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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한 아이를 중심으로 당시 일반 백성의 삶을 통해 세종 대왕의 한글 창제의 의의를 자연스럽게 길어 올렸던 작품 「초정리 편지」로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을 받은 배유안 작가는 역사의식과 이야기의 재미를 모두 놓치지 않는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뒤 삼국 통일, 신라 공주의 사랑 등 우리 역사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청소년 역사소설을 계속 선보였지요.
작가는 이번에는 원래 어부의 아들이었으나, 사도 세자의 누이인 화완 옹주의 아들로 입양되어 대궐로 들어와 창경궁 뜰에서 이산과 목검을 맞부딪치며 뛰놀던 정후겸이라는 인물을 선택했습니다. 훗날 그는 정조에게서 등을 돌리고 정조의 왕위 계승을 반대하던 무리의 두뇌 역할을 하였습니다. 여덟 살에 왕세손으로 책봉된 정조는 아버지가 폐세자가 되어 뒤주에 갇혀 죽은 열한 살 때부터 스물다섯 살에 즉위하기까지, 반대 세력의 숱한 비방과 음모에 시달리며 소년 시절을 보내야 했습니다. 가장 불안하고 위태롭던 정조의 소년 시절을 함께 보냈던 정후겸의 시선을 통해, 정조가 겪은 슬픔과 혼란, 끊임없는 위협 속에 제왕으로서 커 가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왕이 되어 남긴 훌륭한 업적을 통해서 아니라, 가장 힘들고 외로운 시절을 타인의 눈을 통해 조명함으로써 순수하게 인간으로서의 정조를 깊이 들여다보게 하기도 합니다. 이 책은 타출판사에서 2009년에 출간되었던 작품을 손보아 올해 새롭게 재출간한 작품입니다.
역사 소설은 자칫 고루한 옛이야기로만 느껴질 수 있는 역사를 이야기로 풀어내 재미와 더불어 사실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습니다. 이야기로 전환된 역사는 경직된 기록에서 벗어나 시료 속에 박제된 과거의 인물들을 재창조해 내고 그들을 살아 움직이게 합니다. 물론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여 새롭게 창조되는 TV 역사 드라마나 영화같은 픽션 사극 등은 조금이라도 정확한 역사적 이해를 바탕으로 감상하지 않으면 왜곡된 정보를 쌓을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역사 소설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좀더 가깝게 느껴지는 이야기 속 과거를 통해 현재의 우리를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얻게 되는 것 또한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이 책에서 작가는 정후겸과 정조 이산의 우정과 갈등을 이야기 하는 속에서 당시의 붕당 정치와 사도 세자의 죽음 등 역사적 사실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극복하고, 성군으로 자라나 조선의 개혁군주로서 이름을 남긴 정조에 비해 정후겸이라는 인물은 낯설기만 하지요. 작가는 왜 정후겸을 선택하였을까요. 책 서두의 '작가의 말' 에서 이 책을 쓰게된 의도를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몇 줄 되지 않는 정형화된 역사의 기록에서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의 생각과 인생을 건져올리는 작업은 참 어려운 작업이겠죠. 역사란 승자의 기록이란 점을 고려하더라도 결과적으로 패배의 그늘 속에 머물러야 했던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우리의 시선을 비틀어 버린 점은 기존의 역사소설과는 구별되는 이 소설만의 매력인 듯 싶습니다. 작가는 세밀하게 정후겸의 내면을 파고들어 그에게 감추어진 번민과 욕심, 질투를 끄집어내며 한 인간이 왜 그렇게 변해갔는지를 설득력있게 보여주려고 애쓴 듯 하지요.
사실 '한중록'의 경우 개인의 기록이기에 인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기억이 바뀐다는 점, 특히 정치적으로 이해가 얽힌 것(혜경궁 홍씨가 친정이 속한 노론을 변호하기 위해 썼다는 설)이라면 개인의 이해에 더 기울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역사적 사실의 해석에서 공격받고 있는 점이기도 합니다. '조선왕조실록'이 공개된 후 같은 사실에 대해 미묘하게 다른 서술을 하고 있는 점이 하나 둘 밝혀지면서, 최근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광기 어린) 사도세자에 대해 재평가하고 죽음을 재해석해보는 시도들이 많아졌습니다. 작가도 혜경궁 홍씨의 말 그대로 정후겸이 날 때부터 '독물' 은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이 책의 얼개를 짜간 듯 합니다. 그리고 그 위에 등장인물의 시선을 따라가며 때론 담담하게, 때로는 호소력있게 풀어쓴 문장은 막힘없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섬세한 감성과 역사적 상상력이 반짝거렸던 전작처럼 이번에도 맛깔난 솜씨가 조근조근한 문체 속에 빛나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영특했다고 자부했던 아이, 제 자신이 믿을 수 없는 신분 상승을 겪었기에 겁 없이 더 큰 상승을 꿈꿀 수 있었던 아이,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처음부터 제 것이 아니었기에 늘 불안했던 아이.
