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안다. 문제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는 거다. 서점에 가면 수백 권의 고전이 줄지어 서 있고, 인터넷에는 '꼭 읽어야 할 명작 100선'이라는 목록들이 넘쳐난다. 그런데 정작 내 아이에게, 내 학생에게 어떤 책을 건네야 할지는 여전히 막연하다.
『10대와 통하는 처음 만나는 세계 고전』은 바로 그 막연함을 풀어주는 책이다. 120편의 고전을 인간, 사랑, 삶, 모험 같은 열 가지 주제로 묶어서 보여준다는 점이 우선 마음에 들었다. 단순히 "이 책 읽어봐"가 아니라, "너 요즘 이런 고민 있지? 그럼 이 작품 한번 봐"라고 말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는 뜻이다.
이 책이 특별한 건, 각 작품이 왜 지금도 읽혀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는 점이다. 루소의 『에밀』이 단지 교육학 고전이 아니라 여전히 우리가 고민하는 교육의 본질을 다루고 있다는 것,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속 제제의 사랑이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도 필요한 감정이라는 것. 이런 연결고리를 발견하면 고전이 갑자기 가까워진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저자가 고전 읽기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거다. 오히려 "한 번에 좋은 책을 찾기는 어렵지만, 책을 고르는 기쁨을 통해 삶이 더 단단해진다"고 말한다. 이 말이 참 와닿았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너무 빨리 정답을 주려고 한다. "이 책 읽어", "저 책이 좋아" 하면서. 그런데 정작 중요한 건 스스로 고르는 경험이었던 거다.
요즘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자기 생각을 할 시간조차 없다. 그런 아이들에게 고전을 읽으라고 하면 그저 또 하나의 숙제로 느껴질 뿐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톰 소여의 모험, 걸리버 여행기 같은 작품을 소개하면서 "꽉 짜인 생활 속에서도 모험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책 속으로 들어가는 것 자체가 모험이 될 수 있다는 거다.
교사나 부모라면 이 책을 먼저 읽고, 아이의 성향에 맞는 주제를 찾아주는 게 좋겠다. 관계에 고민이 많은 아이라면 '사랑' 챕터를, 진로에 대한 불안이 큰 아이라면 '삶' 챕터를 보여주는 식으로. 그리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는 거다. "너는 이 주인공이 한 선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같은 질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