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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아직, 나에겐 기적 같은 이야기. 『행복만을 보았다』
"아직, 나에겐 기적 같은 이야기. 『행복만을 보았다』" 내용보기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일 거로 생각한다. 그 행복의 기준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어떻게 살아가든 삶의 과정에서, 끝에서라도 만나고 싶은 것이 행복일 거란 생각에는 변함없다. 쳇바퀴 돌듯 견디는 일상도, 괜찮아질 거라는 주문으로 희망을 기다리는 것도, 발을 동동 구르며 뛰는 하루도, 행복해지기 위해서 아닌가. 이 소설의 제목처럼 살아가는 언젠가, 혹은 죽음의 문턱에 이르
"아직, 나에겐 기적 같은 이야기. 『행복만을 보았다』" 내용보기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일 거로 생각한다. 그 행복의 기준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어떻게 살아가든 삶의 과정에서, 끝에서라도 만나고 싶은 것이 행복일 거란 생각에는 변함없다. 쳇바퀴 돌듯 견디는 일상도, 괜찮아질 거라는 주문으로 희망을 기다리는 것도, 발을 동동 구르며 뛰는 하루도, 행복해지기 위해서 아닌가. 이 소설의 제목처럼 살아가는 언젠가, 혹은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을 때 '행복만을 보았다.'라고 마침표를 찍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이 소설이 궁금했다. 참 단순한 이유로...

 

보험업을 하는 앙투안에게는 재물이나 사람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서 보는 눈이 있다. 아마도 그의 직업 특성상 그런 것이겠지, 싶지만 삶의 모든 것을 돈으로 바꾸어 본다는 게 낯설다. 어쨌든 그는 이 일을 오래 해왔고 그의 성격도 무덤덤해졌다. 이게 그의 직업 때문인지 확신은 없지만, 익숙하게 해오다 보면 몸에 밴 습관처럼 그렇게 되는 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의 삶을 직업적인 눈으로 보기 시작한다. 자신을 두고 인생의 값을, 일상의 매 순간을 자신도 모르게 돈으로 계산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인생이 얼마인지 하는 질문이 자신을 향했을 때, 그는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깨닫게 되면서 무너진다. 모든 것이 만족스럽고 행복해 보였던 그 날, 높이 올랐던 그의 감정의 파도는 자신의 딸 조세핀을 총으로 쏘면서 잠잠해진다.

 

순간 일가족 자살 사건을 떠올렸다. 부모가 어린 자녀를 먼저 죽이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어 그들 삶의 마침표를 마지막으로 찍는 것. 매체에서 빈번하게 보던 일들이 연출되는 줄 알았는데,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했다. 나는 매체에서 보도된 내용의 그 후 이야기는 듣지 못했으니까. 이들이 내게 들려준 건 그 후의 이야기 같았다. 아버지의 총을 맞았던 딸은 살아나고, 아버지는 구속되고, 그 후 이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궁금증 해결도 될 수 없었던 건, 어느 날 찾아온 광기가 불러온 참혹극으로 이들이 살아낸 시간은 너무 잔혹했다는 것.

 

소설은 3부로 구성된다. 1부는 앙투안이 아들 레옹에게 하는 말로 전개된다. '나는 이렇게 살아왔다.' 하는 고백 같은 이야기. 조세핀을 쏘기 전까지의 평범한 일상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매 순간 값을 매기며 말한다. 2부는 앙투안이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는 과정과 멕시코로 건너간 후의 삶을 그린다. 병원에서 나온 그가 어떤 삶을 꾸려 가는지, 얼마나 달라진 태도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준다. 3부는 조세핀의 시선으로 지독한 상처와 증오, 고통의 시간을 건너가는 과정이 서술된다. 내가 가장 이입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고 가장 불편한 부분이기도 했다. 사람의 마음이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을 거쳐야 이런 결말을 볼 수 있는 건지 전혀 가늠할 수 없었기에 말이다. 지금 내가 전혀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그 행복이 보일 것 같지도 않기 때문에, '괜찮겠지' 싶은 일들이 '괜찮지 않을 것들'로 숨통을 조여오고 있기 때문에 이 결말이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까 인생이란 결국 힘겹더라도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것.(295페이지)'이라고 말하는 긍정의 말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속죄, 증오, 분노를 극복하여 마주한다는 그 장면을 떠올릴 수가 없었다. 시간만 주어지면 그게 노력으로 완벽하게 가능한 일인지 잘 모르겠어서다. 오늘을 살아가는 평범한 한 사람이 보여줄 수 있는 모습에서 이입할 수 있던 공감이 선한 인간으로 돌아가는 것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물론 이건 나의 착하지 못한 심성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읽히는 이유는, 삶에서 절대 내처질 수 없는 소재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고, 다시 일어서야 하고, 잘 살아가고 싶다는 바람이 꺼지지 않는 게 인생이기에. 그 방법이 뭔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는 순간이 늘 막막하지만, 그 시도의 끝에서 행복을 만나고 싶다는 욕망은 변하지 않을 것이기에... 이들이 마지막에 보여준 것 역시 희망이고 행복해질 거라는 암시였다. 몇 년의 시간, 시간에 견줄 수 없는 고통이 흘러간 뒤에 찾은 기적이지만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인생으로 퍼즐을 끼우기 위해 필요했던 과정이라고 보인다. 한 사람을 이해하고, 가족이라는 구성을 받아들이는 품을 가지게 되는 것. 광기의 발현과 치유라는 극복이 가져올 그 무엇을 만나기까지의 여정이 절대 만만하지 않았지만, 결국 찾아내고야 말았다는 만족감까지. 가혹한 현실을 극복한 자만이 만날 수 있는, 말 그대로 기적 같은 이야기였다.

 

사샤, 옛날에 우리 가족이 살았던 집 앞을 방금 지나왔어. 새로 이사 온 사람들이 2층 창가에 꽃을 놓아두었더라고. 근데 거기 무슨 꽃이 있었는지 아니? 글쎄 히아신스가 있는 거야. 갑자기 추억이 스쳐 지나가더라고. 아빠, 엄마, 우리 모두. 어린 시절의 조각이 작은 퍼즐 조각처럼. 그 조각을 다 끼워 맞추고 나면 어떤 그림이 되는지 결코 알지 못했지. 그렇지만 완성된 퍼즐의 모습이 정말로 궁금했어. 완성된 그림을 맘속에 그리며 컸고, 얼른 자라고 싶었어. 속으로 생각했지. 우리는 지나고 나서야 행복했음을 깨닫는다고, 고통과는 달리 행복하게 사는 순간에는 결코 그 행복을 깨닫지 못한다고. (277페이지)

 

지금도, 여전히,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을 믿고 사는 나지만, 이들이 고통과 분노의 시간을 통과한 후에 서로를 마주한 순간, 어쩌면 내가 없다고 믿었던 그 모든 것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분노는 사라지고, 용서도 가능하며, 고통의 시간이 지워질 것도 같은, 그래서 웃을 수도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약간, 아주 약간, 생기기도 했다. 이게 시작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 과정에서, 인생의 마침표를 찍는 그 순간에, '행복'도' 보았어.'라고 말할 수 있게 말이다.

 

 

n******i 2015.03.26. 신고 공감 15 댓글 12
리뷰 총점 종이책
행복만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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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볼수록 맘에 드는 표지다. 수많은 꽃송이들이 거슬리지 않는 독특한 글씨체의 제목을 둘러싸고 있다. 행복은 파랑새처럼 파랑꽃으로 피어난다고 보아야 하리. <이책은> 텍스터 서평 모집 당첨 도서. <저자는> 저 :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발췌하다  당신은 지금까지 카망베르를 먹어본 적이 없었다’(카망베르 치즈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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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볼수록 맘에 드는 표지다.

수많은 꽃송이들이 거슬리지 않는 독특한 글씨체의 제목을 둘러싸고 있다.

행복은 파랑새처럼 파랑꽃으로 피어난다고 보아야 하리.

<이책은>

텍스터 서평 모집 당첨 도서.

<저자는>

저 :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발췌하다

 당신은 지금까지 카망베르를 먹어본 적이 없었다’(카망베르 치즈 광고), ‘불빛, 그 이상을 드립니다’(프랑스 전력 공사 광고) 등의 광고 카피로 유명한 프랑스의 카피라이터 출신 작가, 그레구아르 들라쿠르는 현재도 ‘오 멋진 날’이라는 광고대행사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현역 광고업자이다. 업계에서 승승장구하던 그는 2011년 1월 『그 가문의 소설가』로 프랑스 문단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작가는 인터뷰를 통해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정직하다고 생각하기에’ 여성의 시점에서 소설을 썼으며 이 작품을 통해 ‘꿈을 이루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는지’를 경고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책읽은 소감>

행복을 파랑새로 표현하던가. 여기선 표지처럼 행복이 파란꽃으로 피어났지 싶다.

