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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먼 곳을 상상하는 사이 정말 가까운 곳은 매일 넘어지고 있었다 정말 가까운 곳은 상상을 벗어났다 우리는 돌부리에 걸리고 흙을 잃었으며 뿌리를 의심했다 견디는 일은 떨어지는 일이었다 떨어지는 소리는 너무 작아 들리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는 정말 먼 곳을 상상하며 정말 가까운 곳에 서 있었다 그래야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 박은지 <정말 먼 곳> 중 시를 읽는다는 것은 나에게는 울림이 오는 작은 한 마디를 찾아다니는 과정이다. 그 울림이 내게 큰 메아리가 쳐 살아가는 이유를 알려주게 한다. 때로는 왜곡되었던 삶이 내게 똑바로 살아라, 겸손해져라 하고 소리칠 때 시는 그런 나에게 한마디의 위로와 또 한마디의 격려와 한마디의 질책을 해준다. 시를 읽으면서 내가 모르는 사이 나는 슬슬 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내 삶을 파먹는 어떤 것들이 나도 모르게 파고들 때, 나는 넘어지는 것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느 날, 내가 너무 자만에 빠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내 삶은 너무도 비참해져 있었다. 그리고 그 비참함에서 벗어나기까지 한참이 걸렸다. 이유없이 불행했었다. 가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불행한 거라 생각했었다. 그게 아니었다. 가진 거 없어도 나는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람과의 관계에 집착하지 않아도 되고, 돈에 집착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있었다. 그리고 멀게 돌아온 길, 책을 읽을 수 있다는 현실에 행복을 느낀다. <정말 먼 곳>에서 발견한 나의 행복감과의 사투. 나는 너무 먼 곳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가까운 곳에서 나는 나를 발견할 수 있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다시 꾸는 꿈을 생각하며 가까운 곳을 본다. 가까운 곳에 내가 있다. 그리고 먼 곳에도 서 있는 나를 본다. 2018 신춘문예 시집에서 발견한 시 중, <정말 먼 곳>은 내게 또 다른 명상을 하게 해 준다. 현실과 이상의 조화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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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매년을 시작하는 시작점이라 생각하는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제게 있어 신춘문예가 그런 의미를 가지고 있고 신춘문예 당선시집을 사 읽는 것으로 한해의 독서를 시작했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도 어김없이 구입한 2018 신춘문예 당선시집 이었습니다. 꾸준히 신춘문예 당선시집을 보다보면 그 해의 문단에서 유행하는 시풍을 짐작할 수 있는데 올해 2018년의 신춘문예 당선시집을 읽으면서는 조금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당선 작품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아직 시를 보는 눈이 부족해서인지는 몰라도 이번 년도의 작품들에는 크게 관심이 가는 것들이 없었습니다. 개성적인 눈에 확 들어오는 작품들이 한두 개 정도는 매년 등장해서 역시 신인의 신선한 힘을 느낄 수 있다는 인상을 받곤 했는데 올해는 그런 폐기보다는 안정적이다 라는 인상이 강한 작품들이었습니다. 물론 묘사나 표현의 방법 등에서 신인 특유의 톡톡 튀는,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문구들은 있었습니다. 다만 전반적으로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느낌이 줄어들고 마치 늘어진 아버지의 런닝구 같은 너무나 익숙한 느낌의 작품들이 많았다는 생각입니다. 아쉬움과 실망감이 교차하는 2018 신춘문예 당선시집 이었고 뒷맛이 그리 좋은 독서는 아니었습니다. 앞으로 이번 작품집에 실려 있는 신인 작가들의 활약을 지켜보아야겠지만 그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으로 이번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으면 좋겠고 다음 년도의 작품집에서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개성적인 작품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