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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랑은 아련함을 느끼게 한다. 그 사랑이 이뤄졌든 그렇지 않든 그 첫 감정은 어느 감정과 확연히 다르다. 그렇기에 '첫사랑'은 많은 세월이 흘러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오늘 만난 이반 투르게네프의 소설 '첫사랑'은 한 남자가 느꼈던 그 순간의 감정이 성인이 되어서도 결코 잊을 수 없는 것으로 남은 소설이다. 제목을 보고서 어느 정도 가늠을 했었지만 그래도 직접 텍스트를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설레임과 기대 그리고 불안감은 직접 읽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다. 신사들이 모인 저녁식사 서서히 모임은 끝나가고 있었다. 집 주인을 포함 해 두 손님이 남은 상황에서 각자 돌아가면서 첫 사랑을 이야기를 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손님 중 한 명은 첫 사랑의 의미를 가볍게 생각한다. 있었지만 있었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집주인은 현부인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어느 걸림돌 없이 결혼까지 했기에 '첫사랑'이라는 단어에 어울릴만한 감정이 없었다. 하지만, 다른 손님은 블라디미르는 자신의 첫사랑을 말하기 위해선 노트에 적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말한다. 두 사람과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인 남자 블라디미르의 대화에서 그에게 '첫사랑'은 금기였을까?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하여튼, 그에게 필요한 시간을 주었고 2주 후 그의 '첫사랑' 이야기 시작 되었다. 그의 나이 열여섯살에 만난 여인 '지나이다' 귀족의 딸로 모든 남성들의 관심을 받지만 정작 주인공에겐 관심이 없다. 누구나 앓을 수 있는 열병을 가져오는 첫사랑. 한없이 약해지는 짝사랑의 모습은 어김없이 그 끝은 언제나 성장통을 겪게 한다. 책을 읽는 내내 한 소년의 구구절절한 사랑 앓이 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드러내고 있다. 인간에게 첫사랑의 감정은 무엇을 느끼게 하는 것일까? 어쩌면 가장 본능적인 '애정'을 깨닫게 하면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알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한 남자의 첫 사랑이지만 그 이면에는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도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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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묾 출판사, 이반 투르게네프 <첫사랑>.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했다. “16살입니다.” 44쪽 이반 투르게네프의 소설 <첫사랑>의 화자이자 16살 소년, 블라디미르. 그리고 소년이 사랑한 여자 지나이다. 지나이다는 소년보다 나이가 많고 무엇보다 소년이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 소년의 시점에서 그려지기 때문에 ‘첫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 소년인 것처럼 보이지만 글을 읽다보니 반드시 소년만은 아닐거란 생각이 들었다. 또 첫사랑이 과연 무엇일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레이몽 라디게의 <열여섯의 정원>도 떠올랐다. 물론 그 소설에 비하면 블라디미르와 지나이다의 나이차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실제 이보다 더 나이가 차이나는 남자와 결혼을 하고 보니 굳이 지나이다의 나이가 크게 각인되진 않는다. 열여섯과 첫사랑. 두 단어는 그냥 떠올리기만 해도 설렌다. 설렘은 종종 아픔가 상처로 남고, 성장을 위한 거름이 되는 것 같다. 혹은 비밀스러운 경쟁자라도 나타나 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오? 91쪽 연애소설을 읽으면서 설렐 때도 있고, 내 사랑도 아닌데 내가 다 억울하고 사무치게 괴로워질 때도 있다. 블라디미르가 사랑한 그녀가 사랑에 빠진 상대가 누구였는지를 알게 되는 순간이 그랬다. 자전적 소설이란 말에 그리고 지주였던 어머니를 좋게 생각하지 않았으며, 가난하지만 잘생긴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투르게네프가 이런 소설을 쓴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인생에서 ‘살아가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가장 원했으며, 실제로 그렇게 산 사람이었다. 78쪽 사실 이 소설을 10여년 전에 만났더라면 오롯이 블라디미르 아니면 지나이다의 안타까운 사연에만 집중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몇 년이 지나면 블라디미르 정도의 나이가 될 아이가 있어서인지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를 다룬 부분도 쉽게 지나칠 수가 없었다. 소년의 아버지는 성적을 비롯해 소년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기 보다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고, 때때로 그 거리가 좁혀질 때면 소년도 아이처럼 아버지의 곁에 머물렀다. 