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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능같은, 관계에서 권력의 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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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히즘.정신적 육체적 학대를 받는 것에서 쾌락을 느끼는 용어. 학창시절에 애들이랑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M이냐 S냐 낄낄 거렸던거 같은데 그 단어의 출처를 이제서야 영접하다니.⠀#모피를입은비너스 (을유문화사 출판)을 쓴 작가 #레오폴트폰자허마조흐 의 이름에서 유례된 이 단어. 이 단어 그 자체, 위에서 말했던 M과 S가 이 책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굉장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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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히즘.
정신적 육체적 학대를 받는 것에서 쾌락을 느끼는 용어. 학창시절에 애들이랑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M이냐 S냐 낄낄 거렸던거 같은데 그 단어의 출처를 이제서야 영접하다니.

#모피를입은비너스 (을유문화사 출판)을 쓴 작가 #레오폴트폰자허마조흐 의 이름에서 유례된 이 단어. 이 단어 그 자체, 위에서 말했던 M과 S가 이 책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굉장히 자극적이다. 하얀건 하얘서, 붉은건 붉어서, 어두운건 어두워서 그자체만으로 괜시리 책을 읽는데 꼴깍 침이 넘어간다. 책이 좋은 점이 혼자서도 볼 수 있고 다함께 볼 수도 있다는 건데 다함께 봐도 역시나 각자 따로 보는 모양세이기에 괜히 헛기침하지 않아도 된다.

영화관이었으면 너무 똑바로 쳐다보는것도, 시선을 돌리는 것도 애매해서 진땀이 나는데 말이다.
물론 그런 영화들 처럼 살색이 난무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모두 다 알고 있지 않나? 오히려 살색이 적어서 더 자극적인 것들을.

티치아노의 유명한 그림 ‘거울을 보는 비너스’ 속 비너스에 모피를 입힌 그림과 마조히즘적 성향을 가진 주인공 제베린을 발밑에 깔고 서있는 채찍을 들고 선 모피입은 여인을 그린 그림이 지극히 사적인 공간이 아니라 친구들을 응접하는 곳에 걸려있다.

자신의 성향을 숨기지만은 않는 성격을 뜻하는 것일까.
제베린은 자신이 원하던 이상을 이루어 줄 것만 같은 반다에게 다가가 노예계약을 권한다. 그렇게 반다에게 모피를 입히고 자신은 철저한 노예로, 학대받길 원한다.

칼같이, 완벽하게 준비된 노예계약이었으나, 실상은 계약대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애초에 사람 사이의 일들이 계약대로 착착 진행된다면 계약서는 필요 없는 것이 아닐까? 물론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행동이 스스럼이 없어야 하고 개인의 이익이 둘의 이익과 결이 같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둘의 계약은 누군가에겐 꺼림직한 것이었고 둘의 이익으로 나아가지도 않았다.
자신이 원하는 학대를 받기위해 나를 사랑해 달라 나랑 결혼해 달라고 조건을 거는 것 그것은 학대 받는 것이 아니라 학대하는 것이 아닐까.

마조히즘을 원해서 하는 계약이 실은 사디즘이라는 모순.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위해서는 상대방의 쾌락을 위해 자신도 피, 땀, 영혼을 바쳐야 한다는 것.
결국 마조히즘이든 사디즘이든 권력을 가지고 행하는 자만이 쾌락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동등한 듯 보이나 더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는 사랑과 닮았다.

끝없이 약자는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한다. 그렇게 강자라 여겨지는(스스로는 강자라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이는 끝없이 시험에 들며 괴롭힘을 당한다.
마조히즘이라면 괴롭힘을 당했으니 즐거워야 하지않을까. 하지만 여기서 쾌락은 약자라 생각했던 사람의 몫이다. 쾌락을 얻으려면 사디즘이 되어야하는 것일까.

이렇게 세상에서 가장 가까이, 가장 친밀한 관계라는 사랑에서도 태초에 원래 그랬던 것 마냥, 인간의 무의식 속 본성마냥 관계 속 권력의 역학이 존재한다.

얼마나 능숙하게, 회복될 수 있는 만큼만 괴롭힐 수 있는지(사디즘)가 마조히스트로 만족할 수 있는 꿀팁이다.

그렇게 사랑 앞에서 여성은 제베린의 생각을 빌리자면 남성에게 노예이거나 폭군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말 그 수 밖에 없다면 기꺼이 폭군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자신의 만족, 쾌락, 사랑을 위해서.
여기서 사랑은 자기자신을 사랑하는 것이겠지만.