▷ 나는 화완 옹주의 아들이며, 임금이 칭찬해 마지않을 만큼 영특한 아이가 아닌가? p96
아이의 앞에는 늘 저보다 높은 곳에 있는 동무가 있고, 그 동무는 저 같은 그늘도, 외로움도 없이 그저 반짝일 뿐이었습니다. 아이가 보기에는 동무는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었죠. 그러기에 아이에게 동무는 우정이자 동시에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질투를 이겨내지 못한 아이는 결국 자신을 시기와 야심으로 채워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 내 생각에 여러모로 내 쪽이 더 나았다. p49
정조는 즉위식을 마친 후 "나는 사도 세자의 아들입니다" 라고 선포합니다. 그동안 가슴 속 깊이 맺혀있던 한을 드러내는 장면이지요. 왕이 되어 스스로 사도세자의 아들임을 선포하는 순간 정후겸은 자신의 패배를 절감하며 후회를 합니다.
이제는 안다. 내가 행운을 불행으로 바꿔 살았다는 것을. 나는 어리석은 자였다. 그래서 졌다. 그에게도, 내 인생에도. ' 오늘 왕이 되신 전하, 우리가 창경궁에서 막대기 부딪치며 놀던 동무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 나는 눈물이 흐르도록 그대로 두었다. p159-160.
마지막에서야 깨닫는 회한. 그의 질투와 욕망은 어찌보면 인간의 내면에 숨겨져 있던 나약함의 발로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살면서 똑같은 감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이 그에게 투영되어 보입니다. 내게 담겨진 어떤 열패감, 질시와 욕망의 다른 이름은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되지요. 그러면서 나는 행운을 혹여 불행으로 바꿔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앞으로 삶을 어떻게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인지를 돌아보게 하는군요.
책을 덮고 난 후 저절로 정후겸, 화안 옹주, 한중록, 노론, 사도세자, 정조 등 이 책과 관련된 키워드들을 찾아보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작가의 시선으로 창조된 이야기 외에 실제의 기록이 어떤 것인지 궁금했기 때문이죠. 고학년이 되어 이 책을 읽는 밤톨군도 저절로 관련된 역사적 사실에 관심을 가져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사란 교과서에서 배우는 딱딱한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우리들의 또다른 이야기라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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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그동안 엄마가 연결해 준 친구들 보다 새로운 친구를 더 많이 사귀고, 더 자주 말하곤 합니다. 엄마의 세계 보다 친구들과의 세계가 더 커지는 듯 해요. 그래서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 창경궁 동무입니다. 이 책은 사도 세자를 아버지로 둔 이산과 그의 벗 정후겸의 이야기랍니다.
그의 총명함이 아깝기에 아버지는 아들을 화완 옹주와 부마 댁으로 보냅니다. 정후겸.. 이는 화완 옹주 즉 사도 세자의 누이의 양자가 되어 꿈에서도 보지 못할 대궐로 들어오게 되지요. 인생에서 누구에게나 작거나 큰 기회가 찾아오지요. 커다란 인생의 기회 속에서 때론 스스로를 잃어 버리고, 이기적으로 변하기도 하지요.
