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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5년 5월 8일,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는 새로운 교황이 선출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였고,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은 숨죽이며 발코니에 나타날 새 교황을 기다렸다. 그리고 곧 발표된 이름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미국 시카고 출신의 로버트 프란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교황 레오 14세로 선출된 것이다. 미국인 교황의 탄생은 가톨릭교회 2천 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책은 바로 이 역사적 순간을 기록한 책이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마지막 날들부터 콘클라베 과정, 그리고 새로운 교황의 선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낸 저널리즘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교황청과의 긴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내밀한 대화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달한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되기 전 주교성성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화이트는 그와 직접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이러한 개인적 접촉은 책 전반에 걸쳐 깊이와 신뢰성을 더해준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부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재임 기간과 그의 주요 업적들을 다룬다. 화이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혁명적인 변화들,시노드 방식의 도입, 이민자 문제에 대한 강력한 목소리, 기후 변화를 사회 정의의 문제로 재정립한 것 등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평가한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장 큰 성과가 "권력에 집중하는 교회에서 사목적 봉사에 집중하는 교회로의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이었다고 평가한다. 동시에 교황청 개혁에서의 실패나 저항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인정함으로써, 성급한 성인 시성을 피하고 객관성을 유지한다. 중반부는 콘클라베 과정의 신비를 벗겨낸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순간들, 사망 선언, 성 베드로 광장에서의 반응을 거쳐, 고대의 비밀 유지 관행과 소셜 미디어 차단이 뒤섞인 콘클라베 과정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화이트는 역사적 맥락을 제공하면서도, 부상하는 유력 후보들과 무대 뒤의 대화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책의 백미는 후반부인 3부다. 여기서 화이트는 프레보스트의 선출 과정과 그의 생애를 상세히 다룬다. 시카고 사우스 사이드에서 자란 어린 시절, 성소를 키워준 교회, 페루의 시골 교구에서의 사목 경험, 그리고 로마에서 주교들을 심사하는 역할까지, 레오 14세가 되기까지의 여정이 펼쳐진다. 교황 레오 14세를 이해하는 핵심은 그의 페루 경험에 있다. 화이트가 강조하듯, 프레보스트의 사목 방식은 페루의 시골 지역에서 형성되었다. 그곳에서 그는 평신도들 및 지역 지도자들과의 협력 없이는 성공할 수 없었다. 이러한 협력적이고 참여적인 리더십 스타일은 그의 정체성의 핵심이 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프레보스트가 단순히 미국인 사제가 아니라, 국제적 경험을 쌓은 글로벌 사목자라는 사실이다. 페루와 미국을 오가며 그는 라틴 아메리카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발전시켰고, 이는 그를 미국 주교회의의 다른 주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인물로 만들었다. 그러나 바로 이 국제적 시야가 그를 글로벌 교회의 지도자로 만든 자산이 되었다. 프레보스트가 교황 레오라는 이름을 선택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역사적으로 레오라는 이름을 가진 교황들은 강력한 리더십과 개혁 정신으로 알려져 있다. 화이트는 이 선택에 담긴 의미를 추측하면서, 새 교황의 비전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교황 프란치스코가 예수회 출신 첫 교황이었다면, 레오 14세는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출신 첫 교황이다. 그의 성 아우구스티누스와 그의 어머니 성 모니카에 대한 헌신은 상징적으로 드러났다. 