스스로의 사랑 둘 사이의 사랑의 방향이 같기를.
노예와 폭군의 기질이 둘 아닌 외부에 존재하길.
그렇게 둘만의 세상은 평화롭고 핑크빛이길 문득 바라게 되는 책이다.



k********4 2026.01.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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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히즘의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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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마조히즘의 어원으로 알려진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의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단순히 사디·마조적 성향을 탐구한 작품으로만 읽기에는 그 의미가 지나치게 축소된다. 이 작품은 성적 취향의 표면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랑이라는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권력의 비대칭과 그것이 사회적 규범 속에서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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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마조히즘의 어원으로 알려진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의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단순히 사디·마조적 성향을 탐구한 작품으로만 읽기에는 그 의미가 지나치게 축소된다. 이 작품은 성적 취향의 표면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랑이라는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권력의 비대칭과 그것이 사회적 규범 속에서 어떻게 정당화되는지를 드러낸다. 특히 작가는 그리스 신화와 기독교적 세계관을 의도적으로 충돌시키며, 본능과 규범, 욕망과 도덕 사이의 긴장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보자.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의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어린 시절 친척 어른의 가학적인 행위에서 쾌감을 느꼈던 제베린의 이야기다. 그는 인간보다 비너스 조각상에 더 강한 사랑을 느끼며 살아가다가, 어느 날 반다를 만나 인간 여성에게 욕망을 품게 된다. 제베린은 그녀를 영원히 소유하고 싶어 하지만, 자유분방한 성격의 반다는 사랑의 영원성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다. 결국 그는 그녀와 언제나 함께하기 위해 스스로 노예가 되기를 선택한다. 점점 가학적으로 변해 가는 그녀와, 그 안에서 쾌감을 발견하는 그인데......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의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리하르트 폰 그라프트에빙이 성 도착증을 분류하며 명명한 마조히즘의 어원이 된 작품이다. 하지만 작품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여기서 등장하는 BDSM 적 장치는 단순한 성적 기호라기보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작동하는 지배와 복종의 구조를 극단적으로 가시화하기 위한 서사적 장치에 가깝다. 오히려 이 작품을 사디즘과 마조히즘의 원형으로만 묶는 해석은, 150년이 지난 오늘의 시점에서 보았을 때 지나치게 단순하고 낡은 독법에 머문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제목의 의미부터 짚어야 한다. 비너스(아프로디테)는 시간의 신 크로노스가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할 때, 그 피가 바다에 떨어지며 탄생한 존재다. 그녀는 폭력과 파괴, 분리의 잔해에서 태어났으며, 아버지의 피만으로 생성된 세계 질서의 균열을 품고 있다. 다시 말해 탄생 자체가 이미 혼란의 공식이며, 신화 속에서 그녀는 닿는 것마다 균열을 내고, 사람 사이의 경계를 허물며, 욕망을 증폭시키고 관계를 파탄으로 몰아간다. 심지어 신들마저 이성적 판단을 잃게 만드는 존재, 그것이 비너스이다.


따라서 비너스는 단순한 여자가 아니다. 그녀는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끌어온 자연의 감정성, 신성한 충동, 제도 이전의 사랑을 상징한다. 여주인공 반다가 자유롭고 충동적이며 원초적이고, 책임이나 제도와 무관하게 사랑을 순전히 감정의 주권으로 판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이를 온전히 부정적인 것으로만 볼 수는 없다. 그것이 곧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본능의 덩어리인 그녀가 당시 문명 속 권력자들의 힘을 드러내는 상징물인 모피를 입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러한 문명을, 본능을 여러 규정으로 극단적으로 제한한 기독교 세계와 대치시킨다. 결혼과 일부일처제, 가부장적 질서, 자아의 절제, 영원성을 부여받은 사랑, 욕망은 무조건 통제되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바로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호출되는 북방 세계의 문명이다. 주인공 제베린은 이처럼 자아를 세우고 유지하도록 훈육된 문명의 산물이며, 반다는 그러한 남성의 자아를 해체하는 감정의 신성으로 등장한다. 이들이 마주하는 순간, 문명과 신성, 질서와 감정, 제도와 자유의 충돌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대표적인 장면은 이러한 장치들이 극단으로 밀려나는, 제베린이 반다의 노예가 되는 과정이다. 처음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며 사랑을 싹 틔운다. 그러나 기독교 문명사회에 속한 제베린은 결혼과 사랑의 영원성을 그녀에게 요구하고, 자유로운 사랑관을 지닌 반다는 이를 거절한다. 그녀와 끝까지 함께하고 싶었던 그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으로 노예가 되기를 결심한다. 사실 이 장면은 낯설지 않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자연스럽게 을이 되는 순간은 반복되기 때문이다.