누구나 행복을 꿈꾸며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행복한 사람의 표정은 그냥 보기만해도 편안해보이고 구김살이 없다. 웃다보니 행복해지더라는 말도 있는데 가능하면 웃는게 좋고, 복이 오고, 젊어지고, 웃는 얼굴에는 침도 뱉지 못한다지. 물질적 부를 이룬 행복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행복함은 마음이 편안한 상태가 아닐까. 초월했거나 다스릴 수 있어서  마음이 크게  동요되지 않는 경지, 유지되는 상태말이다. 그러자면 마음 속에 행복조각이 작아도 강하게 박혀있어야 하리. 이 행복조각은 유년시절에 형성된다고 본다.

 

어제는 내 생일, 전날은 남동생 생일. 고기 넣지 않은 국간장으로 미역국을 끓였고, 대파만 송송 썰어넣은 계란찜을 만들었다. 내 기억속의 메모리 음식이자 행복 한조각이다. 둘째 아들임에도 시골에서 농사 지으며 부모님 이하 5남매를 키우신 부모님. 지독히도 가난했던 때라 닭이 낳은 달걀을 먹는게 아니고 내다팔던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생일날만은 계란찜을 해주셨고 불 땐 아궁이에다 들기름으로 손수 바른 김을 구워서 주셨다. 요즘처럼 조미김이 포장되어 나오던 시절이 아니었다. 옹기종기 모여앉은 두 개의 밥상, 그 많은 식구들이 물질적 결핍은 컸겠지만 내 유년시절을 떠올리면 그저 행복한 충만감이다.

 

《행복만을 보았다》는 그레구아르 들라쿠르의 작품 중 가장 개인적이고 가장 강력한 작품으로, 프랑스에서 출간된 지 1개월 만에 10만 부 이상이 판매되어 프랑스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르파리지엥》에서 ‘2014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하였으며, 현재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공쿠르상 최종 후보작으로 오른 걸작이다.

 

이런 문구를 접하면 기대반 우려반이다. 문화가 다르고 정서가 다르기에 갖는 선입견이 있다. 저 찬사는 부풀려짐이 아니었다. 저자 이름이 발음도 외우기도 어려운데 첫 대면이다. 고작 296 페이지가 묵직함은 굉장했다. 그 귀한 느낌을 전달하자니 몇 개의 글을 써놓고는 며칠째 완성을 못했다. 하나의 생명이 잉태되어 탄생하는 신기한 경험 앞에서 실수를 해도 사랑으로 다 감싸진다. 하나의 인격체 형성에는 양육이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 책은 이 모든 과정을 비교적 간결하게 소개하지만 충격이고 경악이다. 무관심과 방관이 주는 정신적 학대가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똑똑하게 알 일이다. 사랑이 전제된 결실이라야 양육에도 책임이 따르고 사랑으로 보듬는다고 본다.

 

목차를 보자면 3부로 나뉘는데 한 부가 한 권의 책이라 여겨질만치 무게감을 준다. 

1부 우리 인생의 가치는 얼마일까?

손해사정인인 주인공이 자신의 아들 레옹에게 담담히 들려주는 형식이다. 일상의 모든 값어치를 돈으로 환산해 소제목을 붙인게 독특하다. 간결하지만 그 안에 응축된 억눌린 감정만큼은 냉소적이다. 사랑받고 싶어서 관심받고 싶어서 어린 아이가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었다. 주는 사랑이 담긴 양육을 통해 아이는 배우고 하나의 인격체가 된다는걸 아버지는 몰랐다. 아버지의 그런 행동이 고스란히 주인공에게 투영된 아이러니라니. 정신이 3대 간다는 사실을 알수록 모골이 송연하다.

 

스물과 열 일곱의 어린 부모라고 다 그럴까. 오죽하면 어린 주인공이 자신을 사랑하느냐고 엄마에게 묻는데 엄마는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한다. 엄마는 오로지 책(사강을 특히 좋아함)만 읽고 담배를 멋있게  피운다. 엄마의 담배연기를 좋아하는 그 마음이 아리다. 5년 터울의 쌍둥이 여동생들에게만 보여주는 부모의 눈빛과 관심을 얼마나 부러워했던지. 그런 냉랭한 무관심 속에서 자라난 쌍둥이 여동생들도 부모의 판박이로 오빠를 대했다. 7살인 쌍둥이중 한 명이 의문사한 날 어머니는 집을 떠났다. 그때부터 혼자 남은 여동생은 본능적으로 오빠만 의지하고 둘은 어머니가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하면서 세월은 간다.

 

화학자가 꿈이던 아버지는 어머니를 만나면서 꿈을 접었다. 아버지는 소심했고 말수가 적었지만 여자 손님들에게 인기짱. 그런 아버지가 엄마의 떠남과 쌍둥이 딸 하나를 잃은 후로는 접시에 코를 박고 탁자에서 자거나 쇼파에서 일어난다. 남겨진 아들과 쌍둥이 딸 하나는 알아서 커야 했다. 그저 일을 해야만 양육할 수 있다고 생각했음이라. 여동생은 자신이 필요한 부분이자 단어만 달랑 말하니 왕따가 되고 이 암호같은 말을 오빠만이 알아듣는다. 그런 여동생에게도 남친이 생기고  그녀의 말은 여전히 반토막이지만 평생의 반려자가 된다. 이 시기의 오빠의 헌신과 애정이 여동생에게는 강하고 작은 행복조각이 된다.

 

모델 일을 하는 아내는 무지 활달하고 뜨거운 여자요 나는 소심하고 매사 비겁하다. 서로가 달라서 끌리지만 서로가 달라서 헤어지는 이유도 된다. 감정이 흔들리기도 하나  감정없이 일하다 보니 포상으로 차도 받는다. 아내는 직업상 자주 집을 비우더니 낯선 남자의 향기를 묻혀온다. 아내에게 복수하고픈 마음과 비겁한 행동이 싫어서 임산부의 차 사고를 유리하게 딱 한 번 봐준다. 이게 문제가 되어 해고를 당한다. 아내의 외도를 알면서도 모른체 해야는 비겁함, 일자리를 찾기 위해 굴욕을 감수해야는 비굴함, 전해진 어머니의 죽음, 아버지의 암 발병은 그를 옥죈다. 온갖 감정들은 자책감으로 번지고 자신도 모르는새 광기로 자리한다.

 

그 날은  딸 조세핀이 그리는 가장 행복했던 한때이자 하루였다. 평소 해보고 싶었던 걸 아빠랑 함께 할 수 있었고 아들인 레옹도 무척 좋아했다. 엄마가 없다는 사실은 슬프지만 그 날은 셋만 있어도 행복했다. 이런 행복의 충만함으로 베개에 누웠는데 입에서 피가 뚝뚝 떨어진다. 경악하는 레옹과 정신을 잃은 조세핀, 그리고 딸의 입에 방아쇠를 당긴 아빠가 있었다. 레옹을 말없이 데려간 사람은 새할머니고...딸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를 차마 묻지도 못하고...여동생만은 늘 찾아오는데 두 조카는 친엄마가 데려갔으며 문신한 남자랑 산다고. 조세핀이 '왜 내가 첫 번째로 총을 맞아야했는지'를 묻는다고.

 

2부 왜 당신은 날 먼저 쏘았나요?
정신과 상담을 받는 과정이다. 닥터는 계속 말을 시킨다. 자신도 몰랐던 내재된 감정이나 동기 혹은 의문점을 알아지기도 한다. 광기가 빠져나간 자리에 새 삶이 자리하게 되는 과정이다. 암으로 투병중인 아버지를 찾아갔던 일과 30년이란 세월을 아버지 곁에서 지낸 새어머니. 그 자리가 비어있어야 엄마가 돌아온다는 어린 마음였음을 뒤늦게 전한다. 진정 아버지를 사랑한 새어머니는 간병하면서 무너지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아버지에게 그런 모습조차 보이기 싫은게 사랑의 모습이리라. 처음으로 새어머니의 이름을 불러서 감동을 전한다.

