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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이름 외엔 무엇도 가져가지 못한 이들이 누구인지 궁금했다. (...) 불이 꺼진 응원봉을 가방에 넣고 어디로 돌아가는지 묻고 싶었다.” 최저질 농담 같은 내란 이후, 당혹과 불안이 너무 많은 날들에도, 매일이 그래도 다행이라 여기게 되는 날들에도, 문득 아주 쓴 맛이 입 안에 감돌곤 했다. 내란 정도는 일어나줘야 비로소 들리는 목소리들, 드러나는 존재들, 늘 해오던 일이 겨우 조명되는 이들이 있어서. 그러한 모든 목격이 반갑고 서러웠다. 그리고 광장이 열렸고, 다양한 면면을 가진 다양한 개인들이 모였다, 보였다. 혹은 비춰졌다. 민노총이 길을 열고, 응원봉 동지들 - 이라 새롭게 호명된, 오랜 멸칭을 견딘 이들이 - 이 함께 하고, 계절을 잊은 듯 문밖의 세상에 온기가 넘쳤다. “삶과 사랑을 단번에 일치시키는 대범함,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의 일사분란한 행동력에 감탄했다. 이런 팬덤 안에 속한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떤 예술가도 그렇게 지극히 사랑해본 적 없는 나는 문외한으로서, 팬덤 안에 속한 이들을 처음 만난 듯 신기해하며 엿보았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나, 그들이 자신들의 상황과 팬덤이라는 공동체의 방식과, 덕질로 가능한 연관 문제들을 사회적 시선으로 선명하게 짚어내는 것을 기꺼워하며 배웠다. 다양한 수식어로 무시당하고 소외된 시간이 길어서일까, 일곱 명의 이야기가 품지 못할 세상이 정책 입안자들과 시행자들의 훨씬 더 적어 보였다. “몸이 아픈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할 방법”을 열렬히 고민하고, “한마음”, “구심점” “대의”가 품은 전체주의적 사고와 무채색만 남기는 소외방식에 질문하고, 엔터에인먼트 산업을 포획한 금융 자본주의와 파시즘의 변화를 요구하고, 덕질의 대상인 연예인들의 불공정 계약 문제를 동료 시민으로서 의제화하고, 지긋지긋한 ‘파이 나누기’라는 오랜 가스라이팅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정의 의제로 인권을 다시보기하고, “2030 여성”이라는 호명의 주류화 전략으로 또다른 타자들을 삭제하는 악질적 오용을 지적하고, “팬덤”이라는 자본주의 사회의 돌봄 공동체와 사회운동의 연결점을 설명하고. “이 사회에서 돌봄을 경험할 수 있는 공동체가 거의 다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 접근성이 좋은 곳 중에 남은 것은 팬덤 혹은 종교뿐이에요.” 국가 공동체가 제대로 지키지 못한 “사회”를 역설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산업이 만들고만 농담 같은 태생의 비밀도 거리낌 없이 밝힌다. 현실에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서, “버추얼한 세계에서 혁명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솔직히 분석한다. 이들이 광장에서 주고받은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건 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잊혀가는 이름들, 잊히고 있는 이름들을 기억하고 광장에서 마주친 서로의 이름도 기억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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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할것 같은 제목과는 달리 그날의 생생한 살떨리는 긴장감이 감도는 이 책은 인터뷰집이다. 거리로 나간 사람들은 평화적 시위를 했고 그 시위 뒤에 생생한 기록들이 이 책을 만들어 냈다. 잊지 않기를. 우리는 평화적 시위를 우리가 할수 있는 소리를 응원봉을 들고 했다는 사실울 오래도록 기억해주기를. 계엄이후 불경기에 함들어하고 계엄이후 나라의 위신은 바닥에 주저 앉은 불안한 나라의 국민이 된 지금. 우리가 또 해야하고 지켜야 할것아 무엇인가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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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이 지났다. 계엄이 이후 쏟아지는 속보와 뉴스, 시끌벅적한 광장의 풍경이 아직도 선명하다. 지금 돌아보면 우리는 빨리빨리 민족 답게 빠르게 수습하고 나아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시간을 견디는 것은 지쳤고 버거웠다. 그래서 지난 1년은 빠르면서도 느리게 흘러갔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비슷했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지키기 위해, 이른바 '빠순이'들이 응원봉을 들고 광장에 등장했던 그 날에서 시작된다. 해련, 유원, 숨눈, 팝콘, 젤리, 콩알, 니제의 인터뷰와 일석과 구구의 에세이가 담겨 있다. 지향하는 것도, 사는 곳도, 속한 팬덤도 모두 다른 이들이 하나의 목적을 향해 응원봉을 들고 목소리를 낸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 함께 서게 된다. 거리를 나가 목소리를 내는 일은 나와는 먼 이야기처럼 느끼기 쉽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들 역시 나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마음이 따라간다. 애정이 깔린 그들의 목소리는 광장에서 우리를 하나로 묶은 것이 결국 사랑이었음을 보여준다. 이 이야기와 이 역사 앞에서 여성인지, 퀴어인지, 지방에 사는 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키고자 하는 마음과 강인한 사랑만이 분명하게 남았다. 비상계엄은 우리를 거리로 내몰았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누구의 얼굴로 이 거리에 서 있었을까. + 읽을수록 마음이 벅차오르는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