그리고 어떤 질문을 던졌을 때 소년의 뇌리에 오래도록 멋진 말을 말로만이 아니라 삶으로 보여주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아이에게 어떤 부모로 보여지고 있을지를 생각하며 여러가지 다채로운 ‘사랑’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woojoos_story 모집으로 우주서평단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우주서평단 #첫사랑 #머묾 #이반투르게네프 #도서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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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RST LOVE 첫사랑 》 | 이반 투르게네프 | 승주연 옮김 | 머묾 @meomum_book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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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언제나 아름답게만 시작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순간에 가장 불온한 그림자를 함께 데리고 오는지도 모른다. 머묾 출판사에서 나온 사랑 3부작 중 이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을 읽으며 나는 오랜만에 정말 매운맛 막장드라마 같은 고전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이렇게까지 사람의 감정을 뒤흔들고, 이렇게까지 관계를 잔인하게 비틀어 놓을 수 있다니.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극적이라는 말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 묘한 순도와 슬픔이 이 작품 안에는 있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투르게네프 자신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자전적 소설이라는 점에서 더욱 깊게 다가왔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떠올렸다. 결국 사람은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말할 때 가장 쉬운 문장으로도 가장 좋은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꾸며낸 문장보다 살아낸 문장이 더 멀리 간다는 것을, 이런 작품들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증명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덮고 난 뒤에는 나 역시 소설을 쓰는 사람으로서 내 글 속에 더 많은 ‘나의 이야기’를 녹이고 싶다는 마음이 진하게 남았다. 숨기지 않고. 피하지 않고. 내가 지나온 감정과 상처와 부끄러움까지도 언젠가는 문장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한편으로는 이 책을 읽는 내 모습이 조금 낯설기도 했다. 어릴 적에는 이런 고전을 붙들고 날이 새는 줄도 모르고 빠져들었다. 그저 재밌어서, 그저 다음 장이 궁금해서, 인물들의 사랑과 배신과 욕망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읽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의 나는 그때처럼 무조건적으로 책 속으로 뛰어들지 못했다. 이 인물의 감정을 계산하고, 이 장면의 의도를 판단하고, 관계를 해석하면서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물론 그것도 나름의 성장일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조금은 아쉬웠다. 그 시절의 나는 조금 더 순수하게 이야기의 불길 속으로 걸어 들어갈 줄 알았으니까. 그래서 《첫사랑》은 단지 한 편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지금 어떤 방식으로 책을 읽고,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쓰려 하는지를 돌아보게 만든 작품이었다. 첫사랑은 끝나도, 첫사랑을 읽는 마음은 나이를 먹으며 다른 얼굴이 된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는 그 변해버린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계속 고전을 읽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사랑의 순진함보다 사랑의 잔혹함을 더 오래 보여주지만, 바로 그래서 더 진실하다. 그리고 나는 그런 진실 앞에서 다시 한번 생각했다. 결국 오래 남는 이야기는 가장 멀리서 가져온 허구가 아니라, 가장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자기 자신의 고백일지도 모른다고. —— 🌌 @woojoos_story 모집으로 우주서평단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우주서평단 #첫사랑 #머묾 #이반투르게네프 #도서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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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머묾 세계문학의 첫 시리즈 사랑 3부작이 나왔어요. "시대를 넘어, 사랑이라는 감정은 어떻게 변해왔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를 고전문학의 세계로 초대하고 있네요. 첫 번째 이야기는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거장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1818-1883)의 《첫사랑》이네요. 역시나 첫사랑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랑의 시작이자 인생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강렬한 상징적 의미가 있어요. 