상처가 되는 말을 하며, 더 큰 욕심을 부리게 되는 순간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정후겸의 눈으로 본 이산과 사도세자 그리고 화완옹주와 다양한 시대적 상황이 참 실감나게 그려졌어요. 그의 심리적 변화는 이야기에 날개를 달아주지요. 사도세자의 죽음까지 목격하는 정후겸의 눈을 통해 인간의 이기심의 끝은 어디일까?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작가는 정후겸이 이산을 등지지 않고 진정한 우정을 키웠더라면, 조선의 역사가 더욱 달라졌으리라 전합니다. 어쩜 이산을 등진 정후겸이 나쁘다라는 생각도 갖게 되지요. 그렇지만, 아이에게 전 또다른 생각을 전했습니다. 신분부터가 달랐기에, 어쩜 후겸을 진정으로 대하지 않은 이산의 잘못도 있지 않겠느냐는... 진정한 우정을 일부러 만들어 지지 않지요. 억지로 만들어진 우정은 오래가지 못하는 것처럼요. 이 책을 통해 진정한 우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좀 더 깊이있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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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동무>는 사도 세자의 빈이자 정조 이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가 쓴 <한중록>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책에는 영조의 아들 사도 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은 사건과 그에 얽힌 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한중록>을 읽다가 사도 세자와 정조의 한맺힌 사연 사이에서 뜻하지 않게 '정후겸'이라는 인물을 만났다고 한다. 정후겸이란 인물은 본시 어부의 아들이었으나 사도 세자의 누이인 화완 옹주의 양자로 입양되어 대궐에 들어온 아이로 이산과 함께 하면서 열등감과 출세욕으로 끝내 자신의 명을 스스로 옭아 맨 인물인데 이 이야기는 정후겸이라는 인물의 눈으로 사도 세자와 정조를 보고 있어 좀더 그 시대의 역사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만든다.
오백년 조선의 역사를 통틀어 제일 많이 만나는 인물과 이야기가 정조와 그 시대가 아닐까 한다. 문화혁명을 이룩하였고 누구보다도 더 풍부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정조 이산,그가 어릴적 동무로 함께 지내던 정후겸이란 인물에 대하여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정후겸과 이산의 출생부터 살펴 본다면 정후겸은 고기를 잡아 그날 입에 풀칠을 하는 어부의 아들로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가 아버지 밑에서 그냥 고기나 잡았다면 그의 인생 또한 달라졌을 것이겠지만 화완 옹주의 양아들로 대궐에 들어오게 되고 세손 이산을 만나면서 자신 또한 꾸어서는 안되는 꿈을 꾸게 된다. 아버지 사도 세자가 당파 싸움의 희생양이 되어 아버지인 영조의 명에 따라 뒤주에 갇혀 죽는 불운을 겪게 되면서 이산이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산은 어떻게 되었거나 정후겸과는 하늘과 땅 차이란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지만 후겸의 야망은 점점 더 불타올라 어제는 친구에서 적군이 되어 그의 목숨을 노리게 되었다.
우리가 역사를 이야기 할 때에는 '만약에...' 라는 가정을 하면서 그가 다른 길을 선택하였더라면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사도 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지 않았다면? 정조 이산과 정후겸이 훗날에도 서로를 위해주는 다정한 친구로 남아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었더라면 조선의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정후겸이라는 인물은 불행을 스스로 선택하였다.스스로 불나방이 되어 등잔을 향해 날아가 듯 어린시절 함께 막대기를 가지고 놀던 동무를 향해 열등감과 질투심에 벼리었던 칼은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칼이 되고 말았다.
어부인 아버지와 가족을 떠나 홀로 대궐에서 입지를 굳히기엔 정후겸이라는 인물 또한 나름의 고충이 컸을 것이다. 그 든든한 배경이 되어 아무런 흔들림이 없게 만들어 주었던 화완 옹주,사도 세자보다 더 영조의 총애를 받으며 아버지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옹주의 힘이 후겸에게는 어쩌면 독이 되었는지도 모른다.칭찬은 고래도 춤 추게 하지만 과함은 아니함만 못하다.모든 것이 너무 과하여 화를 불러 오게 만들었으니 얼마나 불행한 삶인가.그런 후겸의 눈을 통해 사도 세자와 이산의 애틋한 부성애라든가 아버지의 죽음을 힘이 없어 지켜 봐야만 했던 이산의 처철함은 다시 역사를 들추어 보게 만든다.언제 기회가 되면 <한중록>을 읽어 봐야지 한것이 정말 시간이 많이 흐르고 말았다.진실성 보다는 합리화를 위해 쓴 글이라 하더라도 어딘가에는 진실이 감추어져 있을 것이다.그런 속에서 이런 이야기도 탄생했듯이 역사에 좀더 열린 시선을 갖고 볼 일인데 어린이 책인데 누구나 읽어도 재밌는 이야기로 이산의 어린시절을 만날 수 있고 그 속에서 함께 했던 동무 정후겸을 만날 수 있는 이야기다.역사를 통해 너무 큰 욕심은 화를 불러 올 수 있음을 되새김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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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동무
배유안 지음 이철민 그림 푸른숲주니어 펴냄
책을 받아 들고, 제목이 참 정답다 싶었다. 창경궁 뜰에서 같이 뛰어놀던 동무겠지. 그런데 정조 뒤에 쳐진 발에 등돌린 정후겸이 보인다. 주먹을 쥔 채, 서있는 모습이 쓸쓸해보인다. 이 책은 정조의 어린 시절, 사도세자의 죽음, 정조의 즉위 등의 큰 맥락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정조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정후겸이라는 인물을 조명하여 그의 시선으로 바라본 궁 안의 정치적인 상황과 사건들을 그리고 있고 있다.
