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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 존재하거나 존재했던 동물(예를 들어, 뱀, 천산갑, 공룡 같은 것들)이 괴물이 되기도 하고, 상상의 존재(이를테면, 용, 미토타우로스, 그렌델, 리바이어던 같은 것들)가 괴물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존재하거나 존재했던 동물들도 그 존재 자체만으로 괴물이 되지 못한다. 그것들이 괴물이 되기 위해서는 인간의 상상력이 보태져야 한다.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존재들은 말할 것도 없다.
나탈리 로런스의 《매혹의 괴물들》은 작년에 읽은 이산화의 《근대 괴물 사기극》과 비교할 수밖에 없다.
비교하자면 이렇다. 이산화의 《근대 괴물 사기극》가 근대 이후에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들을 하나하나 목록을 만들어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 반해(https://blog.naver.com/kwansooko/223887374617), 나탈리 로런스의 괴물 이야기는 괴물을 유형화했다. 이산화의 《근대 괴물 사기극》이 인문적이지만, 또 어떤 면에서는 과학 교양 도서에 속한다고 한다면, 나탈리 로런스의 《매혹의 괴물들》은 역사적이고, 신화적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산화의 《근대 괴물 사기극》은 오롯이 가짜 존재인 괴물을 만들어낸 인간의 어리석음 내지는 기괴성을 비판하고, 현대에도 끝내 퇴치하지 못한 괴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반해, 나탈리 로런스의 괴물 이야기는 괴물을 만들어낸 인간의 상상력에 대해 부정과 긍정이 섞여 있다. 사실은 이 부정과 긍정을 구분해 내는 것이 이 책 읽기에서 가장 중요한 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나탈리 로런스가 괴물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거기에 편견이 담겨 있어서다. 동물에 대한 무지에 기초한 편견, 여성에 대한 편견, 소수자에 대한 편견, 인종에 대한 편견 등등이 괴물을 만들어내고, 그 괴물을 무찌르는 것을 사명으로 삼게 되었다. 어찌 되었든 괴물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니(존재하더라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는 얘기는 이미 했다), 그것은 가짜다. 그런 괴물을 만들어낸 편견은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그런 괴물을 상상해낸 인간이 그 괴물에 파괴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기도 한다(“인간은 온갖 괴물을 상상해 왔으나 결국은 자신의 괴물성이 인간을 집어삼길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나탈리 로런스는 350쪽에 이르는 본문의 거의 대부분을 앞에서와 같은 기조를 이어갔다(맨 처음의 인류 조상이 남긴 동굴 벽화는 아니고). 그런데, 마지막 부분에 와서 갑자기 기조를 전환한다(그렇지 않았다면 이 책 제목을 <매혹의 괴물들>이라고 짓지는 못했을 것이긴 하다. 아무리 우리말 제목이더라도). 괴물을 상상해 낸 것은 인간의 창의력이고, 그런 상상력이 현대에 와서는 메말라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드려내는 것이다. 인간이 세상, 즉 자연과 맺는 관계에서 괴물은 불완전한 존재로서 스스로를 인식하는 존재라는 얘기도 한다. 그러면서 마지막 말은 우리 안의 괴물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길'을 찾자고 한다.
조금은 혼란스러운데, 다시 앞에서 한 괴물들 얘기로 돌아가 보면 그런 뉘앙스가 없지는 않았음을 깨닫는다. 결국은 왜 인간이 괴물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는 지에 대한 이야기이니, 어쩔 수 없이 인간성에 대한 통찰로 나아가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인간이 지나온 길을 모조리 부정할 수 없다면, 받아들여야 한다면, 괴물의 긍정성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과거의 인류가 자신의 어둠을 자꾸 자연에 투사해 왔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다만 거기에 담긴 바람직하지 못한 편견을 제거할 수만 있다면... 그러나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괴물을 아주 지워 버릴 수는 없다. 괴물은 인류의 가혹한 진실이며 어디로든 가지 않는다. 괴물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걸어 잠가도 바깥에 남겨진 존재들은 악몽이 침투하듯 난폭하게 밀고 들어온다.” (194~195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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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동물, 자연을 주제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연구자인 #나탈리로런스 의 #매혹의괴물들 , 이미 이 소개만으로도 괴물덕후인 나에게는 너무 유혹적이였다. 이 작가가 풀어주는 괴물이야기는 무엇일까? 로 시작한 독서는... 내 예상을 많이 벗어나 확장되고 깊어지는 내용에 깜짝 놀랐다.