그러니 누군가의 첫사랑 이야기를 듣는다는 건 꽤나 흥미로운 일이네요. 중년의 남자 셋이 모여 한밤중에 꺼낸 대화의 주제가 첫사랑이었네요. 한 사람은 첫사랑의 기억이 너무 어릴 때라서 거의 남아 있지 않고, 다른 한 사람은 현재의 아내를 만나기 전까지 아무도 사랑한 적이 없고, 양가의 아버지가 나서서 결혼시킨 경우라서 달리 할 이야기가 없는데, 마지막 남은 사람은, "제 첫사랑은 정말로 평범하지 않습니다." (31p)라고 말했기에 다들 들려달라고 요청했어요. 근데 말재주가 없다면서 노트에 적은 후에 나중에 읽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는 2주 후에 다시 만나 그 약속을 지켰네요. 이 소설은 그가 노트에 적은 내용이네요. "당시 나는 16살이었다. 그리고 이 일은 1833년 여름에 일어났다." (32p) 이반 투르게네프는 스스로 이 작품을 '가장 자전적인 작품'이자 '유일하게 다시 꺼내 읽는 작품'이라고 밝혔는데, 실제로 투르게네프의 어머니는 매우 부유한 지주였고, 아버지는 젊고 외모가 뛰어났지만 가난한 군 장교였다고 하네요. 이 책에 《첫사랑》과 함께 수록된 《무무》라는 작품은, 투르게네프의 어머니가 거주했던 모스크바 오스토젠카의 생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고 하네요. 어린 시절에 겪었던 일들이 작가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를 짐작해보네요. 열여섯 살의 소년에게 첫사랑은 '참새의 밤'과 같았네요. 러시아에서는 뇌우를 동반한 짧은 여름밤을 일컬어 '참새의 밤'이라고 부른대요. 그녀는 푸슈킨의 시, <그루지야의 언덕 위에서>를 낭독한 뒤에 이렇게 말했어요. "'내 가슴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기에.' 시가 이래서 좋아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말하지만, 실재하는 것보다 더 낫고 어떨 땐 진실보다 더 와닿으니까요··· '내가 가슴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기에'는 사랑하지 않았으면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거니까요!" (90p) 첫사랑은 달콤한 고통을 주었고,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겨버렸네요. 도대체 사랑은 뭘까요.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각자 느끼는 사랑을 통해 스스로 이해할 따름이네요. 《무무》에서 게라심이 강아지 '무무'에게 느끼는 사랑도, 다른 이들과의 사랑에 못지 않다는 것, 다만 사랑한 적 없는 이들만이 잔혹해질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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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 이반 투르게네프 지음 / 승주연 옮김 / 머묾 펴냄
《첫사랑》은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의 떨림과 동시에, 그 사랑이 얼마나 쉽게 상처로 변하는지를 조용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투르게네프는 열여섯 소년의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자연과 함께 흘려보내듯 묘사하며,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첫 감정의 순수함과 불안함을 떠올리게 한다. 볼로댜가 지나이다를 바라보며 느끼는 설렘과 질투, 희망과 절망은 너무도 현실적이라 읽는 내내 나 자신의 첫사랑을 되짚게 된다. 지나이다는 매혹적이면서도 어딘가 슬픈 인물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즐기지만 그 이면에는 깊은 고독이 숨어 있다. 그녀를 향한 볼로댜의 감정은 사랑이기보다는 숭배에 가깝지만, 그 순수함이 오히려 더 아프게 다가온다. 나라면 볼로댜처럼 모든 감정을 숨기고 바라보기만 했을지, 아니면 용기를 내어 솔직하게 고백했을지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러나 첫사랑의 서툼이야말로 이 이야기의 핵심이라 느낀다. 말하지 못했기에 더 깊어지고,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더 오래 남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함께 실린 《무무》는 전혀 다른 결의 사랑을 보여준다. 게라심과 무무의 관계는 말없이도 전해지는 애정과 헌신으로 가득하다. 여주인의 명령 앞에서 무무를 잃을 수밖에 없는 그의 절망은 사랑이 권력과 사회 구조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지를 드러낸다. 무무를 직접 강에 빠뜨리는 장면은 읽는 동안 숨이 막힐 만큼 고통스럽다. 나라면 과연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지, 아니면 끝까지 저항하다 함께 파멸을 선택했을지 쉽게 답할 수 없다. 이 두 작품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와도 깊이 닿아 있다. 첫사랑의 설렘과 좌절은 여전히 반복되고, 사회적 힘 앞에서 개인의 감정이 희생되는 일 또한 형태만 바뀌었을 뿐 존재한다. 직장과 관계, 책임 속에서 사랑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들은 오늘날에도 낯설지 않다. 투르게네프는 사랑을 아름답게만 그리지 않는다. 사랑은 성장의 통과의례이자 상처의 시작이며, 때로는 인간을 가장 잔인한 선택으로 몰아넣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이 책은 사랑의 빛과 그림자를 함께 보여주며, 우리가 왜 그 고통을 알면서도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지를 조용히 묻는다. 읽고 나면 가슴 한편이 오래도록 서늘하면서도 따뜻하게 남는다.