교황으로 선출된 후 첫 발코니 등장에서 그는 추기경 서품 시 받은 십자가를 착용했는데, 이 십자가에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와 성 모니카의 유물이 담겨 있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신학적 유산(내면의 성찰, 은총에 대한 강조, 공동체의 중요성)은 레오 14세의 교황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화이트는 레오 14세를 "내성적이지만 결단력 있고, 협의를 중시하지만 비전이 명확한" 인물로 묘사한다. 책의 중심 질문 중 하나는 레오 14세가 프란치스코의 개혁 의제를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수정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화이트는 역사적 유추를 활용한다. 레오 14세는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은 베네딕토 16세처럼 전임자의 업적을 조용히,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게 이어가는 교황이 될 것인가? 아니면 요한 23세의 뒤를 이은 바오로 6세처럼 전임자의 원대한 비전을 실행하는 교황이 될 것인가? 저자는 신중하게도 단정적인 예측을 피한다. 대신 레오 14세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기만의 유형의 교황"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현명한 접근이다. 프레보스트 본인도 아직 자신이 어떤 교황이 될지 완전히 알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가지 단서는 있다. 여성들과 함께 대학원 공부를 했고, 평신도 권한 강화를 중시했던 사제. 어린 시절부터 성소가 분명했고, 협력적 리더십을 실천해온 목자. 화이트가 희망하듯, 레오 14세는 "정치적 혼란의 시대에 도덕적 목소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의 교회와 세계는 양극화, 권위주의, 폭력으로 점점 더 특징지어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교황 레오 14세의 리더십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양 냄새가 나는" 사목적 접근을 계승하면서도, 자신만의 조용하고 협력적인 스타일을 더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만들고자 했다면, 레오 14세는 협력하는 교회, 평신도가 권한을 갖는 교회를 더욱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페루 경험은 서구 중심주의를 넘어선 진정한 글로벌 교회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크리스토퍼 화이트의 책은 역사적 순간의 첫 기록이다. 이는 최종적인 평가가 아니라, 여정의 시작점에 대한 스냅샷이다. 교황 레오 14세가 어떤 교황이 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여정을 이해하고 따라가는 데 필요한 맥락과 통찰을 제공한다. 가톨릭 신자이든 아니든, 미국인이든 아니든, 이 책은 21세기 가톨릭교회가 직면한 도전과 기회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출발점이다. 화이트의 균형 잡힌 저널리즘과 내부자적 시각은 복잡한 주제를 접근 가능하게 만든다. 책이 우리에게 남기는 질문은 명확하다. 어린 시절부터 성소가 분명했고, 여성들과 함께 배웠으며, 평신도 권한 강화로 특징지어진 사목을 펼친 교황에게서 우리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가? 화이트가 희망하듯, 정치적 혼란의 시대에 레오 14세가 진정한 도덕적 목소리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열쇠로 잠근다'는 뜻을 가진 콘클라베 선거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일은 영화를 직접 보는 것 같았다. 책에서는 2025년 3월, 133명의 추기경이 시스티나 성당으로 입장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었다. 바티칸 특파원 크리스토퍼 화이트가 기록한 장면은 내가 살고 있는 시대가 얼마나 큰 전환점 앞에 서 있는지를 자각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철저한 보안 속에 가려진 콘클라베의 역동을 치밀한 취재와 합리적 재구성으로 풀어내고 있다.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시대에 통합을 이끌어낼 인물을 선출해야 한다는 그들의 절박함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원하고 있는 리더의 모습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아무래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출신의 교황이라는 것이 세기의 관심사였던 것이 사실이다. 영어권 추기경들과 주교들이 끊임없이 제기했던 의구심들을 읽으면서 이념과 가치관의 대립이 얼마나 날이 서있는지 알 수 있었다.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려는 시도가 때로는 갈등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은 씁쓸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책에서는 이러한 갈등을 정면으로 응시함으로써 진정한 화합이란 갈등을 덮어두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치열하게 소통하고 부딪히며 나아가는 과정임을 보여줬다.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는 시카고의 다문화 가정에서 자라 페루의 빈민촌에서 선교사로 활동하고 바티칸 중심부에서 행정가로 일한 사람이다. 그는 중심과 주변부, 부유함과 가난함, 행정과 사목이라는 서로 다른 두 세계를 모두 경험한 사람이었다.