파탄으로 끝나는 연애의 전형성은 제베린의 노예화에서 드러난다. 서로 사랑해 시작한 관계에서, 더 많이 사랑한 쪽의 첫 양보는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결국 제베린의 자리에 서게 된다. 반면 반다는 처음부터 가학적인 인물이 아니다. 그녀의 가학성은 제베린의 자발적 복종 속에서 점차 활성화된다. 이는 개인의 성향이 아니라 관계 안에서 형성된 권력 구조의 결과다. 그런 의미에서 반다는 연애 관계에서 의도치 않게 갑의 위치를 점유하게 되는 쪽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가학성은 선택된 성향이 아니라 구조가 만들어낸 자리이다.


이 작품이 성적 취향에 국한된 이야기로 읽히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이것이 크라프트에빙이 말한 페티시 소설이었다면 권력과 복종의 관계는 무한히 반복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 무한성을 단절한다. 단 한 명과의 관계 이후 제베린은 더 이상 노예가 되기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저자의 취향을 묘사한 작품이 아니라, 문명적 사랑과 감정적 사랑이 충돌할 때 자아가 어떻게 붕괴되고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이들의 결말은 자유의 화신인 비너스가 문명의 갑옷인 모피를 입은 순간 이미 결정되어 있다. 제베린이 그녀의 감옥에 갇힌 것처럼, 그녀 역시 문명의 감옥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가 더 옳았는지, 누가 더 나은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감정의 관점에서 보면 반다는 신성한 감정을 잃고 무감각한 문명의 세계로 떨어졌고, 문명의 관점에서 보면 제베린은 더 이상 관계를 시도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적 삶의 결핍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의 『모피를 입은 비너스』에서 반다는 자연이자 비문명으로, 제베린은 문명이자 기독교 윤리의 대표로 마주한다. 이들의 충돌이 작품 속 모든 비극과 권력 문제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이를 마조히즘의 어원을 제공한 성적 취향 소설로만 규정하기에는 시야가 지나치게 좁다. 오히려 사랑의 구조와 문명의 충돌이라는 관점에서 읽을 때, 저자가 던진 진정한 메시지가 드러난다. 이 소설이 끝내 묻는 것은 취향이 아니라, 인간이 감정과 질서 중 무엇을 선택하며 살아가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h*********8 2026.01.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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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를 입은 비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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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 #세계문학전집 #모피를입은비너스 #VENUSIMPLELZ #을유문화사_서평단 #레오폴트폰자허마조흐 #LeopoldvonSacherMasoch #책추천나는 문학을 사랑한다. 내가 국문과를 간 이유도 문학에 푹 빠져 지냈던 학창 시절 때문이다. 특히 세계문학전집에 소개되는 책은 꼭 읽어보고자 한다. 전집에 실릴 정도라면 그만큼 검증되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좋은 기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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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 #세계문학전집 #모피를입은비너스 #VENUSIMPLELZ #을유문화사_서평단 #레오폴트폰자허마조흐 #LeopoldvonSacherMasoch #책추천