#첫사랑#이반투르게네프#머묾출판사#무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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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이 책은 이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책이다. 책은 <첫사랑>과 <무무> 두 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이 책에서 투르게네프는 러시아 귀족사회의 몰락과 지식인과 민중의 갈등, 시대 변화를 섬세하고 절제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서정적 자연 묘사와 정교한 심리 묘사, 절제된 서술은 독자들에게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의 어머니는 매우 부유한 지주였고, 아버지는 젊고 외모가 뛰어났지만, 가난한 군 장교였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의 폭정을 지켜보며 어머니와 농노들 사이에서 중재자가 되곤 했다.
<첫사랑>은 1860년에 러시아 문학잡지 《독서를 위한 도서관》 제3호에 최초로 발표된 작품으로, 투르게네프는 이 작품을 “가장 자전적인 작품”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 작품 《첫사랑》에서는 중편 소설이다. 투르게네프의 서정적 스타일을 여가 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투르게네프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지만, 40년 넘게 19세기 중반 유럽에서 활동한 스페인계 프랑스 메조소프라노 폴린 비아르도라는 오페라 가수이자 사교계의 중심에 있었던 그녀를 사랑했다. 투르게네프는 생전 편지와 회고에서 폴린을 “나의 최고의 친구이자 예술적 영감”이라고 여러 번 표현할 정도로 두 사람은 신뢰와 애정, 정서적 교류와 문학적 감수성을 함께했다.
<첫사랑>은 16살이었던 세르게이 니콜라예비치가 옆집으로 이사 온 아름다운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기면서 사랑을 시작하는 이야기지만 그 길은 쉽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고, 오히려 통증이 수반된 사랑이다. 주인공은 마흔이 넘은 나이에 자신이 열여섯 살이던 때로 돌아가 그 시절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달콤해야 하는 첫사랑은 지금 되돌아보니 통증에 가까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나이다의 주변에는 그녀를 짝사랑하는 남자들이 네 명이나 버티고 있다. 그녀가 평소에 살가웠지만 어느 순간 변해버렸다. 주인공은 그녀를 사랑하면서도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그저 바라볼 뿐이다. 그래서 그에게 첫사랑은 달콤함보다는 씁쓸하고 강한 통증으로 남게 된다. 첫사랑은 원래 미완성이라는 깨달음이 더 진하게 배어나는 작품이다.
<무무>는 <첫사랑>과 다르게 고통으로 시작한다. 결국은 비극의 이야기다. 농노의 신분으로 말하지 못하는 한 남자. 힘이 장사다. 평생 하인으로 살 수밖에 없는 운명 속에서 결혼도 주인이 정해주는 여자와 하게 되고, 너무도 사랑하고 아끼는 강아지도 떠나보낸다. 그가 어쩔 수 없이 안고 태어난 장애는 그의 삶을 수렁으로 몰아넣게 된다.
투르게네프의 작품은 힘이 있다. 《첫사랑》과 《무무》를 통해 인간의 한없이 연약함을 보여준다.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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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첫사랑은 정말로 평범하지 않습니다.’블라디미르 페트로비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 일은 1833년, 16살의 여름에 일어났다. 당시 그는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었고 가정교사가 그만 두는 바람에 마음껏 자유를 누리고 있었다. 5월에 이사 온 별장은 카이다노츠 강과 네스쿠치니기 공원을 마주한 채 석양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푸른 하늘과 어울리는 별장에서 그는 뭔가 마음을 뒤흔들 운명이 다가올 것 같은 예감을 느꼈다. 그리고 3주 후 그에게 운명과도 같은 사건이 발생한다. 세를 놓은 별채에 공작부인 가족이 이사를 온 것이다.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우연히 만난 매력적인 여인, 그는 단번에 사랑에 빠졌다. 심장이 뛰고 얼굴이 붉어지며 설렘으로 인해 부끄러웠지만 기쁨이 온 몸을 휘감았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았던 감정, 알 수 없는 흥분이 가슴을 휘감았고 세상이 온통 자신을 향해 환희의 축가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를 다시 볼 수 있을까? 그의 간절함 바람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공작부인에게 인사를 드리라는 어머니의 명령으로 별채를 방문하게 된 것이다. 응접실 문이 열리고 그녀가 나타났다.
