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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생명이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과정) 해당 글은 배아를 냉동하는 기술의 과학적 발전 과정을 따라가며, 생명의 지속을 향한 인간의 욕망이 어떤 방식으로 기술과 결합해 왔는지를 탐구한다. 생식세포 냉동은 애초에 가축의 품종 개량이라는 실용적 목적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기술이 정교해지고 적용 범위가 확장되면서, 그 대상은 점차 인간에게로 옮겨 간다. 이 지점에서 과학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생명의 연속성을 보존하고 통제하려는 인간의 욕망과 맞물리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기술이 인간의 삶에 깊숙이 개입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생명을 보존하는 수단으로 개발된 기술은 어느새 선택과 판단의 기준이 되며, 사회 전반의 가치 체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기술의 발전 그 자체라기보다, 그 발전에 부여된 새로운 목표다. 저자는 생식세포와 배아 기증, 대리모의 등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법적·윤리적 공방을 짚으며, 기술이 사회의 속도를 앞질러 갈 때 드러나는 균열을 보여준다. 이처럼 변화된 목표를 부여받은 채 사회를 가속하고 있는 기술 앞에서, 우리는 한 번쯤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 기술이 만들어갈 더 나은 사회의 중심에는,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37도만큼의 따스함’이 필연적으로 자리해야 하지 않을까. (얼어붙은 욕망의 서사- 냉동기술이 만든 SF의 상상력) 다음 글 역시 ‘인체냉동보존’ 기술을 주제로, 생명 지속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탐구한다. 저자는 과학소설 속에서 냉동 기술이 다뤄져 온 역사를 차근히 되짚으며, 그 안에 투영된 기술 활용의 목적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생명을 보존하는 수단이었던 기술은 점차 감정과 관계, 나아가 기억까지 붙잡아 두려는 욕망으로 확장된다. 해당 글을 읽으며 ‘인간의 감정을 영원히 보존하려는 욕망’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리고 그 가치는 무엇인지 되묻게 된다. 사실 우리는 그 답을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간의 감정은 과학으로 완전히 붙들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 수많은 SF 소설이 반복해서 보여주었듯 관계와 감정을 영원히 이어가려는 시도는 종종 과도한 집착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이를 쉽게 포기하지 못한 채, 이미 예견된 실패를 되풀이하는 중일까. 결국 그 이유는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이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가능한 선택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얼리면서까지 지키고 싶은 욕망과 달리, 반드시 녹아야만 하는 것들도 있다. 떠날 때가 되어 떠난 생명을 인간적으로 애도하는 시간, 그 과정을 통해 남겨진 이가 상실을 통과하며 상대를 다시 마음속에 자리 잡게 하는 일에는, 냉동된 생명과 평생을 함께하면서는 얻을 수 없는 성장과 깊이가 깃들어 있다. 결국 얼지 못하고 녹아버린 자리, 그 빈자리를 채우는 일은 기술이 아닌 전적으로 우리의 몫인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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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실은 시간이 멈춘 곳이라는 자취계의 격언이 있다. 냉동 식품들 사이에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넣으며 약간의 찝찝함을 느끼지만, 이곳에선 시간이 흐르지 않기에 앞으로 더이상 썩지도 않을 것이라고 믿곤한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의문이 든다. 얼린 음식물 ‘쓰레기’와 언젠가 먹을 생각으로 넣어둔 ‘냉동 식품’ 간의 경계는 어디일까. 사실 무엇으로 포장되어 있는지만 다르지 전부 서서히 부패해가는 유기물들이 아닐까. 실제로 냉동실은 무균지대가 아니다. 세균이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이기에 전문가들은 음식물 쓰레기를 보관하지 말라고들 한다. 하지만 반도 차지 않은 봉투를 매번 내다버릴 수 없는 자취생으로썬,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지퍼백에 이중 밀봉하는 등의 궁여지책을 써서 불쾌감을 덜어낼 수밖에 없다. 이음의 과학잡지 에피! 이번 34호: 프로즌에서는 냉동기술을 시작으로 인간이 통제하고 싶은 ‘온도 너머의 것들’에 대해 탐구한다. “시간을 멈추었다가 다시 가게 하는 유일한 인류의 기술은, 아직까지는 온도를 통해서만 구현 가능하다.” 그렇다. 우리는 음식물 쓰레기를, 세포를, 사람을 냉동하고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을 멈추려 한다. 생명도, 시간도, 더욱 강력한 컴퓨팅 파워까지도 통제하려고 드는 인간의 욕망은 어떤 결과로 이어지고 있을까? ‘터’ 코너의 <손끝으로 더듬는 세계의 틈 - 균열에서 이어지는 관계를 감각하는 일>에서는 인간이 동물에게 어떤 기준과 분류를 갖다대어 그들을 통제하고자 하는지 논한다. 반려동물과 야생동물, 품종견과 잡종. 