나는 문학을 사랑한다. 내가 국문과를 간 이유도 문학에 푹 빠져 지냈던 학창 시절 때문이다. 특히 세계문학전집에 소개되는 책은 꼭 읽어보고자 한다. 전집에 실릴 정도라면 그만큼 검증되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좋은 기회로 ‘모피를 입은 비너스’를 만나게 되어 기뻤다. 
사실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라는 분은 생소했다. 독일은 뛰어난 작가들을 많이 배출했다. 독일 문학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괴테’와 ‘헤르만 헤세’가 떠오른다. 그런데 이번 기회에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마조히즘이라는 용어를 아는가? 몇십 년 전만 해도 금기시되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용어다. 이 용어는 성적인 행위를 할 때 고통받거나 학대당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 책의 소개글에서 이 용어를 봤을 때 책의 내용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의 쓰여진 시기가 1870년이다. 정말 시대를 앞서간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렇지만 저자의 글은 싸구려가 아니었다. 단순히 마조히즘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개인의 고뇌와 남녀와 사랑에 대한 철학 등 생각할 거리가 담겨있다. 저자의 문체도 독일 문학 특유의 느낌이 담겨 있어서 좋았다. 마지막에는 계몽적인 느낌으로 끝나 혹자는 아쉬워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좋았다. 
마조히즘이라는 개념은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 시초를 내가 접했다는 것에 뿌듯한 감정도 들었다. ‘자허마조흐’는 실제로 그러한 성향이 있었다고 한다. 그 당시 그가 받았을 반대와 공격이 상상도 되지 않게 어마어마했을 것 같다. 개인의 가치관을 떠나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 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었다.
YES마니아 : 로얄 c*******n 2026.01.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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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왜곡된 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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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자허마조흐의 이름에서 ‘마조히즘’이라는 용어가 비롯되었다고 해서 읽기 전부터 흥미로웠던 소설이다. 제베린은 잔인하고 차가운 여성에게 끌리는 성향을 지닌 인물로, 특히 모피를 걸친 여성의 모습에서 강한 매혹을 느낀다. 그는 반다라는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사랑하는 여인에게 지배당하고 굴욕을 당하는 관계를 원한다고 고백한다. 처음에는 이를 장난처럼 받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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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자허마조흐의 이름에서 ‘마조히즘’이라는 용어가 비롯되었다고 해서 읽기 전부터 흥미로웠던 소설이다. 


제베린은 잔인하고 차가운 여성에게 끌리는 성향을 지닌 인물로, 특히 모피를 걸친 여성의 모습에서 강한 매혹을 느낀다. 그는 반다라는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사랑하는 여인에게 지배당하고 굴욕을 당하는 관계를 원한다고 고백한다. 처음에는 이를 장난처럼 받아들이던 반다 역시 제베린의 끈질긴 요청과 헌신 속에서 점차 변화한다. 결국 두 사람은 노예 계약을 맺고, 지배자와 복종자의 관계를 실제로 실행에 옮기게 되는데...


사실 이 작품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마지막에 실린 부록이었는데, 이 책이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이라는 사실과 실제 작가가 여성들과 작성한 노예 계약서를 보고 경악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이 작품은 기이한 사랑 이야기로도 읽힐 수 있고, 독특한 성적 취향이나 병리학적 관점에서의 마조히즘을 다룬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더 넓은 의미에서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형성되는 권력 관계를 집요하게 드러내는 작품이기도 하다. 사랑 안에서 과연 균형과 평등은 가능한 것일까. 사랑이라는 말로 우리는 어디까지를 정당화할 수 있을까. 누군가의 욕망을 존중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를 의미하는 걸까. 또, 이 이야기를 현대적 관점에서 성별을 바꾸어도 여전히 성립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조금은 불편했지만 흥미롭게 읽었고, 인간의 욕망과 관계가 지닌 복잡하고 어두운 면을 깊이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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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여자들은 사랑할 때만 충실해요. 하지만 당신들 남자들은 사랑하지 않아도 충실하기를 강요하지요. 쾌락도 없는 헌신만을 요구합니다. 그렇다면 누가 더 잔인한 건가요?” (p. 9-10)


🔖 "사랑의 행복을 완벽하게 누릴 수 없다면 사랑의 고통과 아픔을 남김없이 마셔 버리겠어요. 그래요, 차라리 내가 사랑하는 여인에게 학대를 받고 버림 받겠습니다. 잔인할수록 더 좋아요.“ (p. 52)


🔖 "쾌락만이 우리의 인생을 가치 있게 해 줘요.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은 생과 쉽게 작별하지 않아요. 반면에 고통과 궁핍에 시달리는 사람은 죽음을 마치 친구처럼 받아들이지요." (p. 201)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a*****1 2026.01.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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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히즘의 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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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모피를입은비너스 #레오폴트폰자허마조흐 #을유문화사 #세계문학전집 #을유문화사_서평단마조히즘은 이 책의 저자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책의 내용은 남녀 간의 마조히즘에 관한 이야기이다.남자 주인공 제베린은 자신의 윗집에 세들어 살고 있는 반다라는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제베린은 반다를 통해 자신의 환상을 이루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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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모피를입은비너스 #레오폴트폰자허마조흐 #을유문화사 #세계문학전집 #을유문화사_서평단

마조히즘은 이 책의 저자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책의 내용은 남녀 간의 마조히즘에 관한 이야기이다.