특히 어린 정후겸의 시선, 즉 1인칭 시점으로 정조를 동경하고 좋아하는 우정과 어쩔 수 없는 열등감과 질투심이 대비를 이루며 갈등하는 과정을 매우 치밀하고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첫부분 몇 장을 읽어 내려가면서 작가 소개부분을 다시 보게 되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체가 담담하고도 앞 뒤 이야기의 연결이 굉장히 잘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문체였고, 그래서인지 술술 잘 읽혔다. 정후겸 자신의 목소리로 본인의 심리를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았다. 작가인 배유안은 2006년에 <초정리 편지>라는 작품으로 창비좋은어린이책 대상을 받았고, 역사적인 소재를 많이 다룬 어린이, 청소년 소설을 많이 쓰고 있다.
정후겸은 원래 몰락한 양반 가문에서 태어나서 하루하루 끼니 걱정을 해야하는 환경 속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어부로 날마다 바닷가에 나가 고기를 잡았고, 어린 정후겸은 아버지를 따라 어부의 삶을 배우고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그는 자신이 몰락한 가문의 자식이라는 안타까움을 가지고 글공부에 대한 열망으로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아버지는 자상한 편은 아니었지만, 아들의 속마음은 읽었던 모양이다. 어느날 정후겸을 데리고 먼 친척뻘인 부마와 화완옹주의 집에 찾아간다. 어촌에서 썩게 내버려둘 아이는 아니라는 판단이 섰던 정후겸의 아버지는 아들을 맡기며 연신 잘 부탁한다고 말을 하면서 굽신거렸다.
특유의 영민함과 상황판단력을 갖춘 정후겸은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남아 글공부를 계속하여 과거를 통해 양반의 반열에 오르겠다는 열망을 품었다. 아버지인 영조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화완옹주는 삶이 그리 순탄치는 않았다. 아이도, 남편도 그녀의 곁을 떠나고 허전함과 쓸쓸함에 한숨을 쉬는 나날이 이어질 즈음, 정후겸은 자신도 이제 이 집에서 나갈 때가 되었나..하는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더욱 악착 같이 글공부에 매진하며 집안 일에도 관심을 기울여 화완옹주의 마음에 들고자 노력을 한다. 화완옹주는 이렇게 늘 바른 모습과 글공부에 뛰어난 후겸이에게 각별한 애정을 갖게 되고 후겸이를 양자로 들인다.
세손을 향한 동경, 열등감, 그리고 질투심
어린 정후겸은 세손이 좋으면서도 늘 그와 함께 있을 때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열등감과 질투심 때문에 괴로워한다. 그리고 사도세자가 왕위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을 들은 정후겸은 어쩌면 자신이 세손을 넘어설 수도 있을 거라는 허망한 욕심을 키우게 된다. 화완옹주와 그런 면에서 기질과 뜻이 맞아 떨어져 정후겸은 더욱 화완공주를 발판을 삼아 출세를 해보려 애를 쓴다.
아버지를 보내는 이산 비참한 최후를 맞고 있는 사도세자를 찾아온 이산. 이산의 울부짖음이, 그리고 사도세자의 모습이 너무나 안.쓰.럽.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비밀의 문>에서 사도세자 역할을 맡았던 이제훈의 얼굴이 오버랩되어 떠오른다. 백성을 사랑했던 순수한 모습과, 대리청정을 하며 노론과의 정치 게임도 당당하게 잘 풀어갔던 대비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가 또박또박 차분하게 대사를 치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렇게 죽었어야만 했는가?? 하는 강한 아쉬움을 남기는 역사적인 장면 중에 하나다.
