지 의문이 들었다. 랩 크루에서 무시당하면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우제, 알바하는 가게에서도 모욕을 당하고 쫓겨난 우제. 그런 아이를 왜 신경쓰는 걸까 하고. 결국 의문이 풀린 것은 이 아이들이 결국은 하나의 사건으로 연결된 상처받은 아이들이란 사실을 깨달으면서이다. 여기에 소이의 시 쓰기 선생님까지도. 소이의 시 선생님은 소이에게 조용히 스며들며 잔잔한 위안을 안겨주는 인물이다. 소이의 곁에는 예전에는 절친이었던 유주라는 아이도 있다. 소이와 같이 아버지가 안계신. 유주의 아버지는 유주와 함께 들어간 바다에서 목숨을 잃으셨고 그 때, 유주를 구한 건 소이의 아버지다. 그런 소이의 아버지는 그 뒤 상가 건물에서 수많은 사람을 대피시키고 자신은 돌아가시고 만다. 얼핏 같은 슬픔을 가졌다면 더 친해질 수 있지 않나 싶었지만, 소이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아버지 없는 유주가 같은 아픔을 갖게 된 소이의 불행을 다행으로 여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우린 종종 타인의 불행을 다행으로 여기기도 하니까 소이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 어쨌든 소이, 유주, 우제 그리고 시 선생님. 이들은 불행으로 이어졌고 그것은 결국 자신의 삶의 존재 이유까지 고민하는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소이의 아버지가 구한 우제, 그리고 소이의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불 속으로 뛰어든 소방관의 아내 선생님. 그들은 각자 자신의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결국은 또 서로를 통해 치유받는다. 이 글을 읽으며 처음엔 답답하게 여겨졌던 우제가 가장 가슴을 아프게 하는 아이로 다가왔다. 누군가가 자신을 희생하며 구해준 삶. 게다가 두 명씩이나 자신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고 생각한다면 글 초반 왜 그렇게 무기력하고 위축되어 있는지, 그러면서도 억눌려있었던 건지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삶은 내 스스로의 결정으로 이뤄지기도 하지만 주위 환경 속에 내던져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내 가치를 타인을 통해서 찾고 싶어하기도 한다. 그래서 ‘안’갖춘게 아니라 ‘못’갖춘 채로 내던져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그 안에서 여린박으로 시작했다 할지라도 주위의 ‘못갖춘’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응원하고 서로의 인생을 스스로의 가치를 찾으며 살다보면 어느새 불완전했던 박은 짝을 찾고 완전해지기 때문이다. 아픔을 치유하는 삶, 세상을 노래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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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채기성 #사계절문학상_23회 온전한 삶이란 존재할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온전한 삶을 꿈꾸지만 온전하지 않은 삶이 있기에 성장해 갈 발판을 마련해 나가는 것은 아닐까 싶다. 랩에 써 내려간 소이의 마음은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이자 증오를 담아내고 있다. 아버지가 살려낸 생명들이 아버지의 몫만큼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그렇게 아버지가 살린 사람들이 세상에 기여하며 온전하게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막상 그들의 삶은 행복해보이지도 온전해보이지도 않는다. 불완전한 마음 속에서 삐걱대는 모습을 보며, 아버지의 선택이 옳았는지에 대해 의심한다. 그러나 뒤늦게 알게 된 새로 생명을 얻은 이들의 마음 속에는 가치 있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애썼던 아버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희생된 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글로 자신의 마음을 털어내고 누구 대신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삶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받은 주인공은 그제야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마음의 근원을 살펴본다. 내면 깊숙이 자리한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음악을 통해 용기를 얻어가는 청소년 주인공의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어 강해지고 있다. 청소년 소설은 현실의 비극성과 처참함을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비극과 처참함 속에서 한 줄기의 희망을 발견하고 그 빛을 따라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도록 한다. 자신의 세계에 갇혀 지냈던 주인공 소이와 소령, 또 그 친구들의 대화를 듣다보면 섬세한 감정의 변화가 느껴진다. 