저자는 레오14세가 미국인이라는 국적 때문에 가질 수 있는 편견을, 오히려 다양한 경험을 통해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양극화된 세상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지치 않고 양쪽을 모두 끌어안으려는 모습을 보며 진정한 포용의 리더십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었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 때문에 속앓이를 하거나, 혐오와 차별이 난무하는 뉴스에 지친 사람이라면 이 책이 전하는 통합과 포용의 메시지에서 깊은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팍팍한 현실 속에서 관계의 해법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지금이야말로사랑할시간 #크리스토퍼화이트 #가톨릭 #프란치스코교황 #레오14세 #콘클라베 #바티칸 #북리뷰 #서평 #신간도서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11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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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대의 교황의 역할은 뭘까? 아주 상징적인 역할이라고는 하지만, 신앙인이 아니라면 그의 역할이나 의미가 쉽게 와닿지 않는다. 최근 영화 콘클라베가 흥행을 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고 새 교황이 뽑혔다. 이목이 집중된 것이 영화 때문만은 아니다. ‘진보적‘인 행보를 보이던 프란치스코 교황 다음의 교황의 정체성, 신념에 따라 교회가 가톨릭 전통을 수호할지, 변화시킬지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바티칸 특파원이자 프란치스코 교황과 20개국 이상을 동행한 크리스토퍼의 기록이다. 저자는 레오 14세의 선출을 가톨릭교회의 전환점으로 바라보며 레오14세가 교황으로 선출된 배경과 앞으로의 행보를 예측하기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둘러싼 쟁점들을 분석하고, 레오 14세의 유년시절을 자세히 기록해놓았다. 1962년 열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야기부터 천천히 책을 따라가다보면, 가톨릭 교회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그 긴장감과 중요성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되었던 때와 60년 전의 교황선거를 대치해놓는 구도가, 프란치스코-레오14세로 넘어가는 현 시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가톨릭 전통의 수호와 변화, 진보와 보수로 쉽게 나눌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더욱이 책을 덮을 때쯤, 이러한 이분법적 구분이 환대와 사랑 앞에서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천주교 신자는 물론, 영화 콘클라베를 재미있게 보았던 사람들, 국제정세에 관심있는 사람들, 그리고 우리가 어지러운 세상을 어떤 마음으로 이겨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한겨레출판의 서포터즈, 하니포터 11기로 선발되어 책을 무상으로 제공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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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고 하니, 나만의 시상식 후보들을 꼽을 때가 되었다. 친구와 만난 자리에서 올해의 영화 중 추천해줄만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최근 개봉한 작품들 사이에 비교적 연초에 보았던 '콘클라베'를 끼워넣었다. 영화에 대한 관심과 함께 실제로 이 의식이 이루어지게 되면서 현실과 영화 사이의 간극에 대한 증언에도 불구하고 꽤나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특유의 엄숙하고 아름다운 영상도 괜찮았고. 비종교인에게도 이례적으로 종교 안의 일에 큰 관심을 갖게 된 해였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사랑할 시간'에 그 관심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다른 추천 영화는 사람과 고기, 국보, 여행과 나날) '지금이야말로 사랑할 시간'은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그 뒤를 이은 레오 14세에 대해 설명하며 분열의 시대에 교회가 어떤 문제들을 끌어안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하는지 알리고 있다. 