 

화해 제스처를 취해놓고는 조세핀을 쐈나니. 아버지마저도 등 돌린 가운데 갈 데가 없던 주인공. 여행 갔다가 호텔의 공석이 된 청소부가 되고 눌러 앉는다. 자신을 파멸로 몰아간 손해사정인 경험으로 동료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여타의 이런저런 일들로 회사에 소심한 복수를 한다. 가족이라는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마음을 타인들의 가족이 되어 상처를 보듬고 그네들도 주인공에게 상처가 있었음을 알아가는 시간.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가장 인간적인 모습들이 잔잔하게 감동으로 그려진다.

 

3부 행복만을 보았다

조세핀이 화자가 되어 말한다. 총을 맞은 딸이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부터의 상황이다. 개자식을 저주하며, 이식수술을 여러 번 받고 회복하면서 재활훈련을 한다. 아빠를 개자식이라 불러야 숨을 쉴 수가 있다. 적개심과 증오가 삶을 지탱했지 싶다. 엄마를 닮아 한 미모했던 소녀. 자신에게서 삶을 앗은 개자식을 어떻게 해야나. 왜 내가  레옹보다 먼저 총을 맞아야 했을까. 왜 내가 레옹보다 먼저...왜 내가 레옹보다...왜 내가...왜,왜,왜...개자식을 만나 똑같이 총을 쏴주고 싶다. 이 얼마나 한 맺힌 처절한 저주인가. 개자식 당신도 총 맞아서 이 고통을 당해봐야 알지 이런 마음이다.

 

천륜이라도 용서할 수 없는 아빠, 개자식. 레옹과 문신남은 찰떡궁합으로 뜻이 맞는다. 엄마는 문신남과 사이가 삐걱이더니 문신남을 떠나보내고...어찌하여 엄마는 자신밖에 모를까. 엉덩이살을 떼내 얼굴에 이식했는데 그 햄조각을 보고도 아무런 느낌이 없나. 할 말이 없을까. 할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한 조세핀은 고모와 대화를 나눈다. 반토막말을 할지라도 엄마보다는 고모와 말이 더 잘 통한다는 느낌이다. 진정성이 바탕에 있음인데 그렇기에 조세핀은 고모의 말을 진지하게 들을 수 있었다. 아빠는 고모에게 작아도 강한 행복조각을 줬다고. 그래서 살아낼 수 있었다고...

 

전작을 찾고 싶은 저자를 만났다. 유려한 문체가 아닌 간결하다. 그러면서도 많은 의미를 내포한 흔하지 않은 주제로 가족애를 다뤘다. 유년시절의 정서를 통해 흉악범이 될 수도 있음이라. 마음 붙일 여지를 주지 않는 부모라, 자신만 아는 아내, 제대로 된 교우관계를 유지못하면 살인자도 될 수 있다. 성장을 통한 지독한 고립과 인정받지 못함이 빚어낸 자존감은 끝모를 추락만을 야기한다. 게다가 결혼생활마저 파탄나고 실업자 신세하며, 그걸 타개하기 위한 노력은 비참했다. 자신과 같은 처지가 될 것을 두려워한 주인공은 아이들을 행복한 상황에서 잠들게 하고 싶었다고 본다. 쌍둥이 여동생중 하나가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것처럼. 자신의 속내를 들어줄 이  없음이 불행이다. 비겁함으로 점철되었던 그의 인생이 패륜을 저질렀으나  인생의 막장에서 드뎌 용기를 내고 또 다른 가족을 통한 치유됨이 참 다행이었다.

 

잘 만든 영화는 시작할때 대사를 흘리고 마지막에 그 대사를 반드시 각인시킨다. 주인공은 아버지에게 비는 왜 내려요 를 질문하지만 화학자를 꿈꿨던 아버지는 별 신통치도 않은 질문을 하네 식으로 묵살해 버린다. 주인공은 아버지가 자상하게 다정하게 대답해 주기를 얼마나 염원했던지.자신에게 따스한 눈빛과 마음에서 우러난 사랑을 받고 싶었던 것. 주인공은 자식들에게 그런 질문받기를 얼마나 원했던가. 다정하고 자상하게 대답해 주고 싶었는데. 누나와 사는 소년은 외톨이다. 축구에 열광하지만 끼어주지를 않는 소년에게 주인공은 연습상대가 되어준다. 진정한 마음과 마음이 이어져 치유가 되는 순간들. 성폭행으로 낳은 아들을 동생인양 키우는 누나가 자연스레 마음을 열게 되는 상황. 조세핀이 아버지를 찾은 해안가에서 소년이 묻는다. 비는 왜 내려요.

k******5 2015.03.12. 신고 공감 9 댓글 22
리뷰 총점 종이책
인생을 살만하게 만드는 것은? [행복만을 보았다]
"인생을 살만하게 만드는 것은? [행복만을 보았다]" 내용보기
그렇다면 우리 인생의 가치는 얼마일까? 정말 정말 오랜만에 소설책 한 권을 손에 들었다. 이 책 <행복만을 보았다>는 나도 모르는 누군가의 의도로 내게 온 책이다. 이렇게라도 오지 않았다면 읽지 않았을 책. 단지 소설이었기 때문에 나의 선택을 받을 확률이 거의 없었던 책.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내 책상 위에 이 책이 택배로 도착해 있었다. 포장을 뜯은 후 나와 인연이 될 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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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 인생의 가치는 얼마일까?

 

정말 정말 오랜만에 소설책 한 권을 손에 들었다. 이 책 <행복만을 보았다>는 나도 모르는 누군가의 의도로 내게 온 책이다. 이렇게라도 오지 않았다면 읽지 않았을 책. 단지 소설이었기 때문에 나의 선택을 받을 확률이 거의 없었던 책.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내 책상 위에 이 책이 택배로 도착해 있었다. 포장을 뜯은 후 나와 인연이 될 책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왠 일? 하며 무심히 책 장에 꽂아두고 있었다. 그리고 가끔 보이는 표지와 제목을 애써 외면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내게 온 이유가 있지 않을까?

 

세상이 내게 보내는 미세한 신호들에 민감해지려고 한다. 분명 어떤 의도를 담은 신호가 내게 줄기차게 보내지고 있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되면서부터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 이 책이 아무런 사전 신호도 없이 내게 온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무시하고 말았을텐데, 지금이라서 책을 열어보게 된 것이다. 책이 내게 말하고 싶은 게 있는 거겠지. 이런 상상. 사실, 세상에 나온 어떤 책이든 메시지가 없는 책은 없으니 유익하지 않을 책은 없다. 개권유익이란 말을 그래서 좋아한다.

 

'우리 인생의 가치는 얼마일까?'란 질문이 본문을 열자말자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분명 사람 사는 이야기겠지. 적어도 우리 인생의 가치는 얼마일까? 란 질문에 대한 답을 사색하듯 찾게 해주는 이야기가 이어 질거라 기대하게 했던 문장이다. 원래 소설을 잘 읽지 않았던 이유가 있다. 복잡한 스토리를 통해 메시지를 찾아내는 데 익숙하지 않아 그랬다. 그러니 이 책도 큰 기대 없이 읽었다. 어떤 소설이든 시작은 늘 약간의 지루함을 이겨내야 했기에 억지로 밀어붙이듯 한 장 한 장 읽어나갔다.

 

"언젠가 어머니한테 날 사랑하냐고 물었더니,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대답하셨죠. 세상의 그 어떤 자식도 들어서는 안 될 말 아닌가요. 그때 그 말이 날 죽였어요." (P.154)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나를 지켜주고 절대적인 사랑을 줄 것 같은 존재가 있다. 아이들에게 부모는 그런 존재다. '아빠', '엄마'라는 단어는 아프고 힘들 때 나를 지켜주는 존재의 대명사다. 내가 몇 살이 되었건 내가 아빠 엄마 입장이 되어도 마찬가지다. 가족이라는 단어와 함께. 그런데 현실에서는 기대했던 것과 다른 일들이 일어난다. 그들이 곁에 있어도 나는 그들이 그리운 '부재'의 상황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마치 곁에 있어도 없는 것보다 못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세대를 이어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족이란 단어는 행복이란 말과 항상 나란히 서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을 떠올렸다. 모두에게 그런 건 아니겠지만. 사랑이 머물던 자리에 미움이나 증오가 대신하기도 한다. 그 자리를 다시 사랑이 채워진다면 인생은 아이러니 하지만 불행 속에서도 행복은 찾아진다는 해피엔딩의 짜릿한 결말을 교훈으로 남긴다. '인생이란 결국 힘겹더라도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란 결론을 얻게 된다. 이 책의 스토리가 그것을 말한다.