‘괴물’이란 존재를 인간은 어떻게 만들어 내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인간이란 “이야기하는 동물”의 특성으로 시작한다. 꿈과 신화, 동화와 경전 속의 우화 등이 단순한 산물이 아니고 사회적 동물로서 인류는 필연적으로 상상의 존재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_사회를 이루고 살 수밖에 없는 영장류인 인류가 공유하는 신화는 공동의 가치를 발현하고 구축한다. 따라서 이야기 속 괴물들은 인간 사회가 집단적으로 거부하고 두려워하는 것의 상징이다. 공동의 적만큼 사람들을 결속하는 것은 없다._p22
선사 시대부터 종교가 지배하던 시대, 인간중심을 이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괴물의 역사를 보다보면, 뱀도 상어도 바다코끼리도 천산갑도 ... 모두 괴물로 취급당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배경에는 시대적 문화적 등등 많은 이유가 있었겠지만, 낯설고 뭔가 이상하게 생기고 파괴속성이 있을 것 같이 보이면 전부 그렇게 취급했던 것 같다.
예술가들은 때로는 괴물에 자신을 투영해서 작품으로 그려내기도 했었고 작가들은 다양한 측면으로 상상 속 산물들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최근 새롭게 해석된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이 영화로 주목을 받으면서 다시 괴물(?)의 정의에 대하여 사람들이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를 주기도 했었다. “우리는 반쯤 완성되었을 뿐, 다듬어지지 않은 동물이다.” 는 메리 셸리의 말처럼, 괴물은 인류의 일부분으로 생명을 갖게 된 존재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런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지는데, 어느 것 하나도 인간의 심리와 뚝 떨어져 있지 않은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연 속에 그냥 그대로 존재하는 생명들도 어떻게 해석하고 다뤄지느냐에 따라 공포가 되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작품들과 역사, 학문을 통해 괴물에 대하여 설명을 해주던 저자는, 마지막에는 #인류세 에 접어든 인간의 파괴적 능력을 꼬집고 있었다.... 또하나의 괴물이 인류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지구의 파괴자라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인류를 괴물이라는 생각까지는 못 해봐서 얼마나 충격이였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부정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간이 괴물이라고 취급해왔던 그 어떤 상상 속 혹은 현실 속 존재보다도 무서운 기술들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매혹적인 괴물들의 이야기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 회복을 위해 그 어느때보다 괴물을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마무리 하고 있었다. 과거의 인류가 자신의 어둠을 자꾸만 자연에 투사하여 파괴해온 역사를 살피고 인정하고,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우리 안의 괴물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있었다.