이지양 작가의 <움직이는 빛>(2024)은 도사견 종이라고 불리는 햇빛이를 세 개의 화면으로 보여준다. 투견이라는 목적을 위해 번식되고 개량되어 온 도사견들. 이렇듯 “용도를 중심으로 존재를 설계해온 인간의 오랜 욕망”은 햇빛이를 비롯한 수많은 동물들이 다른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워 왔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저술한 브라이언 헤어 교수는 자기 가축화 가설을 통해, 늑대 중 일부가 스스로 인간에게 온순하고 친화적인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개로 가축화되었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서 인간 역시 자기 가축화되어 사회성이 증가하고 협력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말한다. 이 이야기는 인류가 인위적으로 동물들을 가축화해왔다는 우리의 통념과 반대로, 그들이 자발적으로 인간에게 다가왔다는 점에서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자기가축화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구성원에는 친화적이고 다정하지만, 상대 집단에 대해서는 배타적이고 폭력적이라는 역설적 결과로 이어진다. 이는 인간이 다른 종들, 존재들을 왜 통제하려 드는지를 설명해주기도 한다. 인류가 겪어온 수많은 비극의 역사와 지금도 진행중인 갈등 모두가 상대에 대한 적대심으로 인한 것이지 않은가. 타인 또는 타집단을 비인간화하며(특히 ‘동물’에 빗대어 비하하며) 존재를 단순화하는 방식 역시 이 연장선에 있다. 도사견을 두고 ‘도사견 종으로 태어났으니 마땅히 이러해야 한다’고 규정하는 사람이라면, 상대 집단 또한 자기 집단을 위협하는 존재나 하등한 존재로 치부할 것이 뻔하다. 멋대로 기준을 세우고 그에 맞게 대상을 분류하는 일은 세계를 인식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우리는 이 통제의 편리함에 익숙해진지 오래다. 이지양 작가는 “마치 표면의 틈을 손끝으로 더듬는 일”처럼 작업을 이어가며 “늘 우리 곁에 존재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 것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쉽게 잊히는 것들을 마주하는 경험”을 한다고 말한다. 매끄러운 기술들 사이에서 울퉁불퉁함을 드러내는 일, 바로 그것이 예술의 역할이라고 하는데. 양자역학, SF문학, 식품개발, 음악 등 다른 다양한 영역에선 어떤 시도를 해볼 수 있을까? 궁금하다면, 에피 34호: 프로즌을 펼쳐보길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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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인간 기술은 어렸을 적 미디어를 통해 처음 접했다. 문제 해결을 뒤로 미루기 위한 기술이라니, 무책임하다는 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감상이었다. 지금 얼려지는 저 사람은 눈을 뜨는 날 가족도 없이 혼자일 텐데 후대의 의술로 병을 고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연구 대상으로서 희생되는 걸까? 사랑하는 이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주인공을 보며 안타까워한 기억이 있다. “문학작품이 얼리면서까지 보존한 것은 과거의 신체가 아니라 그 신체가 이루지 못한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환상이다. 소설이 기술을 다룬다는 것은 그 기술을 선택하게 한 시대의 결핍과 욕망을 기록하는 일이다.” (87쪽, 얼어붙은 욕망의 역사-냉동기술이 만든 SF의 상상력, 정서현) <과학잡지 에피 34호: 프로즌>은 sf 작품 속 냉동기술이 현시점의 기술로는 불가능한 경험을 엿보고 마음껏 상상하기 위한 장치였다고 답하며, 그러한 문법을 따르듯 냉동기술을 다룬 특집 기사 뒤로 시간이 멈춘 이들을 기리고 기술 발전을 논하는 투고문들을 배치해두었다. 기후위기와 인공지능, 핵에너지는 현시대의 가장 큰 결핍이자 욕망으로 일컬어진다. 최근 발간된 sf작품 속에서 냉동인간의 역할은 이들의 전망을 조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생태계 파괴와 에너지 고갈, 기술 발전의 불균형 등의 문제에 대한 고민은 뒷전인 무책임한 분위기에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을, 이별을 재촉당하는 냉동인간을 바라보던 눈빛으로 지켜보게 된다. 해동되는 순간을 가장 잘 고려한 냉동식품처럼 현기술이 취급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글들이 희망찬 미래의 가능성을 여는 신호탄이 되길 소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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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하고 싶은 마음,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 사실 이 모든 것은 무언가를 아끼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에피 34호 프로즌은 이러한 냉동기술에 대해 다룬다. 무언가를 미래로 보낸다는 것. 냉동기술은 사실 타임머신과 참 많이 닮아 있다. 이 책은 냉동 기술의 역사는 물론이고, 현재와 미래, 그리고 그 안에 속속들이 숨은 사회적 맥락을 담는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기술을 사유할 힘을 기꺼이 내어 놓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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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술을 얘기해볼 때, 그 기술의 원리와 과정, 찬사 등이 수반된다. 