우리의 관계는 언제듯 연결되어 있고, 그 연결 속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음악이라는 매개를 통해 구렁텅이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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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히는 성장 소설. 음악(랩)과 시라는 소재로 조금 더 흔들리는 청소년의 마음을 세심하게 표현했다. 아, 그러고보니 나도 음악을 하고 싶던 때가 있었는데... 그 마음을 부모님의 반대로 금방 접었다는 건 나도 크게는 뜻이 없었다는 걸까. 하고 생각해보지만 이 나이에도 가끔은 그때의 내가 아련하고 아릿하다. 어쨌든 소이는 아이돌 연습생 시절을 실패로 그만두고 (조금 더 그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으로 메마른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주변의 도움이 되는 사람들로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우제에 대한 이해도 가능하게 된다. 공감되고 위로되었던 책 속 선생님의 말이 있다. 힘든 일을 겪고 나서 마주한 세상이 믿을 수 없이 평온해서 원망스러웠다든 소이의 말에 “세상도 평형을 유지하려는 거 아닐까. 이편에 어둡고 끔찍한 일이 일어나도 저편에는 햇살을 드리우면서. 그러지 않으면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어 버리고 말 테니까. 세상이 슬픔으로만 가득 차 있다면 아무 희망도 가질 수 없게 되잖아. 슬픔이 지나간 자리에 다가올 햇살을 기다릴 필요도 있지 않을까.” 부분은 누군가에게 분명 큰 위로가 될 것 같다. 지금도 이유가 있든 없든 힘들고 흔들리는 청소년에게 너무도 좋은 메시지를 주는 책이고 나처럼 청소년기를 무사히(?) 지나고 이제는 일과 육아에 정신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에게도 조금 생각할 여운의 시간을 주는 책이었다. 잘 읽혀서 더욱 좋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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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표지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예전 초등학교 시절, 매일 매일 피아노학원에 다닐때 못갖춘마디로 피아노를 친적은 있지만 활자화해서 보니 색다른 기분이었다. 이 소설은 읽는 내내, 등장인물에 빠져 들어서 금방 읽을 수 밖에 없는 책이다. 어떤 화재사건에서 살아남은 사람, 죽은사람, 죽은 사람의 가족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내고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에 힙합, 노래가사라는 요소가 청소년들에게도 친숙한 주제라 더욱 반가울 것 같다. 소이는 시를 쓰고 노래 가사를 쓰고 그 속에서 아빠를 떠올리고 추억한다. 그리고 그 시와 가사를 계기로 자신의 아빠와 화재사고로 얽힌 이들과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시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은 화재사고에서 희생된 소방관의 아내였다. 노래를 만드는 친구 우제는 화재사고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구해낸 학생이었다. 살아남은 자는 죽은 자의 삶까지 어깨에 짊어진 채 힘들어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이는 삶을 살아내기 위해 고군분투중이다. 삶이란 먼 발치에서 바라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바라보면 비극이라고 했다. 어느 누구의 삶이든 아픔이나 고통은 지나간다. 늘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것이라 모두들 묵묵히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아닐까? 청소년이든 어른이든 읽는 동안 뭉클하고 가슴이 아프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이런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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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시간, 우리는 보통 ‘강-약-중강-약’의 정박자를 배운다. (나는 음미체는 골고루 못한다) 첫 박자가 가장 강하고 확실해야 좋은 시작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악보 밖의 세상은 다르다. 예고 없이 들이닥친 불행, 준비되지 않은 이별, 어른들의 무책임으로 인해 박자를 놓쳐버린 아이가 있다. 『못 갖춘 마디』는 바로 그 ‘여린 박’으로 인생을 시작해야 했던 아이들의 이야기다. 제23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작인 이 작품을 덮으며, 나는 교단에 서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한 명의 어른으로서 먹먹한 부채감을 느꼈다. “의인(義人)의 딸”이라는 잔인한 훈장 주인공 소이의 아빠는 화재 현장에서 타인을 구하고 숨졌다. 세상은 아빠를 ‘의인’이라 칭송한다. 뉴스에서는 숭고한 희생이라 떠들지만, 남겨진 중학생 딸 소이에게 그 칭호는 자랑이 아니라 저주다. 아빠는 ‘모두의 영웅’이 되기 위해 ‘나의 아빠’이기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아빠가 구한 세상이 싫었다. 나를 버리고 선택한 그 대단한 세상이, 고작 이런 모습이라는 게 견딜 수 없었다.” 