남자 주인공 제베린은 자신의 윗집에 세들어 살고 있는 반다라는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제베린은 반다를 통해 자신의 환상을 이루고 싶어 한다.
-----------------66-67쪽
"그래요. 당신은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환상을 일깨워 주었어요." 내(제베린)가 소리쳤다. "내 마음속에 너무나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환상을 말입니다."
"도대체 어떤 환상이죠?" 그녀는 내 목덜미에 손을 얹었다. (중략) "내가 사랑하고 숭배하는 여인의, 아름다운 여인의 노예가 되는 거죠."
----------------------------------
제베린은 자신의 환상을 이루기 위해 반다에게 자신을 노예처럼 다뤄줄 것을 요구한다.

처음에 반다는 마지못해 한 번씩 그 제안을 수락하지만, 나중엔 한 남자를 노예로 다루는 데 아주 능숙해지고, 익숙해진다.

사실 그 취향은 이해할 수 없지만, 그런 세상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반다는 그 시대 여느 여자들처럼 남자에게 속박, 지배당하고 싶어하지만, 제베린은 그 반대라는 점에서 신선했다.

또한, 요 근래 데이트폭력, 살인 등이 빈번해 진 이 시기에 여성으로서 남성을 지배하는 행위들에 간접적인 짜릿함을 느끼기도 했다.

---------책 속 문장-------------
83쪽 : 여자들은 남자들처럼 대놓고 관능을 추구할 수 없고, 정신적으로도 그들처럼 자유로울 수 없어요. 여자들의 사랑은 늘 관능과 정신적인 애착이 뒤섞여 있는 상태죠. 여자의 심리는 남자를 영원히 사로잡기를 원해요. 그러면서도 자기 자신은 늘 변덕에 내맡겨져 있지요.

188쪽 : 그녀는 소리친다. "노예를 새로 쓸 생각은 없어. 노예는 이제 충분하니까. 이제 주인이 필요해. 여자는 주인이 있어야 해. 그래서 그 주인을 숭배해야 하는 거야."

208쪽 : "그 교훈은 말이오, 여자란, 자연이 창조해 낸 바대로, 그리고 현재 남자들이 키우는 바대로 남자의 적이라는 것이지요. 남자의 노예나 폭군이 될 수는 있어도 결코 동료가 될 수는 없어요. 여자가 남자의 동료가 되려면 권리 면에서 남자와 동등하고 또 교육과 일을 통해 남자와 동등해져야 해요.

227쪽 : 오늘날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1890년에 크라프트에빙에 의해 그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성도착증의 총체 개념이 되기 전 이미 도덕적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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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 2026.01.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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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인가, 학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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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모피를 입은 비너스 - 사랑인가, 학대인가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가 쓴 "모피를 입은 비너스"1870년에 발표된 이 소설은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고 알려져 있고, 그의 이름에서 ‘마조히즘’이라는 용어가 탄생했다고 한다. 읽기 전에는 약간의 호기심과 함께 ‘19세기 금기를 깬 문제작’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막상 읽고 나니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감정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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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모피를 입은 비너스 - 사랑인가, 학대인가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가 쓴 "모피를 입은 비너스"


1870년에 발표된 이 소설은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고 알려져 있고, 그의 이름에서 ‘마조히즘’이라는 용어가 탄생했다고 한다. 


읽기 전에는 약간의 호기심과 함께 ‘19세기 금기를 깬 문제작’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막상 읽고 나니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감정이 남았다.


당시로서는 파격이지만 지금은?


보수적인 유럽 사회에서 여성 지배와 남성 복종의 성적 관계를 노골적으로 다룬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파격이었을 것이다. 실제 자신의 경험담이라고 했다니 당시 사람들에게는 충격 그 자체였겠지만 요즘은 다양한 성적 취향이 인정받는 시대이다. 성인용품 샵도 흔하고, 다양한 도구를 인터넷으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편의점 매대에 놓인 성인용품 디자인만 해도 꽤 다양하지 않은가.


19가 붙은 웹소설이나 웹툰도 엄청스레 많은 요즘이라서인지 이 소설의 설정은 생각했던 것보다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았다. 폭력과 자극은 노출될 수록 무뎌지니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불편했던 건 이게 과연 ‘롤플레이’나 ‘합의된 관계’로만 볼 수 있을까 하는 거다. 소설 속에서 제베린과 반다는 노예 계약을 맺는다.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구애하는 제베린에 대한 반다의 지적은 꽤 잘 들어맞지만


"당신은 정말이지 여자를 철저하게 타락시킬 남자군요!" -p.61


하지만 '이내 정숙한 여자가 될 수 없다면 차라리 악마가 되라'는 유혹에 넘어가고 만다.