인류 문화의 하나로 깊이 파헤친 괴물들은 더 이상 낯설지 않았다. 하나의 인문학, 심리학, 인류사... 문학... 등 모든 면에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_피카소는 집어삼키고자 하는 에너지로 충만한 사람이었다. “약간은 흡혈귀처럼” 주변 사람들로부터 날 것의 감정을 끌어내고 싶어 했다. 또 주변 여성들의 삶을 파괴한 것으로도 악명이 높다.... 그러나 피카소는 자신이 그린 처량한 미노타우로스처럼 “불행과 비극의 희생양”이었다고 리처드슨은 지적한다. 피카소가 만든 여러 미노타우로스는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는 거울의 방이었다._p109
_새로운 고질라 시리즈는 단순한 괴물 영화같이 보인다. 그러나 생태 위기의 시대에 괴물 구원자를 상상하는 것은 도피이자 면죄부를 구하는 일이다. 우리가 세상에 괴물을 풀어놓았으나 다른 괴물이 우리를 구원한다는 환상은 큰 위로가 된다._p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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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괴물에 대한 이야기에 흥미가 많았다. 시선을 사로잡는 특이한 생김새와 특징들은 내 호기심에 불을 지폈다. 그리스로마신화의 여러 특이한 존재들부터 시작해 프랑켄슈타인, 킹콩, 여러 범죄자와 살인자들••• 괴물들 덕에 난 이야기에 중독되기 시작했다. 더구나 요즘엔 여러 SF, 기후위기, 환경재난 관련 설정들의 인기로 여러 매체 속에서 그들의 존재가 자주 등장하며 괴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실감할 수 있다. “그들은 저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온 징후이다” 그렇다면 괴물이란 전확히 무엇인가. 괴물을 괴물이라 정의하는 것은 인간이다. 우리는 부자연스럽고 비정상적인 존재를 보는 즉시 그것은 괴물이라 정의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괴물은 인간의 내면이 드러난 결과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괴물은 인간의 어떤 모습을 드러내고 있을까, 그것이 이 책의 주제이다. “괴물은 우리가 싫어하는 자신의 모습으로부터 만들어졌다” 이 책은 괴물을 세 부류로 나눈다. 천지창조의 괴물, 자연의 괴물, 지혜의 괴물, 각 파트에서 여러 괴물과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괴물에 대한 저자의 해석을 들려준다. 그 관점이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괴물의 탄생부터 시작해 현재의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까지를 아우르는 책! 이 리뷰는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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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동화책 소설책 영화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접하던 괴물들의 모습들. 갖가지의 모습과 능력을 가진 괴물들은 두려움과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한다. 시대와 배경에 따라 변하는 괴물들의 모습들은 인간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경계했는지 보여준다. 깊이 생각해본적 없는 괴물이란 존재의 이야기는 읽을수록 재밌었다. 단순한 흥미거리를 위한 존재가 아니라는점. 괴물의 모습 속엔 우리에게 익숙한것들에서 비롯된 낮선 조합의 결정체라는점. 괴물들에겐 저마다의 약점도 있다. 어쩌면 그게 인간이 바라는 괴물의 존재 이유였을지도 모르겠다. # 괴물 monster이라는 말도 괴물에게 무언가를 드러내는 특성이 있음을 암시한다. 이 단어는 라틴어 몬스트라레(보여 주다) monstrare 혹은 모네레(경고하다)monere가 어원이다. # 1970년대 독일계 유대인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우리 모두에게 내재된 삶과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열정적인 사랑"을 의미하는 말로 "바이오필리아'를 만들었 다. 인간은 다른 생명체에 대한 호기심을 타고났다. 우리는 다른 존재에 끌리고 그들을 이해하고 싶어 한다. # 인류는 언제나 자신을 다른 존재들로부터 구분하려 했다. 그래서 인간이 신의 모습을 본따 빚어졌다는 신화를 만들었다. 기독교의 창조 신화는 인간에게 선물로 주어진 세계를 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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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괴물들> Enchanted Creatures 나탈리 노런스 지음, 이다희 옮김, 푸른숲, 2025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에 '괴수 대백과'라는 책이 유행했었다. 