가톨릭의 영향이 미치는 모든 곳이 전세계와 다름 없기 때문에 단순히 종교의 문제로 치부될 것은 아니지만 비종교인의 입장에서는 사실 그리 큰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건너다 보듯 하는 거리감이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더 이해하게 되는 부분도 있고 이 역시 사람의 일이기 때문에 흥미와 재미를 느끼게 되는 요소들도 있었다. 예를들면 '콘클라베'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빠른 결정을 유도하기 위해 빵과 물 그리고 와인만을 제공했다(78)는 내용에서 그 와중에 와인을 챙긴 것이 양인들 답구나 싶어 재밌었다. 빨리빨리의 민족에게 1006일을 넘어서는 미결 상황이 생겼다면-생길리가 없겠지만- 밥과 물 그리고 간장만이 제공됐을 것이다. 흥미를 느낀 부분은 동성애와 이혼, 여성의 사제 서품에 관한 변화가 아직도 진행중이라는 보수적인 면면이었다. 이 더딘 변화에 과감한 행보를 보인 것이 "제가 감히 어떻게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Who am I to judge?)21" 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대답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리는 변하지 않고 다만 더 열린 태도로 환영할 것(198)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는 것은 아이러니했다. 이 문제들에 대해서 외부인의 시선으로도 정해진 미래처럼 보이는데 특히 LGBTQ과 관련된 입장이나 여성의 사제 서품 허용은 투표권 같은 문제처럼 결국은 풀려나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세상의 절반을 구성하는 신도를 일부라도 잃을 가능성에 대해 고려해야 하기 때문일이다. 마찬가지로 '교회와 사회가 변했고 과거처럼 문화를 통해 신앙이 전승되지 않으므로, 오늘날의 사회에 맞는 교회를 통해 사람들이 그리스도와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와 방식을 제공해야 한다고(53)' 이 지점에서 현대 종교들이 가지고 있는 위기를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와 비슷한 어쩌면 이보다 더 심각한 절벽 앞에 불교가 놓여 있다. 절을 찾아야하는 거리적 부담, 가족의 핏줄로 이어지지도, 사회 공동체 안에서 어리고 새로운 신자를 얻기 위한 장치도 부족한 이 종교는 과거 세대의 믿음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의 틀을 깨고 근래의 '힙한 불교'에 대한 여유롭고 파격적인 마케팅이 젊은 세대에게 소비되기 위한 장치로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이리라. 이게 불교가 선택한 '새로운 기회와 방식'으로 보인다. 비단 이것이 불교만의 위기가 아니라면 지금 시대에 있어 종교가 과거에 비해 어떤 의미와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새 교황 레오 14세에 대한 이야기에 '미국'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크게 들어가 있는데 그 키워드의 강렬함을 지우려고 시도한 모든 사례들이 오히려 더 진하고 선명하게 크기를 키우는 듯 했다. 영어를 사용할 것인가(144) 같은 사사로운 것에 의미를 두는 것조차 만약 한국인 등 오히려 다른 출신이었다면 그런 의미에서의 관심을 두는 일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미국이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위협으로 느끼고 있는 지점이 있기 때문에 더 주의깊게 바라본 것이 아닐까. 이쪽의 입장에서 본다면 폴란드, 독일, 아르헨티나로 이어지는 비이탈리아인(135) 교황이나 이탈리아, 미국 출신의 교황 모두 그쪽 판 위에서의 일로 느껴지는 면이 있다. '지금이야말로 사랑할 시간'을 통해 가톨릭 세계를 살짝 엿볼 수 있었다. 전혀 모르던 세계에 대한 접근이기 때문에 깊이 있는 이해나 공감은 어려웠지만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소설과 영화로 '콘클라베'를 접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면 '지금이야말로 사랑할 시간'까지 이어지는 연결이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게시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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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가장 비밀스러운 선거가 있다.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다.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문은 굳게 닫히고, 결과는 하얀 연기가 피어오를 때까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다. 바티칸 특파원인 저자는 이 폐쇄적인 선거 과정을 비교적 차분한 시선으로 기록한다. 책을 읽는 동안 2025년, 바티칸 역사상 최초의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가 선출되었다는 뉴스가 전해졌던 날의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저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그의 재임 기간과 그가 남긴 흔적을 따라가며, 교회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 왔는지를 돌아본다. 