폭력을 행사하는 반다와

기껍게 고통을 느끼며 도취감에 사로 잡히는 제베린.


관계가 진행될수록 반다는 억압과 폭력에 익숙해지고 마침내 남의 손을 빌려 가장 큰 상처를 입히고 떠난다.


아이러니하게도 반다가 주는 고통을 갈구하고 희열을 느끼던 제베린은 마침내 그 상황 속에서 낭만을 몰아내게 된다. 


'남에게 채찍질을 당하겠다고 나선 자는 맞아도 싸다'는 교훈을 얻은 제베린. 


소설 속 내용을 당시의 고고한 관념이 지금의 잣대로 살펴보자.

요즘 말로 하면 가스라이팅 아닌가. 때리면서, 맞으면서! 그것을 사랑이나 헌신으로 합리화하게끔 만드는 것, 권력의 불균형이 점점 심화되고 폭력의 강도가 높아지는데 그걸 ‘특별한 사랑’이라고 포장하는 것. 


현대의  BDSM 문화는  합의, 안전, 상식을 강조하는 상호 합의 문화라고 하는데, 소설 속 반다와 제베린의 관계는 이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150여년이 지난 지금, 이 소설은 단순히 특정 성적 취향을 다룬 게 아니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학대와 지배의 메커니즘을 보여주는 텍스트로도 읽힌다. 작가가 금기를 깬 용기는 인정하지만 이 관계가 낭만적이라거나, 사랑의 한 유형이지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오히려 ‘합의’와 ‘자발성’이 무엇인지, 사랑과 집착과 학대의 경계가 어디인지, 더 신중하게 질문해봐야겠다. 


고전을 읽을 때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긴 노래를 감상하는 듯한 인물들의 대사가 때로 참 아름답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작품을 읽는 방식도 달라진다. 그게 고전을 읽는 이유이기도 하고^^


TMI 

참 이상한 게 대체 난 왜 고전 속에 나오는 온갖 묘사와 서술보다 반지의 제왕에 나왔던 나무 정령 엔트들의 노래가 더 오래 기억에 남을까. 



📚출판사의 서평단에 참여하여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c****9 2026.01.0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거울을 입다, 모피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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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입다, 모피를 보다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 『모피를 입은 비너스』를 읽고“우리는 우리 위에 군림하는 존재만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어요.”(54)  솔직히 밝히자면, 내가 이 소설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단 하나, ‘마조히즘’이라는 용어가 탄생하게 된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인문학 수업을 통해 사드의 소설과 사디즘을 배운 나로서는 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병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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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입다, 모피를 보다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 『모피를 입은 비너스』를 읽고

“우리는 우리 위에 군림하는 존재만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어요.”(54)

  솔직히 밝히자면, 내가 이 소설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단 하나, ‘마조히즘’이라는 용어가 탄생하게 된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인문학 수업을 통해 사드의 소설과 사디즘을 배운 나로서는 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병리학자 크라프트에빙이 자허마조흐의 등장인물과 같은 성적 추구 경향을 발견하고 이름을 빌린 것에 지나지 않지만, 문학적인 측면에서 이 소설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한 너무 궁금했다.

  소설을 다 읽고 아무래도 제목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피’를 입은 ‘비너스’. 소설 초반부 ‘나’와 ‘제베린’이 대화하는 장면에서 티치아노의 유명한 그림 「거울을 보는 비너스」가 등장한다.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이 그림에 모피를 입힌 복제품이다. 제베린은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이 시대의 사랑에 대한 신랄한 풍자’라고 표현하며, ‘폭군 같은 여성의 모피는 여성과 여성의 아름다움 속에 깃들어 있는 포악함과 잔인성의 상징’이라 말한다.

