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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류의 책이 갖기 쉬운 극단적인 페미니즘을 피하면서 (여기에 사회적, 역사적 관심을 갖는건 대부분 여자들이니... 남성중심 사관은 나올 리가 없지...) 여성의 입장에서 사실과 주관을 잘 피력했다. 진정한 남녀 평등은 여성에 대한 이 정도 고찰과 이해의 글이 남성에 의해 쓰여지는 날에 이루어지는 거겠지.
어쨌든... 평범하다면 평범할 수 있는 내용이 한개의 줄에 잘 꿰어져 있다. 내가 가지고 있던 견해가 튀는 것이 아니라는 걸 발견할 수 있어서 좋았고... (아마 이 부분에 있어서는 많은 여성들이 공감을 하리라 생각된다) 큰 깊이는 없지만 여성 자신에 대한 이해를 할 때 한번쯤은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재미있는 것은 크리스틴 로슈의 그림. 단순하면서 상징적이고, 참 재미있고 위트가 있는 그림이다.
서로가 살아온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상징과 유머가 있었지만 뭐 그거야 피차 서로의 책임이 아니니까...아쉬운 것이 있자면 출판 연도를 보니 87년의 글. 이론이나 예제가 약간 오래됐다는 느낌을 받아서 확인을 했더니 역시... 그 이후 14년간 있었던 다양한 논의와 변화, 견해들이 흡수되지 않았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하지만 아차 잘못하면 선정적이고 흥미거리가 될 수 있는 주제를 가볍지 않으면서도 씹는 맛이 쏠쏠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할듯. 페이지가 술술 잘 넘어가지만 읽고 나서 허무하진 않은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성체험의 절정으로서의 성교라는 신화를 해체하려고 하면서 어떤 특정한 대안을 주장하는 일은 분명히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 자신의 욕망에 대해서 그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그런지 이해하는 것, 서로에게 이야기하는 것(그리고 듣는 것), (우리의 눈앞에 나타나는 왜곡된 귀감들을 믿는 대신) 우리 자신을 믿는 것,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에게 사랑을 돌려주도록 요고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자신을 사랑하는 것, 우리를 구속하고 상처입히며 해를 끼치는 사회 구조를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것, 우리의 존재, 우리의 필요, 우리의 분노, 우리의 기쁜을 계속해서 주장하는 것, 이런 것들은 다음 세대의 소녀와 여성들이 섹스라는 말은 언급하거나 입과 유방과 넓적다리로 섹스를 받아들일 때 마음이 움츠러들지 아닐지를 결장하게 될 주용한 문제들이다. |
| 여성사. 이와 같은 제목을 지닌 책들은 대부분 굉장히 두껍고, 그 표지를 열었을 때 깨알같은 글씨가 가득하고.... 막상 보려고 마음을 먹었다가도 그와 같은 광경에 혀를 내두르곤 했던게 사실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이 책은 그러한 과거의 책들이 지닌 거리감을 어느 정도 극복해주는 책이라고 본다. '그림으로 보는' 이라는 말에 걸맞게, 선사시대부터 현대가지의 여성의 성생활을 재미있는 삽화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하겠다. 성, sex라고 하는 것이 어떻게 묘사하느냐에 따라서 쾌락 그 자체만에 초점이 맞추어진다거나 노골적인 그림들로 표현됨으로 인해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오히려 빗겨나갈 수 있는 요소가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그러한 것들을 아주 잘 피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몇몇 페미니즘적 움직임이 받아온 극단적인 방법에 대한 비판을 이 책은 잘 극복하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것들은 단순히 과거에 이랬다 라는 식의 관점은 절대로 아니다. 여성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나와 같은 여성의 이름으로 세상을 살았던 과거의 사람들이 어떠한 어려움을 겪었으며, 그와 같은 어려움이 현재에는 어떠한 방식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지에 대해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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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이 실천적 학문으로서 빛을 보이는 지점은 그것이 우리가 발을 내 딛고 있는 오늘의 현실 및 그 현실 속의 수 많은 편견과 이데올로기를 고발하면서도 그 기원을 짚어내기 위한 학문적 통찰을 우리에게 제시할 때이다. 물론 여성학은 경험적인 글과 현학적인 글 모두를 필요로하는 학문이다. 그럼에도 여성학에 대한 애정을 지닌 한 사람의 독자로서 본인은 항상 쉽게 읽히면서도 현실적인 공감을 할 수 있고 학문적인 정보도 얻을 수 있는 여성학 관련도서를 원했었다. 그런 책을 찾는 독자라면 이 책은 한 번 읽어 봄직하다.
이 책은 비록 분량이 너무 작고 따라서 간략한 내용만을 다루고 있다는 한계를 가지고는 있지만, 동시에 짧은 시간동안 대략적인 '성의 여성사'를 살펴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더구나 경쾌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문체는 이 책의 주제를 경박하게 만들지 않으면서도, 풍자라는 기법이 가지고 있는 미덕-즉 희화화를 통해 문제의 핵심을 집어내는-은 잃지 않는다.
역사는 늘 우리에게 지나간 과거를 통해 현재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성의 역사 또한 마찬가지다. 과거에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왜곡했던 방식들을 보는 것은 지금 현재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섞여있는 지배 이데올로기를 가려내는 작업에 도움을 준다. 게다가 보는 이의 이해 관계를 대변할 수 밖에 없는 역사의 숙명 때문에, 역사는 늘 새롭게 쓰여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여성의 입장에서 쓰여진 성의 역사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 오늘날의 페미니스트들의 공적 가운데 하나는 모든 여성들이 계속해서 자신의 섹슈앨러티를 계발하고 발전시키며 정의해 나갈 수 있게 하는 비판적인 체제와 기반 그리고 총체적인 자신감을 구축해왔다는 것이다."(263p) 그리고 이 책을 읽다보니 어느새 본인은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계발하고 발전시키며 정의해 나갈 수 있게 하는 비판적인 체제와 기반 그리고 총체적인 자신감'을 얻게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우리의 성적인 자기상, 즉 성교를 할 때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하고 느끼는지 등을 결정하는 새로운 발명, 발견, 외적인 사건 그리고 내면적인 사고(269p)*에 대해 페미니즘적 입장을 취하는 독자에게는 유쾌함을, 자신의 성적 솔직함에 대해 머뭇거리던 여성 독자에게는 자신감을, 페미니즘적 사고에 익숙치 않은 독자에게는 새로움을 안겨줄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우리 자신의 욕망에 대해서 그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그런지 이해하는 것, 서로에게 이야기하는 것(그리고 듣는 것), (우리의 눈 앞에 나타나는 왜곡된 귀감들을 믿는 대신) 우리 자신을 믿는 것,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에게 사랑을 돌려주도록 요구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 우리를 구속하고 상처 입히며 해를 끼치는 사회구조를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것, 우리의 존재, 우리의 필요, 우리의 분노 그리고 우리의 기쁨을 계속해서 주장하는 것, 이런 것들은 다음 세대의 소녀와 여성들이 섹스사는 말을 언급하거나, 입과 유방과 넓적다리로 섹스를 받아들일 때 마음이 움츠러들지 아닐지를 결정하게 될 중요한 문제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