개혁과 포용의 상징으로 언급되던 프란치스코의 죽음 이후, 교회는 그 노선을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전통으로 돌아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당면하게 된다.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교황 선출을 종교적 신비로만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다. 콘클라베는 엄격한 의식인 동시에 현실적인 선택의 과정이다. 저자는 바티칸 내부의 분위기와 교회가 처한 외부 환경과 함께 교황 선출이 어떤 시대적 요구 속에서 이루어졌는지를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교회 역시 분열과 갈등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세상은 점점 더 갈라지고 있다. 정치적 극단화, 사회적 갈등, 서로에 대한 불신은 종교의 영역 밖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저자는 이런 흐름 속에서 교회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레오 14세는 교황 즉위 미사에서 "지금이야말로 사랑할 시간"이라고 말한다. 그가 말한 사랑은 감정적이거나 낭만적인 것이 아니다. 지금 시대에 가장 중요한 인간의 감정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정치적·사회적 혼란으로 얼룩진 시대 속에서 사람들은 종종 상징적인 인물을 기다린다. 이 책을 읽으며 레오 14세에게 쏠린 기대감을 느끼게 된다. 그의 선택과 행보가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 책 역시 그 이후를 예측하지 않는다. 다만 분열의 시대에 ‘사랑’이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하게 된 이유를 조용히 보여준다. 그에 대한 해석은 각자의 몫이다. #지금이야말로사랑할시간 #한겨레출판 #도서제공 #도서리뷰 #서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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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콘클라베’를 보고 생긴 호기심에, 읽기 시작한 책, ‘지금이야말로 사랑할 시간’. 잘 몰랐던 세계를 들여다볼수록, 교황이라는 자리에서 오는 무게감이 어느 정도일지 상상하게 되었다. 아마도 내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의 엄청난 무게감이겠지.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인 태도 중 일부에 물음표를 던지다가도, 거기까지 나아가는 데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내린 결단일까 싶어졌다. 종교가 가진 보수성을 깬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테니까. 그렇게 복잡한 생각을 품고 책을 다 읽고 방종우 교수의 ‘옮긴이의 말’을 읽는데, 내가 또 좁은 시야로 이야기를 판단하고 있었구나 깨달았다. ‘세상의 진보와 보수라는 기준’으로 교회를 바라보고, 교황의 선택이 어느 쪽인지 평가하려고 했다. 그 기준에 의하면, 하느님의 계명과 교회의 가르침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교회는 보수적이나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며 소외된 이들을 돌보는 데는 진보적이다. 하지만 가톨릭교회 안에 보수와 진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무엇이 정의로운 것인지 정의롭지 않은 것인지, 무엇이 선한 것인지 아닌지에 집중할 뿐. 이걸 먼저 읽고 책을 읽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었을텐데 아쉽기도 했다. 그런 아쉬움은 뒤로 하고, 이제는 새로운 교황 레오 14세의 행보에 좀 더 관심을 가져볼까 한다. “형제자매 여러분, 지금이야말로 사랑할 시간입니다!”라는 말로 즉위 미사에서의 강론을 마무리한 교황은, 가톨릭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그리고 이 변화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책을 읽기 전과는 다르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싶다. * 하니포터 11기 활동으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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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종교, 그것도 기독교계에 대한 인식은 크게 둘로 갈린다. 희한할 만큼 익숙한 세계관이든지, 사회악에 준하는 이익집단이든지. 와중에도 가톨릭은 이 극동아시아나 저 멀리 발원지인 동네에서나 비교적 조용한 이미지를 점유하고 있지 않은가. 비교적 점잖고 온화한 태도나, 교황 중심의 일관성이라든지. 오래 살아남은 집단이 으레 그러하듯이 따지고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는 건 의외로 가까이서, 오래 봐야 알 수 있다. 