자신에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엉킨 실타래 푸는 것을 도와달라며 방으로 안내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장난기 어린 미소가 띄었지만 그는 이미 기쁨에 취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단지 그녀 얼굴에 빛나는 광채만 들어올 뿐이었다. 그녀 이름은 지나이다, 매력적이고 섬세하며 지적이고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그녀 곁에 다섯 명의 사내가 항상 대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곤혹스럽고 당황스러웠다. 서로 다른 직업과 나이지만 그녀는 그들을 동등하게 대했다. 그녀는 언제나 다섯 남자의 가운데서 그들의 호위를 받으며 그녀가 원하는 파티에 열중했다. 그 누구에게도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지만 다정했고 친절했다.
어머니는 쉽게 흥분하고 질투가 많으며 자주 화를 냈다. 하지만 10살 아래 아버지 앞에서 만큼은 무척 공손했다. 아버지는 매우 잘 생겼고 우아하고 차분했으며 확산에 찬 절대적 권력을 갖고 있었다. 집안은 어머니가 관리하지만 아버지의 명령을 어기는 경우는 불가능했다. 아버지와 나 사이엔 뚜렷한 벽이 있었고 아버지는 나의 사생활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다. 아버지는 언제나 가족보다 자신의 일이 우선이었고 네 능력으로 쟁취할 수 있는 건 쟁취하라며 삶의 어려움에 굴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자주했다.
그녀와 만날수록 다섯 남자의 비밀을 알수록 그의 삶은 불안과 우울, 기쁨과 즐거움이 교차해 갔다. 하지만 그녀는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았다. 그녀는 나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사랑과 다른 사랑이다. 어느 날 그녀에게서 가슴 아픈 시를 듣는다. 그녀가 사랑에 빠진 것이다. 다섯 남자와 나는 그녀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 해 여름이 지나가면서 그녀는 떠났다. 영원히 잊힐 것 같지 않았던 첫 사랑, 그렇게 이별 후 그녀를 만난 것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였다. 그는 16살에 만난 그녀를 기억하고 있다.
첫사랑은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거장 이반 투르게네프의 자전적인 소설이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그는 폴린 비아르도라는 오페라 가수를 사랑하면서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첫사랑은 그가 어린 시절 겪었던 부모와의 갈등, 사회제도에 대한 거부감을 중심으로 사랑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이다. 작품 속엔 별장을 중심으로 한 러시아의 아름다운 자연이 베어난다. 작가는 극적인 장면의 대부분을 자연과의 연결을 통해 플롯을 이어간다. 사랑과 자연은 공통적인 주제가 아닌가? 하지만 삶의 시간은 인간의 많은 것을 퇴색하게 만든다. 아름다웠던 시간은 단지 기억 속에만 저장된다. 두 번째 소설 무무 또한 메말라가는 감정을 붙잡아줄 너무 귀한 작품이다. 러시아 문학엔 서정성과 삶의 애틋함을 사로잡는 강렬함이 돋보인다. 올 겨울 귀한 소설을 만났다. 첫 사랑의 감정이 이토록 강렬하게 남아있을 줄이야!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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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1818~1883)은 19세기 러시아의 문호이다. 서정적 자연묘사와 정교한 심리묘사, 절제된 서술로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문체를 지녔다. 오늘날, 그의 작품은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의 정수로 평가한다. 