출처 입력 공동체의 선(善)이 개인, 특히 남겨진 가족에게는 얼마나 폭력적인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소설은 날카롭게 파고든다. 타인을 구한 아빠의 선택은 훌륭하지만, 그로 인해 홀로 남겨진 딸의 원망 또한 정당하다. 이 모순적인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소이는 입을 닫는다. 세상이 씌워준 ‘의인의 유가족’이라는 프레임 속에 갇혀, 마음껏 슬퍼할 권리조차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랩(Rap), 비명 대신 토해낸 리듬 흥미로운 점은 소이가 이 억눌린 감정을 표출하는 도구가 ‘랩’이라는 사실이다. 어른들이 보기에 랩은 그저 시끄러운 반항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소이에게 랩은 ‘비명’을 정제된 ‘리듬’으로 바꾸는 유일한 생존 방식이었다. 정돈된 산문으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분노와 슬픔. 그것을 뱉어내기 위해 소이는 비트를 탄다. “비트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문장은 단순히 음악을 하겠다는 다짐이 아니다. 심장이 멈춘 아빠 대신, 나의 심장은 계속 뛰어야 한다는 처절한 생존 선언이다. 소설 속에서 아이들은 저마다의 ‘못 갖춘 마디’를 안고 살아간다. 화재 생존자라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아이, 꿈을 접어야 했던 아이. 이들이 서로의 비트가 되어주는 과정은 그 어떤 도덕 교과서보다 강력한 연대의 힘을 보여준다. 교사의 시선: 교실 구석의 ‘소이’들에게 책을 읽는 내내 교실 구석에 엎드려 있던 아이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늘 “준비해라”, “박자를 맞춰라”, “남들보다 앞서라”고 다그친다. 하지만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은 늘 예고 없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닥쳐온다. 이 소설의 제목 ‘못 갖춘 마디’는 음악 용어다. 첫 마디가 완전한 박자를 갖추지 못하고 시작하는 곡. 하지만 중요한 건 못 갖춘 마디로 시작한 곡도 훌륭한 명곡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첫 박자가 약했다고 해서, 시작이 불완전했다고 해서 그 노래가 실패한 것은 아니다. 다음 마디에서, 누군가가 함께 박자를 맞춰준다면 그 노래는 계속될 수 있다. 나는 이 책이 우리 사회의 수많은 ‘소이’들에게 건네는 사과이자 약속처럼 느껴졌다. “네가 준비되지 않았을 때 닥친 불행은 네 잘못이 아니다. 비록 시작은 엉망진창이었을지라도, 우리는 너의 다음 마디를 기다리고 있다”는 어른들의 뒤늦은 고백 말이다. 불완전한 시작을 응원하며 소설의 마지막, 소이는 무대 위에서 자신만의 랩을 뱉는다. 그것은 아빠를 위한 진혼곡이자, 스스로를 위한 치유의 선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가정사로, 성적 비관으로, 혹은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생의 박자를 놓쳤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이 책을 빌려 말해주고 싶다. 인생은 꼭 ‘강박’으로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여린 박자로 슬그머니 시작된 너의 노래도 충분히 아름답다고. 네가 뱉는 그 서툰 가사가 누군가의 심장을 울리는 비트가 될 날이 반드시 올 거라고. 그러니, 너의 노래를 멈추지 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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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주인공 소이가 어렸을 때, 친구 유주를 구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든 아빠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때 소이의 아빠는 유주의 아빠도 구하지 못한 유주를 구한다. 하지만 유주를 구하고 유주의 상태를 살피기에만 급급한 아빠를 보며, 어린 소이는 아빠가 자기 자신과 가족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충격을 받게 된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흐른 후, 상가 건물의 시설 관리원으로 일하던 소이 아빠는 상가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에서 다른 누군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불길 속에 뛰어들고 결국 돌아오지 못한다.
이런 사건은 뉴스에서도 종종 접하는 이야기이고, 이럴 때 우리는 소이 아빠를 ‘영웅’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남겨진 가족들에게도 영웅이었을까?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남겨진 가족들의 상처와 슬픔을 생각하니 소이가 너무 안쓰럽고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소이는 슬픔에만 빠져있지 않고, 아빠가 구해낸 사람에 대해 알고 싶어 다가가게 되고. 그 사람인 우제도 실은 누군가에게 빚진 삶이라는 생각에 무거운 짐을 안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제와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결국 아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된 소이.