 

"사람은 말입니다. 사생활이 엉망이 되고, 가족이 무너지고, 사회 생활까지 땅속으로 꺼지다 보면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어요. 다시는 아무도 자기를 찾지 못하는 곳으로요."_(P.189)

 

사생활이 엉망이 되고, 사회 생활이 땅 속으로 푹 꺼지는 경험을 한 한 집안의 가장. 그로 인해 아픔을 겪는 가족들. 알고보면 모두가 피해자이자 때론 가해자이기도 한 제각각의 사연 속에서 우리가 살면서 찾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속마음을, 아픔을 이해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현실을 판단할 때 누구나 상대에 대한 배려가 배제되기 마련이다. 내가 힘들면 특히 그렇다. 내가 직면한 문제가 내 눈을 가리는 것이다. 삶의 중요한 가치를 못 보게 한다.

 

이 책이 내게 온 이유가 있을 거라고 내 마음대로 판단하고 읽게 된 책이다. 덕분에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아빠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어떤 아빠가 되어야 할지를 잠깐 생각해보는 시간도 됐다. 시간을 관통하는 인생이야기가 많은 교훈을 전한다는 걸 알게 해주는 책이다. 어떤 삶이든 살아내고 나면 후회를 남기는 법이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더 실수하기 전에 일상을 돌아보고 내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YES마니아 : 골드 l*****j 2016.11.20. 신고 공감 4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행복만을 보았다-그레구아르 들라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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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아주 만족스러운 작가와 작품을 만났다. 한동안 문학 작품은 차마 손 가는 것이 없어, 거의 간단한 역사서나 에세이 종류만 읽었었는데, 어찌나 흐믓하던지.   어느날 갑자기 딸에게 총을 쏘게된남자와, 총을 맞은 딸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소재가 자극적인 것 뿐만 아니라, 그 개연성 역시 오밀조밀 연결되어 있어, 읽으면서, 읽고 나니 그 먹먹함이 한동안 지속되었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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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아주 만족스러운 작가와 작품을 만났다.
한동안 문학 작품은 차마 손 가는 것이 없어, 거의 간단한 역사서나 에세이 종류만 읽었었는데, 어찌나 흐믓하던지.  
 
어느날 갑자기 딸에게 총을 쏘게된남자와, 총을 맞은 딸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소재가 자극적인 것 뿐만 아니라, 그 개연성 역시 오밀조밀 연결되어 있어, 읽으면서, 읽고 나니 그 먹먹함이 한동안 지속되었다.  
 
어쨌거나,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역활을 하는 것은 '부모'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역기능의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은 혼자  모든 삶의 짐을 짊어지고 사는 것이 아니라, 안타깝게도 그 고통과 아픔은 대를 이어전달되게 되는 것이라는 것을 이 책 역시 말을 하고 있다.  
 
어제 국제갤러이에서 빌 비올라의 영상을 보면서, 이 책의 내용들이 떠올랐다.
함께 관람한 이는 종교나 구원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나는 생각이 조금 달랐다.  
 
삶이 극심한 고통이라는 것.
그것 자체를 느끼지 못하고 하하호호 미친년처럼 오직 편안함과 즐거움에 탐닉하는 사람들은 과연 죽을때 무슨 생각을 하고 죽을까.
삶이 극심한 고통,임을 느끼고 인식하고, 발버둥쳐본 후에 비로서 찾아드는 고요함, 평화로움...그래서 드라마 없는 삶은 겉은 풍요로울지 모르겠으나, 깊은 성찰이 없어 공허함 혹은 빈곤함이 느껴진다.
 
호들갑을 떨며 리뷰를 적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동안 "인생의 가치는 무엇일까?" "비가 오는 이유를 아니?" 같은 문장은 당분간 내 주위를 맴돌며 내 삶을 더 풍부하게 하리라.  
 
아주 만족스러운 책이다.    

YES마니아 : 로얄 c******m 2015.03.15.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그들에게 과연 행복이란 말이 성립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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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돈을 최소한으로 지불하게 만들어서 돈을 받는 사람이에요. 인정도 없고 연민도 없는 사람, 조난자에게 손을 내밀 권리가 없을뿐더러 마음 한 편에 친절을 놓아둘 자리도 없어요. 사람들이 날 인정머리라고는 없는 형편없는 인간으로 만들었어도 난 그저 가만히 받아들였어요. 나는 다른 사람들의 불행을 못 본 척해야만 해요. 주인공의 직업과 세상살이를 말해주고 있는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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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돈을 최소한으로 지불하게 만들어서 돈을 받는 사람이에요. 인정도 없고 연민도 없는 사람, 조난자에게 손을 내밀 권리가 없을뿐더러 마음 한 편에 친절을 놓아둘 자리도 없어요. 사람들이 날 인정머리라고는 없는 형편없는 인간으로 만들었어도 난 그저 가만히 받아들였어요. 나는 다른 사람들의 불행을 못 본 척해야만 해요. 주인공의 직업과 세상살이를 말해주고 있는 구절이다. 이처럼 그는 사고가 난 차들을 면밀히 조사해서 보험사가 어떻게 하면 적게 보험금을 지불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어 그의 일을 완수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인정머리 없는 일에 감정을 가짐으로 그 일에서 쫓겨나게 된다. 한 아기를 가진 여인이 남편이 떠남으로 인해 차에 불을 지르고 보험금을 타려고 한 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여인의 편을 들어주어 보험금을 타게 만들어 준다. 그것이 보험사의 입장에서 보면 있을 수 없는 일인데, 그렇게 만들어 들통이 나서 해고되게 되는 것이다.

 

 

책은 인생의 가치에 대해 많이 논한다. 그 가치가 단어로 엮여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가령 탄생, 피, 눈물, 기쁨, 고통, 젖니, 자전거 추락, 교정기, 파상풍 걱정, 휴가, 단것, 충치, 변성기, 단짝, 여자 친구, 배신, 선행 등 낱말을 통해 그의 인생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에 가격을 붙이고 있다. 나이가 든 목숨은 3만에서 4만 유로, 어린아이라면 2만에서 2만 5천 유로 등으로 말이다. 상당히 언어가 자조적인 흐름으로 이루어졌다. 자신의 삶을 역설적으로 제목으로 달아 놓았다고 해도 될 듯하다. 그의 삶에 기쁨이라는 것을 잘 찾아볼 수가 없다. 성장 과정부터 거의가 아픔과 잃어버림의 가운데 놓여 있다. 참으로 참람한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은 지극히 어린 부모(어머니가 17세, 아버지가 20세))에게서 태어나 사랑을 받지도 못하고 성장한다. 부모에게는 없었으면 싶을 정도의 자식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7살 아래 쌍둥이 여동생이 태어난다. 그들은 비교적 부모의 사랑을 받는 것으로 그려진다. 그런데 그 쌍둥이 중 하나가 7세 때 죽는다. 그것은 어린 그에겐 너무나도 큰 충격이다. 그 죽음이, 깨어나지 않음이 그에겐 평화로 보이기도 한다. 나중에 자녀들을 죽이기로 마음먹고 행동으로 옮길 때 그 평안을 생각하는 듯하다. 그리고 부모들의 관계에서도 어긋남이 나타난다. 서로 다른 사랑이 식어지고, 다른 이성을 찾는 것으로 그려진다. 그런 과정에서 그와 하나 남은 여동생은 아픈 시간을 살아간다. 아버지가 새엄마를 들여오고 그들의 틈바구니에서 비정상적인 성장을 한다.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서구의 결혼관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녀들의 아픔 등은 전혀 상관이 없다. 남녀가 쉽게 만나고 자식을 가지고 헤어지고 하는 모습을 그려준다. 우리들의 의식에서는 그것은 큰 죄악으로 생각되는데, 그들은 전혀 아닌 모양이다. 그러기에 자녀들의 성장엔 질곡의 과정이 있게 되는 듯하다. 이 책은 그러한 문제도 언급해 보고 잇지 않나 여겨진다.