과거에는 곧 신의 뜻이었고, 이제는 회의와 검증의 칼날 위에 선 교리가 연일 쇄신과 고수의 생사기로에 놓인 때에 교황이 죽었다. '우리에겐 교황이 없습니다'. 그러니 콘클라베가 단순한 종교적 행사가 아닌 나날이 더해가는 위기에 가톨릭 교회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말 그대로 생사여부에 결부된 일종의 '사건'이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p.31 "교회가 스스로 밖으로 나아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을 때, 교회는 자기 참조적이 되고 병들게 됩니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동료 추기경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교회 제도 안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악의 뿌리는 바로 자기 참조성과 일종의 신학적 자아도취에 있습니다." p.71 교황 재위 말기,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 커플 축복에 대한 결정이 불러일으킨 파장에 관해 질문을 받았다. 자신의 교회관에 비판적인 이들의 생각을 잘 알고 있던 그는 그들의 반발을 소수이지만 지나치게 완강한 집단의 문제라고 여겼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그들을 내버려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미래를 바라봐야 합니다." 교회는 결국 죽을 것인가? 상징을 넘어 구심점과 정체성 그 자체일 '교황'은 죽었는가? 가장 보수적인 집단을 이끄는 '진보적 리더'가 부재한 상황에 콘클라베가, 바티칸을 바라보는 신도들은 물어야 했다. "시스티나 성당 천장 아래에 앉아 있는 추기경들이 선종한 교황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지혜로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71)?" 결국, 무엇을 믿고 따르게 될 것인가? 그 모든 회의에도, 신도가 존재하는 한 교황은 가톨릭 신앙을 표방하는 국가와 신도 개개인에 충분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강력한 존재다. 흔들리는 믿음의 시대에 여전히 오래된 믿음을 말하는, 살아있는 신성의 증인. "Habemus papam!" 신도는 환호했고, 교황은 평화를 말했다. p.101 콘클라베에 앞서 역시 공개적으로 논의된 문제는 교회를 하나로 묶어주기 위해 필요한 친교를 명확히 하는 동시에, 자유를 허용할 수 있는 여지를 어떻게 남겨 둘지에 대한 것이었다. (...) '일치'를 중시하는 진영과 '다양성'을 강조하는 진영 사이의 균열이 드러남에 따라, 교회를 이끌어가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한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p.134 레오 13세는 급변하는 사회를 틈타 세상을 재편하려는 여러 세력들을 바라보며, 이러한 혁명이 대중에게 초래한 고통을 교회가 증언해야 한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한 세기가 흐른 뒤 또 다른 교황이 이러한 역할을 이어받기로 결심했다. 이 역할을 맡은 이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카고 남부 출신의 69세 남성이었다 신의 이름으로 자행된 침탈, 보편가치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기천년 묵은 종교는 누군가에게 여전히 살아 숨쉬는 세계관이자 가치이며, 모든 논리에 앞서는 믿음이자 "말씀"이다. 새로운 교황은 사랑이 남아있느냐 묻는 세계에 외쳤다. 지금이야말로 사랑할 시간이라고. 그 사랑이 정말 사랑이겠느냐는 물음에 믿는 사람은 말한다. 그렇게 믿는다고. 안으로부터 열려야만 하는 문이 있다. 교회 또한 그렇다. 믿음과 사랑을 깨부수지 않고도 우리, 다양한 세계가 공존할 수 있을까. 여전히 의문이다. 무신론자인 나는 신은 믿지 않아도 저자와 같이 달라지고 나아가려는 교황과 그의 어린양들이 지닌 가능성만은 믿는다. 함께 살아가는 길에 보다 크고 넓은 '사랑'이, 베풀지 않아도 넘쳐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이에 새로운 교황의 탄생을 기꺼이 축하하리라. Habes papam. p.216 "형제자매 여러분, 지금이야말로 사랑할 시간입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렇게 강론을 마무리했다. "복음의 핵심은 우리를 형제자매로 만드는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p.228 어떻게 지금 시대에도 신앙이 유지되고 있는가? 이는 설사 역사적 과오가 있었을지라도 그것이 신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교회 역시 과거를 들여다보고 반성하며, 보다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선을 실행할 것인지, 하느님의 계명을 어떻게 성실히 따르고 실현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교황이 있다. *도서제공: 한겨레출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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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콘클라베>를 매우 흥미롭게 보았던지라 이 책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제목이 마음에 쏘옥 들어서 읽게 된 것이기도 한데, 책 제목인 '지금이야말로 사랑할 시간'은 레오 14세의 교황 즉위 미사에서 울려퍼진 "형제자매 여러분, 지금이야말로 사랑할 시간입니다(Brothers and sisters, this is the hour for love)!"