그 후 소이가 아빠를 이해하고, 유주와 화해하고, 소령과 얽힌 실타래를 풀어내며 성장해 가는 모습에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청소년 문학 아카데미에서 만난 김시은 선생님과 ‘시’를 매개로 감정을 나누는 장면들도 참 따뜻해서 좋았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불완전한 면이 있고 살아가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음악으로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마주하는 소이를 응원하며, 나 또한 나와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마음도 운동화랑 같아. 햇볕을 쬐이면 조금 더 나아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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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자표에 제시된 박자에 부족한 마디.여린박으로 시작되는 첫 마디와 끝 마디에 쓴다. 주인공 소이는 연습생일정도로 눈에 띄는 끼많은 아이이다. 남을 더 생각하는 아빠가 물에 빠진 유주를 구하고, 화재난 건물에서 우제를 구하고. 정작 본인은 구하지 못했다. 아버지의 부재 속에 소이는 여러 방황을 한다. 학원 빼먹기, 알바하기, 음악하기, 문화센터 시 쓰기.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서툰 소이는 시 쓰는 선생님 덕에 같은 아픔을 나누고 랩으로 성숙하게 나아간다. 문득 아빠가 생각났다. 아빠는 이런 나를 보면 뭐라고 할까.언제나 내 편이었던 아빠는 아마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마음을 다해 보라고 했을 것이다. 아빠의 믿음속에서 부재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은 소이. 경제활동으로 바쁜 엄마. 모든걸 누렸다고 생각한 언니 때문에 따로 사는 소혜. 같은 아픔을 가지자 멀리하는 유주. 아빠 대신 사는 우제. 부모님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다시 한번 알게된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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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사뿐사뿐의 도서는 채기성 작가의 <못갖춘마디>였다. 제23회 사계절 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으로 제목처럼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상실을 겪은 한 소녀가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진 성장 소설이다. 화재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가수 연습생이었지만 데뷔가 좌절된, 주인공 '소이'의 성장 소설이다. 아버지를 잃은 상실의 충격과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 같았던 아버지에 대한 분노, 아버지를 잃게 한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친구에 대한 분노, 현재 상황에 대한 무력감, 그리고 애도의 과정이 주인공 '소이'와 주변인들의 관계 속에서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잘 그리고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소이 곁에 늘 있어준 '진지'를 통해 시를 쓰고, 시를 배우고, 시를 통해서 마음을 나눈다. 소이가 늘 마음을 쓰는 친구 '우제'를 통해서 랩을 하게 되고, 함께 살지 못하고 있는 동생 '소령'을 통해, 시 선생님과 엄마를 통해 소이는 마음에 조금씩 변화를 갖게 된다. 서서히 마음을 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슬픔과 괴로움을 통과해 가는 여정으로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소이가 자신의 내면을 보고, 내면을 표현하는 방법인 시와 랩은 내면을 표현하는 중요한 통로가 되며, 예술이 한 사람을 치유하는 방식이 어떻게 작동하는 지를 확인하게끔 해준다. 단순히 자신에게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아닌, 상처를 인정하고, 어쩌면 여전히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재구성하는 모습이 보다 성숙한 성장의 모습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소설은 '불완전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엄마와의 대화에서 엄마가 소이에게 하는 말들이다. 어쩌면 이 소설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 이 말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이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다시 연결되고, 잃어버렸던 미래의 리듬을 되찾는 과정을 통해, 불완전해도 여전히 걸을 수 있다는 위로를 건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