  제베린은 원작인 「거울을 보는 비너스」와 복제품인 「모피를 입은 비너스」를 다른 선상에 놓으려 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거울을 보는 비너스」에서 관능적인 자태의 모델은 고개를 돌리고 있지만, 거울을 통해 관객을 응시하고 있다고 표현되는 작품이다. 큐피드에게 거울을 들게 하고 그 거울을 통해 관객을 응시하는, 어찌 보면 능동적인 여성의 모습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제베린은 이를 다르게 해석한다. 모피를 입힌 「거울을 보는 비너스」를 보고 비너스는 그저 친절을 베풀어서 큐피드에게 거울을 들게 하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매력적인 모습을 냉정하면서도 만족한 표정으로 바라보게 한 작품이라고 말한다. ‘이 그림은 그림으로 표현한 찬사에 지나지 않아요.’(17) 즉, 여성에 대한 찬사에 지나지 않는다는, 수동적인 주체로 규정하며 관객 중심적인 시선으로 그림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달라진 건 그림이 아니라 제베린이 그림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16세기 중반부터 귀족들의 사적 공간에서 개인적 작품 감상을 위한 누드화가 유행하면서, 그 시기에 제작된 「거울을 보는 비너스」 또한 그런 용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런 점을 본다면 소설 속 제베린 또한 「모피를 입은 비너스」의 모델로 반다를 세워 그녀를 관음하고자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는 주체적인 비너스가 아닌 비너스를 바라보는 관객의 입장을 더욱더 공고히 하려 했다. 안전이 보장되는 관객의 위치에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완벽한 노예 계약서까지 준비한 그의 이상은 완벽히 실행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반다와 계약을 체결했을 때, 반다에게 모피를 입혔을 때, 즉 제베린이 자신의 마조히즘적 이상을 실현하려 할수록 역설적인 지점은 발생한다. 계약은 절대적인 효력을 지닌다는 문구를 취하고 있지만, 그것은 관계 바깥에서 이루어진 불완전한 계약이기 때문이다. 계약의 당사자가 계약의 바깥에 존재할 수 있는가? 일방적 관계로부터 빚어진 이상은 자신이 설계한 이상 속에서 철저히 부수어진다.

“여기서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어요. 즉 내가 그들을 손아귀에 넣듯이 만약 그들이 나를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들 역시 나와 똑같은 식으로 행동할 것이며 나 역시 그들의 쾌락을 위해 나의 땀과 나의 피와 나의 영혼을 바쳐야 한다는 것이죠. 이게 바로 고대 그리스 사람들의 세계였어요. 쾌락과 잔인함, 자유와 예속은 늘 함께 있었던 것이지요.”(201)

  제베린이 간과한 사실은, 이상을 추구하는 행위는 필연적으로 이상을 파괴하는 행위를 수반한다는 것이다. 자신만을 사랑하고 자신과 결혼하면 충성을 맹세하겠다는, 더 나아가 당신만의 노예가 되겠다는 제안은, 표면적으로 절대적 복종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도구로 기용하겠다는 호소에 지나지 않는다. 그 호소는 계약의 우위를 점거하는 것처럼 보이며, 타자를 자신의 세계에 가두려는 직접적인 사디즘의 진입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은 곧 자신의 실질적 참여를 뜻하며, 당사자가 된다는 것은 결국 파멸을 맞이할 수도 있는 것임을 제베린은 알지 못한다. 소설의 말미에서 제베린은 완벽히 맺은 계약 속에서 불행한 결말을 맺는다.

  따라서 나는 여기서 정교한 사도마조히즘의 측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타자를 지배자로 설정했을 때 자신 또한 작품의 등장인물이 되며, 본인 또한 타자의 이상을 위하여 자신을 전부 바쳐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자학증을 가진 사람이 느끼는 고통에서의 쾌감은 사디스트만이 느낄 수 있다’는 말처럼, 그의 마조히즘은 사실상 자신에게 가하는 사디즘의 발현인 것이다. 결국 관객으로서 이루어질 듯했던 그의 이상은 그가 참여자가 될 때 모습을 드러낸다. 결국 『모피를 입은 비너스』가 보여주는 이상의 실현은 세계를 설계했던 관객조차 무대 위에 올라섰을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다.

#을유문화사 #세계문학전집 #모피를입은비너스 #을유문화사_서평단
k****4 2025.12.3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랑의 여신은 잔인하다, 사랑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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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단 이벤트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후기입니다.'아름답다', '매혹적이다', '관능적이다'. 이 세 개의 단어로 정리해볼 수 있을 듯한 소설이었다. 마조히즘을 다루는 텍스트라는 점에서 상상하게 되는 '변태적'인 면모, 그게 이 글 속에 전혀 없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충분히 설득력 있는 사랑이며 서로를 갈구하는 마음이 드러나는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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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단 이벤트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아름답다', '매혹적이다', '관능적이다'. 이 세 개의 단어로 정리해볼 수 있을 듯한 소설이었다. 마조히즘을 다루는 텍스트라는 점에서 상상하게 되는 '변태적'인 면모, 그게 이 글 속에 전혀 없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충분히 설득력 있는 사랑이며 서로를 갈구하는 마음이 드러나는 형태가 다를 뿐이므로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모피를 입은 비너스>는 액자소설의 형태를 띤다. 꿈 속에서 매혹적인 여인을 만난 '나'는 제베린이라는 인물을 찾아가 꿈에 대해 상담하는데, 제베린의 응접실에는 신비로운 그림이 걸려 있다. 바로 '나'가 꿈속에서 만난 여인, 모피를 입은 비너스와 그 아래 무릎 꿇은 제베린의 모습이 담긴 그림이다. 제베린은 그 그림에 대한 이야기라며 자신의 옛 일기를 '나'에게 보여주고, 이후부터는 제베린이 서술자가 되어 소설이 진행된다.