에서 나온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크리스토퍼 화이트는 바티칸 전문 기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20개국 이상을 동행하며 교황을 지켜봐 온 사람이다. 그런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콘클라베는 어떤 모습일까? 저자는 레오 14세가 교황이 된 순간을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시대적 상황의 응답으로서 보여주고 있다. 콘클라베는 지극히 종교적인 것이지만 시대적 요청을 놓치지 않는다. 콘클라베가 단순히 종교의 최고 권력자를 뽑는 자리가 아니라 지금 카톨릭교회에 가장 필요한 목소리를 선택하는 시간이었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영화 <콘클라베>를 보며 외부와 차단된 채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교황 선출의 과정이 너무 고생스러워 보였는데, 놀랍게도 이번 콘클라베는 단 이틀만에 새 교황을 탄생시켰다. 참고로 역사상 가장 오래 걸린 콘클라베는 무려 2년 9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선거가 2년을 넘어가자 시민들이 참지 못하고 추기경들을 궁에 가두었는데 그러고도 결론이 나지 않자 궁전의 지붕을 철거해버리는 바람에 추기경들이 햇볕과 비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회의를 계속하게 만들었다는 일화에서는 저항없이 웃음이 터져버렸다(웃어서 죄송한데 상상할수록 너무 웃기다고요ㅠ). 레오 14세의 탄생은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등장이 지녔던 시대적 의미와 그 이후 어떤 행보를 걸어왔는지를 함께 살펴볼 때 비로소 선명해진다. 그래서 이 책의 상당 부분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할애되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과 존경을 받아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화들을 엿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무척 좋았다. 비록 종교는 없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종교인의 상에 가까운 인물이다. 책 속에 묘사된 레오 14세의 성향을 따라가다 보면, 그 역시 프란치스코 교황 못지않게 매력적인 교황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된다. 놀랍게도(?) 이 책은 기대이상으로 흥미진진했다. 저자가 기자라는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신앙적 수사가 아닌, 사실과 맥락을 짚어내는 시선 덕분에 종교가 없는 나에게도 이 책은 부담 없이 다가왔다. 극히 보수적 영역으로 여겨지는 종교도 시대의 흐름과 요구를 외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 이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 닫힌 문 안에서 결정된 콘클라베의 결과는 결국 세상을 향해 열린 질문으로 남는다. 레오 14세의 선언처럼 지금이야말로 사랑할 시간이다. * 하니포터 11기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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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교인은 아니지만 콘클라베를 다룬 영화와 책을 접하면서 교황이라는 존재는 종교 지도자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 질서와 교회의 방향을 규정하는 핵심 축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교황 선거는 늘 열리는 것이 아니기에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되지만 2025년에 열린 콘클라베가 특히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개혁의 방향을 계승할 것인가, 아니면 이전으로 되돌릴 것인가의 선택이 걸려 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은 콘클라베의 구조를 설명하기에 앞서, 먼저 제266대 교황 프란치스코에 대한 내용에 대해 먼저 다룬다. 인물소개에 집중하기보단 지금 열릴 콘클라베가 왜 중요한 지점에 놓여 있는지에 대한 필수적인 설명의 일부다. 이후 콘클라베의 절차, 그리고 레오 14세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다소 뒤섞여 보이는 전개는 사실상 교황제도의 기능이 어떻게 변모해왔는가를 보여주는 흐름이다. 프란치스코는 교회의 부패와 경직된 구조를 근본적인 문제로 진단했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의 표현대로 오늘의 교회는 자기 기준만을 강화하는 자기창조적 영성, 성직주의적 태도 속에서 본래의 사명을 잃고 있다고 했다. 