아들을 버렸지만 세손은 지키려던 것일까? 영특하고 바른 세손을 어릴 때부터 끔찍하게 아끼던 영조는 사도세자의 아들인 이산을 효장 세자의 아들로 입적시켜 동궁으로 삼을 명분을 갖추게 된다. 이미 화완공주와 함께 한 배?를 타게 된 정후겸은 세손을 꺾고 말겠다는 의지를 더욱 더 불태우게 된다. 그러나 사도세자의 죽음 이후 세손마저 몰락의 길을 가리라 짐작했던 정후겸의 예상은 빗나갔다.
창경궁 뜰에서 목검을 맞부딪치며 깔깔거리던 정답던 어린 시절은 어디로 간 걸까? 작가의 말처럼, 서로 격려하며 지지하는 관계가 유지되었더라면... 조선의 역사는 지금과는 많이 달라질 수 있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질투심과 열등감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그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다스려야할까.. 좋은 만남이 하나의 길을 열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좋은 친구, 또는 멘토로 삼을 만한 좋은 스승이나 선배. 또는 책이 될 수도 있겠다. 이것은 어찌보면 소통의 문제와도 닿아있다고 볼 수 있다. 좋은 사람들을 통해 좋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결국 서로의 생각을 솔직하게 나누는 가운데 이루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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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암기"로 생각하면 점점 더 싫어지고 외우기도 힘들어진다. 물론 모든 것을 이해해서 역사를 알기는 힘들다. 커다란 사건들은 이야기로 풀어 잘 이해하고 그 사이사이를 기억한다면 역사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머리 안에 자리잡을 것이다. 그래서 역사를 다양한 이야기로 읽는 것은 중요하다. 꼭 큰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큰 사건과 관련된 이해하기 쉽도록 연결된 이야기도 역사라는 커다란 산을 구석구석 알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창경궁 동무>는 사도세자와 영조 그리고 어린 세손 이산에 대한 커다란 사건의 주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도세자와 영조와의 관계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고 정조 이산에 대해 감정적으로, 좀 더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직접적인 사건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정후겸이라는 인물을 통해 조금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정후겸은 사도세자의 동생인 화안옹주의 앙아들이 되면서 자신의 인생에 커다란 변화를 겪는다. 어릴 때부터 똑똑한 아이였던 정후겸은 어부인 아버지 밑에서 제대로 서당을 다니지도 못하는 자신의 처지에서 임금의 사위 집에 살게 되었을 때부터 커다란 꿈을 꾸게 된다. 화안옹주의 남편이 죽고 화안옹주를 따라 대궐 안에 들어가 살게 되면서는 어떻게든 자신이 처해있는 처지를 잘 인식하고 그에 따라 약삭빠르게 행동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자신의 출신이나 배경 등에 자격지심을 갖고 세손 이산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세손과 세자를 질투하기 시작한다.
"그 주고받는 웃음에 문득 내 가슴속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을 본 듯 아찔한 기분이었다. "...34p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화안 옹주가 세자 때문에 속상해하면 위로를 빙자해 맞장구친 것이, 그리고 세자가 임금의 진노를 샀다는 말이 들릴 때마다 은근히 쾌감을 느끼게 된 것이."...80p
사람의 욕심이 얼마나 끝이 없는지, 지금도 벌어지는 뉴스 속 사건들을 접하며 매일 느끼는데 아이들 책인 <창경궁 동무>를 읽으며 정후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어쩌면 정후겸은 자기 자신의 욕망에 아주 충실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그저 자기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며 누군가에게 빌붙어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가진 재능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자신이 이루려는 것을 위해 노력한 것이 아닐까 하고.
