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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먼지를 털어내고, 컵에 남은 커피 자국을 닦아내며, 샤워실의 습기를 쫓아냅니다. 그저 귀찮고 피하고 싶은 가사 노동일 뿐이지만, 송현수 박사의 시선은 다릅니다. 『청소의 과학』에서 청소는 노동이 아닙니다. 엔트로피(무질서도)가 증가하는 자연의 섭리에 맞서 인간이 인위적으로 질서를 회복하려는 숭고한 기술적 투쟁입니다. 청소는 그래서 성격이나 부지런함의 문제가 아닙니다.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흐름을 읽어내는 능력의 문제입니다. 이 책은 바로 그 능력을 길러주는 가이드북입니다. 흐름의 과학이라는 유체역학 키워드로 일상의 말랑말랑한 과학을 탐구해 온 이야기꾼 송현수 박사가 전작 『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 『흐르는 것들의 역사』 등에서 보여준 특유의 통찰력이 이제 집 안 구석구석으로 향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공기가 답답해서 창문을 엽니다. 하지만 송현수 박사는 이를 유체의 압력 차를 이용한 공간 치환으로 설명합니다. 공기 분자는 멈춰 있지 않습니다. 미세먼지와 실내 오염 물질은 공기 흐름의 사각지대, 즉 데드 존에 고이게 마련입니다. 『청소의 과학』은 창문을 여는 행위를 넘어, 바람의 길목을 어떻게 설계해야 효율적으로 탁한 공기를 밀어낼 수 있는지 그 유체역학적 최적해를 제시합니다. 공학자의 관점에서 볼 때, 환기는 집이라는 유체 시스템의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핵심 공정입니다. 청소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왜 여기만 먼지가 쌓이는지 이상했는데, 이제 과학으로 답할 수 있습니다. 거실의 소파 밑이나 TV 뒤편에 먼지가 집중되는 것은 그곳의 기류 속도가 급격히 느려지는 정체 구간이기 때문입니다. 창문을 닦을 때 생기는 얼룩 역시 액체가 증발하며 남기는 용질의 흔적, 즉 커피 고리 효과(Coffee Ring Effect)와 맞닿아 있습니다. 걸레가 지나간 자리에 남는 미세한 물막의 두께와 표면장력이 결정하는 광택의 비밀을 읽다 보면, 어느새 거실 바닥이 거대한 물리 데이터의 집합체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침실은 각질과 섬유 부스러기 그리고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 유동하는 공간입니다. 옷방에서 옷을 털 때 발생하는 정전기는 전자기적 인력으로 먼지를 포획하는 물리적 현상입니다. 우리가 옷을 정리하고 침구를 터는 행위가 어떻게 미세 입자의 침강 속도를 조절하는지 설명합니다. 침실의 안온함은 결국 적절한 습도 제어와 입자 제어를 통해 완성되는 과학적 결과물임을 깨닫게 됩니다. 주방의 기름때는 점성이 높은 유체의 전형입니다. 뜨거운 물과 세제가 만날 때 일어나는 계면활성제의 마법은 고체 표면과 액체 오염원 사이의 부착력을 끊어내는 고도의 화학 반응입니다. 화장실은 이 책에서 역동적인 공간으로 묘사됩니다. 샤워기에서 분사되는 물방울의 크기가 욕실 내 습도 포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타일 틈새에 물때가 고착되는 모세관 현상은 유체역학의 축소판입니다. 곰팡이가 번식하기 위해 필요한 임계 습도와 이를 억제하기 위한 증발 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락스 냄새 자욱한 욕실 청소는 어느덧 미생물과의 치열한 영토 전쟁으로 격상됩니다. 화장지는 어떤 방향으로 거는 게 맞을까라는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취향 싸움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과학적 근거가 있더라고요. 위생의 관점, 힘과 흐름의 문제 등을 조목조목 짚어갑니다. 더불어 재미있는 역사적 증거도 있습니다. 화장지를 발명한 세스 휠러가 출원한 특허 도면을 보면 최초 설계자의 의도를 알 수 있습니다. 손의 동선과 공기의 흐름, 표면 접촉을 고려한 결과물상 어떤 방향으로 거는 게 더 나은지 생각해보세요. 이어서 저자의 시선은 집 밖으로 향합니다. 도시의 배수 시스템이 어떻게 폭우 시 오염 물질을 정화하는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도시 설계가 유체의 흐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짚어줍니다. 도시를 청소하는 것은 결국 거대한 유체 회로의 막힌 곳을 뚫어주는 일과 같습니다. 지구는 스스로를 청소하는 거대한 시스템입니다. 파도는 해안을 씻어내고, 비는 대기를 닦아냅니다. 하지만 최근 이 시스템에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바로 미세 플라스틱입니다. 해류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미세 플라스틱의 이동 경로는 유체역학적으로 예측 가능하지만, 그 양이 자정 작용의 임계치를 넘어섰습니다. 