그의 대표작인 <첫사랑>은 작가 스스로 '가장 자전적인 작품'이라고 밝힌 중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자신의 감정과 가족사를 바탕으로 씌여졌다. 그 이야기가 바로 소설 내용이다. 그가 16살이 되던 해에 별장의 곁채에 세를 들어 오는 공작 부인과 딸이 있다. 딸은 21살의 지나이다인데, 사교 모임의 중심 인물로, 게임, 시 등의 놀이로 뭇 남성들과 어울린다. 블라디미르(발데마르)는 그 집 근처를 지나 다니면서 지나이다와 마주치게 된다. 그런데 지나이다는 어느 날은 친절하게, 어느 날은 아는 척도 하지 않는다. 남성들과의 모임에 함께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발데마르의 어머니는 아버지 보다 10살 연상인데, 젊은 아버지와는 자주 다투기도 한다. 어느날, 발데마르는 그의 아버지와 지나이다의 관계를 알게 되고.... " 어떻게 젊은 아가씨가 가세가 기울었다고는 해도 공작 부인의 딸인데 우리 아버지가 유부남인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행동할 수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 (p.p 149~150) " 그렇다면 나는 ... 한숨과 슬픈 감정의 모습으로 잠깐 나타난 내 첫사랑의 환영이 스쳐 지나갔을 때 무엇을 기대하고, 무엇을 기다리고, 어떤 찬란한 미래를 기대했단 말인가?" (p. 166) 소설과 같이 '투르게네프'의 가정사는 어머니가 아버지 보다 10살 연상이었고, 아버지는 엄청난 부를 소유한 어머니의 재산을 보고 결혼을 했다. 12살에는 3명의 자식과 어머니를 버리고 집을 떠난다. 4년 후에 아버지는 사망을 한다. 그런 아버지가 남긴 아들에게 남긴 유언은, " 여자와의 사랑을 경계하라. 여자와의 사랑은 독을 품은 행복이기 때문이다"라고 하니.... 황순원의 <소나기>, 알퐁스 도데의 <별>이란 첫사랑을 기대하고 읽었는데, 읽은 후의 느낌은 이런 첫사랑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책에 함께 실린 단편으로 <무무>가 있다. 이 작품도 '투르게네프'의 집안이 부유했기에 농노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어머니가 귀머거리 농노에게 강아지를 물에 빠뜨려 죽이라고 한 실화가 바탕이 됐다. 투르게네프는 농노제를 경멸했고, 당시 지주들이 농노들에게 얼마나 잔인했는가를 소설을 통해서 보여준다. 내용은 모스크바에 과부가 된 귀부인이 있었다.그의 집에는 여러 일을 하는 하인들이 있었다. 게라심은 다른 마을에서 온 귀머거리, 벙어리 하인이다. 키가 196cm로 건장하고 힘이 좋아서 집안일을 잘 한다. 하녀인 티타니아를 좋아하게 되는데, 귀부인을 티타니아를 구두장이 하인 카피톤과 결혼을 시킨다. 게라심은 생후 3주 정도의 물에 빠진 강아지를 구해 와서 애지중지 키운다. 강아지 역시 게라심을 잘 따른다. 어느날, 귀부인이 강아지 무무가 예뻐서 만지려고 하다가 물릴 뻔 한 사건이 있은 후에, 강아지 짖는 소리에 과민 반응를 해서 다른 하인을 통해서 멀리 팔아 버린다. 그런데, 무무는 목줄을 끊고 게라심을 찾아 온다. 이를 알게 된 귀부인이 강아지 무무를 집에서 내쫏으려 하고..... 게라심은 자신이 무무를 물에 빠뜨려 죽인 후에 이 집을떠나 고향으로 간다. 러시아에는 당시 농노제도가 있었는데, 투르게네프는 농노제의 폐해를 소설에 담은 것이다. 당시에 농노들은 지주의 명령에 따라 결혼을 하여야 하는 등, 지주들은 농노를 소유물로 여기면서 잔인하게 대했다. 이 소설에서 주인마님은 지주를, 게라심은 농노, 즉 러시아 민중을 의미한다. 게라심을 벙어리로 설정한 것은 농노는 벙어리 처럼 행동해야만 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투르게네프가 <무무>의 집필을 끝낸 것은 1852년이고, 러시아의 농노제도는 1861년에 폐지된다. 작가는 이런 사회현상에도 깊은 관심을 가졌다는 생각이 든다. 애견인으로서 게라심이 무무를 물에 빠뜨리는 장면은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 차마 그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게라심의 마음과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