그래도 어린 세손의 곁에 유일하게 비슷한 나이의 친구였던 정후겸이 이산의 친구가 되어주지 못하고 반대편에 선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좀 더 넓은 마음을 갖고 정조의 편에 서서 마음의 친구가 되어주었더라면 훨씬 더 큰 위안과 행복으로 삶을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어쩌면 나는 세손을 시기하는 데 눈이 멀어 하늘이 준 복을 스스로 불행으로 바꾼 게 아닐까?"...158p
영조와 사도세자, 정조 이산과 화안옹주까지, 대궐 안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를 썼던 정후겸의 이야기를 통해 그 시대의 당론 싸움과 그들의 관계를 잘 살펴볼 수 있다. 아이들은 정후겸의 이야기를 통해 정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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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살아있는 기록이다. 이 살아있는 기록에 이야기를 입힌다는 것은 이야기와 역사를 너무도 잘 다룰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 아이들이 읽는 동화에서 역사를 접목한다는 것은 그 대상이 아이들이라는 점에서 조금은 힘든 작업일수 있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동화를 읽은 때 아이들만이 가지는 흥미를 느끼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작가만의 또 다른 일이 당연시된다. 그런 점에서라면 이 동화는 제법 괜찮은 점수를 주고 싶다. 역사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가지면서 그들이 가진 내면적인 이야기, 그리고 그 주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도록 다양한 시각을 지니고 있다. 이 동화는 우리가 어릴 때 한번쯤 역사수업을 통해 접했던 사도세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도세자가 어떤 인물인지 역사적 사실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동화를 읽으면서 사도세자뿐만 아니라 그 주변인에 대해서도 좀 더 다른 시선으로 그 입장을 생각해보게 된다. 이 이야기의 말하는 이는 사도세자가 아니라 왕의 자리를 이어받기로 약속되어진 사도세자의 아들, 그 아들과 가까이 지내는 정후겸이라는 인물이다. 사도세사의 비극적인 삶, 그 삶을 오롯이 지켜본 아들 이산, 이산이 궁궐에서 지내는 동안 그의 친구이자 옆지기 노릇을 했던 정인물이 정후겸이다. 보통의 역사를 다루는 동화인 경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 인물을 중심으로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들의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이 동화는 나름의 욕망을 가지고 있는 정후겸이 극중 화자이며 주인공이다. 동화를 읽고 있으면 정후겸은 어려서부터 ‘성공’이나 ‘명예’ 등에 욕망이 있는 인물이다. 그러기에 책도 많이 보고 활쏘기도 열심히 한다. 언제가 자신에게 다가올지 모를 그날을 위해서였을지도 모른다. 그 누구보다 사도세자와 그 아들과 가까이 있으면서도 진정으로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주거나 간절히 바라지 않았나보다. 사도세자가 그 큰일을 당할 때에도 분명 모든 곁을 지켜보고 안타까워했으나 이야기의 끄트머리에 가면 결국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어버린다. 옹주를 어머니로 모시지만 결국 그들의 가족인 세손를 멀리하게 된다. 아마도 이러한 것은 왕의 자리를 가지기 위한, 아니 권력을 가지기 위한 그들만의 치열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정후겸은 끝내 후회를 한다. 그러면서 어릴 적 일들을 떠올리며, 어릴 때처럼 돌아가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 시점이 조금은 늦은 듯하다. 자신과 함께 뛰어놀던 세손이 결국 왕이 되는 것을 보고 난 후다. 이 동화를 읽고 나니 마치 모든 이야기가 마치 역사적 고증, 사실처럼 느껴진다. 어디서부터 만든 이야기인지 짚어낼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롭게 읽었다. 조금은 멀리했던 역사동화를 다시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재미를 지닌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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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인은 사도 세자의 아들입니다" 정조의 즉위식 첫마디였던가요 생각해보니 누군가에겐, 적어도 노론 대부분의 대신들에겐 공포의 한마디였을것 같아요 꽤 전에 읽었던 책인데 새로운 판으로 나왔네요 또래가 없었던 궐 안에서 또래로 만난 두 소년이 사이좋게 자라 다시 없는 동무가 되었으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그러지 못했던 우리 역사의 어느 어제 이 책은 화완 옹주의 양자였던 정후겸의 입장에서 소년시절을 쓴 이야기에요 정후겸은 가난한 어부의 아들이었다고 해요 그런 정후겸이 화완옹주의 양자가 되면서 상전벽해같은 변화를 경험하네요 서당에도 