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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가장 감동을 준 라 트라비아타 음반은, 지금은 Warner로 바뀐 EMI에서 나온 줄리니가 지휘한 칼라스의 실황이고 최고의 비올레타 역시 칼라스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비올레타를 볼 수 있다면 그건 아마도 코트루바스의 비올레타가 가장 근접하지 않을까 싶다. (그 다음은 게오르규 정도) 오페라가 진행될 수록 점점 더 빠져들게 되는 청순하고도 병들어 가련한 비올레타를 코트루바스를 통해 볼 수 있다.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지휘는 축제의 분위기를 살릴 때에는 리듬감 넘치는 연주를 선사하고 슬픔을 표현할 때에는 몰입감을 높일 수 있도록 현 파트를 잘 활용해서 감정이 이입되도록 한다. 가늘어야 할 부분과 굵어야 할 부분을 정말 잘 운용한다 싶다. 현으로 시작하는 전주곡의 도입부의 음색과 쿵작작 쿵작작하면서 나오는 춤곡의 흥취를 비교해보라.
역할로 보자면 그 누구에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제르몽 역의 바스티아니니가 아버지의 변화하는 심정을 잘 표현하고 있어서 이 음반의 균형을 잘 잡아주고 듣는 재미를 살린다. 도밍고는 중간에서 음이 안 올라가는 것을 억지로 스튜디오에서 맞춘 느낌이 나는 부분이 있어서 이 음반의 작은 약점이었다고나 할까? 합창을 비롯한 나머지 역할은 충분히 최상급의 연주를 보여준다.
한동안 오페라 잘 모르는 지인들에게 음반 선물할 때 종종 포함시키던 음반이기도 한데 Stereo 녹음의 최고봉이라고 감히 평가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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