자연의 청소 메커니즘을 모방한 기술적 시도들을 소개하며, 저자는 청소가 더 이상 개인의 위생 문제가 아니라 종의 생존을 위한 공학적 필수 과제임을 짚어줍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를 대기권 밖 우주로 안내합니다. 지구 궤도를 떠도는 우주 쓰레기는 초속 수 킬로미터로 이동하며 인류의 우주 진출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이 되었습니다. 우주 청소 기술은 현대 공학의 정수가 집약된 분야입니다. 무중력 상태에서 입자를 제어하고 흐름을 만드는 기술은 우리가 집 안에서 분무기를 뿌리는 행위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청소는 단순히 더러운 것을 치우는 행위가 아니라, 가용 에너지를 투입해 엔트로피의 파도에 맞서 의도된 질서를 세우는 예술적 행위입니다. 미래의 청소는 로봇과 AI가 흐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최적화하는 초정밀 제어의 영역으로 진입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기저에 흐르는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는 인간만이 깨끗함이 주는 정서적 위안을 온전히 누릴 수 있을 겁니다. 『청소의 과학』은 우리가 닦아내는 얼룩이 얼마나 정교한 물리 법칙의 산물인지, 우리가 내뱉는 숨결이 방 안의 기류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줍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 집이 이전과 다르게 보입니다. 구석에 쌓인 먼지는 유체 역학적 정체 구간의 지표가 되고, 창문에 맺힌 물방울은 표면장력의 경이로운 연출이 됩니다. 공학이라는 딱딱한 껍질 속에 일상의 경이로움을 담아낸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복잡한 수식 하나 없이도 유체역학의 핵심을 꿰뚫는 서사 덕분에 과학이 우리 삶을 얼마나 더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무의미한 반복처럼 느껴졌던 청소가 사실은 우주의 질서를 복원하는 고도의 엔트로피 저항 운동임을 깨닫고 새로운 동기부여를 얻는 건 덤입니다. #청소의과학 #송현수 #MID #유체역학 #청소 #교양과학 #일상과학 #인디캣 #연말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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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수 박사의 책을 좋아한다. 《청소의 과학》까지 모두 다섯 권의 책을 냈는데, 다 읽었다. 그 책들은 언급해보면 다음과 같다.
《커피 얼룩의 비밀》 《이렇게 흘러가는 세상》 《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 《흐르는 것들의 역사》 그리고 《청소의 과학》
찾아보니, 이전 네 권의 책은 모두 2022년에 읽었다. 우연히 《커피 얼룩의 비밀》을 읽고, 다 찾아 읽어봤을 거다.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범상치 않은 소재를 유체역학의 관점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설명한 책들이었다. 그러니 ‘청소’에 대해 ‘과학’적으로 설명했다는 책을 발견했으니... 당연히 읽어야 했다.
당연하게도 청소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아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과학이 아닌 게 어딨겠냐는 당위만으로 그런 게 아니라, 청소라는 행위가 과학적이어야 할 까닭은 직관적으로 생각해서도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설명하라면 잘 설명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과학적 설명을 들어봐야하지 않을까?
환기에서 창문 청소, 거실, 침실과 옷방, 주방, 화장실 등 집안 곳곳이 더러워지는 이유와 어떻게 청소할 것인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했다. 그리고는 집 밖으로 나가 도시의 청소와 자연 청소, 나아가 우주 청소까지 다룬다. 어디든 더러워지고, 더러워지는 이유는 비슷하기도 하지만, 또 각양각색이다. 그래서 청소하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그런데... 조금 실망스러웠다. 내가 기대했던 과학이 너무 부족했다. 거의 비슷한 과학이 반복되기도 하거니와 그 과학이 상당히 두루뭉수리 지나가는 느낌이 너무 많다. 어느 정도 수준의 독자를 염두에 두고 썼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전에 썼던 책에 비해 많이 내려왔다(그런데 그런 언급은 없다). 나의 기대가 너무 높았던 것일까? 기대와 비교하자면 조금 실망스러운 게 아니라 좀 많이 실망스럽다.