겨우 나가고 생계를 걱정하던 그가 시종들의 시중을 받고 남들의 우러름을 받는 입장이 되네요 그리고 부마가 죽으면서 영조의 어여쁨을 받던 화완옹주는 다시 궐 안에 거처를 마련하네요 화완옹주는 영조가 정말 표나게 총애했던 딸이라고 해요 사도세자와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났지만 두 사람은 아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도 하고요 열한살 정후겸은 화완옹주와 함께 궐 안에서 지내게 되네요 그리고 운명적으로 사도세자의 아들인 여덟살 세손과 마주합니다 정후겸은 세손을 존경하면서조 부러워하고 좋아하면서도 시기했다고 해요 자신이 대단하고 엄청난것 같은데 세손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되고 낮아지는게 싫었나봐요 그런 면을 보면 정후겸에게는 과시욕이나 출세욕들이 평범한 이들보다 선천적으로 많지 않았나 싶어요 그렇게 자랐다기보다는 천성적으로 그런 성향을 갖고있지 않았을까 그러니 은근슬쩍 세손을 시기하며 세손에게 세자에게 일어난 나쁜 일들을 일러주고 충동질을 하는게 아닐까 하는... 소년 정후겸은 처음에는 어른들의 권력다툼에 낯설어하지만 어느새 그 중심에 들어가 있게 되지요 화완옹주의 아들이라는 위치는 자연스럽게 정후겸과 화완옹주를 하나로 묶고 노론 대신들과 한배를 타게 되네요 아이들이 아직은 이해하기 어려운 당파싸움 이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 당파싸움들을 모르고는 제대로 흐름을 따라가기가 어렵네요 아이가 읽을때 꼭 설명을 미리 해주기는 해야할 것 같아요 하기는 설명을 한다고해도 어린 정후겸의 생각처럼 당파라는 것이, 권력이라는 것이 아버지와 아들 사이를 끊어놓고 아버지가 아들을 죽일만큼의 위력이 있다는 것을 아이가 이해할지는 의문스럽기는 하네요 이야기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역사에서 무게를 가지고 있는 사건을 다루는 만큼 그 사건을 제대로 안다면 더 이해하기가 쉬울 것 같아요 이 책을 읽고 아이와 영.정조 시대의 당파싸움들에 대해서 꼭 한번 짚고 가면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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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삶은 힘들었다. 아버지가 뒤주에 갇혀 죽고, 대부분의 신하는 등을 돌린 상태에서 어렵게 왕이 되었지만, 믿었던 신하들도 배신을 했다. 이런 상황을 이겨낸 정조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정조의 즉위식 때, 정조는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고 처음 말했다. 내 생각에 정조가 이 말을 한 이유는 자신은 '내가 사도세자의 아들인 것이 부끄럽지 않다.'라고 말하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정후겸은 친구였던 정조를 배신했다. 내가 정조라면 정후겸의 배신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 내가 뭘 잘못했기에 날 배신했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 정후겸은 어부의 아들이었으나 화완 옹주의 양자가 되었고, 세손과 친구가 되었으나 그에게 질투를 느껴 세손의 반대편에 서게 되었다. 정후겸은 정조를 배신했다. 왜일까? 정후겸은 정조를 질투했고, 그가 왕이 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정조가 왕이 되지 못하도록 그의 반대편에 섰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정조와 소리 없는 경쟁에서 패배했고, 그 대가를 치렀다. 정후겸은 '권력'과 '우정' 중 권력을 선택했다. 나라면 우정을 선택할 것이다. 우정이 틀어지면 인간관계도 틀어지고 그러면 살기 힘들어질 것이다. 권력은 쉬운 길이고, 우정은 어려운 길이다. 정후겸은 쉬운 길을 선택했고, 결과는 좋지 않았다. 만약 정후겸이 정조 편에 섰다면 정도는 살기 조금 더 쉬워졌을 것이다. 믿고 의지할 사람이 있으니 말이다. 질투는 결과에 따라 부정적, 긍정적이게 변할 수 있다. 질투로 상대를 라이벌로서 경쟁하며 발전한다면 긍정적 감정이겠지만, 상대를 해치려고 한다면 부정적 감정이다. 예전에 회장 선거를 할 때, 이전에 부회장이었던 친구가 후보로 다시 나와 난 떨어지고 그 친구는 당선돼 질투감을 느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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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에 사는 동무에 관한 이야기. 그 동무는 바로 후일 정조가 된 이산과 정후겸이다. 정후겸에 관해서는 이름이야 알지만, 그다지 들어본 것이 없는 것 같다. 역사에 무심하다는 것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책을 보니 어부의 아들이었지만, 사도 세자의 누이인 화완 옹주의 아들로 입양되어서 궐에 들어왔다고 한다. 창경궁에서 이산과 정후겸은 나무 막대기를 휘두르며 사이좋게 놀았지만,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손이었던 이산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에 사로잡혀 정후겸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되어 있는지 나와 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삶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된 정후겸. 