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소한 이름의 시인의 첫 시집. ‘첫 시집이 가장 기대되는 시인’으로 주목받아온 시인이라는 송승언 시인. 제목과 호기심에 구매한 시집이다. 보통 첫 시집을 구매하면 제목과 같은 제목의 시가 있는지 찾아보고 먼저 한번 읽어본다. '철과 오크'가 무슨 뜻이지? 표제작을 읽어봐도 잘 모르겠다. 오크가 내가 생각하는 그 오크가 맞나? 시집에 수록된 시를 다 이해한 건 아니다. 해설도 좀 어렵고. 언젠가 우리는 극장에서 만날 수도 있겠지. 너는 나를 모르고 나는 너를 모르는 채. 각자의 손에 각자의 팝콘과 콜라를 들고. 이제 어두운 실내로 들어갈 것이다.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는 채. 의자를 찾아서 두리번거리지. 각자의 연인에게 보호받으며. 동공을 크게 열고, 숨을 잠깐 멈추고. 우리는 함께 영화를 볼 것이다. 우리가 함께 본 적이 있는. 어둠 속에서 사건들은 빛나고. 얼굴의 그늘을 밝히고. 우리가 잊힌 시간들을 생각하면서. 팝콘 한 움큼 쥐려다 서로의 팝콘 통을 잘못 뒤적거리고. 손이 엇갈릴 수도 있겠지. 영화가 뭘 말하고자 했는지 모르는 채. 깊이 없는 어둠으로부터. 너와 나는 혼자 나올 것이다. 두리번거리며, 눈 깜빡이며. 그때 너와 나는 텅 빈 극장의 내부를 보게 된다. 한 손에 빈 콜라병을 들고서 - 우리가 극장에서 만난다면 |