 

 

글은 주인공이 자신의 아들 ‘레옹’에게 말하듯 그려져 나간다. 자신의 삶을 낱낱이 들려주는 형식으로 표현되고 있다. 자기 고백서라고 보면 될 듯하다. 성장하여 한 여자와 눈이 맞고 둘은 어린 나이게 결합한다. 그리고 조세핀이란 딸과 레옹이란 아들을 둔다. 둘 사이도 그의 부모들처럼 그리 형통한 관계는 아니다. 아내가 바람을 피우면서 떠나가고 둘을 키워나가야 하는 가운데 직장도 잃게 된다. 그런 가운데 아버지의 건강에 적신호가 온 사실이 언급되고, 여동생과 아버지의 집을 찾기도 한다. 새어머니는 한숨을 쉬면서 와서 고맙다는 인사 함께 아버지를 지금은 만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 마음엔 여린 요소가 많이 남아 있다는 뜻이리라.

 

 

글의 시간은 뒤죽박죽이 되어 있다. 역순행적 구성으로 이루어져 잘 따라가야 내용을 분별할 수 있다. 주인공의 어린 시절의 얘기를 하는가 싶다보면 어느 새 주인공의 아이 얘기를 한다. 어머니 얘기를 하다가 자신의 아내 얘기를 한다. 잘 따라가지 않으면 내용을 놓칠 수가 있다. 문장들이 간결체로 되어 있어 더욱 그러하다. 이 얘기를 하는가 싶다 보면 다른 얘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짧은 문장이라서 구분하기는 좋다. 문장을 읽어나가기는 부담스럽지 않고 경쾌하다. 이러한 문장을 비교적 좋아하는데, 부분 부분은 매우 잘 읽힌다. 그런데 짧은 문장이 너무 끊어지는 맛이 있어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해 나가는 데는 불리하게 작용하는 듯하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보험사 처리반인 주인공, 그의 여동생 쌍둥이 안과 안나, 그들의 친어머니, 아버지, 새어머니, 주인공의 아내 나탈리, 딸 조세핀, 아들 레옹, 친구 스프프 등이 그들이다. 주변 인물들도 더러 나온다. 안나와 함께 사는 남자 토마, 나탈리의 문신한 남자, 아버지를 사랑하는 여자들, 나를 좋아하는 여자들 그리고 이들과 서로 엮이는 인물들이 그려진다. 그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일이 이 책의 내용 이해에 큰 도움이 된다. 주인공이 생각이 흘러가는 대로 이야기가 따라가다 보니 관계를 그려나가는 데도 쉽지가 않다. 또 모든 삶에 가격이 붙어 있다. 이 가격과 삶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것도 책에 몰입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자살하거나 타인을 죽이고 자기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없애려는 욕망은 언제나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무한한 욕망, 상대방과 서로 마음을 합해 결국 상대방을 구원하려는 무한한 욕망과 만나 배가 된다. 책의 2부가 시작되는 머리에 들어있는 글이다. 이 글은 ‘가족 자살 기도’라는 소재를 내용으로 담았다. 주인공이 딸을 쏘고, 아들을 보내면서 자신도 가겠다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과정이 그려진다. 물론 딸을 쏘고, 경찰에 잡히는 상황으로 이어지지만, 그들의 삶이 보편은 넘어 극단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그 후 딸은 병원으로 이송되고, 주인공은 정신 병원에 간다. 아들도 엄마가 있는 곳으로 간다.

 

 

주인공은 정신에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지만 아이들과는 다시 만나지 못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그리워하고, 아이들의 소식 듣기에 애타한다. 딸이 죽지 않았다는 사실과 아이들이 어머니와 함께 있다는 사실은 확인한다. 그러면서 호텔 청소 일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친구를 사귀게 되고 그들과 어울리면서 생활이 이루어진다. 참담한 삶의 모습이다. 마음에는 늘 자녀들에 대한 아픔이 있다. 행복과는 거리가 먼, 어찌 생각하면 가장 처절함 아픔을 지닌 삶을 보여준다.

 

 

그 뒤로 여러 말이 꼬리를 물고 입 밖으로 나왔다. 비겁했던 아버지, 도망간 어머니, 아주 심했던 어머니의 기침소리, 영원히 깨지 않은 여동생 안, 어린 시절 벽을 쳤다가 손등이 부러진 일, 새벽에 다른 남자의 체취를 한껏 안고 집으로 돌아와 웃음을 흘렸던 나탈리, 고용지원센터 직원들이 휴식 시간이라며 상담을 중단했던 일까지...... 주인공은 멕시코 마이토 해변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다시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파괴된 심성을 치유하는 듯한 느낌으로 그들과의 관계가 이루어져 간다. 마틸다라는 여인에 대한 사랑, 마틸다의 아이 아르히날도를 자식처럼 생각하면서 만나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삶이 그의 과거를 떠올리게 만들고 안쓰러운 자신의 삶을 회억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참으로 많은 일들이 그를 스쳐지나간다. 아픔이고 안타까움이다.

 

 

3부에서는 조세핀을 화자로 해서 그리고 있다. 아버지에게 총을 맞고 병원에서 재활해 가면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아버지를 증오하면서 레옹과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사는 아저씨 그렇게 그들의 생활이 이루어진다. 그러는 가운데 할아버지의 죽음이 있고, 고모와 연결되면서 아버지를 기억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전혀 남으로 생각하면서 성장했지만 그래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버지의 마음도 헤아리게 되고, 결국은 멕시고 연안에 있는 아버지를 찾게 되는 과정이 그려진다. 갖은 일들이 있지만 인생은 살만한 것이란 마지막 문장과 함께 말이다.

 

 

참으로 참담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지독한 악조건의 환경 속에서 성장과 그로인해 정신분열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세세히 분석해 나가고 있다. 짧은 문장으로 이끌어 나가지만 긴박감보다는 처절하고 애틋한 느낌이 강하게 다가오는 내용으로, 너무나 열악하기에 오히려 역설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제목 ‘행복만을 보았다’가 강한 인상으로 다가오는 글이다. 정말 이러한 가정이 있을 수 있는가는 의문은 도외시하고, 그 감정의 흐름과 긍정의 마음을 새김질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마음에 와 닿는다. 서늘하게 읽혀지는 글이다.

j****3 2017.08.03.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아름다운 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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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생에서 행복만 가득할 수가 있을까? 턱도 없는 소리이다. 어림 반 푼도 없다. 사람의 인생은 행복외에도 갖가지 잡다한 것들로 가득차 있다. 상당히 많은 것들이 슬프고 지루하고 재미 없는 것들이다. 당신의 인생은? 아마 당신의 인생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이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이유는... 삶에는 약간의 즐거움과 행복함... 그리고 보람이 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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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생에서 행복만 가득할 수가 있을까? 턱도 없는 소리이다. 어림 반 푼도 없다. 사람의 인생은 행복외에도 갖가지 잡다한 것들로 가득차 있다. 상당히 많은 것들이 슬프고 지루하고 재미 없는 것들이다. 당신의 인생은? 아마 당신의 인생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이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이유는... 삶에는 약간의 즐거움과 행복함... 그리고 보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들이 우리들에게 이 세상과 삶을 버텨 낼 힘을 준다. 그리고 슬픔 속에서도 우리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그것 또한 인생을 참아내는데 큰 힘이 된다.


이 책은 우리들에게 슬픔과 회한, 그다지 즐겁지 못한 인생의 에피소드들 사이에서도 아름다움을 느끼는 방법을 알려 주는 책이다. 짧게 이루어진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들을 읽어가면서 우리는 슬픔과 애잔함 그리고 동시에 어떤 알 수 없는 형태의 아름다움이라는 느낌을 느끼게 된다. 공감. 나도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음에 대한 깨닿음. 나만큼이나 편안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안도감. 그리고 슬픔 자체에 깃들어 있는 어떤 형태의 우아함. 그것이 슬픔의 미학이라고 명명을 하든, 어떤 다른 방식으로 지칭이 되든... 내가 이 책에서 본 것은 바로 그런 점이다.


