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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지 않아도 빛나는』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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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지 않아도 빛나는』은 나의 대학교 선배, 안승준 선배의 책이다.승준 선배를 처음 만난 건 2004년 겨울이었다. 내가 대학교 특수교육과에 입학한 바로 그해 겨울, 장애 인권 동아리 ‘교집합’ 활동을 하면서였다. 승준 선배는 수학교육과 00학번 학생이었고, 내 고등학교 친구와도 같은 동기이기도 했다. 나는 학교에 04학번으로 조금 늦게 들어온 편이었지만, 그런 차이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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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지 않아도 빛나는』은 나의 대학교 선배, 안승준 선배의 책이다.
승준 선배를 처음 만난 건 2004년 겨울이었다. 내가 대학교 특수교육과에 입학한 바로 그해 겨울, 장애 인권 동아리 ‘교집합’ 활동을 하면서였다. 승준 선배는 수학교육과 00학번 학생이었고, 내 고등학교 친구와도 같은 동기이기도 했다. 나는 학교에 04학번으로 조금 늦게 들어온 편이었지만, 그런 차이는 그 시절 우리 사이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도 기억 속의 승준 선배는 또렷하다. 승준 선배는 늘 유쾌했고, 말이 명료했고, 함께 있으면 분위기가 밝아지는 사람이었다. 장애가 있어서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그냥 내 주변에 있던 좋은 선배였고, 동아리 형이었다.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 단정한 태도를 가진 사람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졸업을 했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졌다. 각자의 삶이 바빴을 것이고, 나 역시 졸업 이후 안양에서, 용인에서, 부산에서 내 앞에 놓인 과제들을 해결하기에 급급했다. 나 역시 다리에 장애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 시기의 나에게 가장 큰 문제는 장애 그 자체가 아니었다. 그보다 더 크고 무거운 숙제는 ‘독립’이었다.
심리적 독립,
정신적 독립.
경제적 독립.
그 셋을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시간이었다.

그런 와중에, 오랜 시간 소식이 끊겼던 선배의 출간 소식을 들었다. 한때 멋지다고 생각했던 사람의 이름을, 책의 저자로 다시 만난다는 건 생각보다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것은 단순히 책 한 권이 나왔다는 소식이 아니라, 한 시절의 기억과 사람을 함께 불러오는 소식이었다.

이번에 나온 안승준 선배의 책은, 시각장애인인 그가 운명의 여성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며 살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그 이전부터 써온 수필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그래서 사실 나는 알고 있었다. 이 책은 ‘장애인 안승준’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안승준’의 생각과 삶에 대한 기록일 것이라는 것을.

그럼에도 우리는 흔히 이 책을 읽으며, 나와는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장애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어 한다. 그리고 승준 선배는 기꺼이, 아주 담담하게 장애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설명은 결코 과장되지 않는다.

이 책이 시종일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장애인의 삶은 특별하지 않다. 그저 남들과 조금 다른 조건에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그 평범한 일상이라는 것이, 개인의 노력이나 의지, 불굴의 정신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그는 반복해서 보여준다. 누군가의 배려, 누군가의 헌신, 누군가의 노동 위에서 가능한 하루. 그것은 장애인의 삶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이 그렇다는 사실이다.

책의 후반부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이 하나 있다.
강사가 참가자들에게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얼굴을 그려보라고 한다. 그림을 그릴 수 없어 승준 선배가 당황하고 있을 때 강사는 이렇게 말한다.

“그럼 그 그림을 옆 사람에게 넘겨서, 마저 완성해 주세요.”

그렇게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완성된 그림은, 결국 모두 완성된 그림이었다. 잘 그린 그림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분명 완성된 그림이었다. 한 사람이 채우지 못한 부분은 다른 사람이 채우고, 그 부족함을 가진 사람 역시 또 다른 누군가의 빈자리를 채운다.

사람은 그렇게 삐뚤빼뚤한 모습으로, 서로 다른 형태로 살아간다. 그 모습이 바로 공동체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얼굴일 것이다.

나는 이 책을 덮으며, 오늘도 한 번 따뜻함을 느낀다. 책의 제목처럼, 눈부시지 않아도 빛나는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눈부시지 않아도, 우리는 그것을 빛난다고 부를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가 중요하다고 믿어온 성취와 속도, 경쟁과 눈에 띄는 결과들이야말로 빛과는 조금 다른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반대로, 조용히 스며들며 하루를 가능하게 하는 햇살 같은 것들, 그런 것들이야말로 삶을 지탱하는 진짜 빛은 아니었을까.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하루를 살아내는 삶,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면서도 타인의 손을 기꺼이 빌리고 내미는 삶.
그런 삶은 눈부시지 않다. 하지만 분명 따뜻하다.

빛나지 않는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는 어둠 속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햇살 속에 있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햇살은 스스로를 증명하지 않는다. 그저 그 자리에 머물며 누군가의 하루를 가능하게 할 뿐이다. 안승준 선배와 그 반려자 공혜균 님의 아들, 새생명 햇살이는 바로 그런 생명의 증명이다. 특별해서가 아니라, 그 존재 자체로 누군가의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증명.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사랑과 관계가 삶을 어떻게 이어가게 하는지를 보여주는 증명이다.
그리고 나 역시 최근, 운명적이라고 느낄 만큼 소중한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고, 교제를 하며, 결혼을 꿈꾸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전해진 승준 선배의 소식, 그리고 그의 밝은 출간 소식은 더욱 반갑게 다가왔다. 승준 선배의 소식은, 나같은 사람에게는 그 자체로 조용한 위로이자 응원이 된다.

이 책은 ‘장애인 안승준’의 이야기가 아니다.

다르지만 다르지 않은, 우리 모두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각자의 조건과 속도는 다르지만, 사랑하고, 관계를 맺고, 가정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삶의 모습은 결국 닮아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큰 용기와 희망이 된다.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고, 눈에 띄게 빛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말. 지금 이 자리에서, 별다를 것 없는 너와 나와 우리의 삶 역시 충분히 의미 있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메시지.

『눈부시지 않아도 빛나는』은 그렇게, 조용하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응원한다.

그래서 이 책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는다. 

눈부시지 않지만,
조용히 하루를 밝히는 햇살처럼.
e*****3 2026.01.2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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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지 않아도 빛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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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좋은 책 한 권을 읽었네요. 이 책 한 권으로 장애나 장애인을 다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안승준 선생님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니 우리가 같은 세상에서 어떻게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그동안 놓쳤던 장면들을 여러 방향에서 보게 되네요. ‘평범하게’ 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선택과 노력이 있었을지 행간에서 조심스레 느껴졌고, 내가 서 있는 자리가 어떻든 다시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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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좋은 책 한 권을 읽었네요. 이 책 한 권으로 장애나 장애인을 다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안승준 선생님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니 우리가 같은 세상에서 어떻게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 그동안 놓쳤던 장면들을 여러 방향에서 보게 되네요. ‘평범하게’ 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선택과 노력이 있었을지 행간에서 조심스레 느껴졌고, 내가 서 있는 자리가 어떻든 다시 한 번 힘을 내 보고 싶어집니다.


이 책은 화려한 언어로 감동을 강요하지도, 신파로 감정을 흔들어 놓지도 않아요. 대신 차분한 이야기로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한 번 더 돌아보게 해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 나와 다른 삶을 조금 더 이해하는 첫걸음을 함께 내딛어 보시면 좋겠어요!


YES마니아 : 골드 w******e 2025.12.3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