그 책에는 온갖 기괴하고 징그러운 괴물의 일러스트와 함께 괴물의 특징이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괴물의 모습이 꿈에 나올 정도로 무서워 하면서도 읽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인간과는 너무도 다른 신비한 생명체에 대한 호기심과 경이에 완전히 마음을 빼앗겨 버렸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무시무시한 괴물을 두려워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매혹되는 근본적인 이유를 탐험한다. 괴물이라 하여 자칫 가볍고 음산한 도시 괴담을 기대할 수 있겠으나, 몬스터를 상징하는 형광 초록 바탕의 강렬한 책표지를 열면 저 머나먼 과거로부터 괴물에 대한 진지한 역사적 고찰이 시작된다. 고대 동굴 벽화에 그림으로 등장하는 거대하고 힘있는 동물 이야기에서 출발하여 다양한 연구 자료를 언급하며 현대에 이르기까지 괴물의 변천사를 들여다보는 과정 자체도 흥미진진 하고 괴물의 모든 것을 전부 알아내고 말리라는 굳은 의지와 집요함으로 괴물의 실체를 파헤치고 그것이 신화, 문학 작품, 영화등 예술 사회 문화 전반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풍부한 사례를 들어 괴물이 갖는 의의와 의미를 기술한 내용도 아주 재미있다. 크고 무서운 미지의 존재는 원초적 공포를 불러일으키지만 한편으로 그의 강력한 힘을 내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면 그것만큼 든든한 것은 없다. 혹은 그를 대적하고 물리칠 능력이 나에게 있다면 천하를 다 얻은 듯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도덕과 규율로 무장하고 문명인을 자처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야성이 들끓고 있는 한마리 짐승이기도 하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억눌려 온 본능과 자유에의 갈망을 괴물에 투영시켜 대리 만족을 얻을 뿐만 아니라, 괴물은 인간의 추악하고 어두운 면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 잘난체를 하며 우월감을 느끼지만 사실 도시에서 한발짝만 밖으로 나가도 자연 한 가운데 홀로 서 있는 인간이란 먼지처럼 작고 약한 존재일 뿐이다. 대자연 속 인간의 위치에 대한 실존적 자각은 인간을 훨씬 더 겸손하게 만든다. 인간이 자만심에 빠져 무분별한 파괴를 일삼으며 괴물이 되어갈 때 뒷통수를 후려치며 정신 차리라고 경고해주는 진짜 괴물의 존재는 그래서 소중하다. #매혹의괴물들 #나탈리노런스 #푸른숲 @prunsoop #enchantedcreatures #natalielawre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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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장르 소설을 좋아한다. 괴물이나 좀비가 나오는 것도 좋아하는 데, 한 때 게임에 빠져있었던 시절의 영향이 아닐까 한다. 처음에 표지만 보고는 한국괴물사전처럼 괴물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는 책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전혀 달랐다. 이 책은 괴물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거나, 전설을 풀어내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고전에서부터 신화와 뿐 아니라 미술과 영화 현대의 괴담에 이르기까 지 그 폭이 넓다. 아담과 이브의 창세기 이야기에서의 뱀을 통해 메두사까지 이어지고, 현대의 영화에까지 닿는다. 히드라나 세이렌처럼 이름은 알고 있고 대강의 서사도 알고 있으나, 그 보다 한 발 더 나아가지 못해 답답했던 부분을 이 책이 모두 해소해 준다. (물론 언급되는 내용들에 대해 간단히 사진이나 삽화가 없어서 읽다가 찾아봐야 해서 중간중간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검색을 해야 했다.) 사람마다 공포를 느끼는 요소가 다르겠지만, 이 책에서 언급된 내용중 하나는 있지 않을까? 겨울밤 무서운 이야기는 긴긴밤을 지루하지 않게 해 준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괴물이야기에 어느 순간 푹 빠져서 해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오늘 밤에는 괴물 꿈을 꿀지도 모르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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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단 이벤트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괴물에 대한 공포를 느껴 본 적이 있는가? 진정한 공포 말이다. 이성은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아무것도 없다고 하지만 심장이 갑자기 두근두근하고 뒷목에 솜털이 곤두서는 공포. 아마 겪어 봤을 것이다. 적어도 한 번은." 비문학 도서보다는 문학을 훨씬 자주 읽는 편인데도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괴물'이라는 키워드로 동굴 벽화, 신화, 여러 문학 작품에 이르기까지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주는데 한 번도 떠올려본 적 없었던 특별한 통찰들이 책 속에서 반짝인다. 아름다운 그림이 잔뜩 걸려 있는 박물관을 훌륭한 도슨트와 함께 거니는 듯한 기분. 