'행복만을 보았다.'라는 이 책의 제목이 딱 알맞는 책. 제목과 내용의 대칭성, 통일성, 합일점.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행복으로 가득찬 삶의 모습. 우리의 삶은 고단하다. 아주 짧은 기쁨과 환희의 순간들 사이에는 대부분의 지루하고 인내심이 요구되는 시간들이 놓여 있다. 우리는 어쩌면 기쁨이라는 마약에 중독이 된 사람들인지 모른다. 삶의 어느 순간에 불쑥 찾아 올지 모르는 그 기쁨이 도파민을 분비해다는 그 짜릿한 경험을 잊지 못하고, 이 지루한 삶의 또 다른 순간에 언젠가 또 다시 그런 경험이 찾아올것이라는 목마름이 삶을 지탱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매회의 애피소드가 상당히 짧은 분량. 때로는 한페이지 정도 밖에 안되는 적은 분량. 하나의 에피소드에 너무 많은 것을 담지 않으려는 작가의 의도. 그런 것이 잘 느껴진다. 그래서 이 책은 읽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대부분의 감동을 강요하는 수필들을 읽을떄 느껴지는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부분적으로는 짧은 분량 때문일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독자를 배려하는 작가의 마음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짧은 상황만을 보여준다. 감정을 이입시키지 않는다. 독자가 스스로 알아서 느낌을 얻도록 하는 고마운 배려이다. 덕분에 이런 류의 책들에 넌더리를 내는 나도 이 책만은 미워할 수가 없는 책이다.


수필보다는 시적인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 산문시는 아니지만, 강렬한 시를 읽을때 느껴지는 비언어적인 느낌. 그런 비슷한 느낌이 내게는 전해진다. 다른 사람에게는 어떨지 모르지만 긴 서사구조를 가지는 장편의 글들이 아니면 감동을 잘 느끼지 못하는 나에게는 오랜만에 짧은 글로 이루어진 강렬한 감동으로 가득한 멋진 책으로 느껴진다.

s***g 2015.03.0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행복만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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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개인주의가 팽배한 자유로운 나라이다. 사랑도 많고 바람도 많고, 이혼도 많을 것이다. 자신의 자유, 쾌락에 몰두한 삶은 정말 행복할까? 소외된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프랑스의 소외 문제를 다루고 있는 소설 같았다. 부모의 이혼과 무관심으로 자식이 제대로 사랑, 교육받지 못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비극을 다뤘다. 카뮈의 이방인이 생각나기도 했다. 뫼르소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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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개인주의가 팽배한 자유로운 나라이다. 사랑도 많고 바람도 많고, 이혼도 많을 것이다. 자신의 자유, 쾌락에 몰두한 삶은 정말 행복할까? 소외된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프랑스의 소외 문제를 다루고 있는 소설 같았다. 부모의 이혼과 무관심으로 자식이 제대로 사랑, 교육받지 못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비극을 다뤘다. 카뮈의 이방인이 생각나기도 했다. 뫼르소는 위기상황에서 태양과 아랍인을 향해 총을 쐈는데, 이 남자는 어처구니없게도 자신의 딸을 쏜다. 사람들의 뜨거운 연애만큼 뜨거운 가족애가 필요해 보였다. 다정하게 무관심한 사람들이 만든 행복 찾기이다.

 

나는 돈을 최소한으로 지불하게 만들어서 돈을 받는 사람이에요. 인정도 없고 연민도 없는 사람. 조난자에게 손을 내밀 권리가 없을 뿐더러 마음 한편에 친절을 놓아둘 자리도 없어요. P95

 

처음 소설은 돈의 액수에 따라서 에피소드가 나온다. 주인공인 앙투안은 손해사정사 일을 하고 있다. 보험사가 지불할 돈을 낮추는 게 그의 일이다. 직업 때문인지 그는 모든 사건을 액수로 구성해서 얼마짜리였는지 가늠해 본다. 그의 집은 화목하지 않았다. 다정하게 말을 주고받는 일이 없었던 것이다. 아무도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아버지는 약국에서 일하는 화학자로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집에서는 냉담한 사람이었다. 그는 아빠와 함께 한 사랑과 교육, 추억이 없다. 아빠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아버지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 삶에 비겁한 것이었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이혼하고 혼자 살았다. 자식을 보러 오지도 않고 외롭게 지낸 모양이다. 그도 어머니를 찾아가지 않았다. 아버지는 여자들에게 인기가 꽤 많았다. 곧 새어머니가 들어왔다. 그와 여동생은 새어머니에게 못되게 굴었다. 원래 여동생이 쌍둥이였는데 한 명이 죽었다. 지금 아버지는 암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 30년 동안 아버지가 미소 짓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어머니가 원하지 않는 아이였다. 그래서 어머니 품이 아닌, 결핍 속에서 자랐다고 한다.

 

그는 아내 나탈리를 피팅룸에서 만나 사랑에 빠졌다. 불같은 정열적인 여자였다. 딸 조세핀 과 아들 레옹을 낳았다. 그리고 부모처럼 두 사람의 사랑은 식었다. 아내는 바람을 피웠다. 그는 어느 임신한 부인의 차가 불에 탔다는 사건을 맡았는데, 그녀의 남편이 도망갔다는 말을 듣고 처음으로 연민을 느낀다. 남편은 아이를 가질 생각도 없었다고 한다. 자신의 가족이 생각났던 걸까, 그는 여자에게 우호적으로 손해사정을 작성해줘서 돈을 받게 해주었다. 그 일로 그는 해고당했다. BMW를 타는 능력사원에서 하루아침에 생활고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어머니가 쓸쓸히 돌아가셨다. 집세도 못 냈던 어머니를 아무도 찾지 않았다. 어머니는 그가 왕 같은 위엄을 갖추길 바랐지만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고, 마음이 약했던 그 역시 배우려 하지 않았다. 실업수당은 나오지 않았다. 그는 삶을 헤쳐 나가기보단, 멈추기로 했다. 첫 번째로 딸 조세핀에게 방아쇠를 당겼다. 조세핀은 턱에 큰 부상을 당했지만 다행히 죽지 않았다.

 

자살하거나 타인을 죽이고 자기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없애려는 욕망은 언제나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무한한 욕망, 상대방과 서로 마음을 합해 결국 상대방을 구원하려는 무한한 욕망과 만나 배가 된다. P141

 

사건 후, 그는 멕시코 서안에 있는 호텔 데스코노시도로 이동했다.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친 것이었다. 그곳에서 청소부일을 하며 새롭게 시작한다. 그곳에서 아르히날도 라는 꼬마 골키퍼와 친해진다. 둘은 함께 연습한다. 아르히날도의 누나 마틸다는 남자들에게 상처받은 여자다. 그녀는 앙투안에게 마음의 문을 연다. 아르히날도의 실력은 상승하고 팀 승리에 기여한다. 그는 그곳에서 새롭게 행복을 찾았다.

 

왜 딸을 먼저 쏘았나? 딸 조세핀은 뼈와 피부를 이식받고 학교로 돌아갔다. 예전만큼 예쁘지는 않지만 다행히 점점 좋아져서 친구 샤샤도 생기고 그럭저럭 학교생활을 해나간다. 하지만, 아빠에 대한 깊은 증오심은 어쩔 수가 없다. 정신과 상담 중에 암퇘지, 개자식이라면서 아빠에 대한 욕설을 내뱉는다. 조세핀은 왜 아빠가 자신을 먼저 쏘았는지 '끔질' 이라고 해서 질문하고 답을 생각해 본다. 아버지를 이해할 수가 없다. 그래도 어릴 때는 동화책을 읽어주는 자상한 아빠였는데, 왜 그랬을까. 고등학교를 졸업한 조세핀은 아버지를 찾아 멕시코로 가서 만난다. 그를 용서한 모양이다. 행복하기 위해서겠지.

 

정말 모두들 자신의 행복만을 보았다. 그래서 모두 이기적이었다. 냉담한 앙투안의 아버지도, 외로움에 빠져 등을 돌린 어머니도, 비겁한 앙투안도, 바람 피는 그의 아내 나탈리도, 오토바이에 엄마보다 아저씨를 택한 아들 레옹, 총에 맞았지만 용서하기로 한 딸 조세핀, 쌍둥이 안이 있을 때는 오빠 앙투안에게 곁을 주지 않았던 안나까지. 모두 자신의 행복만을 보았다. 타인과 사랑을 나누고 어울리는 이유가 오직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일때, 집단의 가벼움이 드러나 쉽게 분열되고 파괴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상대를 위해 나를 희생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없었다. 개인주의적 사고방식이 만든 비극이었다. 앙투안은 부모처럼 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자식들에게 잘해주었지만, 아내와 이혼하고 직장에서 해고당하자 자신의 습성이 나오고 말았다. 고통스러운 현실로부터 도망가는 것, 그리하여 현실의 고통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딸을 먼저 쏘았다. 그리고 비겁하게 멕시코로 가서 자신의 새로운 행복을 찾았다. 딸은 평생 아빠를 증오하는 것이 아닌 용서하고 함께 하는 선택을 했다. 그게 더 행복하기 때문일 것이다. 알고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가족처럼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충분할 때 가족은 그럭저럭 행복하게 굴러가지만, 불행에 빠지고 나서야 행복의 실체가 드러나게 된다. 내리는 비를 멈추게 하는 건 벌어진 간극을 만나게 하는 것. 하늘과 대지가 사랑할 때야 비로소 맑은 날이 올 것이다.

