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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끝아케이드. 일전에 책방관련 이야기를 보고, 추천도서로 아는언니한테 부탁했더니 이야기해주더라구요. 예전에 읽었던 책들도 새록새록 떠오르며.. 활자도 좋았고, 그냥 겨울에 손난로 있는 곳에서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단편같이 또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지는.. 친구한테도 추천해줄수 있을것같아요. 아주아주 마음이 따뜻해지는책.. 아주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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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이드라는 단어에서는 분주하면서도 고적한 울림소리를 느낄 수 있다. 외국어인 탓도 있고 건축용어로 쓰이기도 하는 것이라 우리네 전통시장과 비교하면 남다른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을 보면서는 내내 우리 동네 시골 전통 시장이 떠올랐다. 일본의 아케이드라지만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에 밀려 쇠락해 가는 모습은 거기나 여기나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이기도 했고.
연작소설이다.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처럼 아케이드 한 곳에 모여 있는 가게들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소설집이다. 화자는 아케이드 관리인의 딸이며, 가게들의 물건을 배달해 주거나 아케이드 한 곳에서 묵묵히 지낸다. 무료해 보이기는 하는데 지겨움이나 견디기 힘들어 보이지는 않는다. 아버지의 죽음에도 일정한 거리감을 두고서 생의 쓸쓸함 자체를 어린 나이에도 넉넉히 받아들이고 사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화내지 않고 지치지 않고 안달하지 않고 시간과 함께 흘러가는 삶.
어쩌다 전통시장을 지나가게 될 때가 있다. 한가로워 보이는 풍경들. 이래서야 장사하시는 분들이 먹고 살 수는 있을 것인가 싶은 걱정이 한편으로도 되고, 누가 요즘 이런 물건을 사 갈까 궁금하기도 하고, 여태 문을 열고 있는 것을 보면 누군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들르고 있는 모양이라는 생각도 들고. 좀처럼 물건을 사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그렇게 맹하게 걱정해 주는 척만 해 왔는데.
사이트 <소설리스트>에서 소개받은 소설책이었다. 일본 소설로서는 그다지 일본스럽지 않았다고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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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 아케이드 / 오가와 요코 / 권영주 / 현대문학]
제목 : [세상 끝 아케이드 ]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작가의 작품 성향
오가와 요코의 [세상 끝 아케이드]를 읽으면서 이 작가의 책을 처음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박사가 사랑한 수식]도 이 작가의 책이었다. 그러고 보니 다른 듯 비슷한 면이 있었다. 우선 매우 정적이고 고요하다는 느낌이었다. 자칫 적막감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특이한 성향의 작가다. 고요함은 쓸쓸함으로 이어지고 쓸쓸함은 슬픔으로 이어진다. 착 가라앉는 작품 성향이지만 의외로 따뜻한 정서를 담고 있고, 글 속에서 세상의 경계를 허문다.
사람과 사람이 모이면 다양한 사연들이 만들어진다. 그 과정에서 큰 소리를 내기도 하고, 격하게 행동하기도 한다.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인간세상에서 작가는 다른 것 다 지우고 조용함과 농밀한 삶을 이끌어낸다.
아케이드 안에는 여러 상점이 있다. 결코 사람들이 좋아할만하다고는 할 수 없는 물건들을 만들고 판다. 그들은 물건에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담는다. 그들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자신을 내보일 수 있는 물건을 만들고 의미를 부여한다. 그들을 세상에 내보이는 물건이다.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꾸 안으로 들어가는 삶이다. 아케이드는 곧 그들만의 작은 세상을 이룬다.
* 세상 끝 아케이드 - 그곳은 세상에서 제일 작은 아케이드다.
* 세상 끝 아케이드 - 시간과 시간의 틈바구니에 귀 기울이고 싶다.
'대체 이런 걸 누가 사는데?' 싶은 물건을 다루는 가게들만 모여 있으니 어쩔 수 없으리라는 자각은 상점 주인들에게도 있다. 점포 입구는 어디나 그 이상 줄이려야 줄일 수 없을 만큼 좁다. 천장은 낮고, 안도 그렇게 넓지 않고, 쇼윈도는 모형 정원 정도의 공간밖에 없다. 이곳에서는 그런 소박함에 걸맞은 물품들을 취급한다. 사용된 그림엽서, 의안, 휘장, 태엽, 장난감 악기, 인형 전용 모자, 문손잡이, 화석, 하나같이 우묵한 구멍에 끼여 옴짝달싹 못하게 되어 숨죽이고 있는 듯한 물건들이다. 하지만 그래도 손님은 온다. - ‘의상 담당’, 12p.
여기에는 10개의 아케이드 상점 이야기가 나온다. 상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때론 집안의 비극을, 개인의 아픔을, 쓸쓸함을 담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그들이 무너지지 않고 잘 버텨내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사는 것이 때론 힘들고 아프지만 잘 살아낼 수 있고 그럴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삶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숭고한 것이니까. 다 읽고 나면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이 활짝 펴진다. 용기를 얻는다.
대학 노트가 한 권 한 권 글자로 메워지고, 연필은 몽땅하게 줄어들었다. 등이 쑤시고, 공책은 땀으로 축축하고, 눈도 가물거리지만, 신사 아저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유도 생각하지 않고, 괜히 무리하지도 않는다. 이 세상을 형성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손에 들고 찬찬히 바라보며 감촉을 확인한 뒤 있던 곳에 되돌려놓는다. 그 일을 한없이 반복한다. 과거에 딸이 탐색했던 길을 따라가며 희미한 자취라도 남아 있지 않은지 자세히 살펴보고, 그 애가 그렇게 바랐어도 도달하지 못했던 길을 대신 밟는다. - '백과사전 소녀', 52p. ~ 53p.
의상 담당 / 백과사전 소녀 / 토끼 부인 / 고리 집 / 종이 상점 시스터 / 손잡이 씨 / 훈장 상점 미망인 / 유발 레이스 / 유괴범의 시계 / 포크댄스 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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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버린 상가. 몰락하는 상가. 극장도 없어지고... 이젠 상가인지도 분명하지 않은 작은 아케이드에서 상가주인이자 관리인이던 아버지와 둘이 살던 저자. 아버지가 죽은 후 그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낸 아케이드와 작은 마당에서 배달알바도 하면서 임대료 수입을 받으며 조용히 살아간다.
어쩌다 오는 손님. 물론 도넛가게는 꼬맹이들 손님도 많지만.. 독신은 무대의상만들기 할머니는 레이스를 사서 옷을 만든다. 그러나 외롭게 재봉틀위에서 숨지고... 갖가지 손님들.. 의안가게. 도넛가게 사장과 결혼할 뻔 한 여자, 책을 팔러 다니는 외판원.. 그림엽서를 찾는 사람.....
그냥 잔잔한 우리 동네에 있을 듯한 그런 평범하고 친근한 이야기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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