신화와 전설에 대한 배경지식이 약간이라도 있다면 더 재미있게 읽힐 것이고, 지식이 없더라도 저자가 친절하게 설명해주므로 많이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을 듯하다. '깊이 알기'보다는 '산책'에 가까운 책인데도 재미와 유익함을 동시에 잡으려는 저자의 노력이 느껴졌다.흥미로운 화두를 던져주는 문장이 많아 인덱스를 잔뜩 붙여가며 읽었다. 특히 제2장 '혼돈의 용' 부분에 나오는 메소포타미아·바빌로니아 신화에 관한 이야기들을 읽는 게 즐거웠다. 기원전 6세기경 니네베 침탈 때 바빌로니아/스키타이 연합군이 도서관에 불을 질렀지만 메소포타미아의 기록 도구는 점토판이었던 까닭에, 도서관이 천연 가마의 역할을 하면서 대부분의 점토판이 무사히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정리하자면 <매혹의 괴물들>은 '괴물'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진행되긴 하지만, 이리저리 가지를 뻗어나가면서 괴물과 관련된 여러 흥미로운 텍스트를 소개하고, 익숙한 신화에서도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을 날카롭게 짚어주는 매력적인 책이다. 마지막으로 '혼돈'에 관한 이 책의 흥미로운 단락을 인용하면서 리뷰를 마친다. 📖 책 속의 문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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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괴물들』은 우리가 과거에도 만들었고 지금도 지치지 않고 만들고 있는 괴물들이 과연 인류의 어떤 모습을 드러내왔는지 탐구하는 책이다. 먼저 괴물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우리 인류의 모습을 드러낸다고 하는 것일까? 우리는 괴물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안다. 그러나 괴물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왜냐면 괴물은 보는 그것을 보는 사람의 관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도도새나 천산갑(아르마딜로)은 다른 조류들이나 포유류와 비교하여 약간 다른 것을 알고 있지만 어쨌거나 이들을 괴물로 부르진 않는다. 그러나 18세기 사람들은 이들을 괴물로 분류했다. 그 당시 근세 유럽인들의 세계에는 이들을 적절히 분류할 수 있는 체계가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유럽인들의 신학적 세계에서 괴물의 존재는 당연했다. 이 책에서는 구석기 인류가 동굴에 남겨놓은 혼종 생물부터 요즘 영화에 등장하는 프레데터 등을 종합하여 괴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 괴물은 인간인 것과 인간이 아닌 것,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괴물은 곧 우리이다. 이 책이 괴물을 탐구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괴물이라는 것은 결국 우리가 싫어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 애니멀인 인간이 만들어놓은 갖가지 이야기들, 즉 신화와 민담과 동화 속에 등장하는 온갖 괴물들을 살펴보면 결국 괴물은 인간 사회가 집단적으로 거부하고 두려워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가장 위험한 괴물은 인간 동물인 우리의 동물성에서 비롯되는 공격성, 잔인함, 공포, 불안, 슬픔 등 외면하고 싶거나 멀리하고 싶은 본성과 경험의 부분들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괴물을 이해하는 일은 곧 인간을 이해하는 일이다. “ 우리가 만든 괴물의 역사는 우리 자신의 동물적 본성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와 동물적 본성의 필요를 드러낸다. 이 까다로운 관계라는 상처 속에 박힌 파편이 바로 괴물이다. 그렇다면 치유의 열쇠를 가진 것 또한 괴물일지 모른다. ” 또한 괴물은 인간이 자연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이해하도록 돕는다. 서구 문명은 자연의 모든 생명체 위에 군림하는 위계 구조를 만들었다. 이는 그 유명한 그림 ‘존재의 대사슬’에서 확인된다. 인간은 신과 천사 바로 밑에 있고, 그 아래에는 온갖 동물들이 있다. 서구 문명은 아주 오랫동안 인간을 자연과 동물과 분리하려고 노력하였다. 서구의 근대 이후 과학은 자연을 변형하고 통제하고 착취하여 인간생활을 아주 편리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 끝이 있는 법이다. 현재 ‘자연과 인간의 관계가 벼랑 끝’(p32)에 몰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우리가 만든 우리의 분신인 괴물들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연에서 분리된 인간, 영적인 인도자였던 반인반수 모습의 신들을 악마로 퇴출해버리다“ 고대의 뿔 달린 신들은 어두운 그림자가 되었다. 주류 종교가 우리를 자연 세계에서 떼어 놓았지만 두려움과 상상력의 결합은 계속하여 기이한 존재들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이 존재들은 우리가 공포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영적 인도자가 아니었다. 괴물이 도사린 어둠 속으로 유혹하고 혼돈을 일으키는 악한 세력이었다.” 