 

d******m 2015.04.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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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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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뭘까. 내게 가족은 누구이고 가족들에게 나는 누구일까. 우리는 얼마만큼 서로에게 기쁨이고 상처일까. 가족 간의 사랑이 소중하지 않다고 말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마는, 또 그만큼 가족끼리 갈등이 빚어지고도 있다. 남보다 더 먼 가족이 될 정도로.   남자와 여자가 만나 부부가 되고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어 자식을 기르는 그 모든 시간과 공간. 그건 하나의 우주라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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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뭘까. 내게 가족은 누구이고 가족들에게 나는 누구일까. 우리는 얼마만큼 서로에게 기쁨이고 상처일까. 가족 간의 사랑이 소중하지 않다고 말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마는, 또 그만큼 가족끼리 갈등이 빚어지고도 있다. 남보다 더 먼 가족이 될 정도로.

 

남자와 여자가 만나 부부가 되고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어 자식을 기르는 그 모든 시간과 공간. 그건 하나의 우주라고 했다. 거대하고 깊은 세계. 자칫 놓친 순간의 실수나 잘못이 커다란 소용돌이로 퍼져 나가면서 개인의 인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그리하여 한 가족의 행복이나 불행으로까지 연결되는 세계. 내가 어쩌다 너의 부모가 되었고 너는 어쩌다가 내 자식이 되었니.

 

인간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존재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은 좀 괴롭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었으면 싶은 바람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알고 있다면 그러지 말아야 할, 알고 있다면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음에도 하지 않거나 하기 싫어 하거나 하는 게 납득이 안 되기 때문에. 그런데 이 또한 지극히 주관적인 내 가치관일 수 있고.

 

마지막 페이지(295쪽)에서 덩그러니 외치고 있다.

"그러니까 인생이란 결국

힘겹더라도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새삼스럽게 일렁이지도 않는다. 새롭지도 않고. 그럼에도 소설의 여운으로는 끄덕여진다. 이렇게라도 살아야 하는 것이라니. 나는, 내 가족은 얼마나 다행한 처지인가. 남의 불행에 내 행복을 확인하는 아이러니가 민망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삶의 한 방편인 것을.  

YES마니아 : 로얄 j***6 2015.04.09.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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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만을 보았다》 행복은 분명 어딘가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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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슬플 땐 절대로 날 위로해줄 만한 사람들을 향해 고개 돌리지 않는다는 걸 알아. 그래서 우리는 더 슬퍼지지. 부모님이 서로를 사랑해서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고 믿고 있다가, 어느 날 부모님이 나와 함께 있는 걸 썩 바라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지. 어른이 된다는 건 우리가 생각만큼 사랑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거란다. 힘겨운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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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슬플 땐 절대로 날 위로해줄 만한 사람들을 향해 고개 돌리지 않는다는 걸 알아. 그래서 우리는 더 슬퍼지지. 부모님이 서로를 사랑해서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고 믿고 있다가, 어느 날 부모님이 나와 함께 있는 걸 썩 바라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지. 어른이 된다는 건 우리가 생각만큼 사랑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거란다. 힘겨운 일이지.

그레구아르 들라쿠르의 전작인내 욕망의 리스트에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늘 거짓말을 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남자는 여자와 자고 싶어서 그녀가 예쁘다고 칭찬을 하고, 여자는 자신이 아름답지 않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에게 내가 필요하다며 그렇게 믿고 싶어한다. 진실을 견디지 못하는 허약한 사랑 때문에 남자와 여자는 그렇게 거짓말을 한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너는 재능이 있으니 멋진 삶을 살 거라고 말한다. 우리가 어른이 되어 인생을 바꾸는 건 책에서나 가능한 거라는 걸 깨닫게 되면, 그제야 그것이 거짓말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삶이 거기서 거기이고, 꿈을 이루지 못하는 평범한 삶이 대부분이라는 걸 아이들이 알게 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엄마들은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이런 거짓말들은 대개 상대를 배려해서이거나, 혹은 마음이 다치지 않게 보호하려는 선의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행복만을 보았다에서는 정반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 할 수 없는 남자가 등장한다.

그는 마음 한편에 연민이나 동정, 인정 같은 것을 놓아둘 자리 없이 냉철하고, 계산적으로 일해온 그는 양쪽 보험회사의 입장에서 셈을 하고 가치를 따져봐야 하는 손해사정사이다.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봐야 하고, 설명되지 않는 것을 설명해야 하는 그는 사고가 나면 신체적 피해, 심리적 피해, 직업적 손해, 의료 비용, 손상된 차량의 가치, 심리적 고통에 대한 보상금 등등을 따져서 계산을 해야 한다. 그 일을 하면서 그는 종종 자신이 타인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 빠져 있던 때가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조사 중에 발견된 사실에 대해 입을 다물어서 누군가를 곤경에서 빠져 나오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그 누군가의 인생을 끝장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돈을 최소한으로 지불하게 만들어서 돈을 받는 사람이에요. 인정도 없고 연민도 없는 사람. 조난자에게 손을 내밀 권리가 없을뿐더러 마음 한편에 친절을 놓아둘 자리도 없어요. 사람들이 날 인정머리라고는 없는 형편없는 인간으로 만들었어도 난 그저 가만히 받아들였어요. 나는 다른 사람들의 불행을 못 본 척해야만 돼요. 그렇지 않나요, 그제스코위악 씨? 당신이 물에 빠지는 모습을 그저 지켜보기만 하고, 대신 당신은 마음껏 날 욕할 수 있게 된 거예요. 복종은 비겁한 사람들의 자존심이죠. 훈장 같은 것 말입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별로 받지 못하고 자란 앙투완은 스스로를 '결핍'속에서 자랐다고 기억한다. 어머니의 냄새가 나지 않는 곳에서, 어머니의 품이 아닌 곳에서 허전함에 마음의 상처를 입으면서 말이다. 반면 쌍둥이 여동생 둘은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으나, 그들 중 한 명이 죽는 바람에 가족의 행복도 끝이 난다. 여동생이 죽자 어머니는 집을 나가버리고, 남은 여동생 안나는 어머니와 쌍둥이 자매가 곁을 떠난 뒤 말문을 닫아버린다. 그는 아버지를 향한 화를 주체하지 못했고, 매주 정신과 의사의 상담을 받아야 했다. 지금은 그도 어른이 되어 나탈리라는 매력적인 여자와 결혼을 하고 조세핀과 레옹이라는 남매를 둔 가장이 되어 살고 있다. 하지만 한 순간의 연민으로 실직자가 되어, 아내도 잃고, 나중엔 결국 아이들 조차 잃어버리고 만다. 그렇게 그는 아버지한테 느꼈던 증오심을 스스로에게 돌리기로 마음을 먹는다.

저도요, 아빠, 죽고 싶을 때가 있어요.

3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1부는 주인공 앙투안이 아들 레옹에게 자신의 삶을 들려주고, 2부에서는 모든 걸 잃어버린 뒤 멕시코로 추방된 이후의 삶과 정신과 의사와의 상담 과정, 3부에서는 그의 딸 조세핀의 시점에서 그녀가 아버지에게 받은 충격과 상처에 대해서 들려주고 있다.

개 같은 일이 벌어졌던 그 첫해 5 5, 끔질’(끔찍한 질문)이 다시 떠올랐어요.

왜 당신은 날 먼저 쏘았나요?

조세핀은 자신을 죽이려 했던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다. 대체 그는 왜 딸에게 총을 쏘게 된 것일까. 그는 나름 자신의 입장에서 딸을 위해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을 당한 상대방의 입장까지 고려하지는 않았다. 그가 평생 원망하고 서운해했던 아버지와 어머니 역시 자신의 행복을 위해 눈이 멀어 아들을 배려하지 않았다. 바람을 피웠던 그의 아내 나탈리도, 오로지 오토바이 때문에 엄마의 새 남자친구 아저씨에게 마음을 연 레옹도, 자신에게 용서할 수 없는 짓을 한 아빠라는 존재를 용서하고 인정하기 위해 애쓰는 조세핀도,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행복만을 보려 한다.