그건 어쩌면 우리 사회가 기술을 받아들이는 단편적인 모습일지도 모른다. 반면, 과학잡지 에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 기술의 본질적인 성격과 욕망을 알려준다. 일상에서 느끼는 감각과 기술을 맞대어 보고 새로운 사고를 모색한다. 이번 에피 34호에서는 냉동기술에 대해 다뤘다. 무언가를 얼리고자 하는 기술에 숨겨진 욕망을 무엇일까? 에피는 시간을 통제하고자 하는 욕망을 설명한다. 무언가를 미래로 보내고자 하는 그런 욕망. 그 과정에서는 무언가를 변하지 않게 하는 주의점도 다룬다. 생명체를 얼리고, 초저온에서 양자 세계를 탐험하고, 극지에 사는 미생물을 통해 또 다른 생명을 모색하고 냉동식품이 만든 생활상을 지켜본다. 냉동 기술이 각 분야로 나아진 현재, 다양한 욕망이 의도를 가지고 무언가를 소원하고, 미래로 보내고자 한다. 에피를 그 기술들의 흔적을 바라본다. 어젯밤 냉동실에서 꺼내 먹었던 만두가 새롭게 보인다. 과거의 만두가 나에게로 왔다. 기분이 이상해지는 밤이었다. |
| 평범한 기술이 어떻게 생명을 보존하고, 시간을 거스르고, 심지어 사람을 미래로 보낼 수 있는 가능성으로 발전했는지 보여준다. 유리화 기술로 난자를 냉동하는 것부터 멸종위기 동물의 유전자를 보관하는 것까지 과학적 원리를 쉽게 설명하면서도 냉동 인간을 둘러싼 윤리적 질문들을 놓치지 않는다. 과학을 과학으로만 보지 않고 사회, 윤리와 함께 다루는 과학잡지 에피의 특징이 잘 드러난 호인 것 같다. |
| 과학잡지 특성상 마냥 쉽게만은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어려운 주제를 가장 쉽게 풀어낸 책이 아닌가 싶다. 초반은 모두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사례를 제시하고, 이후 이어지는 과학적 지식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갑자기 전문 용어가 툭 튀어나와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 사례를 먼저 주기 때문에 적용하면서 이해하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이번 주제는 frozen 냉동에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냉동인간, 냉동식품같이 흥미로운 주제가 많아서 생각보다 빠르게 읽어내릴 수 있었다. 물론 그 뒤에는 관련성이 전혀 없을 것 같은 과학지식이 튀어나오긴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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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잡지지만 쉬운 비문학 지문처럼 흥미로운 내용이 담겨있어 몇몇은 비전공자가 읽어도 쉽게 느껴질 정도. 과학 기술이 인간과 만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사례를 제시해주고 있다. 어린 아이가 관심 가질만한 개구리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냉동식품 등 과학과 관련 없어 보이는 분야에 스며들어 있는 과학 기술에 대해 풀어준 책이다 |
전문적인 과학 지식은 물론, 에세이와 SF 문학 평론까지 다양한 기사들로 과학을 공부할 수 있는 잡지이다. 과학 지식의 객관적인 전달에 그치지 않고, 과학이 사회와 만나면서 생기는 가치 판단의 순간을 포착할 수 있었다. 이번 호수의 주제는 계절에 맞춰서 '프로즌'이라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인간이 보유한 유일한 타임머신, 냉동기술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냉동기술이 가능하게 한 서사적 상상력은 우리의 불안과 희망을 그 어떤 기술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먼 미래까지 보존해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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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에 맞게 '프로즌'을 주제로 펼쳐나가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과학적인 지식을 얻어갈 수 있는 전문적인 이야기부터, 최근 과학계의 이슈나 관점에 대해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라 챕터별로 굉장히 여러 분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관련 지식을 쌓기에도 좋고, 과학뿐만 아니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나 책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서 누구든 관심 가질 만한 주제가 하나씩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챕터에서부터 '숨', '갓', '터'라는 분류가 재밌게 다가왔다. 생명이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과정을 말하는 숨을 언급하며 '계절마다 중요한 문제를 하나씩 뽑고 그 문제에 대해서 여럿이 함께 답을 구하는 특집의 이름'으로 골랐음을 이야기하는 대목부터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됐다. 냉동 기술이라는 것이 조금 멀게 느껴지곤 하지만, 당장 우리가 늘 즐겨먹는 냉동 식품부터 이미 우리 생활에 적용된 여러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니 일상 속의 과학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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