읽으면서 인덱스를 어찌나 많이 붙였는지 모른다. 훗날 '모피를 입은 비너스'로 다시 태어나는 여인의 이름은 '반다'이다. 초반부 반다와 제베린의 대화에서 느껴지는 텐션이 무척 좋았고, 반다가 지닌 매력이나 아름다운 여체에 대한 묘사 또한 탁월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책의 제목처럼 아프로디테적 에너지를 가진, 비너스의 현신처럼 느껴지는 반다가 제베린에게 삶과 사랑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부분도 참 좋았다.

어쩌면 누구나 이런 이야기를 꿈꾸는지도 모른다. 나를 지배하고 내 위에 군림해줄, 나를 노예로 만들어줄 아름다운 여인이 흑담비 모피를 입고 내 앞에 나타나주기를.

👠 책 속의 문장

❝ "욕망하는 쪽은 남성이고, 여성은 그 욕망의 대상이죠. 이것이 여성이 갖는 전적이고도 결정적인 이점이에요. 자연은 남성이 지닌 열정을 통해 남성을 여성의 손아귀에 넘겨주었어요. 그러니 남성을 자신의 종으로, 노예로, 한마디로 노리갯감으로 만들어 마지막에 그를 웃으며 배신하지 못하는 여자는 지혜롭지 못한 거예요."

❝ "여자를 무슨 보석처럼 숨겨 두려고 하는 것은 남자의 이기주의에 지나지 않아요. 성스러운 의식이나 맹세 그리고 계약 등을 통해서 우리의 덧없는 인생 중에서도 가장 변하기 쉬운 사랑에 영원성을 부여하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어요."

❝ "내 삶의 기본 원칙은 철저히 이교도적이에요. 나는 끝까지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 거예요. 나는 당신들이 보내는 알랑대는 존경 같은 것은 바라지 않아요. 나는 그저 행복하고 싶을 뿐이에요. 기독교의 결혼 개념을 만들어 낸 사람들이 불멸의 개념까지 생각해 낸 것은 정말 그럴듯해요. 하지만 나는 영원히 살 생각은 없어요."

❝ "한 번 사랑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제는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에게 계속 매여 있어야 하나요? 아니에요, 나는 아무것도 단념하지 않아요. 내 마음에 드는 남자라면 나는 그게 누구든 사랑하고 싶고 또 나를 사랑하는 남자라면 누구든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싶어요. 나는 젊고 돈도 많고 게다가 아름다워요. 그래서 나는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앞으로도 즐겁게 쾌락과 향락을 위해 살 거예요."

❝ 목탄 스케치가 끝났다. 대담하게 몇 번의 붓질을 하자 벌써 그녀의 잔인한 표정이 드러나고, 푸른 눈에는 생기가 반짝인다. 반다는 가슴에 팔짱을 끼고 캔버스 앞에 서 있다.

"작품 제목은 뭐라고 붙일 생각인가요?" 그녀가 묻는다. "그런데 왜 그러죠? 어디 아파요?"

"왠지 두려워서요." 당장이라도 집어삼킬 듯한 눈빛으로 모피를 입은 아름다운 여인을 바라보면서 그가 대답했다.

"나는 올림포스에서 인간의 세상으로 내려와 이 현대의 세계에서 추위에 떨며 자신의 고상한 몸을 큰 검은 모피로 가리고, 사랑하는 남자의 품에서 발을 덥히려는 사랑의 여신을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또 키스에 지치면 자기 노예를 채찍으로 때리고, 그를 발로 차면 차는 만큼 그에게서 더 열광적인 사랑을 받는 그런 아름다운 폭군 여인의 총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 그림에 '모피를 입은 비너스'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습니다."


#모피를입은비너스 #레오폴트폰자허마조흐 #을유세계문학전집
r*******4 2025.12.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