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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우리가 성실함과 책임감으로 포장해온 워커홀릭, '일중독'의 실체를 분석하고, 개인과 조직이 과로 문화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보여주는 책. Review 어느새 두 번째 이직, 세 번째 회사. 서평가의 삶을 병행하면서도, 어떻게든 사회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취업난 속에서 운 좋게 기회를 얻어낸 만큼, 일의 압박감은 막중하다. 맡은 일은 반드시 해내야 했고, 퀄리티에서도 상급자를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야근은 자연스러워졌고, 퇴근 후 클라이언트 연락을 확인하는 일도 익숙해졌다. 자는 시간 외에는 계속 일 생각을 했다. 지금도 나는 그런 내 모습을 워커홀릭이라고 부른다. 글쟁이가 일할 기회를 얻었으니,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침저녁으로 코피가 흐르고, 멘탈이 이어서 무너졌다. 더 큰 문제는 그 피로가 나에게만 영향을 끼친 게 아니라는 점이다. 가족과 연인은 지친 모습을 계속 지켜봐야 했고, 나는 “피곤해서”라는 변명으로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일 때문에 관계가 밀려난 것인데, 오히려 관계 때문에 일이 방해받는다고 느끼는 순간도 있었다. 그때부터 조금 이상했다. 분명 곁의 사람들과 잘 살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인데, 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일에 끌려가고 있는 걸까. ------ 노동시간은 일중독을 판별하는 하나의 지표일 뿐이다. 마음이 불편해서 쉴 수가 없고 언제나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감도 일중독 지표에서 빼놓을 수 없다. p.28 ------ 말리사 클라크의 『과로사회』는 바로 여기를 파고든다. 우리, 한국사회는 이상할 만큼 ‘바쁜 사람’을 높게 평가한다. 밤늦게까지 일하는 사람은 책임감 있어 보이고, 퇴근 후에도 업무 연락을 확인하는 사람은 성실해 보인다. 쉬는 날에도 일을 붙잡고 있으면 “열심히 산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과로사회』는 그 평가에 질문을 던진다. 정말 ‘많이 일하는 사람’은 좋은 노동자인가. 아니면 조절하는 법을 잃어버린 사람인가. 이 책이 다루는 핵심은 단순히 노동시간이 길다는 문제가 아니다. 더 정확히는 노동자의 상태다. ------ 일중독자가 되면 주변 사람들을 일에 방해가 되는 존재로 여기게 된다. 사실은 일 때문에 가족과 함께할 시간을 빼앗기는 것인데, 일중독자는 반대로 가족 때문에 일할 시간을 빼앗긴다고 느낀다. p.61 ------ 일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쉬는 시간이 오히려 불편하며, 가족과 연인, 친구와 보내는 시간마저 일에 방해되는 것으로 느끼는 상태. 그것이 바로 일중독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워커홀릭은 멋진 직장인의 다른 이름이 아니다. 오히려 알코올중독처럼 반드시 다뤄야 할 문제에 가깝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술에 중독된 사람은 걱정을 받지만 일에 중독된 사람은 칭찬을 받는다는 점이다. 사람을 태워서 생산성을 뽑아내고, 그 불꽃을 성실함이라 부르는 사회. 이 책은 그 위험한 착각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반추, 과도한 헌신, 분주함, 완벽주의. 이 네 가지는 『과로사회』에서 말하는 일중독자의 주요 행동이다. 일을 끝낸 뒤에도 계속 생각하고, 더 많이 맡고, 늘 바쁜 상태를 유지하고, 결과를 완벽하게 만들려는 강박. 문제는 이 모습이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 주변에서 너무 쉽게 볼 수 있고, 어쩌면 지금의 나에게도 이미 익숙해져 있는 모습이다. ------ "재택근무가 아니라 사무실에서 자는 것이다." 이것이 새로운 시대의 노동이다. p.10 ------ 『과로사회』는 워커홀릭이라는 단어 뒤에 숨은 위험을 드러낸다. 과로는 열정이 아니라 균열의 신호일 수 있다. 분주함은 능력이 아니라 회피일 수 있다. 완벽주의는 책임감이 아니라 불안의 다른 얼굴일 수 있다. 이 책은 일을 열심히 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일이 삶 전체를 삼키는 순간, 그건 더 이상 성실함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가 정말 물어야 할 것은 “얼마나 오래 일했는가”가 아니다. “이 일을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하고 있는가”다. 나는 지금 일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일에 끌려가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