이 책은 괴물들이 가지는 의미를 하나하나 파고들면서 결국 우리의 본성에 대해 알려준다. 우리가 '문명화'라고 '진보'라고 불렀던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아니 억눌러온 동물적 본성은 '괴물'이라는 존재를 통해 점점 드러난다.이 섬세하고 지적인 책은 우리의 본성을 우리의 괴물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우리 인간동물은 자신을 다른 존재들로부터 구분하려 애써왔다. 다른 동물들에 비해 가녀린 몸집을 지닌 인간동물은 변화무쌍한 자연에서 생명체들과 함께 지내다가 언제부턴가 떨어져 나왔다. 인간동물은 논리적 사고와 과학적 이해 능력을 가졌다고 우리는 스스로를 동물과 짐승에서 분리시켰다. 인간동물은 과학과 철학으로 스스로를 이해할 수 있다고 자신해왔다. 그러나 세상은 '물리와 화학 법칙으로 구성된 세계가 아니다.'(p345) 신과 영웅, 괴물과 마법 이야기는 우리의 인간동물의 불안전한 심리적 경험을 들려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괴물들이 가지는 의미를 탐구하며 우리가 마법에 걸린 존재라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인간이 세상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대해서 괴물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다른 민족, 다른 종, 심지어 지형까지 괴물로 만들어 말살해온 야만적인 역사를 인정해야 한다. 인류세 시대에 우리 인간동물은 스스로의 위치를 재고해야 한다. 우리는 위계의 꼭대기에 있지 않다. 우리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른 생명체들처럼 불완전한 존재이다. 우리가 우리 안의 괴물을 받아들이고 이와 불화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동물적 본성을 깨닫는다면, '짐승'과 '동물'이라는 단어에 깃든 부정적 의미가 사라진다면, 우리는 보다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 제공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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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괴물들 - 나탈리 로런스 p.346 신과 영웅, 괴물과 마법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불완전한 심리적 경험이 공유되고 형성된다. 괴물들의 탄생 이야기. ___ 우리가 괴물을 왜 만들게 되었는지, 우리가 왜 괴물을 상상하며 기록에 남겼는지, 괴물들에게 매력을 느끼는 포인트까지. 괴물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과학적이며 역사적이고 철학적인 괴물 탄생 이야기를 볼 수가 있다. 괴물의 탄생에는 우리가 여태 보지 못한 존재를 발견하게 되면서 그 존재에 대해 제대로 된 특징을 알기 전 미지의 존재라는 이유로 괴물로 만들어버리기도 하고, 인간의 숨길 수 없는 여러 본성을 숨기기 위해, 버리기 위해 만들기도 한다. 괴물이 인간의 경험에서 하는 중요한 역할에는 우리가 우리로 살아가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선사 시대부터 지금까지 계속 쭉 새로운 괴물이 탄생하고 있다. 시대는 계속 변하면서 괴물도 그 시대에 맞춰 새로운 특징을 가진 괴물이 만들어 진다는 점에 있어 굉장히 흥미로웠다. 인긴의 본성에 따라 괴물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지만 시대가 발전하면서 괴물의 탄생이 없어지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괴물(?)이 탄생한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___ 우리가 알고 있는 신화 속 존재들의 대한 이야기와 함께 지금은 동물이지만 그 당시엔 괴물 취급 받았던 이야기 등등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괴물들이 나오며 인간의 본질적인 특성? 성격?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괴물 도감이나 백과사전보다 더 나아가 인간의 역사와 함께 괴물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왜 만들었는지에 대해 알아갈 수 있어 재밌게 읽을 수 있었고, 괴물을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고, 괴물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시대별 특징들을 같이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철학이 어쩌니 인간의 본성이 어쩌니 했지만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고 괴물에 대해 가깝게 느낄 수 있어 부담스럽지 않고 재밌게!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___ p.22 이야기 속 괴물들은 인간 사회가 집단적으로 거부하고 두려워하는 것의 상징이다. 공동의 적만큼 사람들을 결속하는 것은 없다. p.23 괴물은 우리가 싫어하는 자신의 모습으로부터 만들어졌다. 공격성 잔인함, 공포, 슬픔, 불안, 버리고 싶거나 멀리 하고 싶은 인간 본성과 경험의 부분들로 이루어졌다. @푸른숲 #매혹의괴물들 #나탈리로런스 #서평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