그나마 읽을 만 했던 부분은 선풍기 날개의 먼지가 붙는 이유(101쪽), 분무기의 원리(201쪽), 그리고 두루마리 화장지 발명에 관한 이야기(+ Over vs. under의 논쟁, 213쪽) 정도다. 몽땅 별로였다는 것보다는 나은 평가라 할 수 있을까? 청소의 모든 것을 300쪽밖에 되지 않는 책에 다 다루려하지 말고, 이런 내용들을 잘 발굴해서 이야기로 펼치고, 그것의 과학적 원리를 얘기했으면 어땠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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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는 세상 만물을 자연스럽게 뒤죽박죽 어지럽히려는 우주와, 그것을 방해하고 정리하려는 인간의 끊임없는 대결이자 치열한 사투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이제는 묵직하고 전문적인 영역의 과학 도서보다는 일상의 모든 측면을 다른 눈으로 보게 하는 책이 더 재미있어진 거 같아요. 송현수의 <청소의 과학>은 10대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도서인데요, 어려운 공식이나 용어가 없어서 정말 편하게 만날 수 있답니다. 매일 루틴처럼 해오던 작업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건 정말 흥미롭고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청소 도구와 관련된 원리, 먼지의 습성(?) 등을 이해하면서, 그동안 궁금해했던 것들이 시원하게 해소되었거든요. 예를 들어보자면, 정리정돈이며 청소를 거의 하지 않는 딸의 방에서는 먼지가 별로 안 나오는데, 제 방에만 수북하게 쌓이다 못해 풀풀 날리는 이유가 뭘까?... 하는 거요. 그리고 지긋지긋한 먼지에도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답니다. 특정한 조건과 환경 속에서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하니 마냥 미워할 게 아닌 거 같아요. 또 한 가지 약간의 이득? 을 본 것도 있는데요, 거의 6개월 동안 바닥 세정제를 살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거든요? 광고만 보면 세정제를 사용하면 바닥이 깔끔하게 닦이고 심지어 윤기가 흐를 거 같은 느낌이 마구 드는 거예요. 하지만 <청소의 과학>을 읽고서는 바닥 세정제 미련을 버렸어요. 세정제를 사용하기보다는 요령껏 닦는 게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죠. 집안일을 하면서 누가 유체 역학을 생각하겠느냐고 하실지는 몰라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직선 주행으로 진공청소기를 다루지 않을 거고요, 창문을 어떻게 열어야 환기가 잘 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저자는 우리가 미처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도 물리학, 화학을 비롯한 다양한 과학 현상이 주변에 존재하며 일상의 행위와 어떻게 이어지는지 정말 잘 설명하고 있거든요. <청소의 과학>은 저처럼 노안이 있는 사람도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한 거 같아요. 폰트가 시원시원한 데다가 종이도 눈의 피로감을 덜어주는 소재였어요. 덕분에 흥미로운 내용에 흔들림 없이 집중할 수 있었답니다. 아무튼 편하고도 재미있게 책을 읽어가는 사이에 나름대로 청소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게 되었고요, 조금 더 재미있게 수행하게 되었답니다. 저는 솔직히 청소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주변에 먼지가 많으면 목과 콧속이 붓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깔끔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거든요.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인 상태는 늘 유지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지금까지는 건강상의 이유, 의무감으로 어쩔 수 없이 해왔지만, 이제는 청소기를 돌리거나 거울을 닦을 때에도 과학의 원리가 생각나고, 욕실을 쓰고 난 후 벽면과 바닥의 물기를 제거하면서도 떠올라요. 이런 게 바로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과학교양도서의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어려운 전문 서적은 특정 영역이나 이슈가 있을 때 떠오르지만, <청소의 과학>같은 일상 영역은 항상 기억나게 마련이니까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공계를 꿈꾸는 10대들에게도 참 유용한 도서라는 생각이 드네요. <청소의 과학>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과학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쓴 책이에요. 읽어보면 그동안 의무적으로, 루틴처럼 해왔던 집안일을 보는 시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금방 이해할 거예요. 만일 평소에 청소가 귀찮거나 번거롭게 느껴졌다면 그리고 보다 쉬운 방법으로 과학과 친해지고 싶다면 <청소의 과학>을 만나보셔요. 아울러 <흐르는 것들의 역사>, <개와 고양이의 물 마시는 법>도 추천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