어부의 아들이었지만 공부에 대한 열의를 갖고 있던 정후겸을 아버지는 화완 옹주와 부마 댁으로 보낸다. 그곳에서 두 사람의 마음에 들게 된 정후겸은 부마의 죽음 후에 양자가 되었고, 임금의 사랑을 받던 옹주가 궐로 가게 되자 함께 들어가게 된다. 정후겸은 궁에서 만난 세손이 질투가 나는 만큼 무엇이건 열심히 했고 점차 그의 자만심이 높아져만 갔다. 어느 날, 둘이 숲에 들어 갔다가 팔뚝에 피가 흐르는 자신과 손바닥이 살짝 긁힌 세손을 대하는사람들의 태도를 보고 세손과의 차이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세자와 화완옹주, 그리고 임금과 세자의 사이가 자꾸 벌어지고 결국 사도 세자의 죽음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처절하게 울부짖던 세자와 세손의 모습이 뇌리에 박혔지만, 정후겸의 마음은 굳어져만 간다. 세손은 원래 왕이 될 위치가 아니었다는 생각에 옹주의 아들인 자신도 왕이 될 수 있다는 생각까지. 정후겸은 자신에게 닥쳤던 행운들을 지나친 욕심으로 인해서 결국은 불행으로 몰고 가고 말았다. 평범한 어부의 아들에서 옹중의 아들이 되는 그 크나큰 기회를 말이다. 이렇듯 자신에게 다가왔던 그 큰 기회를 질투와 권력에의 욕망이라는 단어로 더럽히고 말았다. 이 두 사람의 안타까운 관계를 보면서 아이들이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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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동무 배유안 글/ 이철민 그림 푸른숲주니어
보통의 역사책은 인물의 업적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데요, 이번에 만나게 된 창경궁 동무는 어린 정조 이산과 정후겸에 대한 이야기가 동화형식으로 되어 있답니다. 그래서 아이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랍니다. 창경궁 동무는 정조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가 쓴 한중록에서 시작이 되었는데요, 한중록에는 사도세자와 정조 이산의 사연과 함께 정후겸이라는 인물이 나온다고 해요. 정조 이산과 정후겸은 어린시절 창경궁에서 동무처럼 함께 보냈다고 하는데요, 그 후 변화 된 정조와 정후겸의 이야기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랍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정조의 즉위식이 있는 날 아침, 입궐을 위해 나서는 정후겸과 화완 옹주의 대화로 시작이 된답니다. 의외로 화자는 정후겸이 되는데요, 과거 화완 옹주의 아들이 되면서 정조를 만나고, 정조와 어긋나기 시작해 현재까지를 회상하는 내용이랍니다. 정조와 정후겸 두 사람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읽다보면 영/정조 시대의 사회를 살짝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정후겸은 원래 양반가의 아들이나 집이 가난하여 바닷가에서 작은 배로 고기잡이를 하는 집의 아들이었답니다. 아버지와 함께 작은 배를 타고 나가 고기잡이를 하곤 했는데요, 그래도 책을 좋아하고 재주가 남다른 아이였답니다. 이런 정후겸에게 여덟살이 되던 해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된답니다.
사도세자의 누이인 화완 옹주와 부마 댁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아버지는 정후겸의 재주가 아까워 그 집에 맡기기로 했답니다. 그리고 얼마후 부마가 죽고 홀로 된 화완 옹주는 정후겸을 양자로 삼습니다. 옹주의 양자가 된 정후겸은 궁궐에 들어가 생활을 하게 된답니다.
그리고 궁궐에서 만나게 된 정조 이산. 사도사제의 아들이며, 영조의 사랑을 듬뿍 받는 아이였답니다. 또, 사도세자가 죽기 전까지는 정후겸과 동무처럼 지낼정도였는데요, 사도세자의 죽음과 함께 정후겸은 정조와 다른 길을 가게 된답니다.
궁궐에 들어 영조 임금도 만나고 사도세자도 만나면서 정후겸은 정조를 부러워하기 시작하는데요,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신분 차이는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느낄 즘 절대로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보게 된답니다. 아마도 이 때부터 정조와 정후겸의 우정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요.
사도세자가 페위가 되면서 뒤주에 갇히는 사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건인데요, 이 사건은 정후겸이 정조와 완전히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그리고 그동안 꿈 꾸지 못 했던 일을 욕심내기 시작하죠.
창경궁 뜰에서 목검을 맞부딪치며 뛰놀던 이산과 정후겸. 오랫동안 동무처럼 지낼 수 있던 사이가 정후겸의 질투로 좋지 못 한 끝을 맞이하게 되어 좀 아쉬웠답니다. 창경궁 동무를 읽으면서 화자가 정후겸이라는 것이 색달랐고, 동무에서 등을 지는 모습까지 정후겸의 마음의 변화를 잘 느낄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바로 눈 앞에서 잃는 이산의 모습을 보면서 다독여 줄 수 있는 정후겸 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