나의 엄마, 네 친할머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거짓말도 보이지 않고, 네 엄마가 여전히 나를 사랑하는지 아닌지 모르는 탓에 네가 생기기 1년 전에 지운 아기도 보이지 않고, 단순하면서도 무한하고 거대하면서도 비극적인 그 사랑도 보이질 않네. 당시에 내가 흘렸던 눈물도, 소파에서 뜬눈으로 지새웠던 무수한 밤도, 되살아난 야수의 모습도 보이질 않네.

그저 행복만을 보았어.

극중 앙투안은 레옹이 태어날 무렵의 사진을 보며 그 속에서 당시의 상처, 비극, 우울함 등은 보이지 않고 행복만 보인다고 쓸쓸하게 말한다. 평범한 어느 집에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단란한 가족 사진 말이다. 사진이란 흘러가는 시간을 붙들기 위한 장치이다. 영원히 간직할 찰나의 순간을 위해서, 우리는 카메라 앞에 서기 전에 가장 좋은 옷을 입고, 거울을 보며 단정하게 체크하고, 밝게 웃는 표정을 짓는다. 행복한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도 십 여 년 전에 찍은 가족 사진이 액자에 걸려 있다. 사진 속에는 몇 해 전 돌아가신 할머니도 계시고, 지금보다 많이 정정해 보이는 부모님의 모습도, 훨씬 어려 보이는 파릇파릇한 나와 동생의 모습도 있다. 물론 되돌아보면 당시에 마냥 행복한 일, 좋은 일들만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사진 상으로는 누구보다 밝고, 행복한 가족의 모습이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어쩌면 우리는 그렇게라도 하면서 행복이라는 것을 붙들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람들이 사진 속에서 짓고 있는 미소가 거짓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은 분명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믿는 다면 그 순간만큼은 진짜처럼 행복해지는 게 아닐까. 그리고 그런 희망이 정말 행복을 불러올 수도 있고 말이다.

 

r*******n 2015.04.2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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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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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한번쯤 내 안의 이야기를 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흔들며 나에게는 그런 용기가 없다고 결론짓고 내 안의 어둡고 무거운 것들을 감춘 채 긍정적인 면모를 드러내려 애쓰며 살아가려 한다. 그러다 한 번씩 의도치 않게 그런 것들이 튀어나오면 당황하기보다 여전히 내 안에 살아있는 그런 암흑을 보며 좌절하곤 한다. 그래서 어쩌면 그것들을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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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한번쯤 내 안의 이야기를 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흔들며 나에게는 그런 용기가 없다고 결론짓고 내 안의 어둡고 무거운 것들을 감춘 채 긍정적인 면모를 드러내려 애쓰며 살아가려 한다. 그러다 한 번씩 의도치 않게 그런 것들이 튀어나오면 당황하기보다 여전히 내 안에 살아있는 그런 암흑을 보며 좌절하곤 한다. 그래서 어쩌면 그것들을 감추려 문학 속으로 도피하고 타인의 삶을 통해 대리만족을 얻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데 내가 내지 못한 용기를 고스란히 드러낸 작품을 만날 때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곤 한다. 전혀 내용을 예상하지 못했던 이 작품처럼 말이다.

  주인공은 앙투안은 자신은 어떠한 용기도 없으며 비겁하다고 끊임없이 고백한다. 처음엔 자신을 낮춰서 그런 게 아닌가 했지만 그가 쏟아낸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그 말이 사실이라는 사실과 함께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럼에도 그의 고백들이 싫지 않았다. 단순히 자신이 살아 왔던 삶, 어릴 적 쌍둥이 여동생 중 한 명의 죽음으로 인해 엄마의 부재로 인한 고통을 쏟아내는 방식이 평범하지 않았다. 굉장히 어수선하고 복잡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산만한듯 하면서도 하고 싶은 얘기를 모두 하고 있었다. 있는 사실만을 나열할 수 있는 고백이 아닌 삶의 순간순간에 느꼈을 고뇌와 고통, 고민, 번민, 기쁨이 그대로 드러나 쉽게 책장을 넘길 수가 없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하나의 메시지처럼 관통하고 있는 게 사랑이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사랑에 서툴고, 표현에 약하고, 사랑받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했기에 그 모든 일들이 일어났을지도 몰랐다. 앙투안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서로 깊이 사랑해서 결혼하고 앙투안과 쌍둥이 자매를 낳았지만 그 중 한 아이가 죽었을 때,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앙투안의 엄마는 그런 상황을 견디지 못했고 결국 집을 나갔다. 사랑해서 결혼은 했지만 그 사랑을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어려움이 닥쳤을 때 어떻게 해쳐나가야 하는지, 자신들이 겪는 불행만큼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다는 것을 그들은 몰랐다. 그래서 남겨진 앙투안과 동생은 마음속에 상처와 고뇌를 담은 채 성장했고 앙투안은 그런 부모를 닮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더 못난 부모가 되었다는 것, 자신의 아이들이 삐뚤게 자라도 지켜보지 못한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어릴 적 성장과정이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앙투안의 고백과 좌절과 고통으로 충분히 알게 되었다.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두고, 보험회사에 근무하면서 나름대로 인정을 받고 있지만 그의 내면은 언제나 불안했다. 그가 품고 있는 불완전한 삶이 언제 폭발할지 모를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창녀를 찾아가기도 하고, 평소와 달리 일처리를 감정적으로 처리해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기도 한다. 거기다 아내는 바람을 피우고 그런 현실과 여전히 자신을 괴롭히는 어릴 적 기억들, 그리고 암에 걸려 힘들어하는 아버지를 보며 끊임없는 생각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그는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만다. 잠들어 있는 자신의 딸 조세핀의 얼굴을 총으로 쏘고 만다. 그 다음으로 아들을, 그리고 자신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려 했지만 실행하지 못하고 조세핀에게 엄청난 고통과 상처만 남기고 말았다.

  내면이 불안했던 그가 그런 일을 저지르고 나서 3년 동안 정신병원에 갇혀 있는 동안 아내는 다른 남자와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가정을 꾸렸다. 그리고 그가 병원에서 나왔을 때 늘 꿈꾸었던 것처럼 이름도 알기 힘든 먼 타국의 호텔에서 지내기 위해 떠난다. 하지만 현실은 혼자였고, 그는 범죄자이며 휴가차 그곳으로 온 것이 아닌 도망자로, 한낱 하찮은 일꾼으로 전락한 상태였다. 그가 딸에게 한 행동 때문에 나머지 가족들이 고통 받고 절대 용서받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그는 낯선 땅에서 침묵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가 한 행동은 어떠한 이유로든지 정당화 할 수 없지만 늘 불안했던 그의 내면의 폭발이 그런 행동으로 드러남으로써 오히려 그의 내면이 평안해 진 것 같았다.

  이렇게 우울하면서도 결코 유쾌하지 않은 내용들로 채워져 있음에도 이 소설을 쉽게 간과할 수 없는 이유는 환상 속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닌 고개를 돌리면 누군가 살아내고 있을 그런 삶을 제대로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앙투안을 아빠가 아닌 개자식으로 부르면서 엉망으로 된 자신의 얼굴과 마주하며 오랜 치료를 해야 했던 조세핀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 같은 아빠를 찾아가는 모습에서 뭔지 모를 찡한 감동을 느꼈다.

  그래서 ‘그러니까 인생이란 결국 힘겹더라도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 그간의 이야기를 모두 마무리 짓는 것 같았다. 어쩜 앙투안의 모든 이야기를 다 듣고 그의 내면의 변화를 경험하면서도 희망이란 걸 가질 수 없었는데 조세핀이 자신을 찾아오고 인생이란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왜 그 모든 이야기를 쏟아냈는지 알 것 같기도 했다. 삶이 순탄하게 흘러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누구나 나름대로의 고충과 힘듦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면서 삶이 팍팍하다고 녹록치 않다고 불평을 하곤 하지만 앙투안과 그가 만난 주변 사람들, 가족들을 보면서 예기치 못한 삶의 메시지를 얻은 기분이다.

 

  절망스런 상황에 놓여 있더라도 모든 것이 불행하지 않으며, 삶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 때 다시 한 번 기회가 온다는 것. 이 소설을 마주하면서 내내 불안했던 사랑을 봐 왔다면 마지막엔 이제야 새롭게 시작된 사랑으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서툰 발걸음이 상처주고 고통스럽게 했던 과거의 시간을 충분히 치유할 수 있을 거라 믿으며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은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 보게 되었다.

s****m 2015.03.28.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