그렇기에 그가 강조한 것은 명확했다. ‘교회는 교리를 지키되 제도적 중심에서 벗어나 가장 약한 이들의 곁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가 말한 ‘안락함의 문화’에 대한 비판은 바로 이 지점에서 나온다. 교회가 자기 보존에 몰두하는 동안, 세상의 울부짖음이 들리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교회의 이단아라고 불렸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은 교리 자체를 뒤엎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성윤리 중심의 의제만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아온 교회의 오랜 관성을 비판하고, 인간 존엄성, 사회적 불평등, 현대적 폭력과 파괴라는 더 넓은 문제들 속에서 복음이 어떻게 작용해야 하는지를 재정립하고자 했다. 이는 사목신학이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사람의 자리에서 복음을 이해하는 감각”을 회복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이러한 개혁은 필연적으로 반발을 불러왔다. 기존의 설교 방식과 행정 운영에 익숙한 전통주의자들은 프란치스코의 접근을 교리를 약화시키는 태도로 보았다. 반면, 다른 이들은 이를 복음의 원래 정신을 회복하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그는 고독한 개혁자처럼 행동했고 권위를 낮추는 방식의 리더십은 바티칸이라는 관료적 기관 전체에 충격을 주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뒤, 바로 떠오른 질문은 이거였다. “그의 비전을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반대로 교회를 다시 전통적 중심으로 회귀 시킬 것인가.” 지금의 교회는 일치를 중시하는 진영, 다양성을 강조하는 진영 사이에서 균열이 커지고 있으며 이를 통합한 리더십이 절실하다. 지금의 콘클라베에서 선택해야 하는 것은 한 사람의 지도자 뿐만 아니라 어떤 교회를 만들 것인가라는 미래의 방향성이었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다양한 세력이 권력과 영향력을 재편하려는 지금, 교회는 그 변화로 인해 발생한 고통과 불안을 어떻게 대면할 지에도 관여해야 한다. 현대의 위기 앞에서 교회는 어떤 윤리적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해보아야 할 때다라고 말한다. 그 긴장 속에서 “일 파파 아메리카노!” 라는 외침과 함께 레오 14세가 선출되었다. 그는 늘 대중의 시선 밖에서 움직였지만, 지금은 세계의 중심에 서 있다. 교회 내부의 오랜 분열을 봉합할 수 있는 인물일까 라는 의문따라붙는다. 그의 리더십은 ‘봉사’를 중심에 두고 있으며,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소외되는 이들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고민해온 흔적이 논문 곳곳에 남아 있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흔들림 없는 신앙을 바탕으로, 복음이 불안정한 시대에 필요한 평화를 가져오길 기도하는 이이기도 하다. 이제 그의 이야기는 시작에 불과하며, 어떤 시선이든 그에 대한 반대와 기대가 함께 따라올 수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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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말로 사랑할 시간>, 크리스토퍼 화이트 올해 초, 영화 <콘클라베>를 재밌게 봤기에 기대감을 가진 채 책을 펼쳤다. 바티칸 특파원이 직접 기록한 이야기라 마치 바티칸 일대일 투어를 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중간 중간 영화도 생각나 더욱 몰입한 채로 읽었다. 1부는 지난 교황인 프란치스코의 이야기이다. 존경을 많이 받았던 교황. 이렇게만 알던 프란치스코가 가장 논쟁이 많았던 교황이기도 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프란치스코가 어떤 교황이었는지, 왜 논쟁이 많을 수밖에 없었는지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비종교인이고, 종교에 그닥 관심이 많지 않기 때문에 교회관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생각보다 교회관은 다양하고 복잡했다. 그동안 가톨릭을 단순하게만 알고 있었던 거 같다. 프란치스코가 지녔던 교회관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절대 단순할 수 없는 내용들이었다. 교회는 꽉 막혀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는데, 또 그렇지는 않았다. 열린교회닫힘... 이라는 말이 왜 생겨났는지 ㅎㅎ 2부는 콘클라베가 무엇인지, 3부는 레오 교황의 등장 배경과 그의 방향성에 대한 내용이다. 바티칸 특파원의 시선으로 보는 콘클라베는 더욱 흥미로웠다. 전문가의 시선을 빌려 보다 깊게 탐구할 수 있었던 시간.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내내 재밌게 읽었다. 희망을 예견하고 이를 전하는 마무리도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